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6.08.16 14:42
더불어민주당 경선의 역사를 돌아보면 이상하게도 승부가 치열할 때마다 ‘표를 어떻게 계산할 것인가’가 문제가 됐다. 2021년 대선후보 경선에서는 중도 사퇴 후보의 표를 무효로 처리하는 문제가 이재명과 이낙연의 운명을 갈랐다. 2026년 당 대표 경선에서는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2순위 표를 넘겨주는 선호투표제가 김민석과 정청래의 운명을 가를 수 있는 제도로 등장했다. 하나는 이미 행사된 표를 계산에서 빼는 문제였고, 다른 하나는 탈락 후보에게 간 표의 다음 선택을 다시 계산하는 문제다. 공교롭게도 두 제도 모두 민주당의 가장 중요한 경선에서 결선투표 여부와 직결됐다는 점에서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먼저 2021년으로 돌아가 보자.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의 최종 결과는 이재명 50.29%, 이낙연 39.14%, 추미애 9.01%, 박용진 1.55%였다. 이재명은 과반을 불과 0.29%p 넘겨 결선투표 없이 후보로 확정됐다. 그런데 경선 도중 사퇴한 정세균과 김두관 후보의 기존 득표가 무효 처리됐다. 이낙연 측은 두 후보의 사퇴 전 득표까지 유효투표 총수에 포함하면 이재명의 득표율은 49.32%가 돼 과반에 미달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특별당규 59조에는 경선
오늘은 광복 81주년이다. 1945년 8월15일 우리 민족에게 가장 절실했던 목표는 너무나 분명했다. 빼앗긴 나라를 되찾고 우리 운명을 우리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었다.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목숨을 걸었던 이유도 자신들이 잘사는 세상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후손들에게 나라 있는 삶을 물려주기 위해서였다. 그들이 그토록 꿈꾸었던 대한민국에서 우리는 지금 살고 있다. 광복 이후 대한민국은 시대마다 분명한 국가적 목표가 있었다. 해방 직후에는 나라를 세우고 6·25전쟁 이후에는 폐허를 다시 일으켜야 했다. 산업화 시대에는 가난에서 벗어나는 것이 목표였고 민주화 시대에는 자유와 국민의 권리를 확립하는 것이 과제였다. 이후에는 세계시장에서 경쟁하며 선진국으로 올라서는 것을 꿈꿨다. 대한민국은 수많은 시행착오와 갈등 속에서도 이 목표들을 하나씩 이루어왔다. 지난해 광복 80주년은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광화문광장에서는 ‘광복 80년, 국민주권으로 미래를 세우다’를 주제로 국민임명식이 열려 국민대표 80명이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전달했다. 광복의 의미가 국권 회복을 넘어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민주주의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 자리였다. 이재명 대통령
정부가 올해 코스닥시장을 다산다사(多産多死) 구조로 바꾸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했다. 좋은 혁신기업은 더 많이 상장시키되 경쟁력을 잃은 부실기업은 신속하게 퇴출시키겠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올해 초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방을 발표했고, 코스닥 시가총액 상장폐지 기준도 올해 200억원, 내년 300억원으로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바꿨다. 코스닥을 혁신기업의 성장 플랫폼으로 만들기 위해 들어오는 문은 넓히고 나가는 문도 제대로 만들겠다는 취지다. 필자도 부실기업을 신속하게 정리하겠다는 방향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는다. 시장의 신뢰는 지켜져야 하고, 기술도 사업도 없이 상장사라는 간판만 붙잡고 연명하는 기업을 계속 보호할 이유도 없다. 그러나 여기서 한가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 몇 년 전 기술을 보고 상장시킨 기업을 ‘이제 주가와 시가총액이라는 시장 지표만으로 퇴출시키는 것이 과연 기술특례상장제도의 취지와 맞느냐’는 것이다. 다산다사가 필요하다면 어떤 기업을 살리고 어떤 기업을 죽일 것인지에 대한 기준부터 분명해야 한다. 기술특례상장제도는 당장 매출과 이익은 부족하더라도 뛰어난 기술과 성장 가능성이 있다면 코스닥시장에 들어올 기회
지난 11일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과 나경원 의원이 6·3 지방선거를 둘러싼 ‘부정선거’ 문제를 놓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국회 국정조사특위 위원장인 윤 의원은 투표자 수의 허위·오기입이나 전산 관리 부실과 특정 후보의 득표수를 바꾸는 선거 조작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이를 곧바로 부정선거로 연결하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며 선동”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나 의원은 “부실이 쌓이면 그것이 또 부정”이라며 조작 가능성까지 열어놓고 검증해야 한다고 맞섰다. 필자는 두 사람의 충돌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부정선거 논쟁의 핵심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부실이 발견됐다고 그것이 곧 선거 조작의 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조작의 증거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조작 가능성에 대한 검증까지 막아서도 안 된다. 문제는 우리가 이 서로 다른 두 문제를 모두 ‘부정선거’라는 한 단어에 집어넣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부정선거’라는 말부터 정확하게 정리하는 일이다. 우리가 통상 말하는 부정선거(不正選擧)에서 부정은 ‘바르지 않다’는 뜻이므로 매수·조작·위법행위 등이 개입된 선거를 말한다. 반면 선거 관리가 허술하고 실수가
8·17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엿새 앞둔 11일, 정청래 후보에게 심상치 않은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리얼미터가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 105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당 대표 지지도에서 김민석 후보가 46.8%로 정청래 후보 35.2%를 11.6%p 앞섰다. 특히 최대 승부처인 호남에서는 김민석 57.7%, 정청래 28.2%로 격차가 무려 29.5%p였다. 경기·인천에서도 김민석 45.5%, 정청래 40.3%, 서울에서도 김민석 39.9%, 정청래 34.5%로 김민석이 앞섰다. 물론 여론조사가 실제 전당대회 결과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현재까지 실제 누적 득표율은 김민석 46.01%, 정청래 44.53%로 불과 1.48%p 차이다. 더욱이 당원 70%가 몰려 있는 호남과 수도권 경선이 남아 있어 승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러나 호남과 수도권에서 김민석이 동시에 앞선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것은 정청래 입장에서 분명한 경고등이다. 이제 정청래에게는 승리라는 플랜 A와 함께 패배할 경우를 대비한 플랜 B도 중요해졌다. 필자가 말하는 ‘정청래의 플랜 B’는 정 후보가 실제 이런 계획을 세워놓았다는 뜻은 아니다. 현재 전당대회의 최고위원 판세와 향
지난 8일 <YTN>은 ‘인용률 저조·현장 외면 형사배상…재설계 필요’라는 제목으로 배상명령제도의 문제점을 보도했다. 범죄 피해자가 별도의 민사소송을 거치지 않고 형사 재판 과정에서 피해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든 제도지만, 실제 재판 현장에서는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45년 전 피해자를 위해 만든 제도가 있지만 정작 피해자가 체감하는 문턱은 여전히 높다는 얘기다. 필자가 이 보도에 주목한 이유는 배상명령제도가 최근 만들어진 제도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배상명령제도는 1981년 제정된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을 통해 그해 3월1일부터 시행돼 올해로 45년째다. 45년 동안 존재한 제도가 아직도 ‘인용률 저조’와 ‘현장 외면’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면 이제는 배상명령제도가 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지를 물어야 한다. 배상명령은 범죄 피해자가 가해자의 형사 재판이 끝난 뒤 피해금을 돌려받기 위해 다시 민사 재판을 해야 하는 불편을 덜어주는 제도다. 일정한 범죄의 형사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선고할 때 법원이 피해자의 신청이나 직권으로 범죄행위로 발생한 직접적인 물적 피해와 치료비, 위자료 등의 배상을 함께 명할 수 있도록
역사는 수많은 영웅과 지도자를 기록하고 있다. 어떤 지도자는 전쟁에서 승리했고, 어떤 지도자는 경제를 일으켰으며, 또 어떤 지도자는 위대한 개혁을 이뤄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사람들은 업적보다 그 사람이 무엇을 남겼는지를 더 오래 기억한다. 거대한 건물도 세월이 지나면 낡고 정책도 시대에 따라 바뀐다. 그래서 진정한 지도자의 가치는 자신이 이룬 성과보다 자신 이후를 어떻게 준비했는가에서 결정된다. 정치에서는 늘 권력을 잡는 사람에게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민주주의에서 더 중요한 것은 권력을 어떻게 넘겨줄 것인가다. 여기서 말하는 2인자는 특정인을 후계자로 지명한다는 뜻이 아니라, 지도자의 철학을 이어 국민의 선택을 받을 준비가 된 차세대 지도자군을 의미한다. 유혹과 불안감 민주주의에서 후계자는 임명이 아니라 경쟁을 통해 검증되며, 다양한 인재가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 것이 지도자가 남겨야 할 가장 큰 유산이다. 모든 권력은 2인자를 두려워할 때부터 쇠퇴한다= 권력은 사람을 바꾼다는 말이 있다. 처음에는 국민과 조직을 위해 권력을 사용하던 사람도 시간이 지나면 권력을 지키기 위해 사람을 관리하기 시작한다. 자신의 주변에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많아질수
20여년 전만 해도 포럼이나 출판기념회, 세미나 같은 행사에 정치인이 참석하면 행사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축사를 마친 뒤에도 토론을 듣고 참석자와 인사를 나누며 마지막 단체사진까지 함께 찍는 일이 흔했다. 행사의 목적이 무엇인지 이해하려 했고, 발제자의 이야기를 끝까지 경청하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적어도 행사에 참석했다면 그 행사 자체를 존중한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자리 잡고 있어서 단체사진 한 장에도 함께한 시간과 공감의 흔적이 담겨있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풍경이 완전히 달라졌다. 정치인은 행사 시작 직후 축사를 하고, 사회자는 곧바로 정치인과 주요 인사들만 앞으로 나오라고 안내해 기념사진을 찍는다. 사진 촬영이 끝나기가 무섭게 정치인은 다른 일정이 있다며 행사장을 떠난다. 그 뒤부터 시작되는 발제와 토론은 정작 그 행사의 핵심인데도 대부분 듣지 않는다. 참석했다기보다 자신의 순서만 마치고 떠나는 것이 오늘날 정치 행사의 익숙한 모습이 돼버렸다. 행사를 끝까지 지키는 사람들은 허탈감을 느낀다. 발표자는 오랜 시간 자료를 준비했지만 정작 들어야 할 사람은 이미 자리를 비운 상태다. 발제자는 중요한 제안을
최근 육군·해군·공군사관학교를 하나의 국군사관학교로 통합하는 방안이 본격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5일 사관학교 통합 문제를 언급하면서 우리 현대사에서 발생한 세 차례 군사 쿠데타와 육사의 관계를 지적했다. 이를 두고 한쪽에서는 육사의 역사적 책임을 묻는 개혁이라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오늘의 생도들에게 과거 선배들의 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고 반박하고 있다. 필자는 이 대통령이 육사 출신 장성들이 주도한 과거의 쿠데타를 지적하며 사관학교 통합 문제를 함께 거론한 것은 다소 아쉽다고 생각한다. 자칫 사관학교 통합이 미래 국군을 위한 교육개혁이 아니라 육사에 역사적 책임을 묻는 징벌적 조치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사관학교 통합의 타당성은 과거 어느 학교 출신이 무엇을 잘못했느냐가 아니라, 현재의 장교 양성체계가 미래전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고 있느냐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지난 6일 국회 국방위원회 야당 간사인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이 제기한 문제를 정부가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임 의원은 대통령이 사관학교 통합 이유로 군사 쿠데타를 언급한 것은 정부가 그동안 설명해 온 정책 목적과 큰 차이가 있다며, 정부가 왜 사관학교
지난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년도 하반기 정부 업무보고’를 보면서 문득 종합병원의 다학제 진료회의가 떠올랐다. 병원장과 각 분야 전문의들이 한자리에 모여 환자의 상태를 공유하고 최적의 치료법을 논의하는 모습과 비슷했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정부라는 종합병원의 병원장이고, 장관들은 각 분야를 맡은 전문의처럼 보였다. 그 모습을 보며 필자는 ‘과연 국가의 병은 제대로 진단되고 있는가’라는 한 가지 질문을 던지게 됐다. 병원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병 자체가 아니라 오진이다. 감기인데 암으로 진단하면 불필요한 수술을 하게 되고, 암인데 감기로 진단하면 치료 시기를 놓친다. 아무리 훌륭한 의사라도 진단이 틀리면 처방은 실패한다. 정부도 예외가 아니다. 정책의 성패는 예산 규모나 추진 속도가 아니라 문제를 얼마나 정확하게 진단했느냐에 달려 있다. 의학에는 치료의 순서가 있다. 먼저 병이 생기지 않도록 백신을 맞는다. 그래도 몸이 조금 약해지면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건강기능식품으로 면역력을 높인다. 병이 확인되면 약을 처방한다. 약으로도 해결되지 않으면 정밀검사를 실시하고, 끝내 수술이 필요하면 그때 메스를 든다. 어느 단계도 불필요하지 않지만 순서를 거꾸로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거가 김민석·정청래·송영길 후보의 경쟁으로 뜨거워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김 후보와 정 후보의 지지세가 팽팽하게 맞서면서 누가 최종 승자가 될지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충청권과 부산·울산·경남 경선을 거치며 두 후보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흐름을 보인 것도 이번 경선이 사실상 양강 구도로 전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 제주·인천과 강원·대구·경북을 지나 호남과 수도권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판세는 여러 차례 흔들릴 수 있다. 그러나 필자는 마지막 승부를 결정할 변수는 지역도, 조직도, 연설 능력도 아닌 한 문장의 선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한 문장은 바로 “나는 2030 대선에 출마하지 않습니다”라는 약속이다. 김 후보와 정 후보 가운데 누가 먼저 이 말을 국민과 당원 앞에 분명하게 선언하느냐에 따라 전당대회의 흐름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두 후보의 정치적 경력과 조직력, 인지도와 지지 기반이 비슷한 상황에서는 기존 방식만으로 상대를 확실하게 앞서기 어렵다. 상대보다 더 강한 표현을 쓰거나 더 많은 공약을 내놓는다고 해서 당원의 마음이 움직인다는 보장도 없다. 지금 민주당 당원들이 바라는 것은 당에 대한 전락보다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민석·정청래·송영길 후보는 모두 386세대로 정치를 시작해 지금은 686세대가 됐다. 민주화운동의 주역이었던 이들은 지난 30여년 동안 대한민국 정치의 중심에서 시대를 이끌어 왔다. 이에 대해 민주당 당 대표 후보로 출마했던 김보미(36) 강진군 의원은 “화염병과 짱돌 들고 싸우던 세대가 아직도 민주당의 주인이다. 686이 786, 886까지 가면 민주당은 망한다”고 주장했다. 표현은 다소 거칠었지만, 그 한마디는 민주당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정치 전체에 세대교체라는 화두를 던졌다. 같은 686세대인 필자 역시 그 질문을 외면할 수 없었다. 686세대는 현재 60대이면서 1980년대에 대학을 다녔고, 1960년대에 태어난 정치·사회 세대를 일컫는다. 이들은 민주화운동의 주역이었고, 이후 대한민국 정치와 사회의 중심 세력으로 성장했다. 그렇다면 386에서 시작된 이들의 시대는 어디까지 이어져야 할까? 386이라는 이름은 1990년대 후반 처음 등장했다. 당시에는 30대, 1980년대 학번, 1960년대 출생이라는 뜻이었다.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이들은 40대가 되자 486, 50대가 되자 586, 그리고 지금은 60대가 돼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경선이 충청권과 부산·울산·경남 순회 경선을 마치면서 전체 판세의 윤곽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지난 1일 열린 충청권 경선에서는 김민석 후보가 45.05%를 얻어 44.61%의 정청래 후보를 근소하게 앞섰고, 지난 2일 부산·울산·경남 경선에서는 정 후보가 46.6%를 기록하며 43.8%를 얻은 김 후보를 앞질렀다. 송영길 후보는 두 지역 모두 약 10% 안팎의 지지를 받으며 선호투표제의 변수로 남아 있다. 두 차례 순회 경선을 합산하면 김 후보는 5만4309표(44.52%), 정 후보는 5만5518표(45.51%), 송 후보는 1만2156표(9.97%)를 기록했다. 정 후보가 누적 기준으로 근소하게 앞서는 흐름이지만 격차는 크지 않다. 두 후보 모두 자신의 정치적 기반이 있는 지역에서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각 캠프 역시 남은 경선 결과에 따라 충분히 뒤집을 수 있는 승부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언론에 발표되는 이 숫자를 실제 투표자 수로 이해하면 이번 전당대회를 제대로 읽기 어렵다. 발표되는 수치는 권리당원과 대의원, 그리고 국민여론조사 결과를 일정 비율로 반영해 계산한 ‘최종 유효 득표수’다. 실제 몇 명이 투표했는
몇 달 전 한 방송에서 프랑스에서 살던 젊은 부부가 제주도로 건너와 행상을 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많은 사람이 ‘왜 안정적인 삶을 포기했느냐’고 물었지만, 그들의 대답은 의외로 단순했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삶이 싫었다. 우리는 지금을 즐기며 살고 싶었다”는 것이었다. 필자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이는 단순히 직업을 바꾼 이야기가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철학에 차이가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 느꼈다. 선진국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왜 현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다시 생각하게 됐다. 우리 사회는 오랫동안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최고의 미덕이었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오늘을 참고, 자녀의 미래를 위해 부모의 현재를 희생하는 삶을 당연하게 여겼다. 산업화 시대에는 그것이 맞는 길이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이제 세계가 인정하는 선진국이다. 최근 코스피 7000 시대를 넘어서면서 경제 규모와 국가 경쟁력이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 국가 경쟁력 새로운 단계 이제는 미래를 준비하는 나라에서 현재를 누릴 줄 아는 나라로 생각의 중심을 옮겨야 한다. 미래 위해 현재를 포기한 나라= 대한민국은 불과 반세기 만에 세계가 놀라는 경제성장을 이뤄냈다. “잘살아
지난 31일 국회가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핵심으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해 온 검찰개혁 입법은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민주당 대표 후보인 정청래 전 대표는 곧바로 "노무현 대통령님, 검찰개혁 법안 통과를 보고드립니다"라며 17년 만에 검찰개혁의 약속을 지켰다고 밝혔다. 검찰개혁은 노무현정부에서 첫발을 뗀 이후 단계적으로 진전시켜 온 민주당의 개혁 과제였다. 그러나 정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민주당 의원은 본회의 표결에서 여당 의원 가운데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한 사람은 노무현의 이름으로 개혁 완수를 선언했고, 다른 한 사람은 노무현의 가족이라는 위치에서도 국민을 이유로 다른 선택을 했다. 같은 노무현을 말했지만 정치적 결론은 달랐다. 사실 곽 의원의 반대는 돌출 행동이 아니었다. 그는 이미 지난 11일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공개적으로 신중론을 제기했다. 검찰의 수사권 남용을 막겠다는 이유로 경찰에 독점적인 수사권을 부여하면 또 다른 권력 집중이 생길 수 있고, 결국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형사소송법이 통과된 뒤에도 그는 "곧 다가올 국민의 고통이 눈에 보이고 국민의 눈물이
정권이 출범하면 가장 먼저 손대는 분야가 있고, 임기 중반 이후에야 비로소 집중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 권력기관 개혁은 늘 정치적 저항이 가장 큰 과제이고, 경제와 민생은 그 다음에야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과제다. 이재명정부 역시 출범 이후 검찰과 사법제도 개혁에 가장 많은 정치적 에너지를 쏟아왔다. 그리고 이제 그 긴 여정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지난 31일 국회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최종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로 저지에 나섰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무제한 토론을 종결한 뒤 법안을 통과시켰다. 대통령이 국회를 통과한 법률안을 이송받아 공포하면 수사와 기소의 분리를 완성하는 검찰개혁은 제도적으로 마침표를 찍게 된다. 이제 남은 것은 법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새로운 제도를 제대로 작동시키는 일이다. 사실 권력기관 개혁은 이번 검찰개혁으로 시작된 것이 아니다. 이미 사법개혁 3법인 법왜곡죄 도입, 재판소원법 제정, 대법관 증원법이 지난 3월5일 공포되면서 법원 제도를 손보는 큰 틀의 사법개혁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이를 통해 재판의 책임성을 높이고 국민의 권리구제 수단을 확대하는 한편, 대법원의 만성적인 사건 적체를 해소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
정치는 말로 시작하지만 침묵으로 더 큰 메시지를 남길 때가 있다. 어떤 말은 한 번만 하면 모든 논란이 종식된다. 반대로 누구나 기다리는 한마디를 끝내 하지 않을 때는 그 침묵 자체가 정치적 해석의 대상이 된다. 최근 정치권을 뒤흔든 대통령 연임 개헌 논란도 결국은 ‘무슨 말을 했는가’보다 ‘왜 그 말을 하지 않았는가’에서 시작됐다. 논란의 출발점은 지난 28일 조정식 국회의장의 취임 첫 기자간담회였다. 이날 조 의장은 현직 대통령 연임 개헌 가능성을 묻는 기자 질문에 “결국 주권자인 국민의 선택 문제”라며 “여러 정치적 당사자가 합의하면 가능한 문제”라는 취지로 답했다. 현행 헌법상 현직 대통령에게는 연임 개헌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수밖에 없는 발언이었다.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드디어 검은 속내를 드러냈다”며 “대통령이 연임 개헌을 추진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내란”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도 “이 대통령이 직접 연임은 없다고 선언해야 한다”고 촉구했고,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도 잇따라 대통령의 직접적인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개혁신당과 무소속 인사들까지
며칠 전 사당동 고등학교 동기 모임에 다녀왔다. 오랜만에 20여명의 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인 뜻깊은 자리였다. 반가운 얼굴들이 하나둘 모여 학창 시절 이야기를 나누고, 각자의 인생을 돌아보며 웃음꽃을 피웠다. 모두 고희(칠십)을 눈앞에 둔 나이지만 친구를 만나면 다시 학창 시절로 돌아가는 것이 동창회의 묘미다. 친구들의 근황을 듣다 보니 은퇴 후 삶의 모습도 제각각이었다. 대부분은 평생 해오던 일을 조금 더 이어가고 있었다. 대기업 출신 친구는 협력업체에서 기술 자문을 하고 있었고, 또 다른 친구는 자신이 몸담았던 업계에서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었다. 오랫동안 쌓아온 경험을 조금 더 확장하며 살아가는 모습이었다. 반면 한 친구는 지금도 현역 한의원 원장으로 왕성하게 활동 중이었다. 최근에는 질병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담은 <담음병리학>도 곧 출간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 다른 친구는 오랜 세월 태양광발전소 개발로 쌓아온 경륜을 바탕으로 여전히 현업에서 활약하고 있었다. 이들은 자신의 전문 분야를 꾸준히 발전시키며 현재진행형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경쟁력이 되고 있었다. 그런데 그날 필자의 마음을 가장 크게 움직인 사람은 따로 있
지난 27일 브라질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화상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석유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 정책을 당분간 유지하고, 물가 안정을 위한 선제 대응을 주문했다. 국제 물류 불안에 대응하는 민생 전략을 제시한 것이다. 정부는 중동 홍해를 둘러싼 긴장이 계속되고 국제유가가 한 달 사이 40% 가까이 급등하자, “25일 오전 12시부터 4주간 적용될 8차 석유 최고가격을 기존 7차 최고가격으로 동결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국내 정유사들도 수에즈 운하와 이집트의 송유관을 연계한 새로운 원유 운송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일부 원유는 당초 한 달이면 도착할 물량이 두 달 가까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실제로 국제 물류길에 대한 불안은 유가에서 끝나지 않는다. 원유와 원자재 운송 차질 우려가 커질 때마다 국제 증시는 해운·에너지 관련 종목을 중심으로 출렁이고, 제조업과 소비시장도 원가 부담을 즉각 반영한다. 운송비 상승은 기업의 생산비와 물류비를 끌어올리고, 결국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국민의 장바구니까지 흔든다. 지금은 길 하나가 막히거나 새로운 길이 열리는 것만으로도 유가
지난 27일 정부는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유엔군 참전의 날’ 기념식을 열고 6·25 전쟁에 참전한 유엔군의 희생과 헌신을 기렸다. 이날 행사에는 22개 유엔 참전국을 대표해 방한한 참전용사와 유가족, 6·25참전유공자와 주한 외교사절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정부는 참전용사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뜻을 전하며 자유와 평화를 위해 흘린 피를 결코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성숙 국무총리도 기념사에서 “대한민국은 유엔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을 결코 잊지 않겠다”며 참전국과의 우정을 미래 세대까지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필자 역시 대한민국이 국군과 유엔군의 희생을 더욱 당당하게 기억해야 한다는 데 전적으로 공감한다. 그러나 한국전쟁을 더 깊이 이해하고 미래의 외교와 안보 전략으로 연결하려면, 이제는 한국전쟁 전체의 희생을 함께 바라볼 필요도 있다. 전쟁은 협정문에 서명한다고 완전히 끝나지 않는다. 총성이 멈춘 뒤에도 전쟁터에 묻힌 사람과 돌아오지 못한 가족의 기억은 오래 살아 남는다. 국가는 전쟁의 승패를 기록하지만 국민은 희생자의 이름과 숫자로 전쟁을 기억한다. 그래서 어느 나라를 이해하려면 먼저 그 나라가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는지를 살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