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 후원 취소’ 후폭풍 일자 “깊은 유감”

2019년 대전 초교 아동학대 사건서 ‘정서학대’ 의견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대전 교사 극단적 선택 사망사건에 관련이 있었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난 국제아동권리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이 후원 취소라는 후폭풍이 일자 “깊은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냈다.

지난 12일, 세이브더칠드런은 공지문 형식의 홈페이지 입장문을 통해 “세이브더칠드런(이사장 오준)은 대전서부아동보호전문기관이 관여한 2019년 사건과 관련해 최근 비극적 상황이 발생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슬프고 무거운 마음이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저희 세이브더칠드런이 대전광역시의 위탁을 받아 운영하는 기관으로 당시 경찰청 112로 아동학대 신고 전화가 접수돼 아동보호전문기관은 현장조사를 진행했다”면서도 “다만 2020년 이후엔 제도가 바뀌면서 아동학대 조사 업무를 시군구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과 경찰 측이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동보호전문기관은 현장을 방문하고 아동복지법, 보건복지부가 정한 아동보호전문기관 업무수행지침에 근거해 아동학대 피해 조사를 진행해 조사 결과를 국가아동학대정보시스템에 등록해왔다”고 부연했다.

이들은 “아동보호전문기관의 피해 조사는 위법 여부를 가리는 게 아닌 아동학대 관련 규정 등에 따라서만 판단되며 아동의 상담과 치료, 회복, 예방을 목적으로 한다. 이후 해당 자료는 수사 중인 경찰의 요청에 따라 제출할 의무가 있어 경찰 측에 전달한 바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아동과 교사 모두의 존엄성이 존중받고 모두의 권리가 지켜져야 한다고 믿으며 아동이 안전한 환경서 자랄 수 있도록 교사와 부모 모두와 함께 협력하는 것을 지향한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세이브더칠드런은 더욱 무거운 책임과 소명감을 갖고 일할 것이며 다시는 유사한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의 종합적인 대책 마련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지난 2019년, 대전 초등학교 교사에 대한 조사에 심사위로 참석했던 세이브더칠드런은 ‘정서학대’ 의견을 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고인은 오랜 기간 동안 세이브더칠드런에 후원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후원 취소 여론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오늘 후원 취소 상담원 연결하는데 50분 정도 걸렸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많은 분들이 후원 취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도 대댓글을 통해 “이제 계좌 은행 앱에서 자동이체 취소하니 빠르고 쉽게 된다. 적은 금액이지만 통장으로 10년 정도 후원했는데 정말 후회된다”고 거들었다.

앞서 지난 5일, 고인은 대전 유성구 자택서 극단적 선택을 한 뒤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이후 병원에 이송됐지만 안타깝게도 이틀 만인 지난 7일 오후 6시쯤 숨졌다.

당시 세이브더칠드런이 운영했던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아동과 학부모, 교사 등에 대해 현장조사를 나서 ‘아동에게 심리적 어려움이 있음을 확인했고 상담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조사 결과를 냈다.

이듬해인 2020년 초, 피해 아동 학부모가 고인을 고소했고 경찰이 해당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조사 내용을 요청하자 조사 결과를 전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세이브더칠드런 측도 “경찰 요청으로 조사 결과를 넘겼으며 처벌과 관련한 내용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대전교사노조(노조)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 2011년부터 수년 동안 세이브더칠드런에 월 3만원씩 후원을 시작했다. 이들은 고인이 출산과 함께 마음으로 낳은 아이를 후원하고자 했으며 가장 중립적이고 종교색이 없는 단체라는 이유로 세이브더칠드런 후원을 선택했다.


만약 노조에 의해 해당 사실이 세상에 공개되지 않았더라면, 세이브더칠드런의 이번 유감 입장문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 누리꾼의 “세이브더칠드런은 아이들만 보호한다. 어른은 보호대상이 아니다”라는 비판 댓글은 아동보호단체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일각에선 아무리 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 참석했다고는 하지만 전문성이 결여된 기관이 아동학대 사건을 판단하는 의결기구가 돼서는 안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노조에 따르면 당시 고인은 “아동학대 조사기관의 어이없는 결정을 경험했으며 교육현장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고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고 세이브더칠드런에 대해 정면 비판했다. 해당 사건은 결국 검찰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한 누리꾼도 “실제로 지역 위임 단체인 초록OO 분들이 아동학대(가정문제) 신고를 처리하는 모습을 2번 정도 봤는데 전혀 전문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여론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2020년 이후로 지방자치단체서 아동학대 전담조사관을 배정해 조사하고 있다. 문제는 지자체에 배정돼있는 전담조사관들조차도 아동학대 관련 전문가가 아닌, 아동보호전문기관서 멘토링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점이다.

현행 아동복지법에 따르면, 학대 아동의 치료와 사례 관리, 예방 등을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마다 한 곳 이상의 아동보호전문기관을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이브더칠드런은 대전 서구·유성구의 아동보호전문기관을 위탁 운영 중에 있으며 직접 고소나 고발하지 않고 피해아동의 지원이나 교사에 대한 아동학대 예방교육 필요 여부 등을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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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