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좋은 개살구’ 답 없는 청년 주거 막전막후

지방 살면 서울 근처도 못가나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본가가 서울(수도권)인 것도 ‘스펙’이다.” 지방 출신 청년들 사이에서 자주 나오는 푸념이다. 청년 주거난이 심화되는 가운데, 학업·취업을 위해 상경한 이들의 사투가 더욱 두드러진다. ‘비빌 언덕’이 없는 이들은 소득과 재산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나름의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이들을 위한 지원책이 없는 건 아니지만, 낮은 실효성에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는 실정이다.

최근 몇 년간 부동산 급등세가 계속 이어지면서 집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간극은 점차 커졌다. 이 같은 양극화는 청년층에서 더욱 심각해졌다. 이들은 기성세대에 비해 소득과 재산이 비교적 적은 편이기 때문에 당연하게도 ‘내 집 마련’이 훨씬 어렵다. 청년층은 한때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에 성공한 이들과 그조차도 엄두 내지 못하는 이들로 양분됐다.

무너진
영끌족

집값이 계속 천정부지로 솟으면서 ‘지금 아니면 영영 집을 살 수 없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사회에 만연했던 탓이다. 당시 집값 상승률에 비해 한참 낮았던 대출금리도 이 같은 풍조에 크게 기여했다. 여력이 되는 이라면 누구나 재산과 대출을 긁어모아 집을 살지 고민했고, 이 중 상당수가 이를 실행에 옮겼다. 이들이 일명 ‘영끌족’이다.

집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갈 때만 하더라도 청년 주거 문제는 ‘영끌하지 못한 이’에게 한정된 이야기였다. 적당 선의 이자를 내면서 버티고, 여차하면 차익실현까지 가능했던 영끌족을 굳이 살필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단 1~2년 만에 전혀 다른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금리가 급등하는 사이 집값이 속절없이 내려갔다. 종전의 청년 주거 문제에 영끌족의 ‘아우성’이 합세한 모양새다. 현재 청년들은 집이 있으면 있는 대로 고통받고, 없으면 없는 대로 힘들다.


영끌족의 상황은 개선되기는커녕 점차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지난 21일(현지시각) 이례적인 3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자이언트 스텝이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p 인상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영향으로 국내 대출금리도 가파르게 추가 상승할 것이 확실시된다.

국내 기준금리는 미국의 수치를 따라갈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한국은행(한은)은 올해 두 차례 남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0.25%p씩 올리는 ‘베이비 스텝’을 넘어 0.5%p씩 올리는 ‘빅 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연속 빅 스텝이 이뤄진다면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최고금리는 연 7%를 넘어 8% 선까지 넘볼 것으로 전망된다.

한계치에 임박한 영끌족의 빚 부담이 더욱 어려워지는 것이다.

이미 금융권에선 시중은행의 주담대 최고금리가 연내 7%를 돌파할 것이란 게 중론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변동형·혼합형(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현재 연 6% 중반대까지 치고 올라왔다. 주담대 금리 설정의 준거가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와 은행채 5년물 금리는 각각 2.96%와 4.460%다.

특히 코픽스는 10여년 만에 최고치를 갱신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주담대 금리는 3~4%대에 머물렀다. 예컨대 3억원을 빌렸다면 이자로 월 90~100만원, 원리금까지 합쳐도 140만원 전후에 불과했다. 하지만 금리가 6% 중반대로 오른 지금은 월별 이자만 160만원을 상회한다. 향후 7~8%까지 치솟으면 이자가 175~200만원으로 상승한다.


불과 1년 사이에 이자 부담이 곱절로 불어난 셈이다.

무주택자 이어 영끌족도 위기 봉착
가파른 금리 인상에 이자 부담 한계

한은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p 인상될 때 대출자들의 전체 이자 부담은 연 3조3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 이후 기준금리를 7차례, 총 2%p 올렸다. 한은 추정대로라면 1년 만에 불어난 가계 이자 부담액은 약 27조원에 달한다.

이번 금리 인상의 최대 피해자는 2030세대 영끌족이 될 공산이 크다. 한은 자료에 따르면 20~30대 가계대출은 지난해 말 기준 475조8000억원이다. 1년 전보다 35조2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2030세대의 취약차주 비중은 6.6%로 다른 연령층 평균(5.8%)보다 높다. 30대 차주의 소득대비대출비율(LTI)은 280%에 달한다.

전 연령대 중 가장 높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국내 다중채무액은 598조9000억원으로 5년 전보다 22.1% 증가했다. 다중채무란 3개 이상의 금융회사에서 대출받은 경우를 가리킨다. 눈에 띄는 점은 이 기간 30대 이하의 다중채무액이 118조9600억원에서 158조1300억원으로 약 33% 급증했다는 사실이다.

영끌족의 상당수가 2030세대라는 방증이다.

영끌 열풍이 금리 인상기에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이대로라면 영끌족은 암울한 양자택일을 강요받을 뿐이다. 이들은 집은 있지만 빚을 갚느라 허덕이는 ‘하우스 푸어’로 전락하거나, 이자 부담을 버티지 못하고 손해를 감수한 채 떨어진 가격에 집을 되팔아야 한다. 

대출금 상환 방식이 변경된 점 역시 부담을 더한다. 과거 고금리 시절 주택담보대출은 거치기간 동안 이자만 납부하다 일시에 원금을 상환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는 ‘원리금 분할상환’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같은 돈을 빌려도 월별 부담 금액이 더 많아질 수밖에 없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영끌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전한 바 있다. 그는 지난 7월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20~30대는 한 번도 높은 인플레이션을 경험한 적이 없는 세대”라며 “집을 살 때 연 3%로 돈을 빌려 평생 그 수준으로 갈 것으로 생각했을 테지만 그런 가정이 변할 수 있고, 낮은 금리를 가정해 경제활동을 하면 위험이 있다는 조언을 하고 싶다”고 발언했다.

집을 장만하지 않았다고 해서 웃을 수도 없다. 무주택자들은 만성적인 주거 불안과 높은 임대료 부담에 시달린다. 집값이 내려가면서 임대료도 덩달아 하락할 기미가 보이지만, 절대적인 금액대가 워낙 높은 탓에 집값 하락을 체감하긴 어려운 형편이다.

일각에선 “되레 깡통전세(담보 대출과 전세 보증금이 매매가를 웃도는 전세 형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가 늘어 머리만 더 아프다”는 반응도 감지된다.


정부 지원
속 빈 강정

이들이 고전을 거듭하는 배경에는 정부가 마련한 지원책의 실효성이 높지 않다는 점도 포함된다. 정부는 각종 임대주택 마련과 전용 대출제도 등을 통해 청년 무주택자를 지원한다. 지원책이 절실한 청년층 사이에서 참여도가 높아 대부분 경쟁률이 상당하다.

하지만 바늘구멍 같은 선발 과정을 뚫고도 제도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한다. 예컨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청년 및 신혼부부 전세임대 사업의 당첨자 대비 실입주율은 50%대에 불과하다.

지난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전세임대주택 당첨자 및 실입주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LH에서 선정한 청년 및 신혼부부 전세임대 당첨자 대비 평균 실입주율은 각각 55.5%, 53.5%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년 전세임대는 ▲2017년 50.03% ▲2018년 60.13% ▲2019년 53.62% ▲2020년 64.60% ▲지난해 51.48%의 실입주율을 보였다. 신혼부부 전세임대는 ▲2017년 56.67%, ▲2018년 59.28% ▲2019년 68.70% ▲2020년 42.04% ▲지난해 54.28%의 실입주율로 연도별로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50%대를 맴돌았다.

LH 전세임대 제도는 일정 조건을 갖춘 청년과 신혼부부가 집을 찾아오면 LH가 집주인과 전세계약을 맺고 싸게 재임대해주는 제도다. 입주 대상자가 직접 주택을 물색하고, LH가 해당 주택을 검토해 전세금을 지원해주는 절차를 거친다.


김 의원실은 제도에 선발된 뒤에도 대상 주택을 직접 발품을 구해 찾아야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문제는 주택 물색 과정이 ‘하늘의 별 따기’라는 점이다.

LH 입주자 모집 공고문에 따르면 청년 전세임대의 경우 수도권 1인 거주 시 60㎡ 이하 주택에 최대 ‘1억2000만원’의 한도로 전세보증금을 지원해준다. 하지만 수도권 전셋값이 많이 오르다 보니 해당 가격대 매물을 구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집 사도 고민
안 사도 고민

또 주택 물색 기간 6개월 안에 집을 구하지 못하면 대상자 선정은 무효로 돌아간다. 여러 청년이 제도에 선발되고도 기간 안에 적당한 매물을 찾지 못해서 기회를 날렸을 개연성이 높다.

계약 과정이 일반 전세보다 까다롭고 복잡하다는 것도 문제다. 계약 관련 권리 분석 과정에서 정보 노출에 부담을 느끼는 임대인이 많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일반 계약보다 좋은 혜택은 없는데 외려 부담은 커지니, 임대인이 제도에 협조할 이유가 마땅찮다는 것이다.

지난해 청년 전세임대 당첨자는 2만9817명이다. 2017년 1만1078명에 비해 5년간 2배 이상 늘었다. 신혼부부 전세임대 역시 2017년 6267명에서 지난해 1만8360명으로 당첨자가 3배 가까이 늘었다. 사업 규모는 커졌어도 제도가 지닌 문제점은 개선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실입주율은 꾸준히 50%대에 정체된 실정이다.

김 의원은 “주택 물색 과정을 입주자에만 맡겨놓는 것은 청년과 신혼부부의 부담만 가중시키는 일”이라며 “심사 절차의 효율성 제고, 세제 혜택 확대 등 임대인을 유인할 수 있는 실용적인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출과 관련된 정부 지원책 역시 실효성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다. 상품 설계 방식과 시의성 판단이 아쉽다는 반응이다. 

일례로 안심전환대출은 변동·혼합형 금리 주담대를 장기·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상품이다.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부담을 호소하는 이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출시 이틀이 지나는 동안 반응이 미지근했다. 이 기간 누적 신청 금액은 총공급 규모의 2%에도 미치지 못했다.

각종 지원책 꺼냈지만 실효성 의문 
탁상공론 일색…탁자 밖에선 비명

지난 19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안심전환대출 신청·접수 이틀째였던 지난 16일 기준 주택금융공사와 6개 은행에 신청된 안심전환대출은 총 5105건이다. 누적 신청 금액은 4900억원. 안심전환대출 공급 규모가 25조원인 점을 고려하면 1.96% 수준에 그친다.

대출 신청 가능한 주택 가격이 3억~4억원으로 낮은 게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힌다. LH전세임대 제도와 마찬가지로 당초 대상에 들어갈만한 매물이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일부 다세대 주택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신청 가능한 주택을 찾기 힘들다. 지방도 일부 주택에만 국한되는 가격대다. 

일각에선 금리 조건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는 푸념도 나온다. “상품 설계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전제와 함께 “지역별 조건 등을 차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외에도 정부는 지난달부터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80%까지 인정해주고, 이달부터는 청년층이 대출을 받을 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미래 소득을 반영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금리가 크게 올라 대출 수요가 얼어붙은 이때 대출 규제 완화책을 처방했으니, 그 실효성에는 의문부호가 따르는 게 당연지사다. 

각종 지적이 이어지면서 정부는 개선책 마련을 고심하는 눈치다. 앞서 예고했던 ‘청년 주거지원 대책’ 발표를 이달에서 다음 달로 미뤘다. 지난 14일 발족한 ‘국토교통부 청년자문단’의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이를 계기로 전보다 실질적인 지원책이 마련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대책을 마련하고 있었는데, 청년들의 의견을 듣기 위한 자문단이 생겼으니 그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만들겠다는 취지”라며 “청년원가주택·임대주택·청약 관련 개선 내용을 담아 다음 달 말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탁상공론
개선되나

한덕수 국무총리 역시 지난 17일 청년의날 기념사를 통해 청년정책 보강 청사진을 제시했다. 한 총리가 제시한 9가지 정책 중 청년 주거와 관련된 사항은 ▲청년원가 주택 및 역세권 첫집 50만호 공급 등 주거 복지 강화 ▲청년주거종합대책 구체화 ▲전세사기 등 불법행위 처벌 강화 등 총 3가지였다.


<jeongun15@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부동산 전문가의 조언 “실거주 영끌족은 버텨라”

부동산 전문가인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수석연구위원이 “부동산 하락세 진입은 분명해 가파른 내리막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영끌족은 구매한 집에서 거주할 수 있다면 버텨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난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부동산 하락세 양상 구간을 나눠 설명했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요즘처럼 하락기에는 일단 하락세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면 ‘단기적 변동이야’ ‘일시적이야’ 이렇게 생각하는 첫 번째 단계, 조정기에 접어들어 ‘하락 거래’가 많아지는데 일부 사람만 아는 두 번째 단계, 본격적으로 하락 단계에 접어들어 일종의 ‘양떼 효과’라든지 ‘손실 회피 현상’이 나타나며 물량을 대거 밀기 시작해 하락폭이 커지는 마지막 단계, 3단계로 진행된다”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일부 사람만 움직이는 2단계 정도”라고 진단했다.

영끌족의 주택 매도에 대해선 “투자했더라도 그 집에 들어가 살 수 있으면 버텨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집이 없다면 전세라든가 월세를 내고 살아야 되는데 (투자한 집에 거주하면) 그만큼 비용이 절약되는 측면도 있고, 내 집에 인테리어도 하고 살면서 만족도는 커진다”며 “거주하면서 생기는 ‘거주의 가치’를 크게 만들어 이 시기를 잘 버텨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가파른 고금리는 1년 정도로 예측한다”며 “지금 월세도 올라가, 거주의 가치가 훨씬 커지면 그 기간은 훨씬 더 짧아진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 위원은 “도저히 살 수 없는 조건, 즉 과도하게 전세를 껴서 갭투자했거나 과도하게 빚을 내서 도저히 그 안에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면 파는 게 맞다”고 단서를 달았다.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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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테르노 차준영’에 1조 물린 DL이앤씨···손배 소송전 전말

‘에테르노 차준영’에 1조 물린 DL이앤씨···손배 소송전 전말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DL이앤씨가 시행사 시티원 차준영 회장과 다툼 중인 1조원대 공사비 정산 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앞서 <일요시사>는 지난 2월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보도에서 소송전의 내막을 설명했다. 이에 관해 차 회장은 “허위 보도”라며 형사고소와 손해배상 청구를 예고하는 내용증명을 보내왔다. 항소심 재판을 최초로 언급한 <이데일리> 보도와 판결문 등을 종합하면, 통일동산 공사비 소송의 규모와 구조 자체는 객관적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 차준영 시티원 회장은 통일동산 사업의 손실 구조를 발생시키고 떠난 뒤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으로 변신했다. 넥스플랜은 한 채에 200억~400억원에 달하는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사다. 18년째 흉물 방치 서울고등법원은 2026년 2월5일 선고한 항소심에서 DL이앤씨가 제기한 공사 대금 등 청구 사건과 관련해 시티원 측 항소를 기각했다. 1심 인용액 약 5184억원을 유지하면서 추가 청구액 약 45억원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원금 기준 약 5229억원 규모의 채권이 인정된 것으로 나타난다. 판결문에는 기성 공사 대금, 연대보증에 대한 구상금, 대여금 채권이 각각 구체적으로 산정돼있다. 일부 채권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 연 17%의 지연이율이 적용되는 구조도 확인됐다. 지연손해금까지 합산할 경우, 시티원과 차 회장의 최종 부담액이 총 1조원에 이를 수 있다. 일부 채권의 이자 기산일이 2009~201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데다 지연손해금까지 적용하면 실제 지급 총액은 1조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사건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DL이앤씨는 시티원과 공사비 4125억원, 공사 기간 28개월 조건으로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파주 통일동산 관광숙박시설 사업에 착수했다.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경기 파주시 탄현면 ‘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아울렛’ 인근에 지하 3층~지상 15층 규모 관광숙박시설(1265실)을 새로 짓는 사업이다. DL이앤씨는 2006년 12월 시티원과 도급계약을 맺고 이듬해 11월 착공에 나섰다. 2008년 9월 사전청약을 실시했으나, 청약률이 9%(118실)에 그쳤다. 사전 청약자들은 잇따라 해약에 나섰고 시티원은 본 계약에 나서지 않았다. DL이앤씨는 결국 공정률 33% 수준이던 2008년 12월 공사를 전면 중단했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 12년 만인 지난 2020년 8월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한 기성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 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 등 총 573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와 공사비 소송 패소 최종 부담액 1조500억원 추산 차 회장은 도급계약상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 내 공사를 완료해야 하지만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DL이앤씨가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의 5%)과 미래 분양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 등 총 5327억여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반소했다. DL이앤씨는 “시티원이 도급 계약상 의무인 콘도 분양을 사실상 포기해 공사 대금을 지급받을 수 없게 돼 이에 불가피하게 공사를 멈출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차 회장은 “분양률이나 공사비 지급 여부와 무관하게 DL이앤씨에게 기간 내 공사를 완료할 책임 준공 의무가 있다”고 맞선 것이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까지 투입한 기성 공사비와 연대보증에 따른 대위 변제금, 대여금 등을 합산해 소송을 제기했다. 시티원 및 차 회장 측은 책임 준공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반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공사 대금을 지급받기 어려운 현저한 사유가 발생해 불가피하게 공사가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판단해 반소를 기각했다. DL이앤씨 측은 현재 차 회장 통장과 부동산에 대해 압류 조치를 취해둔 상태다. 판결이 확정될 경우, 강제집행 절차를 통한 채권 회수에 적극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 12년 만인 지난 2020년 8월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차 회장은 통장 등이 압류되자, 친형인 차대영 명의 계좌를 빌려 에테르노 압구정의 분양 계약금을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분양금이 넥스플랜으로 이체된 사실도 거래 내역서 등을 통해 볼 수 있다. 차 회장 측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로드맵은 내용증명을 통해 “본인(차 회장)은 해당 소송의 당사자가 아니며, 5184억원 배상 판결을 받은 사실이 없고, 계좌 압류나 자금 유용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판결문에는 거액의 채권 인용 사실이 명시돼있고, 차 회장이 사건 당사자로서 소송에 참여한 구조가 확인된다. 상상 초월 손배 액수 <일요시사>는 앞선 보도에서 통일동산 사업 1심 판결 규모와 함께, 차 회장의 또 다른 사업지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제기된 자금 흐름의 수상한 점을 다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재무제표에 따르면 시티원과 차 회장의 현재 회사인 넥스플랜은 최근 자본잠식 상태로 나타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티원의 2024년 말 기준 부채 총계는 약 6289억원으로 자산(약 1359억원)을 약 4930억원 초과했다.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4930억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매출은 전무한 채 판관비와 이자비용 등 비용만 쌓이는 구조인 셈이다. 이는 판결 확정 및 강제집행 절차가 진행될 경우, 사업과 재무구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DL이앤씨 측이 채권 보전을 위해 압류 조치를 취한 만큼, 실제 집행 단계에서 어떤 자산이 대상이 될지도 향후 관전 포인트다. 차 회장이 현재 운영 중인 넥스플랜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넥스플랜의 2024년 말 기준 부채 총계는 약 5432억원으로 자산(약 5244억원)을 약 188억원 초과했다.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188억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당기순손실은 약 214억원에 달한다. 매출은 분양·용역 합산 약 669억원을 기록했지만 판관비가 전년(약 131억원)보다 3배 이상 급증한 약 399억원에 달했다. 이자비용도 약 261억원에 이르러 영업손실 약 111억원을 포함한 세전 손실 약 214억원이 발생하는 구조다. 넥스플랜은 현대건설과 손잡고 가수 아이유 등 유명인들이 분양받은 강남 초고가 하이엔드 주거 단지 ‘에테르노 청담’을 완판한 데 이어 현재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29세대 규모의 ‘에테르노 압구정(총분양 예정가액 6860억원)’을 개발 중인 시행사다. 항소심 판결이 확정될 경우, 시티원과 관련 계열사의 재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에테르노 분양 자금이 신탁 구조 안에서 적정하게 관리됐는지도 쟁점이다. 부실한 재무 판관비만 ↑ 통일동산은 신세계사이먼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임진각, 출판단지와 인접한 관광 요지로 주목을 받았다. 2004년 조성된 통일동산 지구의 핵심 숙박시설로 기대를 모았지만, 장기간 방치되면서 관광특구의 경쟁력 약화와 도시 이미지 훼손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그동안 시는 ‘부동산투자이민제 지구’ 지정, 국토교통부 방치건축물 정비 선도사업 공모 추진 등 정상화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시티원 측은 전면 철거 후 아파트 단지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DL이앤씨와 공사비 정산 갈등으로 인해 흉물로 남겨졌다. 현재는 지구단위계획 변경 가능성까지 거론되나 특혜 논란 우려도 적지 않다. DL이앤씨는 채권 확보를 위해 관련 자산 압류 조치를 취한 상태로, 판결 확정 시 강제집행에 나설 방침으로 전해졌다. 다만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시티원의 재무 여력이 취약해 실제 채권 회수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지역사회에서는 “더 이상 흉물 방치를 용납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자유로를 따라 오두산통일전망대, 임진각 방향으로 진행하다 보면 앙상한 공사 현장이 도드라지는 등 통일동산 미관을 해치고 있는 이유에서다. 시 관계자는 “채무 정리 이후 사업 구조를 어떻게 재편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관광숙박시설 원안 복원, 주거·복합개발 전환, 공공 주도 방식이나 자력 재개 등 여러 방안이 가능하지만 결국 사업 주체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최창호 파주시 의원은 “2009년 4월 공사가 중단된 후 장기간 방치돼 지역의 흉물로 남아 해결해 달라는 민원이 지속되고 있다”며 “10년 이상 방치되니 짓다가 중단된 건물들이 시커멓게 변해 점점 더 흉물스러워졌다”고 밝혔다. 차가원-MC몽 불륜설 제보 배우 데리고 카지노 동행 탄현면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공사가 중단된 콘도 때문에 지역주민들이 피해를 많이 보았다”며 “공사 중단 건축물로 인한 도시 미관 저해, 덩달은 주변 지역 쇠퇴화가 이어지는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DL이앤씨가 시행사 시티원과의 소송에서 1심과 2심 모두 승소했지만 시티원 측은 항소심 패소에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시티원(회장 차준영)은 2월24일 DL이앤씨가 낸 파주 통일동산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의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한편, 차 회장은 영화배우 김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 회장이 워커힐 카지노 VVIP의 자격을 갖출 수 있었냐는 것이다. 차 회장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 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 회장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또 자신의 친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눠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MC몽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재차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 회장이다. 제보에 따르면 “차 회장이 MC몽의 해외 원정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압구정 모 샤브샤브 식당에서 식사를 접대했다”고 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이 관계자와 나눈 카카오 톡 대화에서 “차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VVIP라 가능? 간 큰 회장님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또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