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강주모 기자 = 지난 22일,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6·1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로 확정되면서 그의 지역구인 경기도 성남 분당갑 지역구에 시선이 쏠린다.
김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가 돼 지방선거에서 분당갑 지역구의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이다.
분당갑 지역은 지난 20대 대선 당시 논란의 중심에 섰던 대장동과 백현동 옹벽 아파트가 자리 잡고 있는 곳으로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지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정치적 고향이기도 하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자당 의원의 지역구였던 만큼 민주당에 내줄 수 없는 입장인 만큼 수성을 위해 필승 전략 카드를 내야만 한다.
다만 이 지역은 전통적인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라는 점, 김 의원의 지역구였다는 점, 지난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지역구 민심도 나쁘지 않다는 점 등은 국민의힘에 상당한 플러스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분당신도시가 형성된 이후인 14대부터 21대까지 총 8번의 총선 중 7번을 보수 성향의 후보가 진보 성향의 후보를 누르고 당선권을 거머쥐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만 김병관 민주당 후보가 권혁세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를 큰 표 차이로 승리했다.
이런 가운데 정가에선 분당갑 지역에 이 상임고문,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 박민식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윤석열정부가 시작되며 야당이 된 후 치러지는 첫 정치 이벤트에서 정국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라도 소기의 성과를 내야 한다. 특히 서울시장, 경기도지사와 함께 분당갑 보궐선거 역시 여야 모두 포기할 수 없는 선거다.
이를 위해 ‘확실한 카드’가 필요한데 바로 이 상임고문이 적임자라는 것이다.
이 상임고문은 성남도지사 및 경기도지사 당시 ‘뚝심 행정력’을 선보이며 행정가로서의 면모를 뽐냈고 대선에 출마해 윤석열 당선인과 근소한 표 차이로 아쉽게 패했다.
한껏 몸값이 오를대로 오른 이 상임고문이라면 상대 진영에서 어떤 후보가 나오더라도 해볼만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주변에서는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다”는 입장인 만큼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에선 이 상임고문 외에도 20대 총선서 금배지를 달았던 김병관 전 의원이 재도전할 태세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김은혜 의원에게 밀렸던 만큼 절치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이 되는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수성의 성격이 강한 모양새다.
국민의힘에서는 이 상임고문의 대항마로 안 위원장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 위원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안랩이 경기도 성남시 판교 소재인 만큼 출마의 명분도 갖췄다는 얘기도 들린다.
다만 일각에선 이 상임고문과 안 위원장의 보궐선거 출마에 대해 “소 잡으려던 칼로 닭 잡으려 하느냐”는 비판 목소리도 제기된다.
현재 안 위원장은 보궐선거 출마에 대해 “인수위원장 역할에 매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로 정치권에선 그의 출마 가능성을 높지 않게 보고 있다. 하지만 내달 10일, 대통령 취임식 이후로 인수위원회 활동이 종료되는 시점인 임기 시작 후 30일을 얼마 앞두지 않은 만큼 그의 등판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지난 26일 BBS라디오에 출연해 “본인 의지로 출마를 밝힌다면 당내서 돕고 싶은 많은 분이 돕는 과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해 등판설에 힘을 실었다.
안 위원장이 출마를 고사할 경우 대비 카드로 박민식 전 의원 차출설도 제기된다.
검사 출신인 박 전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부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특별보좌역을 맡아오고 있으며 20년 넘게 해당 지역구인 분당에 거주하고 있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선 박 전 의원의 지역구가 부산(북구·강서구갑)이었던 점 등을 이유로 부적절한 인사가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