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11.05 17:46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이후 29개월 동안 19번의 해외순방 일정을 소화했다. 45일에 한번 꼴로 해외 외교를 펼친 셈이다. 우리나라 글로벌그룹 회장의 해외 출장보다 많은 횟수다. 필자는 해외순방 때마다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 윤 대통령이 해외 세일즈를 위해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하는 뒷모습과 해외순방을 마치고 전용기서 내려오는 앞모습을 유심히 봤다. 그런데 뒷모습과 앞모습이 확연히 달랐다. 국익의 비전을 품고 탑승하는 뒷모습은 믿음직스럽고 듬직했지만, 순방을 마치고 전용기서 내려오는 앞모습은 뭔가 진정성 있게 보이지 않았다. 윤 대통령의 해외순방 성과와 상관없이 그랬다. 윤 대통령의 뒷모습과 앞모습이 다른 이유는 뭘까? 몇 해 전 대학 동기들과 부부동반 모임으로 유성 근처 장백산휴양림에 갔을 때, 필자는 단체사진을 찍으면서 깜짝 놀랐다. 다들 나이에 비해 얼굴도 팽팽하고 외모도 괜찮은 편인데 카메라 앞에선 본래의 모습과 전혀 다른 표정을 하고 있었다. 필자는 순간 가장 순수하고 꾸밈없는 모습을 사진에 담아야겠다는 생각에, 모두 뒤로 돌아서게 하고 셔터를 눌렀다. 그리고 사진을 공유했더니 일행 모두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는 뒷모습 사진이 최고의
원래 당정협의회는 정부와 대통령이 속한 여당의 2자간 협의체다. 그런데 최근 2년 동안 당정협의회는 여당(국민의힘)과 정부, 그리고 대통령실까지 참여하는 3자간 협의체를 의미했다. 윤석열정부의 첫 번째 국민의힘, 정부, 대통령실 3자간 협의회를 앞두고 국민의힘과 국무총리실이 언론에 ‘당정대’라는 명칭 대신 ‘당정’이라는 표현을 써달라고 알리면서부터 3자간 협의회가 당정협의회로 불리게 됐다. 이는 “대통령이 행정부 수반인 만큼 정부와 대통령실을 나누는 것은 맞지 않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사와 “정부 위에 군림하면서 권력을 독점하는 기존 청와대서 탈피하겠다”는 대선후보 시절 윤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당시 필자가 알고 지내는 한 야당 의원은 “국민의힘, 정부, 대통령실 3자간 협의체를 대통령실이 빠진 것처럼 2자간 협의체로 표현한다는 건 대통령실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함”이라고 주장했다. 시사 매체 모 기자도 “협의체 명칭보다 실제 구성원이 중요하지만, 그래도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는 건 좋지 않다”며 “당정대협의회 명칭이 당정협의회로 바뀌면 대통령의 위치가 대통령실이 아닌 정부 쪽에 치우쳐 국무총리의 힘이 약해지고, 결국 당정협의회가 실제 당대협의회
미래는 주인 없는 것으로 가득하지만, 과거는 이미 주인 있는 것들로 가득하다. 현재는 주인 없는 미래의 것을 소유하기 위해 경쟁하고, 주인 있는 과거의 것을 지키거나 뺏기 위해 싸움이 벌어지는 각축장이다. 역사적으로 인류는 주인 없는 미래의 것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기보다 주로 주인 있는 과거의 것을 놓고 싸우며 발전해 왔다. 주인 없는 미래의 것을 갖기 위해 연구하고 노력하고 투자하는 현재가 돼야 사회가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그런데 주인 있는 과거의 것을 갖기 위해 다투거나 전쟁을 하면서 인류 역사가 명맥을 이어왔다는 게 안타깝다. 우리 사회가 아직 주인 없는 미래의 가치를 얻기 위한 경기장이 돼야지, 이미 주인 있는 과거의 가치를 뺏는 도박장이 돼선 안 된다. 월드컵이나 각종 스포츠 경기는 전 우승자의 1등의 가치를 뺏는 경기가 아니고, 대회 기간 중에 주인 없는 새 우승컵을 놓고 경쟁하기에,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아름다운 축제가 된다. 만약 스포츠 경기가 전쟁과 같이 주인 있는 것을 뺏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면, 우리는 스포츠를 통해 스트레스를 풀기보다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고 말 것이다. 지난 10일 소설가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것도 주인 없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원내 인사인 만큼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으며, 박찬대 원내대표와 부딪치지 않는다. 그러나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원외 인사여서 추경호 원내대표와 가끔 충돌하기도 한다. 특히 여당 대표는 원내 인사일지라도 대통령이 대표를 견제하기 위해 원내대표와 가까운 경우가 많다. 국민의힘 한 대표가 원외 인사라 윤석열 대통령의 견제나 추 원내대표의 저항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원래 정당 대표는 당내 갈등을 조정하고 선거전략을 수립하며 공천을 통해 당의 이미지를 기획하는 역할을 하는 자다. 그런데 우리 국민은 당 대표를 대선으로 가는 필수코스 정도로 여기고 있다. 실제로 당 대표의 시각도 항상 대선 시계에 맞춰져 있다. 야당이야 정권교체를 위해 당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치면 되겠으나 여당은 당 대표보다 위상이 높은 대통령의 존재가 있어 당 대표 중심의 운영이 쉽지 않다. 거기다 당 대표가 원외 인사일 경우 그 입지는 더 애매할 수밖에 없다. 지금 국민의힘 한 대표의 입지가 그렇다. 역대 원외 인사였던 당 대표는 이부영, 손학규, 박희태, 김종인, 홍준표, 권영길 등이 있다. 이들 모두 원내 화합에 큰 성과를
제105회 전국체전이 오는 11일부터 17일까지 전국 17개 시도 2만8000여명 선수단이 참가해, 주 개최지인 김해시를 중심으로 경남 18개 시·군 75개 경기장서 개최된다. 전국체전은 전국 각 시도를 중심으로 우정과 화합을 목적으로 개최하는 스포츠 대회로 국제 대회를 제외하면 국내에선 가장 권위 있는 대회로 꼽힌다. 그런데 정작 우리 국민 대부분은 전국체전에 별 관심이 없다. 방송도 전국체전 중계시간을 많이 할애하지 않는다. 주최 측에선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를 참가시켜 선전하기를 원하지만 이것도 쉽지 않다. 그렇다고 전국 지자체의 우정과 화합을 다지는 축제가 되지도 못하는 게 현실이다. 전국체전의 위상이 왜 이렇게 추락하고 말았을까? 필자가 시골서 초·중학교에 다녔던 1960~1970년대만 해도 우리 국민은 전국체전의 존재조차 잘 몰랐다. 시골에선 면장배 체육대회가 유일한 스포츠 축제였고, 시·군 단위에선 축구, 농구, 배구 등 각종 스포츠가 군수·시장배나 도지사배가 고작이었다. 그 후 1970년대 중반쯤 고등학교 다닐 무렵 우리나라 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전국적인 네트워크도 잘 구축되면서 시·군 단위나 도 단위의 대회보단 전국체전 같은 전
윤석열정부의 세 차례 국정과제 점검회의 행사가 경쟁 없이, 무더기 수의계약으로 진행된 사실을 지난 3일 <MBC>가 단독 보도했다. 공개입찰 원칙을 피하기 위한 편법이었다. MBC 보도에 의하면, 윤정부 1차 국정과제 점검회의 때 법무부와 고용노동부는 각각 행사대행업체, 연예기획사와 각각 2000만원에 계약했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문화체육관광부도 각각 장비업체, 영상업체와 1000만원에 계약했다. 중소벤처기업부, 보건복지부, 교육부까지도 일부 참여해 한 행사서 7개 부처가 쪼개기 계약을 한 셈이다. 국가계약법상 2000만원 초과 계약은 공개 경쟁입찰에 부쳐야 하는데, 모두 경쟁 없는 수의계약이었다. 경쟁입찰은 2주가량 걸리지만, 당시 수의계약은 행사 2~3일 전 이뤄졌다. 특혜 의혹이 불거질 만도 하다. 지난해 3월에 열린 외교·통일·안보 분야 회의도 보훈부와 통일부가 각각 영상업체와 행사업체에 1950만원과 3700만원씩 나눠 수의계약을 했다. 3차 국정과제 점검 회의 때도 국무조정실이 총괄해 2억6000만원짜리 계약을 했지만, 수의계약을 하기 위해 기획재정부와 법무부, 복지부, 행정안전부, 국토부, 교육부, 산업부 등 8개 부처가 쪼개 마련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주식은 쌀밥과 김치다. 그래서 정부는 그 원료인 쌀과 배추를 적정량 확보·관리해야 한다. 과잉생산이나 과소생산을 미리 예측하고 치밀한 수급 정책을 펴야 한다. 그리고 쌀과 배추 농사를 짓는 농가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관리도 잘해야 한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했던 “국내 쌀 수요 대비 과잉생산량이 3~5%이거나 쌀값이 전년보다 5~8% 하락할 경우, 정부가 과잉생산량을 모두 사들인다”는 내용이 골자인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농가 피해를 줄이고, 쌀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자는 취지다. 당시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고, 국회 재의결서 부결됨으로써 법안은 폐지됐다. 그러나 민주당이 올해 초 다시 ‘제2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재발의했고, 현재는 안건조정위 통과 후 농해수위 직회부 표결서 19명 중 12명 찬성으로 본회의에 직회부된 상태다. 직회부는 소관 상임위를 통과한 법률안이 법사위서 60일 동안 계류하면 소관 상임위원장은 재적 위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본회의에 이를 직접 상정하는 제도다. 정부여당이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거부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1인당 쌀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인공지능의 대부’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지난해 6월, 나날이 발전하는 인공지능(AI)이 전지전능(Omnipotens)한 존재가 돼 “지금까지 인류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지난해 10월에도 손 회장은 “인간의 지능을 넘어 넓은 분야서 대처할 수 있는 인공일반지능(AGI)이 10년 내 실현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AGI가 인류 지혜 총계의 10배에 달해 “운수, 제약, 금융 등 모든 산업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는 인간의 학습능력, 추론능력, 지각능력을 인공으로 구현하려는 기계(컴퓨터)의 지능을 말한다. 그리고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인공일반지능)는 인간이 할 수 있는 어떤 지적인 업무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는 가상적인 기계의 지능을 말한다. 그런데 AI나 AGI가 전지전능적(Omnipotent)인 존재만 되더라도 이미 AI나 AGI가 아니다. 전지전능적인 능력을 인공으로 구현하려는 AO(Artificial Omnipotent, 인공전능)가 된다는 의미다(AO는 필자가 만든 신조어다). 인간이 만든 기계의 지능
미국의 지형은 동고서고로 중앙부의 동서 횡단면이 凹자형을 이루고 있다. 동쪽에는 대서양 연안의 애팔래치아 산맥과 함께 고기조산대 산지가 있고, 서쪽에는 태평양 연안의 태평양 조산대에 속하는 험준한 습곡산지가 있다. 그래서 미국의 강은 동과 서 중앙에 펼쳐진 내륙평야에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는 거대한 미시시피강을 통해 남쪽의 멕시코만으로 흐른다. 즉, 미국 전역의 지류가 합류해 형성된 미시시피강이 동쪽의 대서양과 서쪽의 태평양으로 흐르지 않고, 대부분 남쪽의 멕시코만으로 흐른다. 이렇게 멕시코만은 미국의 역사와 문화의 중심서 미국의 운명과 함께 해온 미시시피강의 모든 산물이 모인 곳이다. 그래서 미국의 역사와 문화 DNA가 다 모인 곳이라 할 수 있다. 먼 미래에 인류는 미국, 멕시코, 쿠바로 둘러싸인 멕시코만을 미시시피만으로 바꿔 부를지도 모른다. 우리나라는 반도 국가라 육지의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다. 그래서 비가 내리면 빗물이 내륙을 가로지르는 큰 강을 따라 동해나 서해나 남해로 흘러간다. 한반도의 대표적인 큰 강은 북한의 압록강, 두만강, 대동강과 남한의 한강, 금강, 영산강, 섬진강, 낙동강이다. 이 중 두만강과 낙동강만 동해와 남해로 흐르고, 나
우리나라서 가장 큰 명절은 추석이다. 명절날 전후까지 3일간 법정공휴일인 명절은 설날과 추석뿐이다. 특히 추석은 고향을 찾아 성묘하는 명절로, 춥지도 덥지도 않은 연휴 기간 동안 사람들의 마음이 훈훈해진다. 공권력도 약해져 웬만한 법규 위반은 처벌도 하지 않는다. 사랑이 넘치는 추석명절이 확실하다. 필자는 오래전, 추석연휴와 추운 겨울에 일어났던 두 사건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먼저 추석연휴 때 발생한 사건은 34세 아버지와 12세 아들이 마트서 우유와 사과 6개 등 식료품을 훔치다가 마트 직원에게 적발돼, 마트 사장의 신고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그런데 아버지가 눈물을 흘리며 훔치게 된 사정을 설명하며 잘못을 뉘우치자 경찰은 이들을 처벌하지 않고 식당으로 데려가 설렁탕까지 사줬다. 아버지는 당뇨와 갑상선 질환 등 지병이 악화되면서 택시기사를 그만두고 임대주택서 6개월간 요양하며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중 추석인데도 돈이 없어 고향에 가지 못하고 굶주림을 참지 못해 범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생계형 범죄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 이후 많은 사람들이 돈이나 물품으로 온정의 손길을 보냈고, 행정복지센터서도 무료급식 카드를 지원하고 아버지에게는 일
거울은 나 자신을 정확히 볼 수 있어 좋고, 거울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이 긍정적일 때 우린 엄청난 자존감을 갖게 된다. 반면 안경은 나 자신을 볼 수 없지만 안경 너머 타인이나 물체를 정확히 볼 수 있어 좋고, 특히 상대방과 대화할 때 자신감을 갖게 해준다. 지난 1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정책위의장과 수석대변인이 배석하는 여야 대표회담에 앞서 거울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바로잡으며 자존감을 가졌고, 회담장에선 안경을 통해 상대의 일거수일투족을 정확히 바라보며 자신감을 가졌을 것이다. 필자는 회담장에 나와 모두발언하는 두 대표를 보면서 이들이 회담 전 거울 앞에서 어떤 자존감을 충전했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한 대표는 빨강색과 파랑색의 중간인 보라색에서 빨강색에 가까운 자주색 넥타이를, 이 대표는 보라색에서 파랑색에 가까운 군청색 넥타이를 매면서 회담서 공통점을 찾아내되 소속 당의 목소리를 더 강하게 내겠다고 다짐했을 것이다. 또 거울 앞에서 한 대표는 지적이고 솔직한 이미지의 검정색테 사각형 안경을 쓰면서 여당 대표로서 국정운영 책임자의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을 것이고, 이 대표는 부드러운 이미지의 갈색테 둥근 안경을 쓰면
사회적·정치적 파장이 큰 이슈를 덮을 때 흔히 사용하는 무기는 이슈와 상관없는 사건이나 사고를 극대화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사건의 중심에 있는 자의 이름을 따 네이밍법을 만들기도 한다. 특히 정치적으로 큰 이슈를 덮을 땐 유명 연예인의 사건사고가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 지난 5월 트롯 가수 김호중의 ‘음주 뺑소니’ 사건도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사건을 은폐하는 데 주효했다. 김호중 팬덤은 뺑소니 사건을 장기간 실시간으로 보도하면서 정치권이 김건희 여사 사건을 덮기 위해 가수 김호중을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았다고 주장했다. 만약 가수 김호중과 함께 우리나라 트롯계의 영웅인 가수 임영웅도 2년 전 사회적 이슈가 됐던 ‘실내 흡연’ 사건이 지난 5월에 일어났다면 이 사건 역시 연일 보도와 함께 극대화돼 정치적 이슈를 덮는 용도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높다. 네이밍법 추진 사례를 살펴보면, 어린이집 차량에 치여 숨진 김세림 사건이나 의료사고로 인해 사망한 신해철 사고는 팬덤이 없는 사회적 사건사고여서 그런지 몰라도 세림이법, 신해철법이 쉽게 국회를 통과했다. 그런데 김호중 사건처럼 팬덤이 많고 정치적 이슈 은폐에 대한 논란이 많은 사건은 네이밍법을 발의해도 법 제정까지
한반도는 3면이 바다고 1면이 육지에 붙어 있다. 육지에 붙어 있는 1면도 백두산 발원지를 중심으로 왼쪽으론 압록강이 오른쪽으론 두만강이 각각 황해와 동해로 흐르면서 두 강이 중국, 러시아와 경계를 이루고 있다. 육지에 붙어 있는 한반도 1면의 길이는 중국 경계 1315㎞, 러시아 경계 17㎞를 합친 1332㎞다. 그중 압록강 길이 790㎞와 두만강 521㎞를 합친 1311㎞가 강이다. 즉 백두산 주변의 21㎞만 겨우 육지와 맞닿아 있다. 한반도가 반도지만 반도섬에 가깝다는 얘기다. 한반도는 압록강과 두만강을 잇기만 하면 확실한 반도섬이 된다. 압록강 폭은 약 1000m고, 두만강 폭은 약 800m니 작은 강도 아니다. 백두산 운하만 건설하면 한반도가 1면은 강으로 3면은 바다로 둘러싸인 전 세계서 유일한 반도섬이 된다. 만약 ‘봉이 김선달’이 한반도 개발계획에 참여했다면 백두산에 압록강과 두만강을 잇는 백두산 운하를 건설해 일본과 러시아가 이 운하를 통해 중국과 교역하게 해 통행료를 받았을 것이다. 현재 압록강과 두만강의 중국 경계엔 27개 다리가 있고, 두만강의 러시아 경계(17㎞)엔 1개 다리가 있다. 이는 북한이 중국 동북부와 러시아 서남부와 교역할
최근 이란이 하마스의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의 암살 배후로 지목된 이스라엘에 ‘피의 보복’을 선포하고, 이스라엘은 선제공격 카드를 꺼내들면서 중동의 최대 앙숙인 이스라엘과 이란이 전면전에 들어갈 태세다. 이에 전 세계는 5차 중동전쟁이 터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 속에 경제·외교 리스크에 대한 대책을 세우느라 부산한 상황이다. 국내 해운업계도 최근 이스라엘·이란 사태로 인해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될 경우, 사우디아라비아 담맘항과 두바이 제벨알리항 등에 진입이 불가능해질 상황을 대비해 인근 국가를 통해 육송과 철송으로 진입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이 경우 운송비와 운송 기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호르무즈해협은 이란과 아라비아반도 사이에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좁은 해협이다. 북쪽으론 이란과 접해 있고 남쪽으론 아랍에미리트에 둘러싸여 있다. 특히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쿠웨이트의 중요한 석유 운송 경로로 세계 원유 공급량의 30% 정도가 이곳을 통과한다. 호르무즈해협은 이란이 핵 문제로 서방의 압력을 받을 때 봉쇄로 맞서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되기도 한 곳이다. 지난 4월에도 이란 혁명수비대가 이스라엘과 대규모 무력충돌을 벌이면서 “MSC사의
파리올림픽에 출전한 선수의 등에 적힌 큼지막한 알파벳 3자는 그 선수의 국가를 상징한다. 이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국가올림픽위원회(NOC)에 부여한 국가 코드다. 이 코드는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전 세계의 나라와 부속 영토의 명칭에 고유 부호를 부여하는 ISO 3166-1( alpha-3 세 자리 국가) 코드와 비슷하다. IOC가 전 세계서 모인 수많은 선수가 자국의 명예를 걸고 뛸 때 진행요원이나 관중이 선수의 소속(국가)을 명확히 구분하기 위해 등 뒤에 IOC와 ISO가 국제표준으로 정한 국가의 명칭을 사용하게 된 건 참으로 잘한 일이다. 그런데 축구, 농구, 양궁 등 모든 올림픽 종목을 상징하는 픽토그램(pictogram)은 아직 국제표준화되지 않았다. 픽토그램은 그림을 뜻하는 ‘픽처(picture)’와 문자 또는 도해를 의미하는 ‘그램(gram)’의 합성어다. 이는 어떤 대상이나 장소에 관한 정보를 알리기 위해 문자를 사용하지 않고도 동일한 의미로 이해할 수 있도록 조합한 그림을 가리키며 ‘그림문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따라서 인종과 언어를 뛰어넘어 누구라도 픽토그램을 보면 그 대상의 의미를 쉽게 공감할 수 있다. 픽토그램은 그림문자와 함께
현재 국회의원의 임기는 3년9개월 남았다. 그래서 의원을 대표하는 원내대표가 1년11개월 후 지방선거를 치러야 하는 당을 대표하는 당 대표보다 여유가 있고 힘이 셀 수밖에 없다. 대선이나 지선을 치를 땐 당 대표 중심으로 돌아가지만, 법을 만들고 국정을 돕고 감시해야 하는 지금은 원내대표의 역할이 크다. 특히 여당인 국민의힘은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 후반기 국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가야 할 책임이 있어, 현시점에서 당 대표보다 원내대표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난 2개월 동안 당 대표 선거가 과열된 양상을 띠면서 원내대표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전당대회를 4일 앞두고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당 대표가 누가 되든 원내 의사결정은 원내대표가 판단하고 결정한다”며 “전당대회 관련해 많은 것을 보고 들으며 실망하고 있다. 과정도 험난하지만 그 이후가 더 걱정된다. 의원님들이 똘똘 뭉쳐 달라”고 당부했다. 필자는 당시 추 원내대표의 발언을 “국회 내 사안들의 의사결정은 의원들이 하지 당원들이 하는 게 아니라는 의미로 당 대표보다 원내대표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당 대표 선거 과정서
지난 5월 말 차량 10대를 팔려는 운송사 A와 이를 사려는 운송사 B가 매매계약을 했다. 그러나 중도금까지 지불된 상황서 매매가 조정 및 차량 상태 부실 등의 이유로 다툼이 생겨 시간만 계속 보내고 있었다. 문제는 지난 22일 보험만기일을 앞두고 두 회사가 서로 상대의 잘못을 내세우며 보험료를 내지 않겠다고 다투면서 불거졌다. 보험료를 내지 않으면 당장 차량 10대를 운행해선 안 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22일 오후 5시50분 운송사 B가 보험료를 지불했다. 당시 이 상황을 지켜보던 중개업자가 “아쉬운 놈이 우물 판다”는 말을 했다. 과연 그럴까? 만약 보험료를 지불하지 않으면 피해는 운송사 A와 운송사 B 모두에게 다 돌아간다. 매매조건의 싸움보다 차량 10대를 살리는 게 더 중요하다. 중개업자의 말이 틀렸다는 얘기다. 솔로몬이 한 명의 아이로 다투는 두 여인 앞에서 아이를 반으로 나누라고 할 때, 한 여인은 “임금님, 아이를 저 여자에게 주시고 아이를 죽이지만은 마십시오”라고 말했고, 다른 여인은 “어차피 내 아이도 네 아이도 아니니 나누어 갖자”고 말했다. 그러자 솔로몬은 “아이를 죽이지 말고 처음 여자에게 내주어라. 그가 참 어머니”라고 명령했다.
지난 1일, 서울 시청역 급발진 교통참사 이후 국립중앙의료원(지난 3일), 서울역 인근(지난 6일), 용산구 이촌동(지난 7일)서 발생한 교통사고 모두 가해 차량 운전자가 70~80대로 알려지면서 최근 고령 운전자 면허 관리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자동차 리콜센터가 지난 10일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최근 10년간 급발진 사고 총 456건 중 60대 이상 급발진은 43.2%로 50대 이하 56.8%보다 오히려 적게 나타났다. 70대 이상은 12.4%에 불과했다. 그런데 왜 정부와 모든 언론이 최근 교통사고를 고령운전자 면허 문제 차원서 다루고 있는 걸까? 이날은 국내 65세 이상 주민등록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 국민 5명 중 1명이 노인이 되는 날이었다. 정부가 우리나라를 이만큼 부강한 나라로 만든 1000만명 주역을 위해 대대적인 축하 행사를 열거나 감사의 편지를 보내진 못할망정, 교통사고를 노인에게 돌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야 했는데 안타깝다. 고령 운전자 급발진 사고에 대해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급발진 사고는 다양한 연령층서 자주 발생한다”며 “시청역 사고로 고령 운전자가 주로 일으키는 사고로 잘못 인식되는 경향이 있
<성공과 좌절> <대통령의 시간> <어둠을 지나 미래로> <변방에서 중심으로>. 이는 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 우리나라 전직 대통령들의 회고록 제목이다. 우리나라는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을 포함해 6명의 전직 대통령들이 회고록을 썼다. 회고록엔 주로 재임 기간 정치철학이나 국정 전반에 걸친 정책들이 수록돼있다. 그러나 정치 공세적인 메시지도 담고 있어 회고록이 출간되자마자 거센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김영삼 대통령의 회고록엔 당시 살아 있는 권력인 김대중 대통령의 ‘비자금 문제’가 언급됐고, 노태우 대통령의 회고록엔 “대선 당시 김영삼 후보에게 3000억원대 대선 자금을 지원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회고록엔 “이명박 대통령이 건설회사식 안하무인 태도를 드러냈다”고 비판한 내용이 수록되면서 당시 회고록 내용이 정치적 논점이 됐다. 필자는 위 6명 대통령의 회고록 중 노무현 대통령의 회고록이 가장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회고록 첫 페이지에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가 수록돼있고, 16쪽에도 정치를 하면서 이루고자 했던 나의 목표는 분명히 좌절됐고, 시민으로 성공해 만회
국민의힘 한동훈 당 대표 후보가 지난달 23일 7·23 전당대회 출마 기자회견서 “당정 관계를 수평적으로 재정립하겠다”며 “채 상병 순직과 관련한 ‘제3자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날 대통령실 관계자는 “특검 추진을 공언한 한 후보는 ‘반윤(반 윤석열)’ 수준을 넘어선 ‘절윤’”이라면서, 현 정권서 호가호위해놓고 이제 와서 대통령을 부정하는 건 배신 정치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에 한 후보는 “당정 관계는 정치의 최종 목표가 아니고 좋은 정치,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기 위한 방편”이라며, “저는 대한민국을, 대한민국 국민을 절대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제가 배신하지 않아야 할 대상, 배신하지 말아야 할 대상은 대한민국과 국민”이라고 응수했다. 한 후보가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고, 조직에만 충성한다”고 말한 윤 대통령의 발언을 패러디한 게 분명하다. 2013년 윤 대통령의 충성 발언은 박근혜정권의 부당한 수사 지시에 저항해 좌천됐을 당시 국정감사에 출석해 한 말로 박 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이번 한 후보의 배신 발언도 김건희 여사 디올백 수사에 대해 애매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상황서 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