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최근 윤석열정부와 의료계 의대(의과대학) 정원 증원 충돌로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인구(5000만명) 기준으로 선진국인 미국의 1000명당 의사 수를 맞추기 위해선 약 5만2500명의 의사가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미국의 1000명당 의사 수는 3.56명2024년 기준), 영국은 3.18명(2021년 기준), 일본은 2.61명으로 집계됐다.
인공지능(AI) 챗봇인 ‘챗GPT’는 ‘한국(5000만명)을 기준으로 1000명당 의사 수를 미국의 3.56명으로 맞추기 위해선 몇 명의 의사가 더 필요하느냐’는 질문에 “1000명당 한국의 의사 수는 2.51명으로 미국에 맞추려면 현재보다 약 5만2500명의 의사가 더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 영국(3.18명), 일본(2.61명)의 의사 비율에 맞추기 위해 한국서 필요한 추가 의사 수를 묻는 질문에는 각각 3만3500명, 5000명이라고 응답했다.
챗GPT는 “이 자료는 한국이 미국, 영국, 일본의 의사 대비 인구 비율을 달성하기 위해 현재보다 각각 몇 명의 의사가 더 필요한지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정부가 의대 정원을 2000명 증원하겠다고 발표하자,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에선 집단행동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던 바 있다. 실제로 일부 대학 전공의 및 ‘빅5’ 전공의들은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하는 등 의료현장은 파업으로 몸살을 겪고 있다.
원래 3607명이었던 의대 정원은 2000년 의약 분업 당시 감축에 합의하면서 2006년 3058명으로 감소한 후 현재까지 그대로 이어져오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 빅5 병원 의사 인력 중 전공의 비율은 서울대병원 46.2%, 세브란스병원 40.2%, 삼성서울병원 38%, 서울아산병원 34.5%, 서울성모병원 33.8%로 40%대에 육박하고 있다(지난 22일 기준).
의료계가 반발하자 정부는 최근 엄정 대응 방침을 내놨다. 집단행동의 주동자 및 배후세력에 대해 업무개시 명령을 받고도 미복귀한 개별 전공의까지 기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21일,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도 불구하고 의료현장에 복귀하지 않고 불법 집단행동을 주도하는 주동자 및 배후 세력에 대해서는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법무부, 행정안전부, 대검찰청, 경찰청은 의료계 집단행동 대책회의를 갖고 이 같은 결론을 냈다.
이날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도 “의사의 힘은 집단행동서 나오는 게 아니다. 환자 곁에서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때 비로소 여러분의 목소리가 힘이 생길 것”이라며 “지금 이 순간에도 환자들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JTBC 뉴스에 출연해 “(소아청소년과 등)의사들이 돌아올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게 우선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족하다면 정부서 외국 의사를 수입하는 한이 있더라도 빨리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국 의사 유입 대신 국내 의사 수를 늘리는 게 낫지 않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의사가 부족하다는 근거가 없는 상태서 늘리게 되면 현재의 왜곡된 의료 상황이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 같은 답변은 외국 의사가 늘어나는 것은 괜찮지만 국내 의사를 늘리는 것은 안 된다는 취지로 해석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의료업계 일각에선 “막말 대잔치 수준” “결국 자기들 밥그릇만 지키겠다는 것 아니냐” 등의 비판과 함께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균형발전지방분권충북본부와 전국보건의료노조 충북지역본부는 지난 22일, “의료계는 진료거부 등 집단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조속히 의료현장에 복귀해 진료를 정상화하라”고 밝혔다.
전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대구지부 경북대병원분회도 “밥그릇 지키기 외에 집단행동의 명분은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장 이탈로)병원 현장이 아수라장이 되고 있다. 6개월 동안 수술을 기다렸던 환자들의 수술 예약까지 취소되고 있다”며 “전공의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인력 충원이 필요한데 이를 반대하는 이율배반적인 입장과 행동은 공감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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