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음주 운전 삼진아웃 박상민

정신 못 차린 ‘장군의 아들’

[일요시사 취재1팀] 최윤성 기자 = 영화 <장군의 아들>로 널리 알려진 배우 박상민이 음주 운전으로 경찰에 적발됐다. 박상민의 음주 운전 논란은 이번이 세 번째다. 또다시 만취 상태로 운전대를 잡은 것이다. 최근 인기 연예인들의 잇따른 음주운전이 연예계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다.

경기 과천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 운전) 혐의로 박상민을 지난달 27일 검찰에 송치했다고 지난 4일 밝혔다. 연예계는 물론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김호중의 음주 운전 사태에 이어 연예계는 또 한번 충격적인 음주 사건이 벌어졌다.

면허 취소
혐의 인정

박상민은 지난달 18일 과천의 한 술집서 지인들과 양주를 나눠 마신 뒤 만취 상태서 자신의 차량을 운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적발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0.08% 이상)인 것으로 전해진다. 

박상민은 당일 아침 8시경 자신의 차를 혼자 몰고 자택으로 귀가하던 중 골목길서 잠이 들었다. 지난달 19일 지나가던 목격자가 이를 발견 후 신고했고 이후 경찰이 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민은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음주 운전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음주로 인한 인적·물적 피해는 없었다.

한편 박상민의 이번 음주 운전 적발 사례가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중대 음주 운전 범죄자의 차량 압수·몰수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경찰은 이를 조심스럽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소속사 유엠아이엔터테인먼트 측은 지난 4일 입장문을 내고 “소속 배우 박상민 관련, 발생해서는 안 될 일로 심려를 끼쳐 드리게 되어 진심 어린 사죄를 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당사는 소속 배우 박상민이 지난달 18일 늦은 밤 지인들과 모임을 마치고 차 안에서 잠을 청한 후 19일 아침에 자차로 음주 운전한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이는 어떠한 변명의 여지 없는 잘못된 행동으로 당사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될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끝으로 소속사는 “박상민도 진심으로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다”며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소속 배우의 철저한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박상민은 지난해부터 유엠아이엔터테인먼트에 몸담고 있다. 그러나 소속사 이적 후 연기 활동은 하지 않았다. 박상민의 음주 운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1997년 8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서 음주 운전 중 접촉사고를 내고 달아났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박상민은 사고를 무마하기 위해 담당 경찰과 피해자, 목격자 등에게 돈을 건네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민은 피해자에게 2000만원과 목격자와 경찰에게 각각 500만원을 건넸다.

이후 2011년 2월 서울 강남구 선릉로서 만취 상태로 평소 알고 지내던 후배의 차량을 300m가량 몰았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057%로 면허 정지 수치였으며 “술집서 맥주 네 잔을 마셨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취로 운전대 잡고 골목길서 잠들어
김호중 사건 난리인데…세 번째 적발


그가 세 번째 음주운전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누리꾼은 “김호중도 논란인데 정신 못 차렸다” “김호중 대신 욕먹을 구세주냐” “음주 운전 사고를 내고도 복귀할 수 있어서 이런가 심각하다”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은 의미가 없다” 등 박상민의 행동에 분노를 표했다.

다른 구설도 많았다. 박상민은 지난 2007년 영어 전문가 A씨와 결혼식을 올렸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혼했다. 이혼 과정 중 전 부인 A씨 측에서는 박상민이 폭력을 행사했다며 고소를 하는 일이 벌어졌다. 1심은 무죄를 받았지만 2심서 벌금 20만원을 선고받았다. 

결국 결혼 5년 만에 이혼소송이 마무리됐고 박상민 85%, 전 부인 A씨 15%로 재산분할을 하며 손해를 보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 2015년 11월10일 방송된 EBS1 <리얼극장>에 나와 이혼에 이르게 된 사연에 대해서 털어놨다. 이날 박상민은 이혼을 언급하며 “어머니 때문에 이혼한 것이 아니다”라며 “어머니가 아픈 일로 이혼한 전 부인 A씨의 실체가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민의 어머니는 중풍에 걸려 건강이 악화되고 후유증으로 인해 병원에 입원하게 됐다. 박상민은 “아버지가 몇십년 동안 쌓아놓은 재산을 한 방에 탕진했고 그 충격으로 어머니가 쓰러지셨다”며 “언어 기능 영역 뇌손상이 매우 커서 뇌병변장애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어머니가 쓰러지면서 박상민과 전 부인 A씨의 갈등은 심해졌다.

박상민은 “간병인 아주머니가 상민씨 부인을 한 번도 못 봤다고 하더라”며 “세 달 동안 아내가 한 번도 안 간 것이다” “그 과정서 다툼이 일어났고 어머니 병원을 옮기면서도 또 다툼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내는 어머니가 병원을 옮기는 것을 알면서도 깜빡하고 나에게 말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어머니 일로 전 부인 A씨와 다툰 일을 설명하던 박상민은 일주일간 각방을 쓰고 나서 “내가 왜 각방을 써야 하냐, 네가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때 아내가 집을 나간 것”이라고 부연했다.

“내가 잘못한 걸 이제 와서 누구 탓을 하겠느냐? 분노가 자학으로 이어졌다”는 그는 “밥을 제대로 못 먹었는데, 의사가 이러다가 죽는다고 했지만 약으로 버텼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진흙탕 싸움
이혼과 재혼

그는 인터뷰 중에도 분을 참지 못하고 격한 감정을 표출했다. 인터뷰 도중 손찌검 행동을 보이며 당시 자신의 폭행 사건을 다시 언급했다. 

이에 제작진은 자막에 “본 프로그램 내 출연자의 이혼 관련 발언은 당사자 일방의 주장일 수 있고 EBS 제작진의 입장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라는 자막을 내보내 눈길을 끌었다. 


방송 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해당 장면을 내보내는 것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누리꾼들의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전 부인의 뺨을 때리는 동작을 재연한 박상민의 팔은 상당히 높이 올라가 있었고 표정도 험악해 많은 이들을 경악하게 했다.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박상민이 굳이 전 부인의 뺨을 때리는 장면을 재연해야 했냐며 비판에 가세했다. 이로 인해 방송 게시판과 기사 댓글에는 항의성 글들이 올라왔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사 대상에 올랐다. 

그러던 박상민은 지난 2019년 4월 서울의 한 호텔서 소수의 지인들만 초대한 가운데 생애 두 번째 결혼식을 올렸다. 재혼한 아내는 지인들과의 자리서 처음 만나 연인 사이로 발전하게 됐다고 밝혔다. 아내는 박상민보다 11세 연하의 여성으로 미모와 지성을 겸비한 재원으로 알려졌다. 

박상민이 결혼을 결심한 계기는 사려 깊은 마음과 배려심에 반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상민은 1970년 10월19일 생으로 만 나이 53세다. 고향은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지만 전체적으로 유년 시절을 보낸 곳은 서울시다. 과거 어린 시절, 부유한 의사의 아들로 태어나 유복하게 자랐다고 한다. 실제로 지난 2011년 3월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 무릎팍도사>에 출연한 박상민은 화려한 집안에 대해 솔직하게 고백한 적이 있다. 

엘리트 집안
무너진 스타


이날 방송서 박상민은 “아버지도 의사, 형님들도 의사”라며 “나는 공부 안 하는 막내아들, 70명 중에 68등 정도 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전직 의사인 아버지는 노상 문학상을 받은 수필가다” “테너를 맡아 성악가로도 활동했다” “형님들도 아버지의 뒤를 이어 의사가 됐다” “수석, 차석을 나란히 차지했다”고 전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는 “가장 듣기 싫었던 말은 형은 안 그런데 너는 왜 그러냐는 말이었다” “그 말이 정말 싫어서 더 반항했던 것 같다” “어떤 이들은 막내가 없는 줄 알았다” “집안에서도 창피하다고 말하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 “어린 시절부터 피아노를 배웠는데, 전국 어린이 콩쿠르대회서 금상을 수상했다”고 회상했다.

박상민은 공부에는 관심이 적었지만 운동에 소질이 있었다. 사고뭉치 기질이 있는 데다 운동신경이 좋다 보니 싸움이나 사고를 많이 쳤다. 그러다 지난 1990년 임권택 감독의 영화 <장군의 아들> 신인배우 공개 오디션을 본 뒤 데뷔에 성공했다. 주인공 김두한 역으로 데뷔작부터 주연이었다.

당시 임권택 감독이 김두한 역을 “익숙한 얼굴보다 새롭고 신선한 얼굴로 가야 한다”며 신문에 배우 모집공고를 내자 800여명이나 몰려왔다. 오디션을 보러 온 대부분의 사람은 태권도, 유도, 합기도 등 무술로 단련된 이들이 태반이었으며 몸무게도 90kg 이상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임 감독이 원하는 건 우수에 찬 곱상한 얼굴이었고 그렇게 김두한 역에 적합한 연기자를 구하지 못하고 있었다. 

13년 만에 또다시 도마에
“진심으로 뉘우치고 반성”

그러던 중 평소 알고 지내던 서울예대 교수에게 마땅한 인물이 없냐며 부탁하자 박상민을 추천하며 오디션에 참가할 것을 권유하게 된다. 그렇게 20세의 박상민은 교수 추천으로 <장군의 아들> 오디션을 보게 됐고 과거 수영과 육상을 했던 경력으로 몸이 좋았던 그는 심사위원들 앞에서 윗옷을 벗고 근육을 자랑했다. 

그러자 심사위원들은 “얼굴은 곱상한데 몸은 남자다운 배우를 마침내 찾았다”며 다들 만족해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의욕이 앞섰는지 박상민은 본인이 무술 경력이 있다는 거짓말을 해버렸다. 무술 시범을 하는 도중 너무 어설퍼 보이자 임 감독은 거짓말인 것을 알아채고 면박을 줬다고 한다.

당시 박상민은 그 망신에 매우 민망함은 물론 떨어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다음 날 영화 제작자까지 나와서 2차 오디션을 본 그는 마침내 김두한 역에 캐스팅됐다. 당시 대학생 1학년 때 바로 합격했고 <장군의 아들> 작품은 대박이 나서 3편까지 촬영했다.

결국 <장군의 아들>로 제11회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 제12회 청룡영화상 인기스타상, 제29회 대종상 신인남우상 등을 수상했다. 당시 청소년들이 박상민을 영웅처럼 대하는 일도 있었다. 본인도 당시의 심경에 대해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돼있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욱하는 기질이 있어 길을 가다 행인이 그를 알아보고 시비를 걸 때면 그냥 지나치기보다 싸운 적이 더 많았다고 한다.

박상민은 <장군의 아들>이 흥행하면서 김두한이라는 배역으로 강한 임팩트를 남겼지만 이후 다른 영화 작품들에서는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그러다 연극 무대와 뮤지컬 무대를 거쳐 브라운관으로 활동 무대를 옮기고 KBS2 드라마 <젊은이의 양지> <태양은 가득히> 등의 작품을 통해 꾸준한 연기 활동을 펼쳤다. 

결혼 실패 등으로 한동안 슬럼프를 겪기도 했지만 SBS 드라마 <내 사랑 못난이>로 성공적인 복귀를 했고 <자이언트>서 이성모 역으로 연기 호평을 받았다. 

오랜 공백기
끝없는 추락

지난 2018년 2월에 종영한 SBS 드라마 <브라보 마이 라이프> 이후 1년 만에 OCN 드라마 <빙의>로 복귀해 화제를 모았다. 이외에도 박상민은 <내사랑 내곁에> <덕이> <태양은 가득히> <여인천하> <내 곁에 있어> <불량커플> <대왕 세종> <남자를 믿었네> <시티헌터> 등의 드라마서 꾸준히 활동하며 연기자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빙의>를 끝으로 박상민은 오랜 공백기를 가지며 새 소속사인 유엠아이엔터텐인먼트와 전속계약을 체결한 뒤 지난해 연극 <슈만>으로 관객을 만났다. 박상민이 연극 무대에 서는 것은 데뷔 후 처음이었다. 하지만 이번 음주 운전 사고로 연기 활동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yuncastle@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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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내부 대혼란 막전막후

공수처 내부 대혼란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내부가 혼란스럽다. 소속 수사관들이 디지털 포렌식 장비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비위를 저지른 정황이 포착됐다. 공수처의 자체적인 감찰을 통해 확인된 사안이다. 수사관 4명 중 3명은 인사혁신처에 중징계 의결을 요구한 상태다. 이들 중 일부는 보복성 징계라는 입장을 내놨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가 내부 감찰을 통해 수사관 4명의 비위 정황을 확인해 발표한 건 지난 6일이다. 3명은 수사기관에 고발 조치됐고 1명은 경징계 대상이다. 징계 대상자였던 한 수사관은 채 해병 특별검사팀에 오동운 공수처장에 관해 참고인 신분으로 진술했다. 공수처는 별개의 건으로 이번 징계와는 무관하다고 밝힌 상태다. 출장 중 비위 정황? 징계를 받은 수사관들은 공수처가 발주한 디지털 포렌식 관련 사업 담당자들이었다. 이 사업을 수주한 업체와 수사관들 사이에 사적인 친분이나 유착이 있었는지가 핵심 감찰 대상이었다. 지난 6일 공수처는 언론 공지를 통해 “최근 내부 감찰 과정에서 일부 직원의 비위 정황을 확인했다”며 “수사관 4명 중 3명에 대해서는 금일 인사처 중앙징계위원회에 중징계 의결 요구를, 1명에 대해서는 경징계 의결 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징계 요구를 한 3명에 대해선 뇌물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 조치를 했다고도 부연했다. 해당 수사관 3명은 최근 직위해제돼 업무에서 배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법조계에선 기관이 내부 직원들 징계를 이처럼 선제적으로 공지한 건 이례적이라는 말이 나왔다. 공수처는 “공직자 범죄를 수사하는 기관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한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감찰과 복무 점검을 강화해 공직기강을 확립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중징계 대상자 중 1명은 지난해 채 해병 특검팀에 오 처장 등 지휘부 관련 진술을 했던 인물이다. 이 수사관은 오 처장 등의 재판에 특검 측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공수처는 해당 수사관을 비롯한 징계 대상자 4명의 ‘비위 정황’이 확인됐다는 사유를 이유로 댔으나, 대상자들은 특검 조사와 증인 채택 등을 근거로 ‘보복성 징계’라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과장급 A씨는 다음 달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오세용) 심리로 열리는 오 공수처장과 이재승 공수처 차장 등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직무유기 등 혐의 사건 첫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채택됐다. 특검팀 관계자는 “피고인 측이 공판준비기일에 공소 사실 일체를 부인해 A씨 등 4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재판부에 재판 중계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특검법은 중계 신청이 있을 경우 법원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중계를 진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디지털 포렌식 담당 수사관 사업체와 유착? 공수처, 자체 감찰 통해 확인한 4명 징계 처리 재판부는 신청서를 검토한 후 재판 중계 허가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오 처장과 이 차장 등은 2024년 8월 송창진 전 공수처 부장검사의 위증 혐의 고발 사건을 접수하고도 사건을 대검찰청에 통보하거나 이첩하지 않고, 수사도 하지 않는 등 방치한 혐의로 기소됐다. 송 전 부장검사는 공수처가 수사외압 의혹을 들여다보던 시기에 각각 공수처 처장·차장직을 대행하며 2024년 2∼4월 총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관련 소환조사를 하지 말라고 지시하거나, 2024년 6월 윤석열씨,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청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채 해병 특검팀이 지난해 이 사건을 수사할 당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으면서 오 처장 등의 혐의 관련 내용을 진술한 인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징계 대상자인 공수처 수사관 B씨는 <세계일보>와의 연락에서 “(새로 도입하기로 한 포렌식 기기 판매업체에서) 장비 운용교육을 해서 해외 출장을 갔는데, 공수처가 그쪽(업체)에서 부담한 식사 비용 등이 ‘뇌물’ 아니냐며 징계하려는 것”이라며 “새로운 장비를 도입하면 교육은 당연히 받아야 해서 그 비용은 사실상 도입 비용에 포함된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특정 업체와 수의계약을 한 것 아니냔 의혹에 대해선 “조달계약으로 한 것이고, 단독입찰을 했기 때문에 그 업체를 선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징계 대상자 중 한 명(A씨)이 (채 해병) 특검팀 (참고인) 조사에서 오 처장 관련 진술을 한 적이 있는데, 그 일 때문에 보복성으로 지금 이렇게 (징계를) 하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B씨는 지난해 말 공수처에 사표를 냈으나, 감찰과 징계 등을 이유로 수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전한 인력난 공수처는 최근 현직 부장판사와 변호사 간 재판 거래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해 두 사람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섰다. 지난 19일 공수처에 따르면 수사2부(부장검사 김수환)는 전날(18일) 수도권 소재 지방법원 소속 김모 부장판사에게 뇌물수수 혐의, 정 모 변호사(48)에게는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부장판사는 고교 동문인 정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을 맡아 가벼운 형을 선고해 준 대가로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고 정 변호사의 건물을 무상으로 이용한 혐의를 받는다. 두 사람은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로 김 부장판사가 2023년 지방 소재 법원에 부임하면서 해당 지역에서 주로 활동하는 정 변호사와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결과 김 부장판사는 이후 1~2년간 정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 20여건을 맡아 1심에서 실형이나 집행유예 등이 선고된 형을 항소심에서 감형해 준 것으로 파악됐다. 정 변호사는 김 부장판사에게 현금, 고급 향수 등 금품과 자신이 소유한 건물 일부 공간을 1년간 무상으로 김 부장판사 아내의 바이올린 교습소로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부장판사는 친분으로 받은 단순 선물일 뿐 대가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정 변호사 측은 김 부장판사 가족이 건물을 무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공수처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 과정에 불법행위가 있었다는 의혹과 관련해 대검찰청을 다시 강제수사 중이다. 이 수사는 공수처 수사3부(부장검사 이대환)가 지휘한다. 지난 18일 오후 공수처는 직원 5명을 서울 서초구 대검 청사에 파견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법률상 요건 긴박한 상황 다만 공수처가 요청한 자료를 대검이 임의제출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앞서 검찰은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이 법무부 출입국본부장 시절 불법적으로 김 전 차관을 출국금지했다며 직권남용 등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법원은 출국금지가 법률상 요건을 갖추지 못해 위법하다면서도 당시 긴박한 상황 등을 고려해 직권남용죄로 처벌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차 의원은 당시 자신에 대한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들을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공수처 수사4부(부장검사 차정현)는 지난 8일 김건희 특검팀에서 통일교 수사를 지휘한 채희만 수원지검 평택지청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렀다. 채 지청장은 민중기 특검과 박상진 특검보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진술은 수사 대상이 아닌 것 같다’는 취지로 말한 정황을 당시 조사에서 진술했다. 공수처는 지난해 8월 특검팀이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 더불어민주당 소속을 포함한 5명의 정치인이 교단으로부터 금품을 제공받았다는 진술을 듣고도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만 조사했다는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당시 특검팀은 수사보고서만 작성한 뒤 지난해 11월 내사 사건번호를 부여해 뒀지만 수사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경찰에 사건을 이첩했다. 이후 국민의힘은 특검팀이 편파 수사를 했다며 민 특검과 해당 수사팀을 직무유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로부터 의혹을 넘겨받은 공수처는 함께 고발된 파견검사의 공범으로 민 특검을 수사하는 게 가능하다고 판단, 사건을 배당하는 등 수사에 나섰다. 공수처가 과거보다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특히 지난달 법원이 잇달아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 적법성을 인정한 것도 공수처의 위상이 올라가고 있다는 증명으로 볼 수 있다.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전날 윤씨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무기징역 선고에서 “공수처는 내란죄에 관해 수사를 개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일부서 “특검에 오 처장 진술에 대한 보복” 특검, 오 재판 중계 신청 공수처엔 부담될 듯 지난 1월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재판장 백대현)도 공수처가 직권남용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까지 함께 수사할 수 있다고 판단했던 바 있다. 다만 수사력 논란은 여전히 물음표다. 올해 출범 5년을 맞은 공수처가 기소한 사건은 6건, 유죄가 확정된 사건은 선고유예 1건뿐이다. 인력도 출범 이후 매년 결원 상태가 유지되다 지난해 말에야 검사 정원(20명)을 겨우 채웠다. 공수처의 한 관계자는 “검사의 경우 3년 단위 임기제다 보니 우수한 인적 자원을 모으기 힘들다는 것이 큰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바뀌게 될 수사기관의 지형도 공수처에게는 부담이다. 공수처는 지난달 “공수처 수사 대상 범죄에 관해 중수청에 우선적 지위를 갖는다”며 중수청 법안 58조 2·3항에 ‘(공수처는 제외한다)’를 추가할 것을 주장했다. 공수처와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텅) 간 수사 범위에 대한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공수처와 다른 수사기관의 관계를 못 박은 공수처법 24조 1·2항과 유사해 보이는 대목이다. 공수처는 “접수되는 사건 대부분이 공직자 범죄인 공수처는 민원성 고발을 포함한 모든 사건을 중수청에 인지 통보해야 하는 결과가 된다”며 “이는 인지 통보 제도 취지에도 반한다”고 우려했다. 단, 공수처는 중수청 법안 58조 3항 중 ‘공수처법이 적용되는 범죄수사에 대해 공수처에 이첩을 요청한 경우엔 공수처장이 이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단서를 ‘삭제’하자면서 “공수처와 중수청 간 사건 이첩 처리는 중수청장의 일반적인 수사 협조 요청과 공수처장의 사건 이첩 규정으로 해결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공수처법 24조 3항엔 ‘공수처장은 다른 수사기관이 고위공직자 범죄를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될 때 해당 기관에 사건을 이첩할 수 있다’고 돼있다. 공수처는 중수청법 제정과 맞물려 관련 법령들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지 통보제 취지에 반해” 공수처는 “검사의 수사 권한을 전제로 한 현행 ‘형사소송법’ 관련 규정의 검토 및 정비도 추진될 필요가 있다”며 “수사기관 간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게 해 수사권 남용을 방지하고, 각 기관 수사 범위에 관한 기준을 명확히 제시해 불필요한 경쟁이나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수사 대상 범위에 관한 규정 등 통일적·체계적 정비가 동시에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3급 이상 중수청 공무원의 범죄는 공수처법상 공수처 수사 범위에, 4급 이하 중수청 공무원의 범죄는 경찰법상 국가수사본부 수사 범위로 명시하는 방안이 제시된 바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