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올랐던 <피지컬:100> 학폭·조작 논란 속 ‘쓸쓸한 퇴장’

제작진 “조작은 없었다”며 의혹 반박
지난 2일, 손해배상소송 등으로 얼룩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넷플릭스 예능프로그램 <피지컬: 100>이 종영 이후 뒤늦은 ‘조작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결승전 촬영 당시에 한 번의 미션을 수행했던 게 아니라 무려 세 번의 촬영을 했고 이 과정에서 우승자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번 결승전 조작 논란은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던 출연자 정해민이 해당 사실을 폭로하면서 대중에게 알려지게 됐다.

이와 맞물려 공동 제작사인 루이웍스미디어가 제작사 아센디오에게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당하는 등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모양새다.

지난 2일, 아센디오에 따르면 <피지컬: 100> 공동제작사인 루이웍스미디어를 상대로 계약위반 및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과 관련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루이웍스와 작년 2월 <피지컬: 100>과 관련해 공동제작사 명기 조건이 포함된 기획개발 투자 계약서를 체결하고 기획개발비를 납부를 완료했다”면서도 “그러나 아센디오는 <피지컬:100> 크레딧에 명기되지 않았고 투자금도 돌려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센디오의 <피지컬: 100> 제작 참여는 엄연한 사실”이라며 “현재까지 관련 계약은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루이웍스는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아센디오에 프로그램 제작 전에 이미 계약해지를 통보했고, 이에 따라 아센디오는 제작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승전 ‘로프 당기기’ 미션의 조작 논란도 일고 있다.

지난달 24일, 연출자인 장호기 PD가 자신의 SNS에 “우리가 온몸을 바쳐 땀 흘렸던 지난 1년은 제가 반드시 잘 지켜내겠다. 거짓은 유명해질 순 있어도 결코 진실이 될 순 없다”고 입장을 밝히면서 불거졌다.

묘한 뉘앙스의 장 PD의 글이 올라오면서 결승전 참가자였던 경륜 국가대표 출신의 정해민도 지난 1일, 유튜브 채널 ‘기자왕 김기자’에 출연해 결승전 당시 기계 결함으로 제작진이 재경기를 요청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당시 분위기상 재경기 요청을 거절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다시 결승전을 촬영했다고 주장했다.

결승전에 참가만 했을 뿐, 촬영본이 어떻게 편집되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던 정해민은 “이런 일이 발생했는데 어떻게 아무렇지 않게 진짜인 것처럼 만들어 내보내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황당해했다.

부친에 이어 2대째 경륜선수라는 정해민은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서 “나는 커뮤니티를 하지 않고 존재 자체도 모른다. 그런데 사람들이 커뮤니티서 경륜선수가 하체 운동만 해서 로프 당기기에서 졌다는 얘기가 나온다는 말을 듣고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방식으로 재경기가 됐고 그때 내가 정신적으로 시달리고 지칠 수밖에 없는 상황들도 방송됐다면 나도 그렇고 경륜선수들이 비난받진 않았으리라 생각한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내가 1등을 하고 싶다거나 재경기를 바라는 건 아니며 돈을 달라는 것도 아니다. 누군가를 원망하고 싶지도 않고 우진용님에 대한 공격도 없었으면 한다”며 “우리는 경쟁을 위해 최선을 다해 싸웠고 프로그램이 끝난 지금은 최선을 다새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할 때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을 향해서는 “난 스포츠맨이다. 체육인으로서도 전후 사정이 있는데 그걸 다 빼고 그냥 허무하게 진 것처럼 나오는 걸 받아들이긴 어렵다”고 토로했다.

결국 지난 2일, <피지컬: 100> 제작진은 YTNStar를 통해 당시의 촬영 타임라인을 공개했다. 타임라인에 따르면 결승전은 오디오 녹음 문제로 1차 중단됐으며 줄이 감겨져 있는 기계가 돌아가지 않아 두 번째로 중단됐다.

당시 제작진은 정해민과 우승자인 크로스핏 선수 우진용에게 상황을 설명하면서 양해를 구한 뒤 다음 날 재경기를 제안했다고 한다. 하지만 두 참가자는 당일 촬영을 원해 바로 녹화에 들어갔다.

우여곡절 끝에 마지막 세 번째 촬영에선 우진용이 정해민을 꺾고 최종 우승했다.

‘결승전 조작’ 논란에 대해 제작진은 “경기 결과가 무효 처리되거나 뒤집히는 일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경기 중단 후 재개도, 경기 재개 시점도 모두 참가자 동의를 받고 진행했다”며 “경기 초반 오디오 이슈 체크와 참가자들의 의견 청취를 위한 일시 중단 및 재개가 있었을 뿐, 결코 종료된 경기 결과를 번복하는 재경기나 진행 상황을 백지화하는 일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제작진의 입장은 두 경기 모두 완전히 승부의 추가 한쪽으로 기울었거나 앞섰던 상황이 아니었고 의도적으로 어느 한 선수에게 유리하도록 미션 장치가 설정돼있지도 않았다는 주장으로 읽힌다.

하지만, 오디오 녹음 문제나 미션 장치의 줄이 엉켜 돌아가지 않는 문제는 출연진의 과오로 해석하기엔 다소 무리가 따른다. 결국 재촬영, 재재촬영의 근본적인 귀책사유는 출연진이 아닌 제작진에게 있었다고 봐도 무방해 보인다.

게다가 정해민은 “엄청난 격차를 벌리며 이기고 있을 때 우진용이 기계 결함을 주장해 경기가 중단됐다”는 한 언론 인터뷰도 나왔다.

그는 “제작진에게도 말한 게 ‘다만 내가 왜 졌는지, 내가 힘이 빠졌을 수밖에 없는 당시 상황을 리얼리티답게 내보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재경기 전엔 무엇이든 들어줄 것처럼 하더니 갑자기 태도가 바뀌었다”며 “‘참가자는 편집에 관여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왔다”고 주장했다.

업계 일각에선 제작진이 구구절절 장문의 글보다는 편집 전의 영상을 공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확실한 해명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일각에선 이번 ‘결승전 논란’에 대해 크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가 아닌 흥미와 재미를 가미하기 위해 기획자들의 연출이나 편집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예능’프로그램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내용을 보니 우진용은 크게 잘못한 것은 없는 것 같다”며 “그냥 제작진의 진행 미숙으로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진용도 나름 신체능력으로 좋다고 자부해서 나온 사람일 텐데 줄이 당겨지지 않고 이상한 소리까지 나니 뭔가 문제가 있다고 항의할만 했다”며 “재경기도 정해민이 앞서있던 만큼 자신이 더 하겠다고 인정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오디오 부분이야 당연히 철저한 제작진 잘못이고 스타도 아닌 우진용을 굳이 우승시키려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진행 미숙”이라고 강조했다.

기계 결함이 발생했던 마지막 결승전 종목의 로프 당기기 미션도 도마에 올랐다. 동일한 파이의 로프에 동일한 로프를 감더라도 두 장치에 걸리는 장력이 다를 수밖에 없는데도 누가 먼저 당기는지를 겨루는 방식은 제작진의 판단 미스였다는 것이다.

<피지컬: 100>은 가장 강력한 피지컬을 가진 최고의 몸을 찾기 위해 최강 피지컬을 가졌다고 자부하는 100인을 선발해 벌이는 극강의 서바이벌 예능프로그램으로 전 UFC 파이터 추성훈, 전 스켈레톤 국가대표 윤성빈, 전 체조 국가대표 양학선, 크로스핏 선수 우진용, 전 경륜 국가대표 정해민 등이 출연해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여성 출연자 김다영의 학폭 논란에 이어 결승전 경기 조작 논란에, 최근 출연자 중 한 명이었던 국가대표 출신의 운동선수가 여자친구 특수폭행 혐의로 구속되면서 <피지컬: 100>은 종영 후 빛을 바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피지컬:100> 여성 출연자인 스턴트 배우 김다영이 중학교 시절에 후배에게 학폭을 가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신을 김다영의 2년 후배라고 소개한 누리꾼은 “학기 중반이 지나면서 저와 제 친구들에게 일주일에 한 번씩은 꼭 만원에서 2만원 정도의 돈을 모아오라고 시켰다”고 폭로했다.

이어 “김다영이 돈을 모아올 때까지 계속되는 재촉 전화와 문자메시지들을 보내 그 일이 있은 한참 후 고등학교 졸업때까지도 전화벨이 울리면 심장이 뛰어 늘 전화 받기가 두려웠다”고 주장했다. 

지난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피지컬:100> 여성 출연자인 스턴트 배우 김다영씨가 중학교 시절에 후배에게 학폭을 가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신을 김다영씨의 2년 후배라고 소개한 누리꾼은 “학기 중반이 지나면서 저와 제 친구들에게 일주일에 한 번씩은 꼭 만원에서 2만원 정도의 돈을 모아오라고 시켰다”고 폭로했다.

이 누리꾼은 “김다영이 돈을 모아올 때까지 계속되는 재촉 전화와 문자메시지들을 보내 그 일이 있은 한참 후 고등학교 졸업때까지도 전화벨이 울리면 심장이 뛰어 늘 전화 받기가 두려웠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피해 금액은 몇 십만원 단위로 늘어났고 결국 부모에게 해당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후 또 다른 학폭 피해를 당했다는 누리꾼의 폭로도 이어졌다.

가해 당사자로 지목된 김다영은 지난달 25일,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약 14년 전, 제가 소위 노는 학생이었다는 점은 인정한다”며 “과거를 회상해보면 잘나가는 친구들 사이에 소속돼 후배들에게 생각없이 했던 말들이 상처가 될 줄은 몰랐다”고 밝혔다.

이어 “선배랍시고 후배들에게 욕설하고 상처가 되는 말을 했던 부끄러운 기억은 있다. 노래방이나 공원 등지서 신체적 폭력을 행사했다거나 용돈을 갈취한 사실은 결코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거짓 폭로도 철없던 과거의 제 행동들 때문에 불거졌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하지 않은 일에 대해 계속 거짓 폭로나 허위사실 유포가 이어진다면 법적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앞서 지난 1월24일에 첫 전파를 탔던 <피지컬: 100>은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이 매월 설문조사하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방송영상프로그램 2월’ 순위에 신규 진입해 10번째로 이름을 올리며 인기 프로그램으로 등극했다. 또 넷플릭스 글로벌 콘텐츠 순위서 1위에 오르는 등 인기 고공행진을 벌였던 바 있다.

특히 <피지컬: 100>은 20~40대 남성들에게 압도적인 인기를 얻으며 채널A 서바이벌 예능프로그램 <강철부대> 이후로 명실상부한 예능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인기가도를 달리면서 다양한 미션 참가 종목에 대한 시청자들의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남녀의 체격 및 체력에 따른 차이를 감안하지 않고 함께 동등한 미션을 벌이도록 한 점 ▲‘극강 피지컬’이라는 프로그램 취지와 걸맞지 않는 패널 뒤집기 등 몇 몇 미션들이 들어간 점 등이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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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안보 공약과 정치적 스탠스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 직접적으로 연락하면서 국정 전반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의 모습과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군 인사뿐만 아니라 국방정책과 사업에까지 손을 댔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비선 실세는 외부서 활동한다. 대통령으로부터 보직을 받지 않았음에도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과 정부의 정책과 정치적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윤석열정부서 이 같은 행위를 한 이들은 주로 ‘무속 관련자’들이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도 정부 정책 및 인사에 개입한 의혹의 당사자들이다. 안보 분야 대책 조언 노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안보 공약이나 지지율 상승 방안 등을 조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대통령이 대선 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역공 대비 등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윤 대통령은 노 전 사령관의 존재를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은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을 윤 대통령에게 인사시키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몇 번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인사시키려 했는데, 저 스스로 성 관련 범행에 대한 멍에가 있어서 안 본다고 했다”며 “(김 전 장관이)군인공제회 산하단체 비상근 사외이사 자리를 주겠다고 했는데 (국회)국방위원회서 다 밝혀질 거라 사양했다. 공기업 임원 얘기도 했지만 같은 이유로 사양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국방사업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16일 “12·3 내란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여인형(방첩사령관), 김용군(예비역 대령)은 방위산업을 고리로 한 경제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2년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그의 영향력으로 국가정보원 예산 500억원이 육군 전자전 무인 정찰기(UAV) 사업 예산으로 편성 추진했다. 당시 이 예산은 ‘김용현 처장 꼬리표 예산’으로 불렸다는 게 추 의원의 주장이다. 노, 윤 대선후보 시절부터 감 놔라 배 놔라 실제 김 통해 일부 이행…윤 직접 접촉 시도 추 의원은 “2023년 이 사업에 도입될 기종은 노상원이 (당시)재직 중이던 일광공영이 국내 총판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헤론으로 결정됐다. 일광공영은 무기 중개상 1세대로 불리며, 2000년 러시아 무기 도입 사업인 불곰사업으로 유명한 이규태가 운영하는 방산업체다. 노 전 사령관은 최근 3년간 일광공영에 근무했다”고 말했다. 통상 무기체계 등 전력사업은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가 관리한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당시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업은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중단됐다. 추 의원은 노 전 사령관과 윤 대통령 일가와의 연결고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노상원은 이미 2015∼2016년 박근혜정부 때부터 김충식과 후원을 주고받는 관계였다”며 “김충식은 윤석열의 장인 행세를 하는 분이고, 장모 최은순 여사와 사적인 관계 또는 경제공동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노 전 사령관은 국방·안보 분야 조언에 그쳤다. 명씨는 정부 사업과 정치 권력 전반에 영향을 끼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굳이 둘을 놓고 비교하자면 노 전 사령관보다 명씨의 비선 실세 서열이 한 수 위인 셈이다. <시사IN>이 공개한 윤 대통령 일가와 명씨의 카카오톡·텔레그램 대화 원본을 보면 명씨는 사실상 국회의원 후보 선정과 경제 사업 추진에 판을 짜는 플래너였다. 실제 명씨는 지난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이뤄진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가진 비공개 회동부터, 그 이후 진행된 윤 대통령의 정치인 접촉을 주도했다. 이 의원과 윤 대통령의 회동 당시 김 여사는 JTBC가 보도한 ‘윤석열·이준석 비공개 회동’ 기사 링크를 보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큰일이네요. 왜 준석씨가 이렇게까지 발설했을까요. 남편에게는 완전 악재인데요ㅠ”라며 “선생님(명태균씨)께서 단단히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닮은 듯 다른 듯 이들은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각각 여러 차례 주고받았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2022년 6월 보궐선거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의 일정과 행보에 대한 사후 보고, 평가, 조언도 김 여사에게 더 자주 했다. 예시로 2021년 7월29일,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부산 방문 당시 실언한 점을 포착한 영상 보도 링크를 보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한열 열사가 새겨진 1987년 6월 항쟁 기념 조형물을 보고 ‘1979년 부마항쟁이냐’라고 물어 논란이 된 상황이었다. 명씨는 말실수를 한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메시지를 보내 “미리 방문하는 곳 학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1년 9월17일과 18일, 20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경북·경남지역 방문 관련 반응이 담긴 언론 기사와 여론조사 결과를 보냈다. 명씨는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일정을 자신이 기획했다고 검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명씨는 자신의 ‘기획물(지역 방문 일정)’ 결과를 김 여사에게 보고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경남 일정 이후 ‘창원 전·현직 도·시의원 33명이 윤석열 지지를 선언했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도 김 여사에게 먼저 보냈다. 대선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명씨가 후보 일정에 개입한 것이다. 특히 명씨는 검찰서 자신이 기획한 경남 일정 가운데 창녕 방문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당시 창녕 방문이 윤석열 후보자에게 가장 중요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창녕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 당시 예비후보의 고향이다. 홍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창녕 방문 일정을 넣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입 열면 쑥대밭 명씨는 윤석열 캠프 인사 개입 의혹도 받는다. 명씨와 김 여사의 대화를 보면, 이 의혹 역시 두 사람으로부터 시작됐다. 명씨가 김 여사와 캠프 인사 문제를 상의했고, 그 결과가 일부 실현된 사실이 확인된다. 2021년 7월16일 김 여사는 명씨에게 황준국 전 주영국 대사 프로필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후원회장으로 어떤가요? 이권과 연결도 안 돼있다”고 했다. 김 여사가 명씨에게 이 메시지를 받은 다음날인 7월17일, 황 전 대사는 윤석열의 후원회장으로 위촉됐다. 정통 외교관 출신 인사가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맡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2021년 7월19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프로필을 보냈다. 그러면서 ‘총장님께서 물어보신 임태희 실장’이라며 장문의 설명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먼저 명씨에게 임 교육감 세평을 물었는데, 명씨는 그 답을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 교육감은 2021년 12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았다. 한 달여 뒤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자신이 국민의힘 의원이었던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캡처해 보냈다. 박 지사는 “명 대표 나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했고, 8월1일 “윤 총장 전화 왔습니다. 열심히 할게요”라고 말했다. 7월31일,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박 지사 연락처를 전달하면서 “전화하면 총장님을 돕겠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8월6일 박완수 당시 의원은 명씨와 윤 대통령 자택인 서울 아크로비스타에 방문했고 윤 대통령과 사진도 찍었다. 이 같은 명씨의 영향력이 정치권서 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후에도 두 사람은 연락을 주고받았다. 2023년(연도 추정) 4월6일 김 여사가 명씨에게 ‘김건희 여사, 명태균과 국사를 논의한다는 소문’이라는 제목의 정보지 글을 공유했다. 김 여사가 천공 스승과 거리를 두고 명씨와 국사를 논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노·명 전부 무속 의혹 제기 “여사 연결고리?” 명, 침묵하는 노와 대조적 “30명 죽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명씨의 조언 때문이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명씨는 웃으며 “세상에 천벌 받을 사람들이 많네요”라고 했다. 4월15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네잎클로버 사진을 보냈다. 명씨는 “여사님 행운의 징표인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여사님께 보내드린다”며 “윤석열정부 꼭 성공한 정부가 될 겁니다”고 했다. 김 여사는 V자 손가락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노 전 사령관은 가장 논란이 된 이른바 ‘노상원 수첩’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지전 유도와 북풍 공작 등의 음모론 같은 의혹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명씨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검찰 조사에 임하면서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일가의 ‘뇌관’을 자처하고 있다. 창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명씨는 최근 노영희 변호사와의 접견서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 30명을 죽일 수 있는 카드가 있다”며 “내가 한 말은 전부 증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명씨와 연루 의혹이 있는 인사들이 정치권 내에서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로 분류되긴 했지만, 명씨가 직접 숫자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명씨 관련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는 지난해 10월 명씨와 연관됐다고 주장하며 여야 정치인 27명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명씨의 정치권 인맥은 ‘황금폰’이라고 불리는 명씨 휴대전화서 일부 포착된 적이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명씨의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포렌식을 진행했다. 당시 검찰은 명씨의 휴대전화에 연락처가 저장된 전·현직 정치인 140명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명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달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명씨 황금폰 포렌식 과정서 너무 많은 정치인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명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현직 국회의원이 140명이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금폰 포렌식 명씨는 “내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국무총리로, 이준석 의원을 미국 대북특사로 추천을 했었다”면서 “당시 국민의힘 관련 윤한홍, 박완수, 김영선, 김종인 등에 대한 자료가 많다”고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특히 명씨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이들에 대해)얘기할 것이 아주 많다”며 “민낯을, 껍질을 벗겨 놓겠다”고 거친 언사를 쓴 것으로도 파악됐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