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08.28 01:01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용산구에 자리한 라흰갤러리서 작가 함성주의 개인전 ‘폴리셔 Polisher’를 개최했다. 작가의 여섯 번째 개인전이다. 그는 심신을 불살라 그림을 사랑한 시간과 사랑에 몰두한 나머지 타버린 마음, 연소한 마음처럼 검게 그을린 그림을 준비했다. 함성주는 2022년을 기점으로 그림의 전면에 붓질을 드러냈다. 내러티브를 덜어낸 형식적인 실험은 의미를 수반하는 색을 제거해 모노톤의 검은 화면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문지르고 이 과정서 함성주가 구사한 것은 푸른색과 갈색을 조색한 어두운 톤을 화폭에 거듭 바르고 문지르는 마찰의 방법론이었다. 캔버스를 여일하게 닦아내는 대목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스스로 연마하며 마찰의 움직임을 견인하는 주체로서의 폴리셔(Polisher)다. 닦고 문지르며 닳아, 종내 타버리고 마는 이 폴리셔는 마찰로 인해 타면서 깎이는 붓과 그림을 은유한다. 동시에 함성주의 팔과 어깨, 그 자신에 대한 메타포로도 볼 수 있다. 함성주가 마찰의 행위를 항상 축적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을 온전히 내어줄 줄 아는 사랑이 작업의 근저에 자리하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서 관람객은 하나의 대상을 수십 번 거듭해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기어코 1년을 채웠다. 난 자리는 끝내 채워지지 않았다. 빈자리를 메꾸던 이들도 지쳐 떨어져 나가고 있다. 문제는 1년으로 끝날 기미가 없다는 점이다. 지난해 내내 사회를 달궜던 이슈지만 현 시국(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에 완전히 묻혀 버렸다. 의대 정원을 늘리는 정책으로부터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 간의 갈등이 어느덧 1년째로 접어들었다. 의료 공백은 응급실 뺑뺑이 등 의료 대란으로 이어졌다. 출구전략이 필요하다는 데엔 모두가 공감하지만 정작 출구를 찾으려는 노력은 아무도 하지 않고 있다. 당근도 싫다 정부는 지난해 2월6일 의대 입학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그 전 해부터 의대 정원과 관련해 군불을 지피던 게 보건복지부 발표로 확정되자 의료계는 집단 반발했다. 전공의를 비롯해 의대생, 의대 교수까지 ‘결사반대’를 외쳤다. 의정 갈등의 키는 1년 전이나 지금이나 전공의가 쥐고 있다. 전공의는 정부가 의대 증원을 발표한 이후 일제히 사직서를 제출하고 지난해 2월20일부터 근무를 중단했다.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위해 ‘당근’과 ‘채찍’으로 회유책과 강경책을 사용했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는 전 국민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을 정도로 높은 자리에 있었다. 하지만 현재 그는 감옥에 있다. 법망을 피하려는 사람을 잡아넣던 과거가 무색하게 본인이 그 그물에 걸려들었다. 지나칠 정도로 초라한 말로다.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 인생을 논할 때 박영수 전 특별검사(사법연수원 10기)는 빠질 수 없는 인물이다. 박 전 특검은 지방에 좌천돼있던 윤 대통령을 서울로 불러 요직을 맡겼다. 윤 대통령은 박 전 특검의 부름을 발판 삼아 정권교체 이후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으로 뛰어올랐다. 대권 행보의 첫걸음이 된 셈이다. 유명한 특수통 ‘윤의 구세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른바 국정 농단 사건은 그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었다.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부여받지 못한 일반인이 국정에 개입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회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이 파면됐고 수사선상에 올랐다. 이전에도 대통령이 구속된 사례가 있었지만 전 국민의 관심도는 비할 바가 못됐다. 2016년 11월 박근혜 전 대통령은 조승식·박영수 두 변호사 가운데 박 전 특검을 임명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 대검찰청 강력과장, 서울중앙지검 2차장, 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허상의 그림이 아닌 공간의 영역을 소유한 실상으로서의 회화의 옷을 입고 빛 앞에 서자! 작가 신성희는 우리들로 하여금 예술이라는 나라의 존재자가 되게 했다.” - 신성희 작가 노트 <평면의 문: 캔버스의 증언> 갤러리현대가 신성희의 개인전 ‘꾸띠아주, 누아주’를 준비했다. 이번 전시는 갤러리현대서 열리는 작가의 10번째 개인전이다. 1980년대 초반 김창열 화백의 추천으로 프랑스 파리서 전업 작가로 활동하던 신성희의 작업실에 방문한 것을 인연으로, 갤러리현대가 1998년 오광수와 이일이 에세이를 쓴 도록을 발간하면서 첫 인연을 맺었다. 평면성 파괴 1980년대 신성희는 한국 미술계서 찾아볼 수 없던 화려한 색채에 ‘종이 뜯어 부치기’와 ‘뚫린 공간’을 특징으로 내세우며 독자적인 작업세계를 선보였다. 갤러리현대는 1998~2000년 프랑스 파리서 트럭을 빌려 그의 ‘누아주’ 시리즈 신작 수십점을 싣고 아트 바젤 페어에 작품을 출품하면서 3년 연속 완판 기록을 세운 바 있다. 그 인연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신성희는 평면 캔버스 회화의 해체를 통해 사건이 발생하는 장소로서의 다차원적인 공간을 구축하는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우리나라 헌정사에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서 가결된 사례는 3건이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그리고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대 위에 섰다. 흥미로운 대목은 대통령마다 달랐던 국민 반응이다. 헌법재판소(이하 헌재)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결과를 3월경에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한두 차례 변론기일이 더 진행된다고 해도 윤 대통령의 파면 여부가 결정되는 데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으리라고 전망하고 있다. 두 쪽 난 민심 현행법상 헌재는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서를 받은 뒤 180일 이내에 결론을 내려야 한다.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사건 절차는 지난해 12월14일부터 시작됐다. 현행법대로면 오는 6월11일 전에만 결론이 나오면 된다. 하지만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의 퇴임 시기가 4월18일로 예정돼있는 상황이라 그 전에 판결이 나올 게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노 전 대통령 때는 63일, 박 전 대통령 때는 91일 만에 판결이 나왔다. 결과는 엇갈렸다. 노 전 대통령은 탄핵안이 기각돼 바로 직무에 복귀했고 박 전 대통령은 인용돼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파면의 기로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운명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어떤 결론이 나든 대한민국의 2025년은 정치 갈등으로 얼룩질 모양새다. 직무가 정지된 대통령의 파면 여부가 8명의 재판관 손에 달려 있다. 재판관들은 대통령과 증인의 진술서 진실과 거짓을 밝혀야 한다. 누군가는 분명히 거짓을 말하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서 시작된 탄핵 정국이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헌법재판소(이하 헌재)는 재판관 2명이 퇴임하는 4월 전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사건 결론을 내놓을 기세다. 3월경 윤 대통령의 파면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직접 출석 적극 방어 현재 윤 대통령의 신분은 혼재돼있다.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 정지는 이뤄졌지만 대통령 지위는 유지하고 있다. 헌재의 탄핵 심판 사건에서는 ‘피청구인’이며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로 기소되면서 ‘피의자’에서 ‘피고인’으로 전환됐다.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도 소용없는 내란죄 혐의로 생긴 일이다. 윤 대통령은 탄핵 심판 3차 변론 때부터 직접 헌재에 출석해 방어권을 행사하고 있다. 국회의 탄핵소추안 통과 배경인 12·3 비상계엄 사태의 위헌‧위법성을 적극적으로 부인하는 중이다. 노무현 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선대 때부터 시작된 악연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아버지, 아들이 대를 이어 서초동 언저리를 맴돌았다. 특히 아들은 감옥 생활을 하는 등 10여년 동안 사법 리스크를 꼬리표처럼 달고 살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사법 리스크를 털어냈다. 2016년 박근혜정부 국정 농단 사태부터 따지면 햇수로 10년이 걸렸다. 국·내외서 삼성이 ‘위기론’에 봉착한 만큼 이 회장의 리더십과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승계 작업에 서울고법 형사13부는 지난 3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시세조종·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전부 무죄를 선고했다. 1심서도 무죄가 나왔던 혐의들이다. 재판부는 회계부정 혐의와 관련해 2심서 추가된 부분을 포함해 23개 공소 사실을 모두 무죄로 봤다.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이하 미전실) 실장,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 등 함께 기소된 13명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앞서 이 회장 등은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과정서 최소 비용으로 경영권을 승계하고 지배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사내 미전실이 추진한 각종 부정거래와 시세조종, 회계부정에 관여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현대화랑이 ‘한국 구상회화 4인전 : 윤중식, 박고석, 임직순, 이대원’전을 준비했다. 4명의 작가는 한국 근현대 미술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 왔다. 이번 전시에는 네 작가가 가장 왕성하게 활동했던 시기인 1970~1980년대 작품이 소개된다. 윤중식과 박고석, 임직순과 이대원은 현대화랑과 깊은 인연을 맺어왔다. 현대화랑은 그 인연을 바탕으로 각 작가의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재조명하고 미술사적 가치와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한국 구상회화 4인전: 윤중식, 박고석, 임직순, 이대원’전이다. 재조명 윤중식은 평양 출신으로 1939년 일본 제국미술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해방 후에는 제2회 국전서 특전을 수상하고 이후 대한민국미술대전 운영위원장과 홍익대 교수를 역임했다. 강렬한 색채와 굵은 윤곽선, 중후한 톤이 돋보이는 윤중식의 회화는 6·25 전쟁과 분단의 비극서 겪었던 실향민으로서의 그리움과 상실감이 바탕을 이룬다. 비둘기, 석양, 농촌 풍경 등 어린 시절의 기억을 소재로 한 그의 작품은 깊은 향수를 조형적으로 순화한 예술적 기록으로 평가받는다. 잊혀 가는 고향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다시 환기했다는 평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다시’ 트럼프 시대가 도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년 만에 재집권에 성공한 뒤 1기 때보다 더 강한 행보를 공언했다. ‘Make America Great Again(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외치며 세계 질서 재편에 나섰다. <일요시사>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던 유준상 한국정보기술연구원 원장을 만나 현장 이야기를 들었다. 8년 전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은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사업가로 이름을 날리던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포부와 함께 미국 우선주의를 부르짖으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처음에는 아무도 그의 당선을 예측하지 않았지만 당선 이후 행보는 더더욱 예상 밖이었다. 4년 만 재집권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벽을 세우고 불법 이민자를 추방했다. 미국에 무역 흑자를 기록한 나라를 상대로 관세를 부과했다.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지도자가 관례, 관행처럼 따르던 선을 서슴없이 넘나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침없는 언행과 불도저 같은 추진력은 지지 세력과 반지지 세력 모두를 자극했다. 재선에 도전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에게 밀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호리아트스페이스가 이희은·정지아·조현정 작가의 3인전 ‘Untitled: 엇갈리는 지점들’ 전시를 열었다. 호리아트스페이스는 신진작가 발굴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를 아이프미술경영과 함께 기획했다. 호리아트스페이스가 준비한 ‘Untitled: 엇갈리는 지점들’ 전시에는 젊은 작가 11명을 초대한 ‘Wavy Wave’ 전시서 재선정된 이희은·정지아·조현정 3인의 작가가 참여했다. 세 작가는 구상적으로 화면을 구성한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주제를 드러내는 방식은 전혀 다르다. 그 부분이 이번 전시의 흥미로운 지점이다. 비슷하지만 전시 제목인 ‘엇갈리는 지점들’은 지리적 위치나 물리적 공간이 아닌 작가들의 서로 다른 사유와 해석 혹은 표현을 의미한다. 작가 개인의 개별적인 독창성과 시각으로 동시대적 관심사를 풀어내는 변별력이 곧 ‘엇갈리는 지점’인 셈이다. 또 제목인 ‘Untitled(무제)’ 역시 신진 작가의 무한한 가능성을 상징한다. 영화 <기생충>으로 미국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은 수상소감서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이라고 말했다. 미국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말을 인용한 것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네 귀퉁이가 둥글게 깎인 빨간 배경에 재생 버튼을 연상시키는 하얀색 삼각형이 박혀있는 로고. 월간 사용자가 수십억명에 이르는 전 세계 최고의 영상 플랫폼인 유튜브를 상장하는 아이콘이다. 이 로고 너머의 세계가 대통령을 사로잡았다. 유튜브 채널 운영자, 유튜버가 사회를 흔들고 있다. 유튜버가 만든 영상은 접근성을 무기로 빠르게 퍼져나간다. 조회 수와 구독자 확보를 위해 자극적이고 원색적으로 영상을 제작하는 유튜버가 늘어났다. 문제는 이들의 영향력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비정상적으로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지 넘어 2019년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전국 1200개 초·중·고 학생 2만4783명과 학부모 1만6495명, 교원 2800명을 대상으로 ‘초·중등 진로 교육 현황조사’를 진행했다. 당시 유튜버·BJ·스트리머 등 ‘크리에이터’가 희망 직업 3위를 기록했다. 2018년 조사에서 5위를 차지해 처음으로 10위권에 진입한 데 이어 1년 만에 두 계단 올랐다. 이제 유튜버를 당당하게 ‘직업’이라 칭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인기 유튜버는 채널 인기에 힘입어 TV나 라디오 등 대중 미디어에 섭외되고 광고도 찍는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숫자 놀음’이 시작됐다. 여야 정치권은 물론 국민도 ‘지지율’이라는 1~2자리 숫자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언론을 통해 수치가 발표될 때마다 희비가 엇갈린다. 선거 때마다 도마 위에 오를 정도로 ‘동네북’ 취급을 받는 여론조사가 비상계엄 사태 이후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선 모양새다. 2016년 12월9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재적 의원 300명 가운데 299명이 표결에 참여했고 그중 234명이 ‘가’(찬성) 표를 던졌다. 재적 의원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는데 그 숫자를 훌쩍 넘겼다. 당시 집권여당인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이 탄핵 정국을 주도한 결과다. 민심 업고 대통령 탄핵 새누리당서 다수의 이탈표가 나온 배경으로 ‘민심’이 꼽혔다. 국민 1300만명(누적 인원)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박근혜를 탄핵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그해 10월 말 한 언론사의 ‘태블릿PC’ 보도를 시작으로 불붙기 시작한 탄핵 여론은 정치권을 뒤흔들었다. 국민은 ‘비선 실세’라는 생소한 말에 분노했다. 성난 민심이 가장 두드러지게 드러난 지점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매주 발표하는 ‘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부산 수영구 소재 갤러리 ‘리앤배(LEE&BAE)’서 작가 이우림의 개인전 ‘Unseen’을 준비했다. 이우림은 무의식의 세계를 표현하는 초현실주의 회화 작가로 국내외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우림은 무의식과 의식의 경계를 넘나드는 몽환적인 회화 작업을 해왔다. 현실과 상상이 모호하게 뒤섞인 공간서 편안함과 휴식, 불안과 긴장감, 두려움과 권태, 고독 같은 다양한 인간 감정의 변주를 시도했다. 사색의 시간 갤러리 리앤배서 열리는 이번 개인전 ‘Unseen’에서는 ‘숲길에서’와 ‘산책’ 시리즈 신작이 공개된다. 이우림의 작품세계를 함축한 다양한 연출의 설치작품도 관람객과 만난다.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서 사색하는 시간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이우림의 작품은 현실의 평화로움과 친근한 분위기에 스며든 낯선 긴장감으로,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에너지를 발산한다. 작가는 꿈과 현실의 경계를 교묘히 넘나들며 그 간극에 새로운 공간을 만들고 중력의 논리와 물리학적 상식을 넘어선, 시간 개념도 사라진 무한 상상의 세계를 펼친다. 화면 속 시공간은 배경과 인물을 따라 흘러내린다. 하나의 세계서 또 다른 차원의 세계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급박하게 돌아가는 국내 상황만큼이나 국제 정세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변화에 대처할 치밀한 외교 전략이 필요한 시기다. 세계화 시대에 외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지금처럼 국가 위기 상태라면 더더욱 그렇다. <일요시사>가 ‘민간 외교통’이자 중동 전문가인 윤석헌 아시아경제개발위원회 회장을 만나 현 상황에 대해 진단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가 한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8년 만에 또다시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구속된 현직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썼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판결에 따라 조기 대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혼란한 국내 변하는 국외 행정부 수반은 ‘대행의 대행’이 맡은 상태고 입법부는 정치 공방에 매몰돼있다. 사법부는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사건을 양손에 올려둔 채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다. 국민은 반으로 쪼개졌다. 나라 전체가 거대한 혼란의 바다에 빠진 형국이다. 윤석헌 아시아경제개발위원회 회장은 현 사태가 한국이 선진국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상기시켰다고 말했다. 비상계엄, 탄핵안 가결, 대통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정치가 경제를 흔들고 있다. 비상계엄, 대통령 탄핵 가결, 체포 등 사상 초유의 일이 거듭되면서 자영업자 사이에서는 곡소리가 나는 중이다. 연말연시 특수도, 명절 대목도 모두 물 건너가는 모양새다. 정부는 설 연휴 전날인 이달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주말인 25~26일과 28~30일 설 연휴 사이의 징검다리 날짜를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엿새를 연달아 쉬게 됐다. 직장인의 경우 31일 연차를 내면 총 9일의 휴일이 보장된다. 빚 지고 최소 6일, 최대 9일의 휴일이 내수에 끼칠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해외 여행객만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복잡한 국내 정치 상황에 지치고 높은 물가가 부담스러운 이들이 장기 휴일에 맞춰 해외로 나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우려에도 정부가 임시공휴일을 지정한 것은 체감경기가 그만큼 좋지 않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내수경기 진작과 관광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것이다. 실제 12·3 비상계엄 사태로 자영업자는 ‘날벼락’을 맞았다. 연말 송년회, 연초 신년회 등 대목을 완전히 망쳐버렸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소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OCI미술관이 소장품 전시 ‘털보 윤상과 뮤-즈의 추억’을 준비했다. 개인 수집가 윤상의 존재와 의미를 되살린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이번 전시서 ‘윤상 수집 현대화가작품전 기념 서화첩’이 최초로 공개된다. 윤상은 6·25 전쟁 후 수집한 한국 현대회화 작품을 모아 1956년 7월21일부터 29일까지 9일간 동화백화점(현 신세계백화점) 화랑서 ‘제1회 윤상 수집 현대화가 작품전’을 진행했다. 고희동, 이상범, 도상봉, 천경자, 김환기, 장욱진 등 당대 유명 한국 동서양 원로, 중진, 신진 화가 49명이 64점의 작품을 출품했다. 유일한 전시 ‘윤상 서화첩’은 일종의 방명록이다. 출품 화가뿐만 아니라 당시 전시를 관람한 공예가, 서예가, 배우, 문학가, 영화감독, 초대 국립중앙박물관장 등 104인이 서화첩에 다채롭고 생생한 기록을 남겼다. 현대미술사와 현대사 연구에 상당한 가치가 있는 사료로 평가받는다. 2010년 윤상 서화첩을 입수한 OCI미술관은 기록자의 이름, 생몰년, 직업, 이력 등 기초 조사 연구를 바탕으로 한학자 하영휘 전 성균관대 교수의 탈초와 감수를 거쳐 이번 소장품전에 공개했다. 입수 이후 15년 만이다. 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한민국의 흑역사’가 10년도 안 돼 반복되고 있다. ‘평행이론’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비슷한 양상으로 흐르는 모양새다. 하지만 하나씩 뜯어보면 전혀 다른 그림이 보인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그때와 지금, 무엇이 같고 다를까? 2024년 12월은 국민에게 충격과 공포의 시간이었다. 45년 만에 비상계엄이 선포됐고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서 가결됐다. 현직 대통령은 법정형이 사형과 무기징역, 무기금고뿐인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고 있으며 사상 초유의 체포 작전도 진행 중이다. 여기에 여객기 사고로 179명의 아까운 목숨도 잃었다. 8년 만에 재연됐다 순서의 차이만 있을 뿐 10여년 전 우리나라는 이미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2014년 세월호 참사로 295명이 사망했고 9명이 실종됐다. 그로부터 2년 뒤인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서 가결됐다. 2017년 3월 헌법재판소(이하 헌재)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안을 인용하면서 파면됐다. 2000년대 들어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서 가결된 사례는 세 번이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2016년 박 전 대통령,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다. 노 전 대통령은 헌재서 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통령 배우자의 비위 의혹에 잠정적이나마 결론이 나오는 데 3년이 걸렸다.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될 무렵 대통령의 재임 기간보다 긴 시간이다. 사실상 대통령의 임기 내내 논란이 됐다는 뜻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가 ‘폭탄’이었다면 배우자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은 ‘장작’이었다.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후보로 대선에 나선 때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차곡차곡 쌓인 논란은 비상계엄 사태서 일종의 ‘트리거(방아쇠)’로 작용했다. 눈치 보다… 김 여사의 논문 표절 논란은 지금껏 그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낮았다. 김 여사의 ‘아킬레스건’으로 여겨지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이 법정에 가 있고 윤 대통령과 함께 언급되고 있는 ‘명태균 게이트’는 한창 수사 중이다. 지난 8일 국회 본회의 재표결서 부결된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에는 14가지 의혹이 담겼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지난달 9일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했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용산구 소재 갤러리 ‘눈 컨템포러리’가 오병탁의 개인전 ‘20 × 27’을 준비했다. 이번 전시는 오병탁의 두 번째 개인전이다. 종이 드로잉 104점과 캔버스 페인팅 4점 등을 선보인다. 눈 컨템포러리는 2024년을 마무리하고 2025년 새해를 맞이하는 전시로 오병탁의 개인전 ‘20 × 27’을 개최했다. 오병탁 회화의 출발점이자 중심축을 이루고 있는 종이 드로잉과 드로잉을 기반으로 완성한 캔버스 페인팅 등을 소개한다. 드로잉 오병탁의 회화는 ‘종이 드로잉’과 ‘캔버스 페인팅’ 등 두 개의 축으로 이뤄져 있다. 작가는 수행적인 태도로 일정한 크기(20×27㎝)의 화지 위에 수년간 드로잉 작업을 지속해 왔다. 종이 드로잉은 그 자체가 독립적인 하나의 완전한 형태로 존재하기도 하고 캔버스 페인팅의 직접적인 대상이 되기도 했다. 오병탁은 수십장 또는 수백장의 드로잉을 벽면에 한가득 붙여 놓은 후 그 광경을 응시한다고 한다. 줄눈조차 보이지 않도록 타일을 빈틈없이 붙여 놓은 듯한 형상이다. 작가는 어디 한군데 벗어날 틈을 주지 않고 드로잉으로 빽빽하게 채워 놓은 눈앞의 모습을 ‘Landscape’라고 명명했다. 나무로 이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손 쓸 틈도 없이 화염에 휩싸였다. 공항은 아비규환 상태가 됐다. 기다리던 가족은 청천벽력 같은 소식과 마주했다. 집을 코앞에 두고 가지 못한 사람들. 새해를 사흘 앞두고 일어난 대형 참사에 전 국민은 충격에 빠졌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일요일 오전 속보는 끔찍한 기억을 상기시켰다. 2014년 세월호 참사, 2021년 이태원 참사를 보고 듣고 경험한 국민의 트라우마를 끄집어내는 기사였다. 곧이어 비행기가 동체로 착륙해 미끄러지다 구조물에 부딪혀 불타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구조 소식을 기다리던 이들을 절망에 빠뜨린 순간이었다. 2명만 살아 최악의 사고 지난달 29일 무안국제공항서 승객, 승무원 등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 외벽에 충돌했다. 전체 탑승객 가운데 승무원 2명을 제외한 179명이 사망했다. 수색 초기 기체 후미서 승무원들을 구조한 이후 추가 생존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제주항공 참사는 1993년 아시아나 해남 추락사고 이후 가장 큰 인명피해를 낸 사건으로 기록됐다. 사고 원인은 전문가 사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일단 현재까지 사실로 확인된 부분은 제주항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