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원픽’ 줄대는 민주당 빅3 믿는 구석

제대로 눈도장 찍을까 눈감고 주사위 던질까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더불어민주당 신임 지도부가 꾸려졌다. 이번 지도부는 차기 대선 후보를 배출하게 된다. 민주당 잠룡 3인의 시선이 지도부로 향한다. 각자 계산기를 두드려보고 손익계산서를 살피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전당대회가 마무리되면서 대선 정국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지난 2일 당 대표직 수락연설에서 ‘311일 대장정 승리’를 다짐했다. 송 대표는 “우리 함께 제4기 민주정부를 여는 311일의 대장정에서 승리하자”고 강조했다.

1년 남았다
대장정 시작

민주당 당헌에 따르면 후보 선출은 대선 6개월 전이다. 내년 대선은 3월9일로 예정돼있는 만큼 적어도 9월 초까지는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 결국 대선 경선은 다음 달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차기 대선주자들도 몸을 풀기 시작했다. 치열한 대권 경쟁에 앞서 덩치를 키우는 모양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성공과 공정 포럼(성공포럼)’을 통해 세력 확장에 나섰다. 이재명계로 불리는 정성호(4선), 임종성(3선), 김영진(재선), 김병욱(재선), 이규민(초선) 의원과 중진의 조정식(5선)·안민석(5선)·노웅래(4선) 의원 등이 성공 포럼에 참여했다.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4·7재보선 참패 이후 정중동 행보를 보였다. 이 전 대표는 전당대회 이후 본격적인 일정을 소화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이 전 대표의 대선 조직 ‘신복지 포럼’이 문을 열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광화문 포럼’과 함께한다. 김영주(4선), 안규백(4선), 이원욱(3선) 의원 등 SK계 의원들이 참여했다.

민주당 차기 대권주자들은 서서히 기지개를 켜면서 신임 지도부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의 운신의 폭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대선 경선 연기론이 대표적이다. 민주당 친문(친 문재인) 진영에서 제기된 목소리였다. 대선 일정을 따져보면, 민주당은 국민의힘보다 두 달 일찍 후보를 선출하게 된다. 그 만큼 공격 받을 시간이 늘어난다는 지적이었다.

일각에선 이 지사를 견제하는 목소리로 해석하기도 했다. 비문(비 문재인)으로 분류되는 이 지사가 다른 여권 주자들에 비해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만큼, 시간을 벌어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시각이었다.

경선 연기론 공개 발언으로 일촉즉발 
이재명, 원칙 말하면서도…내부 반발

당장 잠룡들의 반응은 제각각으로 나뉘었는데 이 지사로서는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었다. 현재 경선 경쟁력이 가장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다소 애매한 입장을 내놨다. 이들은 각각 “원칙은 존중돼야 한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선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래서인지 출마 선언 역시 미뤄지고 있다. 당초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5말6초’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경선 연기 가능성에 이들은 6월 이후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반대로 이 지사 측은 기존 일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대선 경선 연기론은 지난 2월 친문 진영 내에서 제기된 바 있다. 당시 당 지도부는 논의된 적 없다며 선을 그었다. 

송 대표는 지난 2일 대선 경선 연기론에 대해 “대선 승리에 도움이 되느냐, 안 되느냐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며 “특정 후보에 불리하게 룰을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의견을 잘 수렴해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 제기된 대선 경선 연기 가능성은 결국 공개적으로 언급됐다. 민주당 전재수 의원은 지난 6일 “중단없는 개혁과 민생을 위한 민주당의 집권전략 측면에서 당 대선 후보 경선 연기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특정 캠프의 입장이 아니라면 당 소속 의원들이 대체로 공감하는 내용”이라며 “빨리 정리돼야 불필요한 논쟁을 줄이고 예측 가능성을 부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른바 ‘이재명 죽이기’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앞서 이 지사는 대선 연기에 대해 “당에서 결정한다면 따르겠다”고 밝혔지만 캠프 내에서는 불편한 속내를 내비친 지 오래다.

경선 연기
신경전?

다시 시선은 당 지도부로 향한다. 그중에서도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송 대표에게 이목이 집중된다. 선거 등을 앞두고 당 대표의 결단에 따라 내부 갈등이 폭발한 사례는 정치권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결국 송 대표의 선택에 따라 여권 잠룡들의 희비가 갈릴 수 있다는 해석이다.

그래서인지 잠룡 3인과 송 대표의 관계가 언급되고 있다. 

이 지사에게 송 대표의 당선은 ‘나쁘지 않은 결과’라는 시각이 다분하다. 송 대표는 민주당 홍영표 의원을 ‘종이 한 장’ 차이로 승리했다. ‘홍영표 대표-윤호중 원내대표’ 조합으로 민주당 투톱에 모두 친문이 자리 잡았다면 이 지사에게는 불리한 구도였다.

송 대표가 호남 출신 비문 인사라는 점도 이 지사에게는 플러스다. 이 지사는 영남 출신 비주류 정치인으로 꼽힌다. 호남 당 대표와 영남 대권주자인 만큼 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해석이다.

또 친문 후보의 당 대표 낙선으로 당내에서도 변화를 원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결국 이 지사에게도 기회가 열려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송 대표는 지난달 20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 당심과 민심의 괴리를 언급하면서 이 지사를 꺼내든 바 있다.

당시 송 대표는 “지금 (당내에)이재명, 반이재명 지지 진영 간의 치열한 상호 논쟁과 비판이 있는데, 이는 상당히 중요한 위험 요소”라고 밝혔다.

이어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규정하고 상대방 의견을 완전히 진압하려는 이런 행태는 바뀌어야 한다”며 “우리 당내를 그렇게 만들어가야 다가올 대선 갈등을 원팀 민주당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앞으로 어떻게 공정하게 대선을 관리해 가느냐를 정확히 해낼 수 있는 당 대표만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당 대표 선거가 당심과 민심을 통합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얼마나
가깝나

이 전 대표는 송 대표 체제를 반기기 어려운 것으로 점쳐진다. 이 전 대표와 송 대표는 모두 호남 인사다. 당 대표와 대권 주자가 모두 호남 출신이라면 괜한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 전 대표와 송 대표는 가까운 관계로 여겨진다. 지난해 8·29 전당대회 당시 송 대표는 공개적으로 이 전 대표 지지를 선언했다.

당시 송 대표 역시 당권 도전을 공식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송 대표는 “우리 당의 대선주자 지지율 1위인 후보의 출마가 확실시됐다”면서 “그런데 제가 당 대표가 되려면 논리상 우리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를 낙선시켜야 한다”고 당권 경쟁에서 한 걸음 물러났다.

이 전 대표의 영향력이 송 대표에게 닿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전당대회 결과를 살펴보면 그렇다. 
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전혜숙 의원이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아직까지 이 전 대표의 영향력이 공고하다는 평가다.

또 최고위원으로 당선된 민주당 김영배 의원 역시 이 전 대표의 정무실장을 맡은 인물이다.

지도부의 상황에 따라 이 전 대표는 반전을 꾀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이 전 대표와 송 대표는 민주당 전·현직 당 대표다. 현재 비문 송 대표와 친문 최고위원 간의 균열 가능성이 점쳐진 가운데, 송 대표는 사무총장과 원내수석부대표를 비문·비주류 의원으로 임명했다.

앞서 송 대표는 민주당 쇄신을 언급한 바 있다. 송 대표의 결정을 ‘친문 색 빼기’라고 해석하는 이유다.

이후 송 대표와 친문 최고위원들이 충돌한다면 민주당 내에서는 ‘이 전 대표 체제가 나았다’는 반응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쇄신을 외치다가 집안싸움으로 좌초될 바에는 결집력이 높았던 이 전 대표가 언급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정 전 총리는 송 대표와 접점이 맞닿아있다. 지난 2007년 정 전 총리가 열린우리당(민주당의 전신) 의장이었던 당시 송 대표가 사무총장을 맡았다. 또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송 대표가 인천시장에 도전했을 때, 정 전 총리가 그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도 했다.

이낙연, 출마 선언 6월 이후에?
정세균, 지지율 확보 시간 벌까

정 전 총리는 전남 고흥 출신으로 호남 인사다. 이 전 대표와 송 대표의 관계처럼 호남 인사를 대권주자까지 내세우는 건 무리가 있다는 시각이 있지만, 정 전 총리의 경우는 다소 결이 다르다.

계파 갈등이 엿보이는 민주당 내에서 정 전 총리 입장는 오히려 자유롭다는 관측이다. 정 전 총리는 계파색이 옅은 중진 의원이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제안으로 정계에 입문한 그는 노무현·문재인정부 등에서 가리지 않고 일했다. 그 만큼 범용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일례로 지난 2005년 국회의원 재선거 당시 열린우리당이 참패하자 지도부가 총사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원내대표였던 정 전 총리는 비상대책위원회 인선위원장과 임시 당 의장을 맡았다. 당시 추대 배경에는 정 전 총리가 계파색이 옅은 인물이라는 점이 작용했다.

그 만큼 정 전 총리는 다른 대권 주자들에 비해 반전 가능성이 높은 인물로 평가받는다. 정 전 총리가 이른바 ‘제3후보론’의 중심에 선 이유다.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이 크게 내려 앉아있는 것도 정 전 총리에게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정 전 총리와 이 전 대표가 호남으로 겹치는 만큼, 이 전 대표가 확실한 지지율 반등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이 전 대표의 대체자로 부상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송 대표와 접점이 있고, 계파로 나뉜 최고위원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정 전 총리가 계파색이 옅은 만큼, 특별한 거부감은 서로 들지 않을 것이란 해석이다. 

최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순위는 변동이 없었으나 다만 세부적으로 크고 작은 변화가 감지됐다. 지난 3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여야 주요 정치인 14명을 대상으로 4월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1위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32%)으로 나타났다.

2위는 이 지사(23.8%)로 그 뒤를 이었다. 눈길이 가는 부분은 윤 전 총장이 지난달 대비 2.4%포인트 하락한 데 비해, 이 지사는 2.4%포인트 증가했다는 것이다. 윤 전 총장과 이 지사의 격차는 오차범위(±1.9%P) 밖이지만, 지난달 13.0%포인트에서 8.2%포인트로 좁혀졌다. 

반면 이 전 대표는 한 자릿수로 추락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대비 2.9%포인트 하락한 9.0%로 내려앉았다. 이 전 대표가 리얼미터 조사 이후 한 자릿수로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윤 전 총장, 이 지사, 이 전 대표로 이어지던 구도는 윤 전 총장과 이 지사의 양강구도로 재편됐다는 해석이다. 

정 전 총리는 그보다 더 뒤에 위치했다. 이 전 대표에 이어 홍준표 무소속 의원(5.0%), 오세훈 서울시장(4.5%),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4.1%), 정 전 총리(4.0%) 등이었다.

최종 후보
누가 될까?

이밖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2.2%, 유승민 전 의원 2.1%, 원희룡 제주지사(1.3%), 민주당 이광재 의원(1.3%), 정의당 심상정 의원(0.8%), 민주당 금태섭 전 의원(0.7%), 민주당 박용진 의원(0.4%) 순이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배너

관련기사

1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정재관 현 군인공제회 이사장(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에게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이사장은 대한토지신탁의 박종철 대표이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표가 김건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의 담당자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다.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청문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0월29일 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이던 정재관 이사장에게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전단지를 제거했음을 보고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와 사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인사를 둘러싼 윤석열정부의 정치권 인맥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 개입 정황들 이날 오후 10시51분 박 구청장이 보낸 문자에는 ‘전단지 제거 완료’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ㅋ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취지의 답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가 오간 시간대는 소방 경찰 시민이 뒤엉켜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심폐소생술을 하던 10시49분과 겹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면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태원 참사 이후 인파 관리 실패와 초기 대응 부실이 핵심 책임 논쟁으로 이어졌던 만큼, 참사 당일 용산구청이 어떤 업무에 행정력을 투입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청문회에서 해당 문자와 관련해 “전단지를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 업무인 것 같아 전화해 보라고 한 것일 뿐 바로 나가서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문위원들은 문자 내용과 상황을 근거로 사실상 조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강하게 추궁했다. 또 참사 상황에서 대통령실 인근 문제를 별도로 챙기고 이를 대통령경호처 인사에게 보고한 정황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사고 우려 민원 전화가 쇄도하던 때 박 구청장은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진보 단체 전단지를 다 떼어냈다며 사진과 함께 보고 형식의 문자를 보냈다. 이를 받은 정 이사장은 웃으며 “고생했다. 이태원 압사사고 안타깝고”라고 답한 것이다. 이번 문자 공개로 이태원 참사 당시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판단과 대통령실 주변 기관과의 관계, 그리고 재난 상황에서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 구청장이 문자를 보낸 정 이사장은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과 절친한 육사 38기 동기다. 윤석열 캠프에서 ‘국방정책자문단 육사 8인회’로 통했으며 용산 ‘대통령실 이전 TF’에서 활동했다. ‘21세기 하나회’나 다름없다. 이태원 참사 전단지 제거 의혹 제기 보고받은 정, 대토신 사장 임명 개입? 박 구청장은 수사와 재판에서 이날 오후 10시51분에야 이태원참사를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느낌표까지 쓰며 “전단지 제거 완료”를 보고한 바로 그 시각과 분 단위까지 일치한다. 박 구청장이 참사 현장에 도착한 건 8분 뒤인 10시59분. 그 사이 박 구청장이 어디에 몰두했는지 그리고 대통령실 측근들과 어떤 소통을 한 건지 처음 드러났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양성우 이태원 특조위 위원은 “정재관이 전단지 제거를 요청했기 때문에 자랑하려고 보낸 것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박 구청장은 “전혀 아니”라고 답했다. 양 위원이 “정재관을 통해서 경호처장 김용현, 나아가 대통령 내외에게 전달될 것을 의식하고 보고한 것 아닙니까”라고 재차 질문하자, 박 구청장은 아니라고 답했다. 앞서 정 이사장은 특조위 조사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대통령실에 협조한 걸 자랑하려고 일방적으로 보낸 것 같다”고 진술했고,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현재 정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군인공제회는 약 17만명 군인 회원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대형 기관이다. 자산 규모는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하 기업 가운데 하나인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신탁회사다. 사실상 공제회의 핵심 투자 및 사업 플랫폼 역할을 한다. 문제의 중심에는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대표 박종철의 인사 흐름이 있다. 정 이사장은 2023년 1월 제16대 군인공제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예비역 육군 준장 출신으로 통상 소장 또는 중장급이 맡아왔던 자리에 임명된 이례적 인물이다. 군 안팎에서는 그의 발탁 배경에 윤 정부 핵심 인맥으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조 책임진 원스타 준장 실제로 군인공제회가 창립된 1984년 이래 준장급이 이사장을 맡은 건 정 이사장이 처음이다. 예비역 준장 출신인 정 이사장이 발탁된 데에는 ‘김용현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군 인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현역 군인 및 군무원 37명으로 구성된 제113차 대의원회의에서 선출,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취임하기 때문이다. 또 정 이사장은 육군사관학교 38기 출신으로 한미연합사 민군작전처장, 합참 민군작전과장,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등을 거친 군 경력 인사다. 특히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시절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구축하며 윤정부 핵심 라인과 가까운 인물로 분류됐다. 논란은 그로부터 약 4개월 뒤 이어진 박 대표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대표이사 선임 과정 역시 공제회 이사회 추천과 국방부 승인 절차를 거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모회사인 군인공제회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인사 흐름을 두고 “군인공제회 수장 교체 이후 산하 기업 인사까지 연쇄적으로 바뀌는 전형적인 권력 인사 패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한토지신탁 대표 선임 과정은 공개 채용 형식을 취하지만, 최종 후보자는 군인공제회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국방부 승인까지 거쳐야 한다. 결과적으로 공제회 수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 대표의 과거 이력까지 다시 조명되면서 정치적 논란이 확대됐다. 박 대표는 과거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담당했던 대한토지신탁 실무 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이 사업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일가가 연루된 특혜 의혹 사건과도 연결된 사업이다. 당시 윤석열 측은 대선 과정에서 공흥지구 개발사업이 대한토지신탁 주도로 진행된 만큼 특혜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자료에서 박 대표가 해당 사업 담당자로 확인됐다. 2018년 12월 사업1본부장으로 퇴사한 박 대표가 정권 출범 이후 다시 복귀한 배경을 둘러싸고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토지신탁은 지난 11월 초 <일요시사>와 통화하며 “2014년 양평 공흥지구 사업은 오래된 만큼, 담당자를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요청한 ‘대한토지신탁 양평 공흥지구 개발 담당자 명단’에는 박 대표를 비롯한 양평 공흥지구 사업 실무자들의 이름이 정확하게 기재돼있다. 김건희 일가 집사로 활동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의 가족 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양평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대한토지신탁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14년 5월27일 양평 공흥지구 사업 담당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박 대표는 대한토지신탁 사업1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8년 12월 퇴사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에이치에스파트너스그룹 사장과 비전알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23년 5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 같은 의혹은 대한토지신탁의 최근 경영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대한토지신탁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PF 부실 여파로 유동성 압박을 겪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수천억원 규모의 재무 지원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로부터 지급보증과 채권 인수 등을 통해 수차례 자금 지원을 받았지만 경영지표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군인들의 노후자금이 부실 자회사 방어에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의 100% 전액 출자를 바탕으로 부동산 신탁 및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주요 자금 조달이나 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을 지원하는 등 모회사를 지원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를 공모하는 모회사다.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도 군인공제회의 자회사 인사 시스템과 상법 및 관련 법규에 따라 진행된다. 대표이사직이 공석이 되면,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를 공개 채용한다. 지원자들은 정해진 기간 내에 지원서를 제출하며, 대한토지신탁 인사총무팀 등에서 서류 전형을 진행한다. 양평 공흥지구 사업1본부장이 대표이사로 김용현 입김?···군인공제회 연결고리 주목 논란의 핵심은 인사와 경영 책임의 연결성이다. 군인공제회는 군인 복지와 연금 재원을 운용하는 기관인 만큼 정치권 외풍으로부터 독립성이 중요하다. 정 이사장의 임명 배경부터 산하 기업 대표 인사까지 정치적 인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관 운영의 투명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군 관련 기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제회 관계자들은 “이사장이 특정 정치 라인으로 임명되면 관련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연쇄적으로 배치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기관의 본래 목적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공우이엔씨도 자금난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공우이엔씨는 대한토지신탁과 마찬가지로 군인공제회가 출자한 자회사다. 1993년 설립된 제일종합개발은 1999년 공우개발사업소 창설로 이어졌다. 군인공제회관과 계룡대 등의 시설 관리, 예식장, 사우나, 체력 단련장 등을 직영하는 업체였다. 2000년엔 육군 오수처리시설 용역관리와 환경공사로 사업 분야를 넓혀 나갔다.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부 핵심 사업은 이미 공우이엔씨 손을 떠난 상황이다. 2012년 국우터널이, 2022년엔 문학터널이 무료화됐다. 2023년엔 경북 영천 소재 군 골프장 충성대 체력단련장 운영이 종료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2023년 감사보고서는 공우이엔씨 민간사업 관련 보증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우이엔씨는 BTL이 아닌 기타 분야 사업에서도 2000억원대 보증을 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공우이엔씨 기타 사업 보증액 규모는 835억원 규모였다. 이 중 시설관리용역 관련 보증액을 제외한 기타 사업 분야 보증액 규모는 394억원이었다. 2년 사이 기타 사업 관련 보증액이 1222억원 불어났다. 2년 사이 보증액이 약 335% 폭증한 셈이다. 이로 인해 자금난 얘기가 고개를 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우이엔씨 상황은 2024년 들어 악화일로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기준 공우이엔씨 매출액은 1066억5280만원 규모였다. 그러나 23억2986만원 규모 영업손실을 봤다. 내부적으론 2024년 손실액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내부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공우이엔씨 적자 허덕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박 대표 인사 사이의 직접적인 개입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인공제회와 산하 기업 인사 구조상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군인들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공공성 기관에서 정치권 인맥 중심 인사가 반복될 경우 제도적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