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의 시사펀치> 내년 지선, 미래 대통령 뽑는 오디션장으로

지방선거는 시·도지사, 광역·기초의원, 교육감 등을 뽑는 선거로, 정치 지망생의 등용문이다. 그러나 광역단체장(특히 서울시장, 부산시장, 경기도지사 같은 주요 지역)의 경우 성과와 존재감에 따라 차기 대선 구도와 직결된다. 과거에도 서울시장이나 경기도지사를 거쳐 대권으로 간 예가 많았다.

그래서 유력 정치인에게 지선은 곧 차기 대권 도전 자격을 검증받는 무대로, 일종의 오디션장이었다.

내년 지방선거도 누가 승리하고, 어느 당이 우세를 점하느냐에 따라 차기 대선 구도의 판세가 바뀔 것이다. 유권자의 관심과 지지도 역시 ‘지선 성적표’를 통해 차기 대권주자에게 점수를 매기는 지표가 될 것이다.

‘광역단체장→대통령’의 구도는 정당의 당헌·당규에 있는 게 아니다. 우리 국민이 검증된 광역단체장이 그래도 대통령이 됐을 때 국정운영을 잘 할 것이라고 인정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내년 지선을 미래의 대통령을 뽑는 진정한 오디션장으로 만들기 위해선 정당이 당규로 규정하고 있는 경선이나 공천 룰을 정당의 최고 규범에 해당하는 당헌에 규정하고 차차기 대선부터라도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더불어민주당도 국민의힘도 경선이나 공천 룰을 당규로 규정하고 있다.

대선후보 경선이나 공천 룰을 당헌이 아닌 당규로 규정하고 있으니 국민의힘이 대선후보로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급조한 것처럼 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의 입맛에 따라 대선후보가 결정되는 우를 범하게 된다. 물론 여론조사 데이터를 근거한다곤 하지만, 이런 경우 실제 선거에선 유권자의 마음을 얻기가 쉽지 않다.

필자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당헌 개헌을 위한 전당대회를 열어서라도 차기 대선, 총선, 지선에선 ‘기초단체장→광역단체장→대통령’의 단계적인 행정 권력 구도와 ‘기초의원→광역의원→국회의원‘의 단계적인 입법권력 구도를 당헌으로 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초단체장에게 광역단체장 후보 자격을 주고, 광역단체장에게 대통령 후보 자격을 줘야 행정권력이 국민들의 마음을 정확히 읽어 국민과 가까운 행정을 할 수 있고, 기초의원에게 광역의원 후보 자격을 주고, 광역의원에게 국회의원 후보 자격을 줘야 입법권력이 국민들에게 필요한 법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기초단체장(기초의원)부터 시작해 광역단체장(광역의원)을 거쳐 대통령(국회의원)까지 올라가는 구도는 지도자의 행정(입법) 실력과 민생 감각을 단계별로 검증할 수 있고, 국민에게는 더 책임 있는 선택권을 보장하며, 결과적으로 정치의 전문성과 신뢰도를 높이게 된다.

그래야 중앙정치 중심의 정치 구도가 바뀌면서 지선에 유능한 인재가 모이고 지선도 살아나고 지방 분권시대도 가능하다. 특히 ‘위에서 찍어내린 인물’이 아닌 ‘국민이 키운 인물’이 행정권력과 입법권력을 가지면서 우리나라가 선진 정치를 구현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군사정권과 중앙정부 중심 체제였고, 고시·사법시험·서울대 법대 출신 등이 주로 중앙정부·국회에 진입하는 등 ‘검찰총장, 장관, 국회의원→대권’이라는 엘리트 코스가 고착돼왔다.

지방자치는 1995년에 부활했기 때문에 역사가 짧다. 그래서 그전까지는 대통령이 임명한 시장·도지사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18세기부터 주 단위 자치가 강력했고, 대통령도 사실상 주지사→연방‘ 단계를 밟고 올라오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빌 클린턴은 아칸소 주지사를, 조지 W. 부시는 텍사스 주지사를, 로널드 레이건은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거쳐 대통령이 됐다. 독일·프랑스 등도 지방의회·시장 출신이 중앙정치로 자연스럽게 진출해왔다.

우리나라에서 ‘기초단체장→광역단체장→대통령‘ 코스를 밟은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성남시장→경기도지사→대통령)이 유일하고, ’기초의원→광역의원→국회의원‘ 코스를 밟은 의원은 송영길 전 의원(부평구의원→인천시의원→국회의원)이 유일하다.

우리나라가 정치 선진국이 되려면 중앙정치 경력만 보고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을 뽑는 구도에서 벗어나, ‘기초단체장(기초의원)→광역단체장(광역의원)→대통령(국회의원)’으로 성장하는 정치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그럼 앞으로 우리나라 정치가 ‘기초단체장(기초의원)→광역단체장(광역의원)→대통령(국회의원)’의 풍토를 만들기 위해선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

먼저 지방정부의 재정 자율성을 확대하고, 중앙정부의 권한을 분산해야 한다. 지금은 지방정부 재정의 70% 이상이 중앙정부 교부금에 의존해 독자적 정책 추진이 어렵고, 교통·복지·교육 등 핵심 권한도 중앙정부에 있어 지방정부와 지방의회가 성과를 낼 수 없다.

유권자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후보를 뽑을 때 중앙정치 경력보다 성과를 더 중시해야 한다. ‘총리나 당 대표했으니 대통령감’이라는 사고를 ‘지방정부나 지방의회에서 성과를 냈으니 대통령감이나 국회의원감’이라는 사고로 바꿔야 한다. 미국처럼 ‘주지사 성공=대통령 자격증’이라는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야 한다.

정당도 지방정부와 지방의회의 성과를 당 차원에서 인정할 필요가 있고, 경선이나 공천할 때 ‘엘리트 스펙’ 중심에서 ‘실적 중심’으로 평가해야 한다.

단계적 자격 제한을 두자는 ‘기초단체장(기초의원)→광역단체장(광역의원)→대통령(국회의원)’ 구도가 지선 경쟁을 과열시키고, 정치인이 지역 행정보다 정치적 쇼맨십에 빠질 위험이 있다는 우려도 있다. 또 훌륭한 장관이나 변호사, 학자 출신 리더들이 단계를 뛰어 넘어 정치에 도전할 기회를 얻지 못하는 단점도 있다. 그러나 이는 앞으로 보완하고 극복하면 된다.

며칠 전 만난 L 그룹의 J 부문장은 필자와 대화 중 국회의원도 직선제로 뽑았으니, 최소 3선 이상은 광역단체장처럼 대선후보 자격을 부여하고, 정당이 ‘기초단체장(기초의원)→광역단체장(광역의원)→대통령(국회의원)’ 구도를 적용하되, 경선이나 공천 때 각각 가산점을 주는 제도가 좋겠다고 했다.

필자도 “대선후보 경선에서 국회의원에게도 광역단체장처럼 후보 자격을 준다”는 건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내년 지선 전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전당대회를 열어 단계적으로 후보 자격을 주는 경선·공천 룰을 당헌으로 규정하기 바란다. 그래야 내년 지선에 많은 미래의 인재가 모이고 지선도 흥행할 수 있을 것이다.

5일 오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사)지방시대와 한국지방자치학회가 공동 개최한 세미나에 다녀왔다. ‘AI 지방정부 구상과 실현을 위한 세미나’였다. 필자는 3시간 이상 세미나를 지켜보면서 지방정부가 사는 길은 지선에 인재를 모이게 하고, 지선을 미래 대통령을 뽑는 오디션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skkim596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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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부는 ‘김부겸 바람’ 해부

대구에 부는 ‘김부겸 바람’ 해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등장하자 보수의 심장인 대구가 좌우로 흔들리고 있다. 광폭 행보에 나선 김 전 총리를 바라보는 대구 시민들도 양가감정이 교차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1995년 민선 시장 선출 이래 대구에서 단 한 번도 시장을 배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대구 민심이 심상치 않은 만큼 최초의 진보 대구시장이 탄생할지 이목이 쏠린다. 대구는 보수 정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광역자치단체이다. 지난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대구에서 23.22%(37만9130표)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반면 국민의힘 대선주자였던 김문수 후보는 67.62%(110만3913표)를 기록했다. 이처럼 대구는 윤석열정부 퇴진 이후 치러진 선거에서조차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약세를 보이는 지역이었다. 적절한 타이밍 그런 대구에서 최근 국민의힘이 힘을 못 쓰고 있다. 지도부를 중심으로 당이 지리멸렬하는 사이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대구시장에 출사표를 던졌고, 민주당이 빠르게 치고 나가면서 우위를 선점했다. 지난달 30일 김부겸 후보는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발전, 그것이 저의 마지막 소명”이라며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김 후보는 대구에 당선된 경험이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그는 2012년과 2014년 각각 제19대 총선·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대구광역시장)에서 낙선했으나 2016년 제20대 총선을 통해 대구광역시 수성구 갑에서 당선됐다. 이후 제21대 총선에서 또다시 낙선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당시 김 후보는 캠프 해단식에서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바뀐 게 없는 것 같다. 면목이 없다”면서도 “포기하지 않겠다. 새로운 날들을 향해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던 바 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 김 후보가 다시 대구 전면에 등장했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대구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며 “굳이 이런저런 수치를 열거하지 않겠다. 대구의 정치, 한 당이 독식하는 구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김 후보는 “정치인이 일을 안 한다. 일 안 해도 서울에서 공천만 받으면 또 된다. 대구 시민을 표 찍어주는 기계로 취급한다”며 “요즈음 시장 공천 과정을 보면 도대체 무엇이 달라졌냐는 생각이 든다. 지금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모습은 제대로 된 보수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의 미래 희망을 찾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지금 대구에 필요한 사람, 김부겸이다. 나를 잘 써달라. 김부겸과 함께 대구를 바꾸자”고 제안했다. 이날 김 후보는 자신의 개인 전화번호도 공개했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에 출마하는 김부겸으로서 시민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겠다”며 “경기도 군포 초선 시절부터 해왔던 대로 제 전화번호를 공개하겠다. 대구를 위해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언제든 전화해 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을 버려야 진짜 건강한 보수가 살아난다”며 “이번 선거는 대구가 다시 숨 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 발전이 제 마지막 소명이다.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의 미래 희망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사정없이 흔들리는 ‘보수 심장’ ‘민주당’ 없는 민주당 동진 전략 지난 3일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중앙당의 만장일치로 김 후보를 대구광역시장 후보자에 선정했다. 이를 시작으로 김 후보는 광폭 행보를 보였는데, 특히 김 후보는 ‘민주당’이라는 여당 프리미엄을 전면에 세우는 대신 “김부겸을 도구로 써달라”는 실용주의를 내세웠다. 김 후보는 대구·경북(TK)의 상징인 박근혜·박정희 마케팅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어느 정도 있고 대구 시민들이 자부심을 느꼈다면 과오 논쟁을 넘어 대구의 미래를 향한 논쟁으로 넘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포용의 정치를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 가능성을 열어둔 데 이어 ‘박정희컨벤션센터’ 공약을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KBS에서 김 후보의 박 전 대통령 예방에 대해 “대구 현실에 대한 판단으로 존중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측근인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이 회동의 전제 조건으로 ‘박 전 대통령의 실질적인 명예회복 방안’을 언급한 데 대해서는 “당 차원의 명예회복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김 후보의 선거 전략을 조명했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출마 선언문을 보면 김 후보는 민주당을 강조하는 대신 대구의 발전 방향만 이야기했다”며 “김 후보가 민주당 출신인 것을 모르는 대구 시민은 없다. 그럼에도 ‘내란’ ‘계엄’ 등 예민한 단어를 빼버림으로써 시민들은 김부겸이란 인물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신 김 후보는 국민의힘을 비판한다. ‘지금까지 국민의힘이 대구시장을 해 왔는데 대구가 뭐가 바뀌었냐, 그건 국민의힘이 무능해서’라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준다. 절대 왼쪽으로 치우쳐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 평론가는 “(현재 보수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때보다 지금이 훨씬 더 분위기가 안 좋다. 그때는 TK를 제외하고 몽땅 내줬지만 지금은 그보다 더 처절하게 패배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명확하게 ‘절윤’하지 못한 것도 문제지만 워낙 김 후보가 전략을 잘 세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빼고 ‘경제’ 넣고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참전했다. 홍 전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대구에 도움이 된다면 당을 떠나 정치꾼이 아닌 역량 있는 행정가를 뽑아야 한다”며 김 후보를 추켜세웠다. 그는 “부산은 스윙 보터 지역이라 민주당이 가덕신공항도 해주고 해수부도 이전해 주지만, 대구는 막무가내식 투표를 하니까 민주당 정권이 도와주지도 않고 버린 자식 취급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후임 대구시장이 능력 있고, 중앙정부와 타협이 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김부겸 전 총리를 언급한 것”이라며 “민주당을 지지한 게 아니라 김부겸을 지지했다고 봐주시면 한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의 지지율이 연일 상승하면서 안정궤도에 돌입했다는 평이 나온다. T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28~29일 대구 시민 8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는 차기 대구시장 적합도 49.5%를 기록해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15.9%)을 큰 격차로 앞섰다. 김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 간의 1대1 가상 대결에서도 추 의원과 맞붙을 경우 52.3% 대 36.6%로 오차범위 밖 우세를 보였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전화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김 후보는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하 방통위원장)과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이 컷오프되자 반발 차원에서 대구 시민이 역결집한 것으로 봤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이 같은 현상은 단순 역결집이 아니라 실제 보수 민심에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민주당도 김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8일 대구에서 최고위원 회의를 열고 김 후보를 ‘제2의 노무현’ ‘제2의 이재명’이라고 평가했다. 정 대표는 “노무현이 종로 꽃길을 마다하고 부산 가시밭길에 도전했듯이 김부겸도 군포 꽃길을 마다하고 대구 가시밭길에 내려왔다”며 “김부겸도 이재명도 대구·경북 사람이고 민주당에서 비주류였다”고 말했다. 이날 정 대표는 당정 차원에서 지역 숙원사업도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이 지난 대구 타운홀미팅에서 TK 신공항 건설, 취수원 문제 등 대구 숙원 사업 추진 의사를 밝혔다”며 “그 의지는 앞으로 예산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팍팍 깎이는 현지 민심 TK 통합에 대해선 “국민의힘이 우왕좌왕, 갈팡질팡하는 바람에 통합이 멈춰 섰다”며 “김 전 총리와 힘을 합쳐 통합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화답하듯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대구에 중요한 약속을 했고, 정 대표도 ‘무엇이든지 다해드림센터장’이 되겠다고 했다. 이 보증수표를 믿고 대구를 메딕시티, AI·로봇 수도, 미래 모빌리티 산업 선도 도시로 만들어 그 약속을 시민의 삶과 연결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의 전략은 ‘민주당’을 빼고 대신 ‘대구 발전’ ‘민생’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9일 김 후보는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취재진들과 만나 1호 공약을 소개하는 등 민생·경제 살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1호 공약으로 대구의 지역 경제 발전을 꼽으며 “지역의 주요 기관과 단체, 어른들께 조속히 인사를 올리는 것이 급선무다. 대구 곳곳을 마주하며 지역의 어려움과 스스로의 부족함을 동시에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최대 현안인 인구 유출 문제를 언급하며 “젊은이들이 떠나는 것이 하나의 흐름으로 굳어져서는 안 되는데 이를 막지 못하는 현실에 시민들이 아픔을 느끼고 있다”며 “그만큼 책임감이 무겁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 일자리 해결과 경제 도약에 집중할 것”이라며 “대구의 절실한 요구를 예산과 법률로 뒷받침하겠다는 것이 핵심 공약”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안방마저 내줄 상황에 몰렸다. 김 후보가 우후죽순 치고 나가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당내 교통 정리에서조차 애를 먹으면서 표가 갈릴 위험에 처한 것이다. 하루가 멀다고 싸움이 일어나는 만큼 여의도에서는 ‘김 후보의 러닝메이트가 장동혁 대표’라는 웃지 못할 농담도 나온다. 국민의힘을 향한 대구의 실망감은 숫자로도 나타났다. 지난 9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이번 지방선거에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은 54%,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30%로 집계됐다. 특히 TK에서 여당 44%·야당 34%로 집계되면서 국민의힘에서도 위기감을 감지한 모양새다. 잘나가는 김 멍 때리는 장 대구 달서병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은 “대구 여론이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라며 “모두 기득권을 버리겠다는 각오를 하지 않는다면 사상 처음으로 민주당이 대구시장을 차지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 의원은 MBC 라디오를 통해 최근 대구 민심에 대해 “그동안 국민의힘에 대한 불만으로 ‘이번에는 갈아보자’고 했지만 대안이 없어 ‘미워도 다시 한번’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저도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민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구에 반이재명 정서가 강했지만 요즘은 사람들이 많이 달라졌다. ‘윤석열보다는 이재명이 잘한다’, 심지어 ‘얄밉게 잘한다’는 사람도 있다”며 여기에 “김부겸이란 대안도 있어 대구 민심이 그 대안으로 옮겨가기 직전”이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국민의힘 지도부의 안일한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이런 상황인데도 당은 ‘무난히 여섯 명(예비 후보) 중 한 명을 뽑으면 된다고 하고 있다”며 “자칫 잘못하면 국민의힘에 대한 실망으로 ‘김부겸을 통해 이익이라도 챙기자’라고 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주호영, 이진숙을 다독거려서 될 문제가 아니다. 6명 중에서 뽑힌 후보가 김부겸을 이기기 힘들 만큼 대구 민심은 훨씬 더 나쁘다”며 “상황이 이렇기에 보수 기득권에 안주하는, 보수 결집으로 이기겠다라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은 무소속 출마 쪽으로 마음을 굳혔으며, 가처분이 기각된 주호영 의원은 “항고심을 지켜본 뒤 거취를 판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주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장애물은 장동혁 대표 체제 그 자체”라며 국민의힘 지도부를 정면으로 비판하기까지 했다. 앞서 주 의원은 지난달 26일 법원에 컷오프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고 법원은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이후 주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를 향해 “민심을 붙잡을 대책도, 보수를 다시 세울 노선도, 국민 앞에 사과하고 변화를 약속하는 모습도 없다”며 “대신 곳곳에서 공천 작당만 벌였다는 비판만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대구 현장에서도 장 대표가 싫어 국민의힘을 못 찍겠다는 말이 적지 않다. 장 대표가 먼저 결단해야 한다”며 “비상대책위원회든 선거대책위원회든 새로운 책임 체제를 즉각 구성하라”라고 장 대표의 후퇴를 촉구했다. 이번 대구시장 선거의 변수는 시민들의 막판 결집력이다. “당장 내일 선거가 치러지면 김부겸을 찍겠다”는 이들조차 투표소에 들어가면 “그래도 보수를 찍어야지”라는 마음으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냥 그렇게 삼진 아웃? 다만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런 ’습관성 투표‘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 관계자는 “‘보수가 큰일 났다’ ‘대구가 위험하다’라는 위기의식이 있어야 이들이 똘똘 뭉쳐 결집하고 표가 된다”며 “지금은 장 대표가 위기 그 자체다. 그래서 ‘이번에는 김부겸 한번 믿어보자’는 기대감이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4년 (박 전 대통령 탄핵 상황)과 지금은 다르다. 보수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바뀌어 가면서 보수 지역 민심도 그에 맞춰가는 것”이라며 “김 후보가 크게 실수하지 않는 이상 ‘이대로라면 대구가 민주당에 뺏긴다’라는 위기감보다 ‘그래도 보수를 먼저 살려야지’라는 여론이 형성될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