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재명 목줄’ 성남FC 후원금 대반전 스토리

와르르 무너진 ‘돌다리 협약’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장동도 변호사비도 아니었다. 성남FC에 발목이 잡혔다. 주변부부터 포위망을 좁혀가던 검찰은 이제 ‘윗선’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 검찰의 창과 윗선의 방패가 부딪히는 상황에서 2장의 문서가 ‘스모킹건’으로 떠올랐다. 수년 전 실제 서명한 당사자가 ‘방어’의 목적으로 공개한 문서다.

‘성남시민프로축구단(성남FC) 후원금 의혹’ 수사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고발→경찰의 무혐의 처리→이의 신청→검찰 수사→경찰 재수사→기소 등 2018년 첫 문제 제기 이후 4년 동안 이어온 사건이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2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소환조사하겠다고 통보했다. 

4년 끌다가
마무리 단계

검찰은 이 대표와 관련해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을 수사해왔다. 검찰이 전 방위로 수사망을 펼치면서 이 대표에 대한 소환조사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왔다. 사건이 수면 위로 올라온 이래 줄곧 ‘윗선’으로 지목돼왔기 때문이다.

이미 주요 인물이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과 쌍방울 그룹으로까지 수사가 확대된 변호사비 대납 의혹으로 이 대표가 검찰에 불려갈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이어 성남FC 후원금 의혹이 이 대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할 시기인 2014~2016년 6개 기업으로부터 160여억원의 후원금을 받고 민원을 해결해줬다는 내용이다. 수사선상에 오른 기업은 두산건설, 네이버, 농협, 분당차병원, 알파돔시티, 현대백화점 등 6곳이다.


2018년 6월 바른미래당 성남적폐진상조사특위는 ‘제3자 뇌물제공 혐의’로 이 대표를 고발한 바 있다. 

이 고발 사건은 경기 분당경찰서에 3년3개월 동안 있다가 2021년 9월 ‘혐의 없음’으로 처리됐다. 대선을 6개월 앞둔 시점이었다. 하지만 고발인이 이의신청을 하면서 사건이 급격하게 진행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대선을 불과 한 달 앞두고는 성남지청의 ‘수사 무마 의혹’이 불거졌다.

재수사해야 한다는 수사팀의 의견을 박은정 당시 성남지청장이 묵살했다는 내용이다. 

결국 돌고 돌아 경기남부경찰청이 다시 수사한 끝에 전 두산건설 A 대표와 전 성남시 B 전략추진팀장이 불구속 기소됐다. A 전 대표는 뇌물 공여 혐의를, B 전 팀장은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2015년부터 성남시를 상대로 정자동 부지 용도변경 등과 관련해 청탁했고 그 대가로 성남FC에 2016~2018년 현금 50억원을 공여했다. 

2017년 10월 SNS 공개
지난해 3월 시 ‘부존재’

이들의 공소장에는 이 대표와 현재 구속 상태인 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이 공범으로 적시됐다. 경찰 수사는 여기서 그쳤다. 경찰은 두산건설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에 대해서는 무혐의로 처리했다. 검찰은 이 지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네이버, 분당차병원 등 다른 기업에 대한 수사에 돌입한 것. 

특히 네이버와 분당차병원이 두산건설에 이어 표적이 됐다. 검찰은 네이버의 제2사옥 건축허가와 39억원 후원금 사이의 연관성을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당차병원은 옛 분당경찰서 부지 용도변경의 대가로 33억원의 후원금을 성남FC에 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두 기업에 대한 검찰 수사가 상당 수준 진행된 것으로 파악된다.

눈길이 가는 대목은 네이버의 성남FC 지원 방식이다. 네이버는 성남FC와 직접 계약을 맺은 게 아니라 ‘우회 지원’이라는 독특한 방식을 사용했다. 네이버가 사단법인 희망살림에 후원금을 건네면, 해당 시민단체에서 성남FC에 광고비로 전달하는 식이다.

희망살림 대표를 지낸 이헌욱 전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과 이사를 맡았던 제윤경 전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여기에 2015년 5월 성남시와 네이버, 희망살림, 성남FC가 맺은 4자간 협약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기관과 단체, 기업 대표가 서명한 ‘4자간 협약서’가 일종의 ‘스모킹건’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성남시에서 활동 중인 시민단체 성남공정포럼은 4자간 협약서가 이 대표의 제3자 뇌물죄를 드러내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2015년 5월19일 ‘빚탕감 프로젝트 참여와 확대를 위한’ 협약식이 성남시청 상황실에서 열렸다. 이날 협약식에는 김진희 당시 네이버 I&S 대표, 이 대표(당시 성남시장), 곽선우 전 성남FC 대표이사, 제윤경 전 의원이 희망살림 상임이사 자격으로 참석해 4자간 협약서에 서명했다.

검찰이 겨눈
네이버·차병원

4자간 협약은 2017년 10월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2017년 10월20일 이 대표는 자신의 SNS(트위터)에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이 제기한 의혹을 반박하기 위한 ‘카드’로 4자간 협약서를 공개했다. 4자간 협약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에 ‘정당한 절차를 거쳤다’는 입장을 4자간 협약서를 공개해 보여주려 한 것이다. 

이 대표가 SNS에 글을 올리기 하루 전 자유한국당 박성중 의원은 “네이버가 2015년과 2016년 시민단체 희망살림 측에 법인회비 명목으로 지원한 40억원 중 39억원이 ‘빚탕감 운동 사업비’ 명목으로 성남FC 유니폼의 로고 광고비로 쓰였다”며 “같은 기간 본연의 사업인 저소득층의 ‘부실 채권 매입’에는 겨우 1억4000만원만 썼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당시 ‘퇴출되어야 할 적폐세력 자한당…가랑잎도 배로 둔갑시키는 놀라운 기술’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자유한국당의 의혹 제기에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4자 협약)당시 언론은 후원광고 공익 기여를 조합한 훌륭한 사례로 대서특필했다”며 “자유한국당에 의해 갑자기 후원금 39억원을 빼돌린 부도덕한 행위로 왜곡됐다”고 비판했다. 

흥미로운 대목은 이 대표가 2017년 공개한 4자간 협약서에 대해 성남시에서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힌 점이다. 이 대표가 공개한 4자간 협약서 마지막 부분에는 ‘본 협약서는 4부를 작성해 서명한 후 각 1부씩 보관한다’는 내용이 기재돼있다. 실제 당시 협약식에 참여한 이들은 협약서를 들고 사진 촬영을 진행했다. 

성남공정포럼은 지난해 3월 성남시에 ▲‘빚탕감 프로젝트 참여확대를 위한 업무협약’ 체결 행사를 위한 결재 문서 ▲‘빚탕감 프로젝트 참여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 체결 행사에 대한 최종 결재권자 공식 신상정보 ▲성남시청 9층 상황실에서 열린 ‘빚탕감 프로젝트 참여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법적 근거자료 및 상황실 사용 관련 지침(규정) ▲성남FC·네이버·성남시·희망살림, 빚탕감 프로젝트 참여·확대를 위한 4자간 협약서 등의 정보를 공개해달라고 요청했다.

보관 안하고
대체 어디에?


성남시 지역경제과는 성남공정포럼에서 요청한 자료에 대해 ‘부존재’라고 답변했다. 정보 부존재 사유를 ‘공공기관이 청구된 정보를 생산·접수하지 않은 경우’라고 밝혔다.

성남시 지역경제과 담당자는 “현재 수사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당시 정보공개청구에 주무부서로 우리(지역경제과)가 지정됐고, 확인 결과 요청 정보가 존재하지 않아 그렇게(부존재) 답변했다”고 설명했다.

같은해 7월30일 성남시와 두산건설이 맺은 ‘정자동 두산계열사 사옥 신축/이전을 위한 성남시·두산건설 주식회사 협약서’를 공개한 것과 대조되는 대목이다. <일요시사>가 확인한 당시 협약서 말미에는 ‘양 기관은 본 협약을 보증하고 성실히 이행하기 위해 협약서 2부를 작성해 양 기관장의 서명 후 각각 1부씩 보관한다’고 명시돼있다.

성남시장이었던 이 대표와 현재 불구속 기소 상태인 당시 두산건설 A 대표가 서명했다.

성남공정포럼은 지난해 4월 앞서 요청했던 4자간 협약서 관련 정보공개 청구와 유사한 내용으로 두산건설과 성남시가 맺은 업무협약에 대해 자료를 요청했다. 업무협약 당시 내부 결재문서, 최종 결재권자, 법적 근거자료, 협약 문서 등이다.

성남시 정책기획과는 당시 협약의 최종 결재권자가 ‘이재명 시장’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업무협약 체결의 법적 근거자료에 대해서는 ‘업무협약은 법적 효력은 없으나 상호기관 간 이행 약속’이라고 답했다. 


성남공정포럼은 4자간 협약의 효력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협약서에 서명한 주체의 대표성 문제부터 협약 내용 이행에 이르기까지 제대로 된 게 없다고 주장했다. 성남공정포럼 관계자는 “협약서에 서명한 4명 가운데 2명이 대표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진희 전 네이버 I&S 대표와 제윤경 전 희망살림 상임이사다. 

김진희 전 대표의 경우 ‘김상헌 네이버 대표이사’ 대신 서명했다. 이 과정에서 위임장을 받는 등의 절차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성남시에도 위임장은 존재하지 않았고 네이버 역시 위임장을 제출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상헌 대표이사에게 다른 일정이 있어 김진희 대표가 참석했다는 게 네이버의 입장이다.

시민단체 “효력 없는 문서”
이, 오는 10~12일 출두할 듯

제윤경 전 의원은 협약식에 참석할 당시 희망살림의 대표가 아니었다. 일반적으로 협약식에는 기관이나 단체의 대표가 참석하는데 희망살림은 상임이사가 서명한 것이다. 해당 시기 희망살림 대표는 김재욱 목사로, 법인등기부등본 상에는 ‘이사 김재욱 외에는 대표권이 없음’이라고 대표권 제한 규정이 돼있다. 

협약 내용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협악서 제3조(협약 내용)에 따르면 네이버는 2015~2016년 2년간 4회에 걸쳐 10억원씩 총 40억원의 ‘후원금’을 지급한다고 명시됐다. 성남공정포럼이 문제 삼은 부분은 ‘후원금’이다. 실제 네이버는 법인회비 명목으로 희망살림에 40억원을 지급했다. 

유순덕 희망살림 상임이사는 앞서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네이버가 협약식 하루 전인 2015년 5월18일 희망살림의 법인회원으로 가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네이버는 법인회비 형식으로 10억원씩 40억원을 납부했다. 여기에 네이버 측은 세제혜택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015년 박성중 의원의 문제 제기에 성남시는 “4자 협약을 맺음으로써 구단은 롤링주빌리(빚탕감 프로젝트) 문구를 유니폼 전면에 노출하며 공익캠페인 홍보, 기업은 사회공헌을 통한 이미지 제고와 세제혜택, 희망살림은 캠페인 홍보 극대화, 성남시는 행정지원 등을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성남시 설명과 네이버의 행보에 차이가 나타난 것이다.

성남공정포럼 관계자는 “4자간 협약서는 이 대표가 직접 공개한 문서다. 이 대표는 이 문서를 근거로 자유한국당의 의혹 제기를 잠재웠다. 하지만 5년이 지난 현재 협약서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협약 내용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4자 협약서가 이 대표의 제3자 뇌물죄 혐의를 입증하는 ‘스모킹건’이 될 수 있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창과 방패
맞부딪히나

검찰의 소환조사 통보에 한 차례 불응 의사를 밝힌 이 대표는 이르면 오는 10~12일 사이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대표 측은 출석 일정을 조율 중이다. 이 대표 측이 1월 둘째 주 출석 의사를 타진하고 검찰에서 같은 달 10~12일 중 출석을 제안한 것. 이 대표는 지난달 28일 “가능한 시간을 확인 중”이라며 “출석하기로 했으니까 그렇게 아시면 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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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