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27일 “국정감사의 대미를 장식한 건 지라시 수준의 제보를 여과 없이 질의한 국회의원과 ‘너는 무엇을 걸래?’를 시전하는 국무위원의 모습이었다. 부끄럽다”고 혹평했다.
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더 부끄러운 일도 있었다. 제가 오늘 본회의장 연단에 선 이유”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제 우리 국회는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해야 한다. 엊그제(25일) 정부가 편성한 2023년 예산안 설명을 위해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를 찾았다”며 “윤 대통령께선 걱정이 많다. 국회서 여기 있는 우리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 창피’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은 본회의장에 들어오지 않았다. 대통령의 사과가 없기 때문이라는데 자당 대표에 대한 수사 개시에 관한 사과인지, 자당 당사에 대한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 집행에 관한 사과인지 잘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정 의원은 “(이날)정의당은 본회의장을 지켰다. 사전 환담에서 대통령에게 우리 국회와 국민을 모욕한 이 XX 실언을 사과하라고 분명히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며 “그래도 대통령이고 그래도 예산 시정연설이기에 지켰고 최소한의 의사 표시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민생예산을 확충하라는 피켓, 이 XX를 사과하라는 피켓을 자리에 붙였다. ‘야! 정의당! 웬만큼 해라, 예의를 지켜라!’ 등의 고성이 들려왔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존경하는 국민의힘 여러분, 여러분 탓은 없겠느냐? 여러분의 ‘피의 쉴드’가 언제부터였는지 생각해봤다. 윤 대통령이 기차에서 구둣발을 좌석 위에 올려둔 사진이 문제가 되자 ‘다리 경련’으로 해명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손바닥에 그린 ‘王’은 이웃 주민이 그려준 것인데 세정제로도 지워지지 않았다고 변명했다. 윤 대통령 SNS에 올린 토리에게 준 ‘사과’는 유년 시절의 추억이라 설명했다”며 “처음에는 ‘이래도 되나’ 싶었을 거다. 대선과 지선서 압승하니 이제는 ‘이래도 되네’가 됐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여러분, 그러면 안 된다. 시민들께서 보고 있다. 박근혜정부의 국정 농단을 심판한 시민이고, 문재인정부의 내로남불을 심판한 시민”이라며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낮은 데는 다 이유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한 윤 대통령의 인터뷰서 ‘페미니스트’가 겁이 나니 국민의힘은 ‘행정상 실수로 전달된 축약본’이라고 둘러댔다”며 “그러자 <워싱턴포스트>는 아예 원문을 공개했는데 원문에는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정확히 적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론이 형성되는 과정도, 언론의 지형도 바뀌었다. 대한민국의 위상이 달라졌기 때문”이라며 “외신은 우리 정치에 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맥락을 정확히 짚어 세계에 보도한다. 대통령이 외교무대서 환대받지 못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고 직격했다.
정 의원은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대통령은 결국 국회와 국민에게 사과하지 않았다. 대통령과 대통령실은 사과하면 진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선거가 아직 멀었기 때문에 주권자인 시민보다는 공천권자인 대통령의 눈치를 보는 게 더 중요한 모양”이라고 비꽜다.
아울러 “저는 오늘 국회서 5분의 시간을 받아 ‘그동안’을 기록해둔다. 엊그제 있었던 반쪽짜리 시정연설을 잊지 말아 달라”며 “거짓말 해도 혼나지 않고 잘못해도 사과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거짓말하고, 잘못하고 대통령과 집권여당의 거짓말과 잘못은, 국정과 국격의 위기가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