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6·1 보궐선거 인천 계양을 지역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수직이착륙 여객기 공약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 30일, 이 후보는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제시하면서 항공기의 수직이착륙 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했다. 김포공항의 국내선 기능을 폐지하고 인천국제공항으로 통합하자는 게 골자였다.
지난 26일엔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와의 TV 토론회서 “앞으로 비행기들은 활주하지 않는다”며 “수직이착륙하는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 맞춰 미리 준비해야 한다. 새로운 항공 시대를 위해 김포공항 이전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2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가 주장하는 수직이착륙이라는 것은 아직까지 여객기에는 단 한 번도 적용된 적이 없는 방식”이라며 “항공모함에서 이륙하는 일부 군용기에 적용된 방식”이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구조상)10인 이상 탑승할 수 없는 방식으로 연료비 측면에서 일반 비행기보다 6배 가까이 불리하기 때문에 제주도까지 오는 항공료가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밖에 없다”고 직격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대전서 연 현장회의서 “이재명 후보가 김포공항 이전을 공약으로 제시하며 수직이착륙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며 “대형 여객기의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다고 믿는 국민은 아무도 없다”고 지적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대선 때 기축통화 운운하던 경제적 허언증이 이제는 교통 분야로 전파됐다”고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포공항 이전은 제주 관광에 영향이 없다”며 “갈라치기 조작선동을 그만하고 근거에 의한 논쟁으로 문제해결에 접근하면 좋겠다”고 맞받아쳤다.
당내 일각에선 이날 이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및 수직이착륙 항공 시대 발언을 두고 “지역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등의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윤호중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MBC라디오 인터뷰서 “김포공항 이전은 한 개 지역에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각 지역의 의견을 듣고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정부의 정책으로 정책할만한가 아닌가 하는 판단은 차차 해봐야 될 일”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도 YTN 뉴스 인터뷰에서 “공항시설에서 활주로가 차지하는 것(공간)이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미래의 기술혁신, 혁명을 통해 수직이착륙 시대가 올 수 있다는 차원에서 이야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전 의원은 “지금 당장 수직이착륙 비행기는 불가능하다”고 거들기도 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현재 상용화돼있는 수직이착륙기는 영국의 AV-8 해리어, 미국 F-35B 및 V-22 오스프리 등 해군 함재기들 뿐이다. 이 대표 말처럼 여객기용으로 나온 수직이착륙 기체는 단 한 기도 존재하지 않는다.
항공업계 전문가들은 수직이착륙기가 상용화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경제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즉, 여객 운송을 목적으로 수직이착륙기를 개발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하는 것이라는 얘기다.
업계에 따르면 비행기가 이륙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수평 운동에너지가 필요한데 수직 이륙을 하기 위해서는 수평 운동에너지의 몇 배의 에너지와 그에 따른 막대한 연료가 소모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여객기 기체의 무게를 줄여야 하기 때문에 연료를 많이 실을 수도 없고 장거리 여객 운송은 물리적으로 개발이 어려운 게 현실이라는 게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