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김두겸 울산시장이 산불 현장 브리핑 과정서 성 차별적인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시장은 지난 25일, 산림재난 지휘본부 브리핑에서 “그동안 보통 지역에 산불이 일어나면 우리가 투입하는 공무원은 한계가 있다”며 “또 여직원들이 많아서 악산에 투입하기가 그렇게 간단치 않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 이후엔 “54단과 해병대서 병력을 500명을 보내줘 군민들이 잔불 정리하기에 굉장히 용이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를 빌려서 동원을 해 주신 군부대 장병들에게 감사의 말씀 드린다”며 “잔불 정리하는 과정에서도 인명 피해가 없도록 조심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 시장의 ‘여직원’ 발언은 인력난을 호소하는 차원과 산불 진화 지원에 나선 장병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과정서 비롯됐다. 그러나, 최근 젠더 갈등이 극심한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해당 영상이 확산되면서 누리꾼들의 거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대형 남초 온라인 커뮤니티로 알려진 ‘에펨코리아’에서는 관련 영상에 대한 게시글이 약 91만뷰를 기록하는가 하면 비판 댓글이 쏟아지는 등 거센 파장이 일고 있다.
해당 게시글에는 “여직원은 불을 끌 줄 모르냐” “남직원들과 똑같은 임금 받는데 투입이 어려운 이유가 있나?” “시장이라는 사람이 할 수 있는 발언은 아닌 것 같다” “성별에 관계없이 각자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되지 않냐” “재난 상황에 남녀를 따지는 게 맞나” 등 약 1800개 이상의 댓글이 쇄도했다.
여초 온라인 커뮤니티인 ‘더쿠’ 등에서도 부정적인 반응이 줄을 이었다. 더쿠 이용자들은 “책임 전가를 어디로 하는 거냐” “그러면 남자인 본인이 직접 현장에 들어가서 진화해라” “비상근무 명령 내릴 땐 남녀 구분해서 낸 적 있냐” “내 여동생 해당 지역 공무원인데 4일째 형광조끼 하나 입고 이 산 저 산 불려다니고 있다” 등의 비판이 이어졌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김 시장에 대한 비판이 쇄도했지만 그는 26일, 별도의 사과나 해명 없이 “내일 오전 5~10mm의 비가 예상되는 만큼 주불 진화에 전력을 다할 계획”이라며 현장 지휘를 이어 나갔다.
한편, 지난 22일 오후 12시12분께 울산 울주군 온양읍 운화리 일대서 발생한 산불은 화재 발생 나흘째인 지금까지도 건조한 대기와 강풍 탓에 쉽게 진화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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