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분양시장 대기업 따라가라

아파트 분양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삼성·LG 등 대기업 인근 단지의 인기는 여전히 견고한 모습이다. 가격이 크게 뛰고 거래량도 급증하는 양상을 보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대기업이 있는 경기도 화성의 경우 최근 집값이 오름세다. 화성시 오산동 일원에 있는 ‘동탄역롯데캐슬’ 전용면적 84㎡는 지난 5월 15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1월 매매가(14억7000만원) 대비 1억원이 오른 가격이다.

화성시 청계동 일원에 위치한 ‘더샵센트럴시티’ 동일 평형도 6월 13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5월 거래액 12억5000만원과 비교하면 불과 한 달 만에 9000만원이 오른 셈이다.

최근 집값
오름세

대기업 효과는 지방도 마찬가지다. 부동산R114 자료를 보면 현대자동차와 석유화학 대기업들이 몰려 있는 울산시 남구 아파트의 6월 평당 매매가는 1245만원으로, 울산시 전체 아파트 평균(1044만원)을 웃돈다. 거래량도 크게 늘었다. 같은 달 울산시 남구 아파트의 매매 건수는 513건으로, 전월(388건) 대비 약 32.2%(125건) 증가했다.

대전 유성구 일원 ‘죽동 금성백조 예미지(2016년 5월 입주)’ 전용면적 84㎡는 올해 6월 7억5000만원에 거래돼 전년 동기 실거래 가격(6억2000만원) 대비 약 1억3000만원 올랐다. 단지서 차량 10분 거리에 LG생활건강 대전R&D캠퍼스, 한화솔루션 중앙연구소 등이 위치해 있다.


대기업이 위치한 지역은 안정적인 고용과 인구 유입으로 주거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어 장기적으로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다. 특히 협력사와 관련 산업시설이 함께 들어서면서 양질의 일자리와 생활 기반이 확대돼 지역 가치가 한층 높아진다.

그렇다 보니 올해 청약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4월 충북 청주시 흥덕구 일원에서 분양한 ‘청주테크노폴리스 아테라2차’는 1순위 청약에서 152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6668명이 접수해 109.6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단지에서 차량으로 약 10분 이내 거리에 SK하이닉스 청주사업장과 LG화학 청주공장 등의 대기업이 위치해 있다.

아파트 불확실 속 인기 여전
가격 크게 뛰고 거래도 급증

충남 천안시 서북구 일원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 성성호수공원’도 1순위 청약에서 1138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7만9898건이 접수돼 17.4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단지에서 차량으로 약 5분 이내 거리에 삼성SDI 천안사업장, 삼성전자 천안사업장 등의 대기업이 가까이 위치한다.

대기업이 있는 도시의 경우 일자리가 풍부해 인구 유입이 활발하고 지역 생산성도 높아 내수경제도 활성화된다. 때문에 올해 분양 예정인 대기업 입주 지역의 물건도 주목을 받고 있다. 충남 천안시 ‘천안 아이파크 시티’ ‘왕숙 푸르지오 더 퍼스트’가 대표적이다.

천안은 삼성SDI, LG생활건강 등 대기업 산단을 품고 있고 왕숙은 카카오디지털허브가 들어설 예정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대기업이 위치한 지역의 경우 기업을 중심으로 교통, 생활 편의시설, 교육 등 다양한 인프라가 확충돼 입지 경쟁력이 높다”며 “이로 인해 지역 경제 발전까지 견인해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에게 선호도가 높게 평가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대기업 인근에서 분양을 앞두고 있는 신규 단지.

▲망포역 푸르지오 르마크= 대우건설은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 980-2 일원 망포역세권 복합개발사업을 통해 ‘망포역 푸르지오 르마크’를 분양한다. 지하 8층~지상 40층 3개동 전용면적 62~100㎡ 총 615가구로 공급된다.

수인분당선 망포역 바로 앞에 조성된다. 단지와 지하철을 연결하는 ‘직결 통로’가 설치될 예정으로, 외부에 나가지 않아도 지하철을 바로 이용할 수 있다. 노선을 통해 신분당선 판교역과 강남역, 지하철 1호선 환승역인 수원역으로 이동할 수 있다.

동탄과 연결되는 동탄 도시철도(트램) 수혜도 기대된다. 동탄 도시철도 건설 사업은 망포역~동탄역~오산역, 병점역~동탄역~차량기지로 이어지는 2개 노선(총연장 34.4㎞)이며 총 36개 정거장 규모로 2029년 개통이 예상된다.

이 중 1단계 건설 공사 구간(망포역~동탄역~방교동, 병점역~동탄역~차량기지)이 올 하반기 착공될 계획이다. 단지 바로 앞 덕영대로를 통해 수원시 전역 접근이 수월하고 1번 국도와 경부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용인~서울 간 고속도로 등 광역도로망 이용도 편리하다.

지방도
마찬가지

단지 맞은편에 삼성디지털시티 수원사업장이 위치해 있다. 이곳에는 삼성전자 본사를 비롯해 삼성전자디지털연구소 등 삼성전자 계열사와 협력업체 등이 들어서 있다. 또 삼성전자 나노시티 기흥캠퍼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등도 가깝다.

영통구 핵심 입지에 들어서는 만큼 생활 기반시설도 풍부하다. 트레이더스 홀세일클럽 수원점, 복합문화 쇼핑몰인 판타지움,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수원영통점, NC백화점 수원터미널점, 롯데마트 권선점, 메가박스 수원인계점 등 쇼핑·문화시설과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동수원병원, 아주대학교병원 등 의료시설이 가깝다.

최근에는 영통로와 매탄로 일대 상권이 확장되고 있어 식당과 카페, 병원, 학원 등 다양한 인프라를 누릴 수 있다. 우수한 교육 환경도 갖췄다. 신영초교와 태장중, 태장고를 도보로 통학할 수 있다. 영통 학원가와 망포동 학원가 이용이 편리하다.

▲더샵 신문그리미티 2차= 포스코이앤씨는 경남 김해시 신문동 일원 신문1지구 도시개발구역 A17-1블록에서 ‘더샵 신문그리니티 2차’를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29층, 6개동, 전용면적 84~93㎡ 총 695세대로 구성된다. 앞서 1차의 성공적인 분양에 이은 후속 분양으로 총 1841세대 규모의 ‘더샵’ 브랜드 타운을 완성하게 된다.

쾌적한 주거 환경도 자랑이다. 대청천이 단지 바로 옆에 있어 천 주변의 수변 공원을 이용할 수 있다. 용두산과 반룡산, 조만강 생태체육공원, 국립용지봉 자연휴양림 등이 가까워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다. 이 밖에 교육, 편의, 교통 등 다양한 생활 인프라를 갖췄다.

우선 단지 좌측에 신문1지구초등학교(2027년 9월 개교 예정)가 있는 ‘초품아’ 단지로 자녀의 안전한 통학이 가능할 예정이다. 이 밖에 장유중, 월산중, 대청중, 장유고, 대청고 등 중·고등학교와 김해시립장유도서관이 가까운 우수한 교육 환경을 갖췄다.


협력사와
산업 시설

단지에서 반경 1.5㎞ 내에는 김해 최대 규모의 김해관광유통단지가 위치해 있다. 김해관광유통단지에는 롯데워터파크, 롯데가든파크, 테이스티그라운드 등의 여가 공간과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농협하나로클럽 등 쇼핑 시설, 200개 객실 규모의 롯데호텔앤리조트 김해 등이 들어선 김해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꼽힌다.

이와 함께 롯데마트 장유점, 하나로마트 김해점, 갑을장유병원, 롯데시네마 김해아울렛점, CGV김해율하점 등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산업단지가 가까운 직주근접 입지도 갖췄다. 단지에서 차량 10분 거리에 전기·전자, 메카트로닉스, 의료·정밀기기 업체 등이 입주해 있는 김해골든루트일반산업단지와 서김해일반산업단지가 위치해 있다. 또 의료 관련 업체가 들어서는 이지일반산업단지도 차량 이용 시 약 15분 만에 이동할 수 있어 출퇴근이 편리하다.

▲천안 아이파크 시티 2단지= H DC현대산업개발이 천안시 서북구 부대동 일원에서 분양 예정인 ‘천안 아이파크 시티 2단지’가 주목받고 있다. 부대1지구 도시개발사업을 통해 조성된다. 지하 2층~지상 34층, 11개동, 전용 84~118㎡ 규모로 총 1222세대로 구성된다. 이 중 1038세대가 일반 분양 대상이다.

총 6000여세대로 계획된 ‘천안 아이파크 브랜드 시티’의 두 번째 분양 단지로, 향후 완성형 브랜드 주거타운으로의 기대감도 크다. 단지는HDC현대산업개발 특유의 설계 역량이 집약된 프리미엄 단지로, 남향 위주의 단지 배치와 커튼월 특화 외관 설계가 적용된다. 피트니스센터, 스크린골프, 게스트하우스, 작은도서관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도 함께 조성된다.


안정적 고용 인구 유입
주거 수요 꾸준히 유지

단지는 삼성SDI(천안사업장)를 비롯해 천안일반산업단지, 아산스마트밸리 일반산업단지, 백석농공단지, 천안유통단지, 천안마정기계 일반산업단지 등 다양한 산단으로의 출퇴근이 쉽다. 또 수도권 전철 1호선 부성역(가칭)이 도보권에 신설 예정된 역세권 입지로, 향후 이 역이 개통되면 서울 및 수도권 주요 지역으로의 접근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단지 인근에는 이마트, 롯데마트, 코스트코, 신세계백화점 등이 위치해 쇼핑 편의성이 높다. 단국대병원과 성성호수공원 등도 가까워 실생활 만족도도 높다. 교육 여건으로는 초등학교와 유치원이 단지 서측에 신설될 예정이다. 오성고는 도보 통학이 가능하다. 인근에 성성중, 두정중, 두정고는 물론 천안 대표 학원가인 두정동 학원가도 반경 2㎞ 내에 위치한다.

수도권 전철 1호선 직산~두정역 사이 신설 예정인 부성역(가칭) 수혜가 기대된다. 개통 시 서울 및 수도권 접근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GTX-C노선 연장 가능성이 언급되는 천안역과도 가까워 미래가치 역시 주목받고 있다. 천안이 수도권에 인접한 ‘준수도권’ 지역으로 분류, 최근 시행된 ‘6·27 대책’의 고강도 대출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점도 매력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두산위브 더센트럴 도화= 두산건설은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도화동 일원에 ‘두산위브 더센트럴 도화’를 분양한다. 지하 2층, 지상 최고 39층, 7개동, 전용면적 39~123㎡, 총 660가구로 건립된다. 일반분양 물량은 412가구다. 59·74·84㎡ 등 실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중소형 평형이다.

현대제철, 동국제강, 현대인프라코어를 비롯한 주요 기업과 인천기계산단·인천지방산단·주안국가산단 등 다양한 산업단지가 가깝다. 1호선 도화역을 이용하면 구로·용산·서울역·종로 등 서울 주요 지역까지 환승 없이 이동할 수 있다. 주안역에서 특급전동열차로 환승하면 용산역까지 약 35분 만에 도달할 수 있다.

인천 지하철 2호선 주안국가산단역을 통해서는 인천 시내 중심부와 서남부 지역으로 이동하기 편리하다. 향후GTX-B노선이 개통되면 인천시청역을 거쳐 광역 접근성이 한층 강화될 예정이다.

경인고속도로·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와 가까워 도화·가좌IC를 통해 서울 목동·여의도·시청 방면으로 이동이 편리하다. 이와 함께 제2경인고속도로와 국도 42호선을 이용하면 시흥·안산 방면 접근도 용이하다.

단지 인근에는 서화초·인천대화초·인화여중·선인중·선인고 등이 위치해 있다. 청운대학교 인천캠퍼스도 도보로 이동 가능하다. 쑥골어린이공원과 어린이교통공원 등과도 가깝다. 이 밖에 이마트트레이더스·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와 인천광역시 의료원·인천백병원 등 의료시설도 근처에 있다.

풍부한
기반 시설

앨리웨이 인천, CGV를 비롯한 문화시설까지 갖춰져 여가생활 선택의 폭도 넓다. 인천 도화동 일대는 정비사업 등 다양한 개발 사업들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인천도시공사는 지난달 제물포역북측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에 국내 최초로 리츠(REITs) 방식을 도입했다. 이 사업은 공공주택 13개 동과 근린생활시설 5개동을 건립하는 사업으로 2031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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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100일 결정적 장면들

이재명의 100일 결정적 장면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체감상 1년은 된 것 같다.” 어느 덧 이재명정부가 출범 100일째를 맞았다. 이재명 대통령에겐 숨 가쁜 3개월이었다. 12·3 비상계엄 선포, 탄핵 정국, 조기 대선 등 대형 정치 이슈는 지나갔다. 이제 본격적으로 국정 운영의 청사진을 실현해야 하는 시기다. 지지율은 이미 요동치고 있다. 어떤 이슈가 이정부를 뒤흔들었던 걸까? 지난 6월3일 21대 대통령선거가 열렸다. 지난해 12월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6개월 만에 대선이 치러졌다.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이라는 말이 대선 전부터 파다했고 실제로 이변은 없었다. 재수 끝에 대통령에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은 역대 최다 득표수를 기록했다. 다만, 과반 득표율에는 미치지 못했다. 무정부 상태 산적한 이슈 이번 대선은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보궐선거여서 인수위원회 기간 없이 바로 임기가 시작됐다. 이 대통령 앞에는 비상계엄 사태 수습, 민생 회복, 국민 통합 등 국내 문제는 물론 미국발 통상 전쟁 등 국외 문제까지 이슈가 산적한 상태였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무정부’나 다름없는 상태로 6개월 동안 이어진 국정 공백을 메워야 했다. 이 대통령은 당선이 확정된 후 소감 연설에서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민주공화정 공동체 안에서 국민이 주권자로 존중받고 협력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것, 반드시 그 사명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란 극복 ▲민생 회복 ▲국민 안전 ▲한반도 평화 ▲국민 통합 등을 언급했다. 실제 이 대통령은 국회의 과반 의석을 등에 업고 ‘윤석열정부 지우기’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 1호 법안으로 ‘내란 특검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 ‘채 해병 특검법’ 등을 통과시켰다. 김건희 특검법, 채 해병 특검법 등은 윤정부에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번번이 폐기됐던 법안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 엿새 만인 6월10일 국무회의에서 3대 특검법을 의결했다. 그는 국무회의 이후 SNS를 통해 “이재명 정부 1호 법안인 3대 특검법은 내란 심판과 헌정 질서 회복을 열망하는 국민의 뜻을 받들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구속 기소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침체된 내수를 회복하기 위한 소비쿠폰도 지급했다.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사회 분위기가 흉흉해졌고 이는 곧 경기 부진으로 이어졌다. 정치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사람들이 소비를 줄이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연말 연초 대목 장사를 망친 자영업자는 폐업을 걱정해야 할 지경에 몰렸다. 민생 회복 소비쿠폰 지급은 이 대통령이 대선후보 때부터 내세운 공약이다. 지난 7월21일부터 전 국민을 상대로 1차 소비쿠폰이 지급됐다. 기본 15만원에 인구 감소 지역 등에 일정 금액을 더했다. 2차 소비쿠폰은 상위 10%를 제외한 국민 90%가 오는 22일부터 신청할 수 있다. 13조원의 재정이 투입됐다. 윤정부 때부터 이어진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은 이재명정부 들어서도 쉽게 출구 전략을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의대생 수업 복귀에 대한 이정부의 행보에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도 불만이 제기됐다. 의료 정상화를 이유로 조건 없이 의대생 복귀를 추진하는 모습에 공정과 원칙이 깨졌다며 실망감을 표출한 것이다. 두 번의 도전 끝에 당선 내란 종식, 민생 첫 손에 의정 갈등은 윤정부 시기인 지난해 2월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는 보건복지부의 발표로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전공의는 집단 사직하며 병원을 떠났고 의대생은 집단 휴학을 강행했다. 응급실 뺑뺑이 사건 등 의료 공백이 가시화되고 의료 붕괴까지 우려되다가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핵심 이슈에서 멀어졌다. 새 정부의 현안으로 넘어간 것이다. 이 대통령이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의정 갈등 해소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정 장관 지명 이후 의료계에서 일제히 환영 입장을 내놨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대생 복귀와 관련해 특혜 논란이 나왔고 국민 여론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의료계와 국민 여론의 괴리가 큰 상황이라 해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산재와의 전쟁’은 임기 초 이정부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는 모양새다. 이 대통령은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SPC 공장을 현장 방문하는가 하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반복 공시로 주가 폭락’ 등 수위 높은 발언으로 건설업계를 겨냥했다. 이 대통령이 산업재해 근절을 외치자 건설업계가 납작 엎드렸다. 산재 사고가 발생하면 사용주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내용의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고도 일터에서 근로자가 죽는 사례가 거듭 일어나자 대통령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이다. 연이어 산재 사고가 발생한 포스코이앤씨는 대표이사가 바뀌었고 DL건설은 임직원 전원이 사의를 표명했다. 일각에서는 이정부가 지나치게 기업을 ‘잡도리’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코스피 5000’을 외치며 주가 부양을 공언한 것과 실제 행보는 정반대라는 의견이다. 지금까지의 주가 상승은 이정부에 대한 기대감에서 비롯됐다면 앞으로의 상승분은 실물 경제에서 끌어 올려야 하는데 이를 이끌 기업을 너무 옥죄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경제 정책의 방향도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된다. 지난달 1일 코스피 지수가 126.03포인트(3.88%)나 하락했다. 주가 3200선이 깨졌고 하락률은 미국발 상호 관세 부과로 충격을 받았던 지난 4월7일(-5.57%)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컸다. 이른바 ‘검은 금요일’의 배경은 전날 이재명 정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침체된 경기 소비쿠폰으로 이정부는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추고 최고 35%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 등을 담은 세제 개편안을 공개했다.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조건부로 인하된 증권거래세율도 현재의 0.15%에서 2023년 수준인 0.2%로 환원됐다. 또 법인세 세율을 모든 과세표준 구간에 걸쳐 1%포인트씩 일괄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검은 금요일’의 후폭풍은 상당했다. 무엇보다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는 게 문제였다. 주가가 폭락한 지난달 1일 이후 열흘 사이에 거래 대금이 20%가량 줄었다. 이른바 ‘국장’에서 빠져나간 개인 투자자들이 ‘미장(미국 주식시장)’으로 몰려가면서 나스닥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뜩이나 관세 협상으로 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증시 부양책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는 방증이었다. 일명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2·3조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점도 우려를 더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동자에게 원청과의 교섭권을 부여하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다. 법안이 통과되면 기업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예상이 끊이지 않았다. 법안이 통과되기 전부터 한국경영자총연합회 등 경영계를 대표하는 경제단체는 물론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등이 노란봉투법에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법안이 통과되면 기업이 규제가 덜한 외국으로 나갈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경제단체 등은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시행을 유예해 달라고까지 했지만 그대로 진행됐다. 대통령실은 법안 통과 이후 상황을 주시하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노란봉투법 통과 이후 “노란봉투법의 진정한 목적은 노사의 상호 존중과 협력 촉진”이라며 “노동계도 상생의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책임 있는 경제 주체로서 국민 경제 발전에 힘을 모아주시기를 노동계에 각별히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광복절을 앞두고는 사면 문제가 불거졌다. 취임한 지 2개월 밖에 되지 않았고 전임 정부에서 임기 초 정치인 사면을 한 적이 없던 터라 이정부 역시 같은 길을 갈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사면 대상으로 거론되던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가 자녀 입시 비리 혐의 등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수감된 지 8개월 밖에 안된 점도 ‘사면 불가론’에 힘을 더했다. 주가 부양 공약 반대되는 정책 지난해 12월12일 대법원은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에 추징금 60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조 전 대표는 나흘 뒤인 12월16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만기 출소일은 내년 12월15일이었다. 조 전 대표가 이끌던 조국혁신당은 당시 대선에서 후보를 내지 않고 이 대통령을 지지했다. 조 전 대표의 사면 관련 언급이 나올 때마다 ‘대선 청구서’라는 말이 따라붙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후 종교계, 시민단체, 정치권 일부에서 조 전 대표를 사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조 전 대표가 검찰의 횡포에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있다는 주장도 일부 진영에서 제기됐다. 특히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통령실 등이 조 전 대표의 사면을 직접 요구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정국의 핵으로 떠올랐다. 조 전 대표는 문재인정부 시절 민정수석, 법무부 장관 등 요직을 맡은 바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조 전 대표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고 언급하는 등 각별히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빗발치는 사면 요구에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정치권 등에서 조 전 대표를 사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과 달리 여론이 좋지 않았기 때문. 특히 민주당 지지층 내에서도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달갑지 않게 여기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입시 비리 혐의 등이 민주당 지지층이 중요하게 여기는 공정과 상식의 가치에 반한다는 것이다. 지지율이 떨어지는 등 민심 이반이 예상된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이 대통령은 장고 끝에 조 전 대표의 사면을 결정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조 전 대표를 비롯해 윤미향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은수미 전 성남시장,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 등 정치인과 고위공직자 27명을 포함해 총 83만6678명에 대한 대규모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분열과 반목의 정치를 끝내고 국민 대화합 차원에서 이뤄지는 광복절 특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광복절 사면은 이 대통령의 지지율을 뒤흔들었다. 사면 논의가 시작됐을 때부터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한 지지율은 발표 이후 눈에 띄게 꺾였다. 조 전 대표가 사면 이후 ‘광폭 행보’를 보이며 노출도가 높아진 것도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세제 개편안·사면으로 지지율 흔들 한일·한미 정상회담은 긍정적 평가 조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사면이 끼친 영향은) N분의 1 정도’라고 발언한 부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조 전 대표는 수감 한 달여 만에 정국의 핵으로 떠올랐다. 여권 내에서도 조 전 대표의 행보를 불편해하는 기류가 감지되며 야권에서는 이정부를 공격하는 소재가 된 모양새다. 특히 조 전 대표를 비롯한 조국혁신당에서 우리의 길을 가겠다는 ‘마이웨이’ 행보를 공언하면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계 개편이 일어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대통령의 임기 5년간 외교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정상회담도 잇따라 열렸다. 이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부터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던 ‘트럼프발 통상 전쟁’의 대응 방향이 윤곽을 드러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당선 직후부터 ‘관세’를 무기로 전 세계에 싸움을 걸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미 FTA’로 쌀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관세가 ‘0’이었기에 타격이 불가피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국방비 증액 등을 언급했다. 시장을 개방하고 미국에 이른바 ‘동맹 비용’을 내라는 요구였다. 실무진이 진행한 관세 협상은 그 시발점이었고 정상회담은 미국발 청구서의 윤곽이 드러난 자리였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표면상으로는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각국 정상을 불러놓고 면전에서 망신주기 하는 등 어디로 튈지 모르는 방식의 트럼프 대통령과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한 점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일각에서는 정작 중요한 사안은 하나도 논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앞서 조선업 협력, 원전 문제를 비롯해 자동차 등 주력 산업에 붙는 관세까지 불확실성을 해소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일반적으로 실무진이 틀을 만들고 정상회담에서 결정되는 방식의 외교 관행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먹히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이나 합의문 등은 나오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도 만났다. 이 대통령은 일본 방문 전 과거 한일 간 위안부 합의와 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해 “국가 간 약속은 존중돼야 한다”며 기존 합의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당시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미국발 관세 관련 논의도 이뤄졌다. 당분간 민생 집중 취임 후 첫 외교 시험대를 넘은 이 대통령은 당분간 민생을 살피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당분간 국민의 어려움을 살피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민생과 경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은 “몇 주간 정상회담에 몰두했기 때문에 국내, 특히 민생·경제성장과 관련된 부분을 앞으로 주력해서 챙기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