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최근 국민의힘이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남성이 30세 이전에 자녀 3명 이상을 둘 경우 병역을 면제하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사실 신생아 출생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저치를 기록 중인 한국은 결혼 적령기의 성인남녀들이 경제적 여건 등을 이유로 결혼을 포기하거나 결혼 후에도 자녀를 낳지 않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 문제로 대두돼왔다.
출산 정책은 이명박정부, 박근혜정부, 문재인정부에서도 다양한 정책들을 내놨지만 이렇다 할 실효성을 거두지 못했고 현재에 이르고 있다.
KOSIS 연도별 출생아 수 통계에 따르면 이명박정부 당시 1년 차였던 2009년(44만4849명)부터 2010년(47만171명), 2011년(47만1265명), 2012년(48만4550명)까지 소폭 상승했다.
2013년 박근혜정부로 들어서면서 43만6455명, 2014년(43만5435명), 2015년(43만8420명), 2016년(40만6243명)으로 40만명대를 유지했다.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보육, 복지 정책을 시행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2017년 문재인정부로 넘어오면서 35만7771명, 2018년(32만6822명), 2019년(30만2676명), 2020년(27만2337명), 2021년(26만562명)으로 상당한 감소폭을 보였다. 문정부 당시에는 페미 논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 전반에 걸친 내수경제 하락 등의 원인으로 결혼 자체가 감소하면서 출산율 저하를 막는 데 실패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 여성이 가임 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명박정부였던 2008년 1.192로 시작해 2009년 1.149, 2010년 1.226, 2011년 1.244, 2012년 1.297로 소폭 상승곡선을 그리다가 박근혜정부로 넘어오면서 2013년 1.187, 2014년 1.205, 2015년 1.239, 2016년 1.172로 하강곡선을 그렸다.
2017년 문재인정부 들어서는 1.052, 2018년 0.977, 2019년 0.918, 2020년 0.837, 2021년 0.808로 가파른 하강세를 기록했다.
22일, 국민의힘 정책위원회에 따르면 저출산 대책안에는 만 0세부터 8세 미만까지 한해 월 10만원씩 지급되는 아동수당을 18세 미만까지 월 100만원으로 대폭 늘리는 내용이 담겼다. 계산대로라면 아동 1인당 18세까지 2억2000만원가량의 수당을 받게 되며 1명 출산 시 2억이 지원되는 셈이다.
‘아동수당’이 청소년 나이대인 18세까지 올린 근거로 OECD 38개국 중 27개국서 16세 이후까지 아동수당이 지급되고 있는 점을 바탕으로 했다.
또 기존에 정부가 지원했던 부모 급여나 아동수당을 중단하고 유치원 및 어린이집 비용을 부모가 전액 부담하도록 했으며 남성에게도 육아휴직 의무화 제도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정책을 집행하기 위해서는 한해 약 54조원의 재정이 투입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누리꾼들은 “이런 건 무조건 환영한다” “이런 직접적인 재원 지원이 좋은 것 같다” “애는 낳기만 하면 끝인가? 대학까지 가르치는 건 알아서 하라는 거냐?” “파격적이고 좋아 보인다. 출산율은 나라의 존폐가 달린 만큼 당장 몇 조원이 들어가더라도 이런 정책을 펴야 한다고 본다” 등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문제는 해당 정책안이 현실성이 너무 결여돼있다는 데 있다. 지난 한해 국가 예산이 600조원이었던 것을 감안할 때 재원 마련 대책도 없이 무리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각에선 선거철(내년 4월 22대 총선)을 앞두고 또 포퓰리즘 정책을 내놓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정가에 밝은 한 인사는 “앞으로 낳을 수 있는 사람들이 왜 안 낳고 있는지도 모른 채 그냥 공약만 남발하는 형국”이라며 “양육하는 사람들이 행복감을 느끼는 것만 봐도 출산율은 올라갈 텐데, 현실은 양육비 등의 문제로 허리가 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일자 당 관계자는 “당 대표나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최종 협의된 최종안은 아니다. 중간 검토 단계”라며 진화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