‘운명의 7월’ 공수처와 검찰 인사 관전포인트

윤석열, 추풍에 낙엽 될까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7월, 검찰 조직이 또 한 번 크게 흔들릴 전망이다. 청와대와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출범 시기를 7월로 보고 있다. 이 시기엔 검찰 인사도 예정돼있다. 지난 1월, 두 번의 인사로 손발이 다 잘린 경험이 있는 윤석열 총장에게 7월도 잔인한 달이 될까.
 

▲ 윤석열 검찰총장 ⓒ문병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청와대 상춘재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태년,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와 오찬을 겸한 회동을 가졌다. 이날 회동서 문 대통령은 “공수처 7월 출범이 차질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열리면 공수처법 시행을 위한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달라”고 요청했다. 

특수부 죽고
형사부 살고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정세균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서도 공수처의 7월 출범을 위해 국회법과 인사청문회법을 신속하게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법과 인사청문회법에는 공수처장 임명 절차가 규정돼있지 않아 법안 처리가 되지 않으면 공수처의 7월 출범은 어려울 수 있다. 

당장 청문회 대상을 정하고 있는 국회법에 공수처장이 빠져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를 담당할 국회 상임위도 국회법을 통해 정해야 한다. 또 인사청문회법 개정을 통해 ‘임명동의안 회부’ 조항에 공수처장을 포함시켜야 한다. 민주당은 20대 국회에서 이를 개정해 통과시키려 했지만 무산된 바 있다.

검찰 입장에선 공수처 출범보다 더 가시권에 들어온 게 인사 문제다. 추미애 법무부의 시그널이 여러 차례 감지되면서 검찰 내부에선 이미 7월 인사가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취임한 이후 폭풍처럼 진행됐던 1월 인사 규모에 버금가는 큰 폭의 변화가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검사장은 총 다섯 자리가 공석이다.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이 물러난 자리에 고기영 전 서울동부지검장이 영전했고 이수권 대검 인권부장이 서울동부지검 직무대리를 맡고 있다. 대전과 대구, 광주고검 차장 자리도 현재 비어있다. 

이미 인사의 틀은 어느 정도 정해졌다. 지난달 18일 법무·검찰개혁위원회는 ‘검찰권의 공정한 행사를 위한 검사 인사제도 개혁’에 대해 심의·의결하고 18차 권고안을 발표했다. 권고안에는 검찰 인사서 특수·공안·기획 분야가 주요 보직을 독점하던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검사장 등 기관장 임용 때 형사·공판부 경력자를 우대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문, 공수처 다음달 출범 강조
추, 같은달 검찰 인사 예고

위원회는 검찰의 중심을 형사·공판부로 이동하기 위해 검사장과 지청장(차장검사가 있는 지청)에 전체 검찰 내 분야별 검사 비중을 반영해 형사·공판부 경력 검사를 5분의 3 이상 임용하라고 권고했다. 또 전국 검찰청의 형사·공판부장과 대검찰청 형사부·공판송무부 과장은 형사·공판부서 재직 기간의 3분의 2 이상 형사사건을 처리한 경력이 있어야 맡을 수 있도록 권고했다. 

위원회는 “검사가 기수와 관계없이 관리자 또는 전문가로서 각자의 역할을 하는 수평적인 구조로 재구성돼야 조직 내·외부 영향서 벗어나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권고안을 차기 검사 인사부터 즉시 시행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 추미애 법무부장관

법무부는 위원회 권고에 대해 “검사 인사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적극 공감하고 지속해서 개선을 추진해왔다”며 “향후에도 권고안 등을 참고해 추가 개선 방안을 검토·추진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1월 인사 때와 마찬가지로 7월 인사 역시 윤석열 검찰총장의 힘을 빼는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검찰 내 특수통 검사들은 이번 인사에서도 법무부의 칼날을 피해가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검찰 특수부는 문재인정부 들어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듯 부침이 심했다. 특수부는 정치인이나 고위공직자의 권력형 비리, 대형 경제사건 등을 수사한다. 경찰서 송치한 일반 형사사건이나 일부 고소·고발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부와 달리 자체적으로 범죄 사실을 인지해 수사한다. 이른바 인지수사 부서다.

문정부서 검찰 특수부는 적폐 청산의 칼이면서 축소해야 할 대상으로 여겨졌다. 문정부 초대 검찰총장 문무일 총장은 취임 직후 특수부 인력을 줄이고 형사부 검사를 늘리는 자체 개혁에 나섰다. 

조직 엘리트서
개혁 대상으로

당시 대검은 서울중앙지검 형사부 강화, 지청 단위 특수전담 부서 폐지, 형사부 전담 엄부 ‘브랜드화’ 추진, 고검의 항고사건 직접수사 강화 등 형사사건 처리 충실화를 뼈대로 하는 형사부 강화 방안 시행에 들어갔다. 그 결과 전국 41개 지청 특수전담과 일부 지검 특수부가 폐지됐고, 대검 반부패부와 강력부를 통합하는 등 문무일 총장 체제서 특별수사 조직은 큰 변화를 맞았다. 

지난해 7월 윤석열 총장이 문정부 두 번째 검찰총장으로 취임하면서 특수통 검사들은 반짝 약진했다. 윤 총장 취임 이후 진행된 검찰 중간간부 인사서 특수통 검사들은 주요 보직을 차지했다. 서울중앙지검 1∼3차장검사부터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주요 보직까지 ‘윤석열 사단’이 전진 배치됐다. 

하지만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검찰과 청와대의 갈등이 시작됐다. 이 과정서 특수부는 문 전 총장 때와 마찬가지로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검찰 개혁이 언급될 때마다 특수부는 축소와 폐지의 대상으로 언급됐다. 
 

▲ 윤석열 검찰총장 ⓒ문병희 기자

윤 총장은 지난해 10월1일 서울중앙지검 등 3개 검찰청을 제외하고 전국의 모든 검찰청에 설치된 특수부를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검찰 개혁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는 문 대통령의 지시가 나온 지 하루 만에 나온 개혁안이다. 그러면서 문 전 총장 체제서 7개 지검으로 줄었던 특수부는 윤 총장 체제서 3개로 또 다시 축소됐다. 

당시 법무부장관이었던 조 전 장관은 윤 총장의 개혁 방안 발표 일주일 만에 검찰 개혁 추진 관련 대국민 발표를 진행했다. 법무부는 검찰의 특수부 폐지 건의를 반영해 서울중앙지검을 비롯한 3개 검찰청에만 ‘반부패수사’ 부서로 명칭을 변경해 최소한도로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서울·인천·수원·대전·대구·광주·부산지검에 남아있던 특수부는 현재 서울과 대구, 광주지검에만 남아있다.

수원·인천·부산·대전 4개 검찰청의 특수부는 형사부로 전환됐다.

50→7→3
특수부 잔혹사

검찰 조직서 특수부라는 명칭이 사라진 건 1973년 이후 46년 만이다. 특수부는 1973년 1월 대검에 특수부가 창설되면서 수사국 역할을 물려받았다. 이듬해 서울과 부산지검에도 특수부가 생겼다. 대검 특수부는 1981년 중앙수사부(중수부)로 확대 개편됐다. 검찰총장 하명사건 수사는 물론 범죄 정보와 형사 정책 관련 여론 수집도 맡았다. 


대검 중수부와 검찰청 특수부를 오간 특수통 검사들은 조직 내 엘리트로 통했다. 하지만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수사에 특수부 검사들이 자주 투입되는 만큼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특수부 검사들은 국민검사와 정치검사를 오가며 입방아에 올랐다. 

특수부 축소를 골자로 하는 문정부의 검찰 개혁 방향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지난해 10월 자유한국당(현 통합당) 김도읍 의원은 문 정부 출범 이후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검사 규모가 이전 정부에 비해 늘어났다는 자료를 공개했다. 김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매년 8월 기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검사는 2013년 16명, 2014년 23명, 2015년 28명, 2016년 23명, 2017년 25명, 2018년 43명, 2019년 35명을 기록했다. 

특히 박근혜정부 말기인 2016년 8월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검사는 23명이었지만 문정부 출범 이후 2017년과 2018년에는 각각 25명, 43명으로 늘었다고 지적했다. 해당 시기는 문정부 출범 초 적폐 청산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던 때와 맞물린다. 
 

김 의원은 당시 “현 정부는 출범 직후 적폐 청산을 한다며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를 2배 가까이 키우더니 검찰이 조국 수사를 하자 갑자기 특수부를 없앤다고 한다”며 “검찰 개혁의 진정성을 누가 믿겠는가. 문정부의 검찰 개혁을 명분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문정부 들어 여러 차례에 걸쳐 조직이 축소된 특수부는 조 전 장관의 후임으로 추 장관이 법무부에 입성하면서 또 다시 된서리를 맞았다. 조 전 장관 때는 특수부 부서 자체를 뒤흔드는 방식이었다면 추 장관은 인사를 통해 검찰총장의 손발을 자르는 식이다. 

1월 인사만큼 큰 규모?
검찰 장악력 높이려고?


추미애 법무부는 지난 1월8일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전격 단행했다. 한동훈 반부패강력부장과 박찬호 공공수사부장을 비롯한 윤 총장의 대검 참모진은 모두 교체됐다.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전보된 한동훈 부장은 조 전 장관의 가족 비리와 청와대 감찰무마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이었고, 제주지검장으로 전보된 박찬호 부장은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 중이었다. 

서울중앙지검장, 법무부 감찰국장,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대검 공공수사부장 등 전통적으로 특수통 검사들이 독식해온 자리가 물갈이됐다. 검찰 조직 내 빅4로 불리는 요직 중 특수통으로 분류되는 인사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전보된 이성윤 지검장 정도였다. 추 장관의 첫 검찰 인사로 특수통이 몰락했다는 말이 나왔다.

여기에 검찰의 직접수사를 축소하고 형사·공판부를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검찰직제 개편안이 시행되면서 반부패수사부와 공공수사부는 또 다시 쪼그라들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는 4개서 2개로, 공공수사부는 3개서 2개로 줄었다. 검찰이 특별수사단 같은 임시 수사조직을 만들 경우 법무부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조항도 신설됐다. 

1월23일 단행된 검찰 중간간부 인사서도 법무부는 옛 특수부 등 특정 부서 중심의 기존 검찰 인사를 ‘조직 내 엘리트주의’로 규정하고 이를 탈피해 형사·공판 업무를 맡아온 검사들을 우대한다는 인사 원칙을 내세웠다. 형사·공판부 우대 원칙은 일반검사 인사서도 적용됐다.

법무부는 “일선 기관장이 추천한 우수 검사들의 인사 희망을 적극 반영하되 형사·공판부서 업무를 수행해온 검사를 주요 부서에 발탁하겠다”고 밝혔다. 

추 장관이 취임한 후 두 차례 단행된 검찰 인사, 직제개편 등을 통해 ‘윤석열 사단’은 해체 수순을 밟았다. 법무부서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내놓은 권고안을 받아들여 7월 인사를 단행할 경우 검찰 조직의 변화는 불가피하다. 일각에선 법무부가 윤 총장과 직접적인 힘겨루기가 아니라 간접적인 압박으로 검찰 조직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려 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한명숙 의혹
인사 전 포석?

추 장관의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한 언급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일 서울중앙지검은 한 전 총리의 불법정치자금 사건서 검찰 수사팀이 증인에게 허위 증언을 종용했다는 진정을 인권감독관에게 배당했다. <뉴스타파>가 한 전 총리 사건 수사 과정의 의혹을 제기한 지 한 달 만이다. 추 장관은 사건이 배당된 날 언론 인터뷰서 “이번 사건을 진정 사건 정도로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추 장관의 언급은 당시 한 전 총리 수사를 담당했던 수사팀이 특수통 검사들이었다는 점에서 ‘윤석열 힘빼기’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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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2차 종합특별검사팀 출범했다. 이제 수사팀을 꾸린 뒤 내란 관련 혐의 17개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 내란 외에도 김건희·채 해병 등 각 특검팀에서 매듭짓지 못한 사건들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이번 특검팀은 과거 특검팀과는 사뭇 다르다. ‘검사 파견’을 대폭 줄였다. 이는 일부 특검팀에서 야기된 내부 갈등을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은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 해병) 수사로 결론을 내지 못한 사안과 정보기관의 민간인 사찰·블랙리스트, 부정선거 관련 유언비어 의혹 등을 재수사한다. 사무실을 정하고 수사팀을 꾸리는 데만 한 달여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분주한 움직임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 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종합특검법)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추천받은 날부터 3일 이내에 특검을 임명해야 하기에 지난 5일 특검을 임명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지난 2일 특검 후보자에 전준철 변호사를, 조국혁신당은 같은 날 특검 후보자에 권창영 서울대학교 법전원 겸임교수를 각각 추천했다. 전 변호사는 검찰 출신으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장, 수원·대전지검 특수부장, 대검 인권수사자문관 등을 거쳤다. 반면 권 교수는 판사 출신으로 대법원 노동법실무연구회 편집위원 및 간사, 중대재해자문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특검팀 사무실 구성과 인력 파견 요청 등 출범 작업은 곧바로 진행되고 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이 광범위한 만큼 초반에는 사건별 우선순위와 수사 분담을 정하는 정리 작업이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을 총 17개로 규정했다. 크게 보면 기존 3대 특검이 다뤘지만 규명이 미진했던 사건을 다시 수사하는 한편, 당시 특검 범위에 없던 의혹을 추가로 다룬다. 구체적으로 ▲12·3 불법 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 7개 ▲김건희씨 관련 1개 ▲채 해병 관련 1개 ▲관련 고소·고발 및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사안 2개 등으로 분류된다. 종합특검팀도 앞선 특검팀들과 마찬가지로 인지수사가 가능해 수사 범위가 더 넓어질 수 있다. 과거 특검수사 못한 대상 총 17개로 규정 주로 12·3 내란 사안…‘정보기관’도 포함 종합특검팀이 다룰 불법 계엄 관련 의혹 상당수는 내란 특검팀 수사 과정에서 다뤄졌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거나, 내란 특검팀이 무혐의·각하로 종결했던 사건들이다. 대표적으로 ▲무장 헬기의 북방한계선(NLL) 위협 비행 의혹 ▲삼청동 안전 가옥(안가) 회동 ▲일부 지자체의 계엄 동조 의혹 등이다. 이 밖에도 종합특검팀은 내란 특검팀이 마무리하지 못해 채 군검찰로 이첩한 일부 외환 의혹, 계엄 준비 정황이 담겼다는 ‘노상원 수첩’ 의혹, 국군 방첩사령부의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등을 재수사할 계획이다. 종합특검팀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사건들로는 계엄 당일 계엄사령부 구성을 위해 육군본부 간부들이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서울로 이동하려 했다는 이른바 ‘계엄 버스’ 의혹이 있다. 국방부가 최근 당시 버스 탑승 간부들에게 일제히 중징계를 내린 만큼 종합특검팀은 이 사건을 형사 처벌할 수 있는지, 지시·보고 라인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김씨 관련 의혹에서는 이전 특검팀이 정해진 기간 내 수사를 끝내지 못해 경찰에 넘긴 사건들이 종합특검팀에 다수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등이 꼽힌다. 종합특검팀은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해 김씨와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을 윗선으로 봤지만 수사 기한이 임박한 시점에 조사가 이뤄지면서 윤 의원은 기소 여부를 결론 내지 못했다. 종합특검팀이 윤 의원 등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수사 막바지에 착수해 핵심 관련자 조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이른바 ‘김건희 수사 봐주기’ 의혹과 사실상 손을 대지 못했다는 창원 국가첨단산업단지 지정 과정의 부당 개입 의혹 등도 수사 대상이다. 또 김건희·채 해병 특검팀에서 중복 수사 대상이었지만 규명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이른바 ‘구명 로비’ 의혹 역시 종합특검팀이 결론을 내야 할 사안이다. 정치적 계산 확연한 차이 종합특검팀을 둘러싼 가장 큰 변화는 단연 검사 파견 규모의 축소다. 과거 특검팀이 수십명에서 많게는 백여명의 현직 검사를 파견받아 운영됐던 것과 달리, 종합특검팀은 검사 파견을 최소화하고 외부 인력 중심으로 이뤄지는 수사 구조를 택했다. 정치권과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검찰 이후 시대를 염두에 둔 구조적 실험”이라는 평가와 “수사 역량을 스스로 약화시킨 선택”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단순한 인력 운용의 변화라기보다, 종합특검팀의 성격과 권한, 검찰과의 관계 설정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특검은 형식적으로는 독립기구였지만, 실제 운영은 검찰 조직에 크게 의존해 왔다. 수사 실무와 기획, 영장 청구와 공소 유지까지 대부분의 과정이 파견 검사들에 의해 이뤄졌고, 특검은 사실상 ‘검찰의 별도 수사본부’에 가까웠다는 지적이 거셌다. 검찰로부터 검사를 파견받으면 대형 수사를 빠르게 진행하는 데는 효과적이었지만,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수사 대상에 전·현직 고위 공직자, 검찰 출신 정치인, 혹은 검찰이 과거 불기소하거나 수사했던 사안이 포함될 경우 “검찰의 셀프 수사”라는 비판이 지속됐다. 특검이 검찰의 판단을 다시 들여다보는 구조 자체가 모순이라는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이번 종합특검팀의 수사 대상에는 전직 대통령과 고위 권력층, 과거 검찰 수사와 직·간접적으로 얽힌 사안들이 다수 포함돼있다. 검사 파견을 대규모로 유지할 경우, 수사 결과와 무관하게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공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내부 갈등 의식했나 종합특검팀은 검사 수를 최소화하는 대신, 특검보를 중심으로 한 지휘 체계와 외부 수사 인력을 대폭 늘리는 방식을 택했다. 경찰, 국세청, 감사원, 금융·회계·디지털 포렌식 전문가 등 비검찰 인력 비중을 확대해 복합 사건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단순히 인력 구성을 바꾼 것이 아니라, 검찰 권한 축소 이후 특검의 새로운 모델을 시험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검찰이 더 이상 모든 대형 수사의 중심이 아닌 상황에서, 특검마저 검사 중심으로 운영된다면 검찰개혁의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검찰이 아닌 방식으로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검사 파견 축소에는 분명한 정치적 계산도 담겨있다. 종합특검팀은 출범 단계부터 ‘정치 보복’ ‘선택적 특검’이라는 야당의 반발에 직면했다. 이 과정에서 검사 중심 특검은 가장 공격받기 쉬운 지점이다. 여권으로서는 ‘검찰이 주도하지 않는 가장 독립적인 특검’이라는 명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검사 파견을 줄이면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최소한 절차적 중립성에 대한 방어 논리는 강화된다. 이는 향후 수사 과정이나 결과 발표 시 정치적 공방을 완화하기 위한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반대로 야권은 이미 “검사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특검은 정치 쇼에 불과하다”는 프레임을 꺼내 들고 있다. 검사 파견 축소가 수사의 공정성이 아니라 수사 역량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무적으로 보면, 검사 파견 축소는 분명한 부담 요소다. 대형 특검 수사에는 압수수색영장 청구, 구속영장 판단, 법리 구성 등 고도의 형사법 경험이 요구된다. 검사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외부 인력 중심 구조에서는 수사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검 아닌 경찰·국세청·감사원 조사관 비중 확대 “정보사 의혹 수사 시간 오래 걸릴 수도” 우려 특히 수사 이후 공소 유지 단계에서 검찰과의 협조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재판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특검들이 검사 파견을 중시했던 이유는 ‘기소와 유죄 입증’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건희 특검팀에서 벌어졌던 내부 갈등을 의식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건희 특검팀에 파견됐던 검사들의 ‘원대 복귀 희망’ 입장문 파동이 종합특검팀에서 재발할 경우 내부 수습에 시간을 빼앗길 수 있다. 당시 입장문이 외부에 유출되며 ‘항명’ ‘집단 반발’ 등으로 알려졌지만, 특검팀 지휘부와 수사팀장들은 ‘하소연 취지’였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파견 검사들을 겨냥해 “징계와 형사 처벌 대상”이라고 비판하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국민에게 항명했다”고 규정한 것과 달리, 실제론 태업이나 이탈 없이 수사와 공소 유지를 차질 없이 진행했다. 파견 검사들은 검찰에서부터 최대 1년 넘도록 동일한 사건을 수사하며 피로감에 쌓였다. 이들은 검찰개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수사를 매듭지으려 노력했다. 다만 재판에 넘겨진 주요 피고인들의 공소 유지 업무가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예측할 수 없다. ▲일선 검찰청의 민생 사건 적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직관(수사 검사가 공판에 직접 관여) 제한’ 방침 ▲기존 특검 관례 등을 고려하면 최소 인력만 공소 유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검 지휘부도 공소 유지 단계에선 복귀를 희망하는 검사들을 강제로 붙잡을 순 없다고 보고, 효율적인 인력 운용 방안을 고심했다. 지휘부가 입장문을 작성하기 2~3주 전부터 김건희 특검 내 일부 수사팀에선 ‘진행 중인 사건을 조속히 마무리한 후 일선으로 복귀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기로 뜻을 모으기도 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결과 이전에 이미 하나의 시험대에 올라 있다. 검찰 없이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는가, 특검이 검찰개혁 이후의 사법 질서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실패하면 역풍 불가피 만약 종합특검팀이 의미 있는 수사 성과를 낸다면, 향후 특검은 검사 중심 구조에서 벗어난 새로운 표준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성과가 미진할 경우, “그래서 결국 검사가 필요하다”는 역설적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검사 파견 축소는 정치적 선택이자 제도적 실험인 셈이다. 이번 종합특검팀은 단순히 몇 건의 의혹을 밝히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검찰 이후 한국 사법 시스템이 어디까지 작동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그 성패는 수사 대상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