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궐로 점쳐보는 황태자 운명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5.09.08 14:51:32
  • 호수 154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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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한동훈이 사는 법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당선 이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최대 패배자로 인식됐다. 그의 최대 약점은 선출직 선거에 나서본 적이 없단 것이다. 내년 재보궐선거가 돌파구가 될 수 있지만, 이 역시 첩첩산중이다. 한 전 대표는 과연 사면초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달 26일 당선되자, 세간의 관심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에게로 집중됐다. 장 대표는 한 전 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지난 2023년 12월 사무총장으로 임명됐던 친한(친 한동훈)계 핵심이었다가 결별했기 때문이다.

전대 출마
친한계 이견

한 전 대표와 장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가 진행되던 지난해 12월 결별했다. 장 대표가 입을 꾹 다문 채 국회 본관 소재 당 대표 비서실을 나가고, 한 전 대표가 웃으면서 문을 잡은 사진 한 장은 큰 화제가 됐다.

친한계 내부에선 한 전 대표의 대표 출마 여부를 놓고, 의견이 엇갈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친한계 일원인 정성국 의원은 지난 6월 <일요시사>와 만나 한 전 대표의 당 대표 출마 가능성을 두고 “한 전 대표가 나서야 한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고, 아직은 나설 시기가 아니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한 전 대표는 출마하지 않았다. ‘중도층 공략’을 강조한 당 대표 후보로는 조경태·안철수 의원이 있었다. 조 의원은 안 의원에게 단일화를 제안했지만, 안 의원은 답변하지 않았다. 당시 한 전 대표는 둘 중 누구도 지지하지 않았고, 단일화 조율에도 나서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대표가 목소리를 냈던 시기는 장 대표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결선이 진행됐던 시기였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적극적으로 투표해서 국민의힘이 최악을 피하게 해달라”며 “민주주의는 최악을 피하기 위한 최선의 제도”라고 주장했다.

이는 김 전 장관에 대한 지지 호소로 해석됐다. 한 전 대표와 장 대표의 악연은 이미 세상이 다 알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고, 장 대표는 강경 보수 민심을 향해 지지를 호소했다. 한 전 대표와 강경 보수의 관계도 험악한 것으로 유명하다.

장 대표는 지난달 19일, 후보 토론회에서 “한 전 대표와 전한길씨 중 누구를 공천하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전씨”라고 답변했다. 이어 “전씨는 탄핵 국면부터 국민의힘을 위해 열심히 싸운 분이고, 지금도 더불어민주당·이재명정권과 열심히 싸우고 있다”며 “열심히 싸운 분에게 공천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지난달 30일 공개된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당심을 어기고 반대로 간 사람과 열심히 당과 함께 싸운 사람 중 후자를 택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는 한 전 대표의 최대 정치적 약점을 찌르고 들어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 전 대표는 선출직 선거에 아직 출마한 적이 없다. 선거 당선 경험이 없단 것은 결국 “정치적 역량을 검증받은 적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크다.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지난해 4월 총선을 지휘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지난해 총선에서 불과 108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이어 지난해 7월엔 당 대표로 당선됐지만, 윤 전 대통령과의 갈등 관계를 해소하지 못했다.

‘마지막 카드’ 선출직도 어렵다?
재보선 지역구 모두 민주당 텃밭


이는 지난해 비상계엄 사태 당시 한 전 대표가 체포 대상 중 1명으로 지정되는 계기가 됐다.

현재 국민의힘의 권력구도는 한 전 대표에게 대단히 불리하다. 친한계 의원은 10명 안팎에 불과하다. ▲윤 전 대통령 파면·구속 ▲특검 3개(내란·김건희·채 상병) 등은 국민의힘에 큰 위기감을 불어넣고 있다. 위기감을 공유하는 집단에선 강경파가 득세한다. 이 같은 경향은 조 의원과 안 의원이 당 대표 선거 결선 컷오프를 통해 확인됐다.

그렇다고 국민의힘을 탈당하기도 어렵다. 6선의 조 의원과 3선 송석준 의원 등 일부를 제외하면, 친한계 의원 대부분은 초선 의원 및 비례대표다. 특히 비례대표 의원은 탈당 즉시 의원직을 잃는다. 당이 제명하면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지만, 국민의힘이 그렇게 해줄 가능성은 매우 낮다.

탈당 후 신당을 창당한다고 하더라도,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또 제3당 창당 실험은 이회창 전 총리도 이미 실패했던 사례가 있다. 물론 안 의원이 국민의당을 창당해 돌풍을 일으켰고,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바른정당을 창당한 적도 있다.

두 사람은 합당해 바른미래당을 창당했지만, 끝내 실패로 끝났다. 개혁신당이 독자적인 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아직은 매우 미약하다. 한 전 대표가 감당하기엔 쉽지 않은 실험이다. 한 전 대표도 양당제가 굳건한 우리 정치 현실을 모를 리가 없다.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한 전 대표는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나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 보수 성향 정치 원로들의 지지를 얻었다. 이들은 한 전 대표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반대하고, 해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것을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한덕수 당시 총리와 ‘당정 협력’ 체제를 발표한 후 순식간에 추락했다. 두 사람이 발표했던 체제의 골격은 ▲사실상 윤 전 대통령 직무 배제 ▲윤 전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 ▲여당 대표와 총리의 주 1회 회동 ▲긴밀한 협의로 국정 공백 차단 등이었다.

이는 아직 대통령이 탄핵소추되지 않은 상황에서 총리를 국정 운영 주체로 내세우고, 여당 대표가 사실상 실권을 행사하는 체제로 해석됐다. 이는 곧 엄청난 논란으로 이어졌다. 여당 대표가 국정에 개입할 수 있는 근거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입꾹닫’
8개월 후…

헌법상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대통령을 국정에서 배제하는 방안 자체도 매우 어색하게 다가왔다. 홍준표 당시 대구시장은 한 전 대표를 ‘너’라고 호칭하면서 “네게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을 직무 배제할 권한이 있느냐”고 정면 비판했다.

한 전 대표는 훗날 저서 <국민이 먼저입니다>를 통해 “당시 선언은 대통령의 2선 후퇴로 국정을 맡은 총리의 국정 수행을 당이 철저히 지원한다는 정도의 상징적 의미가 있었다”며 “집중포화를 받을 거란 생각은 못했다”는 소회를 남겼다.

사실 당시 한 전 대표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장 대표는 친한계를 이탈했다. 당시 지도부였던 친한계 소속 장동혁·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지도부 전원도 탄핵소추안 가결을 이유로 직에서 물러나면서 한 전 대표 체제는 한순간에 무너졌다.


그는 사퇴 후 대선후보 경선에도 출마했지만, 김 전 장관에게 밀려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되지 못했다. 이후엔 줄곧 야인으로 지내고 있다.

현 상황에선 한 전 대표가 돌파구를 찾기 어려워 보인다. 국민의힘을 이탈해 독자적인 세를 구축한 개혁신당이 있지만, 한 전 대표 측과 개혁신당은 대단한 앙숙으로 유명하다. 따라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와 연대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상황은 주변 모두가 적인 사면초가와 다름없다.

한 전 대표가 계속 정치를 하려면, 결국 선출직 선거에 출마해야 한다. 광역자치단체장은 중앙 정계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힘들다. 따라서 내년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재보궐선거(이하 재보선)에 출마하는 게 가장 현실적이다. 장 대표는 “전씨에게 공천을 주겠다”면서 “한 전 대표에게 공천을 주지 않을 것”이란 취지로 발언했다.

하지만 당선 가능성이 극히 낮은 험지라면 사정이 달라진다.

현시점에서 재보선 진행이 확정된 지역구로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을과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의 의원직 사퇴로 공석이 된 충남 아산을이 있다. 이어 민주당 박주민·장철민 의원의 지방선거 출마 가능성이 있는 서울 은평갑과 대전 동구가 공석이 될 수도 있다.

불가능한
3당 실험


또 의원이 형사재판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후 상급심을 진행하는 ▲인천 동구·미추홀구 갑 ▲경기 안산갑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 갑 등이 있다. 이 지역구는 전원 민주당 의원들의 지역구다.

이 중 인천 계양을은 민주당 대표를 지냈던 소나무당 송영길 대표가 5선을 지냈던 지역이다. 인천 계양갑에선 송 대표의 오랜 친구이기도 한 유동수 의원이 3선 고지에 올랐다. 즉, 인천 계양 지역은 민주당의 영향력이 매우 강하다. 송 대표 개인의 영향력도 매우 강했다고 볼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22년 6월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면서 의원직에서 물러난 송 대표를 대신해 재보선에 출마했다. 당시 국민의힘에선 1997년 지역구 내에서 개원해 20여년 동안 병원을 운영한 윤형선 속편한내과 대표원장을 후보로 출마시켰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다.

당시 윤 원장은 이 대통령을 상대로 상당한 선전을 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55.24%를 득표해 44.75%를 득표한 윤 원장을 상대로 승리했다. 하지만 윤 원장의 선전은 이 대통령과 민주당을 긴장시켰다. 한 전 대표가 당시 윤 원장의 선전을 염두에 두고 출마를 준비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당시의 상황을 깊이 살펴봐야 한다.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지역 밀착 후보를 공천하겠다”면서 윤 원장을 공천했다. 실제로 계양을 유권자들도 20여년 동안 지역에서 병원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활동을 한 윤 원장을 주목했다.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텃밭도 아닌 곳에서 당시의 이 대통령과 같은 취급을 당해 저조한 득표를 할 가능성이 있다.

충남 아산을은 30~40대 유권자들이 밀집해 거주하는 신도시 지역이다. 즉, 민주당을 주로 지지하는 계층이 다수 거주하는 지역이다. 강 실장은 지난 20대 총선 당시 47.61%를 득표해 국회에 입성했고, 선거를 치르면서 ▲제21대 총선 59.71% ▲제22대 총선 60.35% 등 득표율이 높아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었다.

장·노년 여성 중심으로 개인 지지층을 형성한 한 전 대표에겐 최악의 지역구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전 대표는 주로 민주당을 지지하는 4050 세대와 2030 세대 여성을 상대로도 열세지만, 보수 성향이 강한 2030 남성 사이에서도 큰 지지세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의 정치 성향은 강경 보수·개혁신당 지지·민주당 지지 등으로 3등분 돼있다. 한 전 대표가 비집고 들어가기란 쉽지 않은 셈이다.

“전한길 줘도 한은 못 준다”
장동혁에게 공천장 받으려면…

인천 동구·미추홀구 갑은 지난 21대 총선 당시 신설된 지역구고, 민주당 허종식 의원은 이곳에서 2번 모두 승리한 재선 의원이다. 지난 총선 당시 득표율은 53.73%였다. 인천 동구엔 공단이 밀집해 있어서 노조 등 진보 진영에 속한 단체의 활동이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보수 정당 후보로선 힘겨운 선거를 치러야 한다.

경기 안산갑은 선거구 획정 흐름 때문에 제15대·제16대·제22대 총선만 진행됐다. 3번 진행된 총선에선 모두 민주당계 후보가 당선됐다. 김영환 충북지사가 이곳에서 제15대·제16대 의원을 지냈고, 양문석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55.62%를 득표해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세월호 참사 당시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던 단원고가 이곳에 있다. 국민의힘 후보에겐 험지가 될 수밖에 없다.

경기 평택을은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이병진 의원이 54.23%를 득표해 당선됐던 지역이다. 이 지역에선 자유민주연합·민주당계 정당·보수 정당 후보들이 교차로 당선됐다. 보수 정당에선 미래통합당 유의동 전 의원이 3선을 지내다가 이 의원에게 져서 낙선했다.

유 전 의원은 유승민계로 알려졌다가 한 전 대표의 당 대표 당선을 도왔다. 유 전 의원의 낙선은 한 전 대표가 이 지역에서의 당선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잣대가 될 수 있다.

전북 군산·김제·부안 갑은 호남 지역 특성상 13대 총선부터 내리 민주당계 정당에서만 당선자를 배출했다. 지난 총선에선 오지성 군산 오직예수교회 담임목사가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해 13.26%를 득표한 후 낙선했다. 재보선이 확정되면, 당협위원장을 맡은 오 목사가 다시 출마할 가능성이 크다.

한 전 대표가 재보선에 출마하려면 눈앞과 등 뒤에 모두 적을 두고 싸워야 한다. 등 뒤에 있는 적이 한 전 대표에게 당선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 공천을 줄 가능성이 크지 않다. 하지만 현재 국민의힘의 주인은 장 대표와 그를 대표로 당선시킨 언더 찐윤이다.

현실적으로 공천을 좌우하는 사람들은 이들이다. 결국 이들과의 타협이 우선이다.

따라서 한 전 대표로선 정치적 존재감을 확인하려면 ‘국민의힘에서 아무도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큰’ 지역구 선택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것이 공천을 받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이런 지역구에서 살아 나온다면, 김부겸 전 총리가 지난 2016년 제20대 총선 대구 수성갑에서 승리해 정치적 무게를 키운 것처럼 한 전 대표의 위상이 매우 높아질 것이다.

국민의힘 내 한 전 대표 거부 정서는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내부에 적을 많이 만들었다”는 인상을 준다. 장 대표가 친한계에서 이탈하고, 진종오 의원이 최고위원직을 사퇴해 한동훈 체제 붕괴에 일조한 상황은 “포용력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준다.

앞으로도
첩첩산중

윤 전 대통령과의 갈등은 “정치력을 검증받지 못했다”는 인상을, 당 대표 선거 불출마 과정은 “제때 결단하지 못했다”는 인상을 준다. 한 전 대표의 현 상황은 여러 인상이 모인 결과물이다.

세간에선 이런 상황을 두고 ‘사면초가’라고 한다. 이 사자성어의 주인공 항우는 최후의 전투였던 해하의 싸움에서 여러 차례 포위망을 돌파했다. 하지만 그도 끝내 패배해 사망했다. ‘사면초가’ 상황을 만든 사람은 싸움은 잘하되 정치엔 무지했던 항우 자신이었다. 한 전 대표가 사면초가를 돌파할 방법은 무엇일까?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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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