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 3가지 대안

해마다 치솟는 분양가와 초강력 대출 규제가 맞물리면서 올해 하반기 분양시장에서 ‘분양가상한제’ 적용 아파트가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주변 시세보다 수 천만원에서 최대 수억원까지 저렴한 분양가에 공급돼 실거주와 시세차익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청약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최근 몇 년간 건축비와 토지 가격 상승은 분양가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전국 민간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948만8000원으로, 전월 대비 2.5%, 전년 동월 대비 4.44% 상승했다. 특히 서울은 3.3㎡당 4607만900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9.97%나 급등했고, 수도권도 3.3㎡당 2915만4000원으로 7.72% 올랐다.

고분양가
내 집은?

여기에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는 내 집 마련의 문턱을 한층 높였다. 6·27 대책으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와 주택담보대출 한도 6억원 제한 등으로 대출 가능 금액도 줄면서 매수자가 부담해야 하는 자기자본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고분양가 시대에 내 집 마련의 대안으로 뜨는 3가지로 ▲분양가상한제 ▲민간임대아파트 ▲재건축 방식 지역주택조합 사업 등이 있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분양가상한제= 6·27 대출 규제로 자금 마련이 까다로워진 가운데 수도권 아파트값은 여전히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 상한제 단지에 실수요자 쏠림은 하반기에도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분양가 상한제 단지는 주변 시세 대비 ‘착한 분양가’로 공급되면서 대출 부담이 줄고 향후 안전 마진까지 기대해 볼 수 있어서다.


분양가상한제(분상제)는 신규 아파트 분양 시 택지비와 건축비에 건설사의 적정 이윤을 합해 분양가를 산정하고, 이보다 비싸게 분양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제도를 말한다. 규제 지역 민간 택지와 공공 택지개발 지구에 적용되며 주변 시세 대비 60~80% 수준에서 분양가가 정해진다.

업계에 따르면 올 8월과 9월 서울 송파구 ‘잠실르엘’, 인천 서구 ‘엘리프 검단 포레듀’, 경기 김포 ‘호반써밋’ 등 분상제가 적용되는 주요 단지의 분양이 본격화된다. 주변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가 강점인 만큼 대출 규제에도 분양시장의 청약 열기가 더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치솟는 분양가에 초강력 대출 규제
‘분상제’ 적용 아파트 핵심 키워드

이 같은 흐름은 분양가 상승세와 맞물려 있다. 여기에 대출 한도 축소와 DSR 강화로 자기자본 마련 문턱은 더욱 높아졌다. 수도권 전역이 규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자금 여력이 부족한 수요자들이 분상제 단지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런 흐름은 관련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분상제가 적용된 단지에는 전체 청약통장의 59%가 몰렸다. 1순위 청약자 10명 중 6명이 분상제 단지를 선택한 셈으로, 앞으로도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분상제가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도입된 제도라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하면서도 과열 경쟁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내 집을 마련하는 데 자금 마련 부담이 큰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고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는 분양가상한제 단지로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며 “분상제 단지는 희소성이 크고 가격 경쟁력이 있어 청약 열기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 다만 전매 제한과 거주 의무 규정 등을 고려해 자금 계획을 보수적으로 짜야 한다”고 말했다.

▲민간임대아파트= 최근 부동산시장에서 민간임대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치솟는 분양가와 대출 규제, 전세 사기 등 시장 불안 속에서 실거주 중심의 대안 주거 상품으로 주목받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민간임대아파트는 최장 10년 동안 임대로 거주한 뒤 분양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단지다. 직접 살아본 후 매입을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임대료 인상률이 5% 이내로 제한되는 구조를 갖춰 가격 부담이 적은 편이다. 최근에는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되면서 월세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라 월세 가격도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게 업계 평가다.

또 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임차 기간에는 취득세와 재산세 등의 세금 부담이 없는 것도 장점”이라며 “청약통장이나 거주지 제한 없이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청약이 가능해 진입 장벽도 낮아 실수요층의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수천만원에서
최대 수억원

건설사들이 일반 분양 아파트 못지않은 설계를 적용하면서 품질 경쟁력도 높아졌다. 민간임대아파트는 과거와 달리 알파룸, 팬트리 등 최신 주거 트렌드를 반영한 평면은 물론, 고급 수입 마감재와 특화 조경, 커뮤니티 공간이 다양하게 제공되고 있다. 전국 주요 민간임대아파트들은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광주광역시에서 공급된 ‘중앙공원 롯데캐슬 시그니처’ 10년 분양전환형 민간임대아파트는 단기간에 100% 계약을 마쳤다. 독일 프리미엄 주방 브랜드 놀테(Nolte), 이탈리아 수전 브랜드 파포니(Paffoni), 아일랜드 주방 후드 엘리카(Elica) 등 하이엔드 사양이 적용돼 수요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지난 7월 충북 청주시에 공급된 ‘신분평 더웨이시티 제일풍경채’가 10년 민간임대아파트 물량 793가구 모집에 무려 1만351건의 청약이 접수돼 평균 13.0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업계는 이 같은 민간임대아파트의 인기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세시장의 불안정성, 대출 규제에 따른 내 집 마련 비용 부담 상승 등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전문가는 “전세에서 내 집 마련으로 이어지던 기존 공식이 흔들리는 가운데, 민간임대는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안정적 실거주 상품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라며 “실수요층의 관심이 계속되는 만큼, 인기 역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재건축 방식 지역주택조합 사업= 수도권 신축 아파트 현장의 시공비와 분양가 상승세가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합리적인 가격에 내 집 마련이 가능한 지역주택조합 아파트에 대한 관심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

2020년 주택법 개정을 통해 지역주택조합의 투명성과 안정성을 높였다는 평가와 함께 ▲조합원 모집을 위해 50% 이상 토지 사용권원 확보 ▲15% 이상 토지소유권 확보 시 조합 설립 인가 가능 ▲조합 가입 계약서 내용 법제화·작성 의무화 ▲모집 주체에게 설명 의무 부과·설명 의무 이해 확인서 작성 ▲업무 대행사 자격 요건 강화 등을 규정한 바 있다.

실거주와
시세차익

그럼에도 사업의 성공률이 낮음에 따라 현 정부에서 지역주택조합의 자격 요건을 완화하는 등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함에 따라 지역주택조합의 안정성과 성공률을 높이려는 모습으로 보이고 있다. 기존에 부정적으로 평가받던 지역주택조합 사업에도 초록불이 켜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수도권 내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지역주택조합 성공 사례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한 지역주택 조합 아파트에 능통한 전문가는 “분양가 상승세로 인해 아파트의 가격 경쟁력이 중요해지면서, 주변 시세 대비 합리적인 가격에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지역주택조합 아파트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기존에 오래된 아파트를 철거하고 재개발 방식으로 진행되는 지역주택조합은 기존 지역주택조합과 비교했을 때 안정성을 더 확보하고 있다. 앞으로는 이런 재건축 방식의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내 집 마련의 대안으로 뜨는 3가지 주거 상품 중 대표적인 현장.

▲에코델타시티 아테라= 금호건설은 부산 강서구 강동동 에코델타시티 A24블록에 공급하는 ‘에코델타시티 아테라’를 선착순 분양 중이다. 민간참여형 공공분양 주택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분상제 단지로, 지하 2층~지상 16층, 16개동, 전용면적 59·84㎡ 1025가구로 조성된다. 입주는 2028년 3월 예정.

금호건설이 지난해 선보인 새 주거 브랜드 ‘아테라(ARTERA)’의 부산 첫 진출 단지다. 실수요자가 선호하는 전용 59㎡ 타입이 전체의 약 63%를 차지하며, 지역 내 공급이 매우 희소한 60㎡ 미만 물량을 대거 포함하고 있다. 59㎡C 타입에는 파우더룸과 드레스룸을, 84㎡A 타입에는 홈바, 팬트리, 알파룸 등을 도입했다. 전 세대에 월패드, 스마트 스위치 등 첨단 시스템과 유리 난간 설계로 탁 트인 개방감을 제공한다.

희소성 크고 가격 경쟁력 ↑
자금 계획 보수적으로 짜야


최상층에 위치한 스카이라운지와 게스트하우스를 비롯해 실내 체육관, 실내 골프연습장 등 고급 커뮤니티시설이 갖춰진다. 여기에 키즈룸, 작은도서관, 청소년 문화공간, 독서실, 다함께돌봄센터 등 가족 중심의 특화시설도 조성된다. 단지 중앙에는 수경시설과 미디어파사드가 어우러진 선큰(지하에도 자연광이 들도록 조성한 공간) 커뮤니티 광장이 들어선다.

단지 바로 앞에는 유치원과 초등학교가 계획돼있으며, 도보권 내에는 중학교와 고등학교도 예정돼있다. 인근에는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부산점(가칭)이 조성될 예정이며, 수변 공원과 중심상업지구도 함께 개발된다. 강서선(계획), 부전~마산 복선전철(공사 중) 등 광역 교통망이 예정돼있으며, 복선전철의 ‘에코델타시티역’도 2028년 하반기 개통될 예정이다.

▲대명 에르노빌 강릉= 대명건설은 강원도 강릉시 구정면 제비리 1276-4번지에 10년 민간임대아파트 ‘대명 에르노빌 강릉’을 공급 중이다. 지하 2층 ~지상 최고 18층, 9개동, 총 572세대 총 3개 타입으로 구성된다. 주차 대수는 총 921대로 가구당 1.6대다. 전용 면적별 세대수는 ▲59㎡A 113세대 ▲59㎡B 165세대 ▲84㎡A 294세대로 이뤄졌다.

채광과 통풍이 뛰어나고 남동, 남서, 정남향으로 세대가 배치된다. 동간 거리가 넓어 사생활 보호에 유리하며 바다 조망도 일부 세대는 가능하다. 단지 내 자연환경인 오색 숲속과 쉼터, 하늘빛 산책로가 마련된다. 남대천이 단지 바로 앞에 자리하여 자연환경을 가까이 누릴 수 있다.

59A타입은 113세대로 4베이 판상형, 소형 평형이지만 공간 활용이 좋은 팬트리가 마련돼있으며, 거실과 주방의 맞통풍에 좋은 구조다. 59B타입은 165세대로 가장 좋은 정남향으로 배치되며, 3베이 탑상형 구조다. 84A타입은 294세대로 여유로움과 쾌적함을 높인 프리미엄 공간 연출이 가능하다. 현관 팬트리와 넓은 주방 팬트리, 드레스룸은 쾌적한 생활 환경을 만들어준다.

가족 중심
특화시설

KTX강릉역을 차량으로 약 10분 이내에 이용 가능하다. 이를 통해 서울까지는 약 1시간10분 거리다. 영동고속도로와 동해고속도로도 인접해 자차를 통한 도심과의 접근성이 확보돼있다. 실제 도로를 따라 회산로를 이용하면 시내로 진입하기 용이하고, 국도 35호선을 통해 강릉 IC로 연결되어 있는 점도 장점이다.

주변에 고등학교와 대학교, 대안학교 등이 자리하고 있으며,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현재 부족하지만 신설될 예정이어서 교육 환경의 개선이 기대된다. 입주 시에는 명주초등학교로 셔틀버스 운영을 할 것으로 계획돼있다. 또 1㎞ 내외에 위치한 회산동 주거 지역 내에는 다양한 생활편의시설이 있어 도보 1분 이내로 이용 가능하다.

▲하남 스타포레= 서울 옆세권 경기 하남시 덕풍동 369-1 일대에 들어설 지역주택조합(이하 지주택) 아파트 단지 ‘하남 스타포레’가 조합원을 모집 중이다. 이 지주택 조합은 연내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목표로 마지막 조합원 모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도권 3기 신도시 중 가장 입지가 좋다는 교산신도시 인근에 위치해 높은 투자성을 보이고 있다.

2500여세대 규모의 대단지로, 대단지 아파트가 가지는 높은 가치와 더불어 덕풍공원과 가까운 자연 환경, 초중고 학교의 근접성 등 다양한 장점을 제공한다. 거주와 투자 양측 면에서 뛰어난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평가다.

1, 2단지는 지주택에 필요한 모든 조건을 충족했으며, 2025년 사업 승인 접수만 남아 있다. 토지 확보도 80% 이상 매매 체결된 상태다. 서희건설에서 PF와 관계없이 토지 잔금을 지불하겠다고 밝혀 사업 진행의 안정성을 확보했다. 조합원 모집 가격은 22평형과 25평형이 4억원대, 30평형은 5억원대, 33평형은 6억원대로 책정돼있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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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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