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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7월30일 17시09분

정치


'추미애보다 더한' 박범계의 독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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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히 더 노골적으로 돌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취임 4개월째를 맞았다. 추미애 전 장관에 이어 법무부에 입성한 박 장관은 지난 4개월 동안 시종일관 '친정부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겉으로는 추 전 장관보다 조용하지만 속내를 살펴보면 더 노골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2월30일 문재인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범계 의원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판사 출신 3선 국회의원으로 제20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간사, 민주당 생활적폐청산위원장 등으로 활동하며 우리 사회 각종 부조리 해결과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해왔다"고 인선 배경을 밝혔다. 

시즌 2냐
재정립이냐

이어 "법원·정부·국회 등에서 활동하며 쌓은 식견과 법률적 전문성, 강한 의지력과 개혁 마인드를 바탕으로 검찰‧법무개혁을 완결하고 인권과 민생 중심의 공정한 사회 구현을 실현시켜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의 박 장관 지명에 대한 법조계 안팎의 의견이 엇갈렸다. 검찰, 특히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강대강으로 맞부딪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전례를 따를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반면 당시 악화일로를 걷고 있던 검찰과 법무부의 관계를 재정립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박 장관이 윤 전 총장과 사법연수원 동기인 점이 기대의 근거가 됐다. 또 지명 당시 박 장관은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해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며 "문재인 대통령께서 '법무부와 검찰은 안정적 협조 관계가 돼야 하고 이를 통해 검찰개혁을 이루라'고 말씀하셨다. 그것이 저에게 주신 지침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2월1일 취임 이후 4개월여 동안 박 장관의 행보는 '친정부'에 방점이 찍혔다. 법무부 장관이면서 동시에 국회의원인 그가 '민주당 의원'이라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동시에 추 전 장관과 달리 검찰과 정면충돌은 자제하지만 검찰 통제는 더 노골적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공소장 유출 의혹을 두고 대검찰청에 '진상조사'를 지시한 게 대표적이다. 지난 13일 이 지검장의 혐의가 적시된 공소장 내용이 여러 매체를 통해 보도됐다. 앞서 이 지검장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검찰은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전 민정비서실 선임행정관)이 조국 당시 민정수석에게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사건을 보고하면서 "이규원 검사가 수사 받지 않도록 해달라"는 요청을 했고, 조 수석은 이 내용을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에게 알려 수사 외압이 진행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임기 초부터 '이성윤 감싸기'
일관적으로 친정부 행보 보여

해당 사안에 대해 박 장관은 연일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공소장 유출 의혹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차곡차곡 쌓아두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또 공소장 유출 의혹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엄정 대응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검찰 내부에서는 이번 공소장 유출 의혹이 지침 위반에 해당하는 정도로, 불법행위로 수사·처벌할 수 없다는 반론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박 장관이 '내로남불'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다.

국민의당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야당 의원 시절 박 장관은 누구보다 국민의 알권리를 강조했다"며 "그랬던 그가 정권이 바뀌고 법무부 장관이 되자 이제 태도를 돌변해 이를 검찰의 불법적 행태라 지적한다"고 주장했다. 

이 지검장의 공소장 내용이 보도되는 과정에서 조 전 수석 등 청와대 인사가 추가로 언급되자 박 장관이 이를 피의사실 공표로 옥죄려 한다는 주장이다.

박 장관은 "단순한 평면 비교, 끼워 맞추기식 비교는 사안을 왜곡한다"며 "공존의 이름으로 마지막 선을 넘는 행위를 경계해야 한다"고 자신의 SNS에 적었다. 야당의 내로남불 비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야당 법사위원들은 공소장 유출 의혹과 관련해 대검에 조사 지시를 내리기에 앞서 이 지검장에 대한 직무배제부터 단행하라는 입장을 전했다. 헌정 사상 최초의 '피고인'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조치를 취하라는 것.

박 장관의 '이성윤 감싸기'는 임기 초부터 시작됐다. 박 장관은 임기 시작과 동시에 검찰인사를 단행했다. 추 전 장관이 검찰인사 과정에서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지 않는, 이른바 '윤석열 패싱'으로 논란을 빚은 점을 의식한 듯 박 장관은 두 차례에 걸쳐 윤 전 총장과 만남을 가졌다.

사상 초유의
피고인 신분

윤 전 총장은 박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이 지검장 교체를 요구했다. 

하지만 이 지검장이 서울중앙지검장에 유임되면서 또 다시 '윤석열 패싱' 논란이 불거졌다. 패싱 논란은 청와대에서도 터져 나왔다. 주말인 지난 2월7일 기습적으로 단행된 검찰인사를 두고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돌연 사의를 표명한 것이다.

신 수석이 취임한 지 3개월도 채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신 수석은 검찰과 법무부 사이에서 중재를 시도했는데, 조율이 진행되는 중에 인사가 발표돼버리니 사의를 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후속 검찰인사에서 윤 전 총장과 신 수석의 의견이 일정 부분 반영되면서 신 수석은 잠정 복귀했지만 불편한 동거에 가까웠다.

그로부터 약 한달 뒤인 3월4일 청와대는 윤 전 총장이 여권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 시도에 반발해 사의를 표하자 즉각 수용했다. 중수청은 여권에서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려는, 이른바 검수완박을 골자로 하는 카드로 분석됐다.

윤 전 총장은 "이 나라를 지탱해 온 헌법 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는 말과 함께 검찰을 떠났다. 청와대는 신 수석도 즉시 교체했다.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수사 무마 의혹 사건과 관련해서도 박 장관은 이 지검장을 감싸는 뉘앙스의 언급을 수차례 했다. 이 사건을 수사해온 수원지검 수사팀은 지난 12일 이 지검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에 불구속 기소했다.

현직 서울중앙지검장이 기소된 건 사상 초유의 일이다. 

앞서 수원지검 수사팀은 지난 3월말 이 지검장을 기소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4·7 재보선 등 정치 일정과 차기 검찰총장 인선 시기가 맞물린 점을 고려해 기소 시점을 미뤄왔다. 이 지검장의 검찰총장 후보군 포함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결국 이 지검장이 검찰총장 최종 후보군에서 빠지면서 기소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지검장이 소집 신청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지난 10일 '기소 권고' 의견을 낸 것도 수사팀에 힘을 더했다.

이 지검장의 거취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 지검장은 검찰 안팎에서 용퇴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일단 '버티기 모드'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 지검장이 자리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공은 박 장관에게로 넘어갔다.

버티기에
힘 실어줘

이 지검장이 스스로 거취에 대한 결정을 하지 않는다면 법무부 장관이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 지검장 기소에 앞서 박 장관은 지난 11일 법조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기소와 직무배제는 별개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이 지검장에 대한 징계 청구 관련 질문에 "기소돼 재판을 받는 절차 및 기준과 직무배제 및 징계는 별도의 트랙이자 절차, 제도"라면서 "기소된다고 해서 다 징계하는 것도 아니고 별개로 감사도 가능하다. 별개의 기준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동훈 검사장 독직폭행 사건의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나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이규원 검사도 별다른 인사조치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서울중앙지검장이라는 상징성을 고려해 직위해제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됐는데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게 국민 법 감정에도 맞지 않다는 목소리도 있다.

박 장관은 수원지검 수사팀이 이 지검장을 서울중앙지법에 기소한 것을 두고 '억지춘향'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수원지검은 "형사소송법 256조(타관송치)에 의해 사건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던 이 지검장의 범죄지 관할로 이송한 것으로 적법한 조치"라고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이 지검장의 공소장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이를 문제 삼고 나선 것이다. 박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김 전 차관의 불법 출금 사건 수사를 공수처로 이첩해야 한다는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또 절차적 정의를 바로 세우는 시범케이스가 왜 김 전 차관 사건이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반문했다. 

인사청문회 때부터 조짐
한명숙 사건 수사지휘권

당시 인사청문회에서 박 장관은 월성 1호기 경제성 부당평가 의혹 사건과 관련해 "수사 단서가 있다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함이 원칙"이라면서도 "검찰이 정치적 목적으로 과잉 수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고 답했다.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가 이뤄지도록 적절히 지휘·감독하겠다며 수사지휘권 발동 가능성도 시사했다. 

박 장관이 취임 후 처음 발동한 수사지휘권도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뇌물수수 사건 1심 당시 재소자들의 거짓 증언 의혹 사건'에서였다. 한 전 총리 뇌물수수 사건은 대법원 판결로 종결됐다.

일각에서는 박 장관이 '여권 대모' 한 전 총리의 명예 회복을 위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른바 '한명숙 구하기'라는 것.

박 장관은 지난 3월17일 해당 사건에 대해 '대검 부장회의'를 열어 혐의 유무 및 기소 가능성을 재심의하라는 내용의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기소를 주장하는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과 임은정 감찰정책연구관으로부터 의견을 청취하라고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 차장검사)에게 명령한 것. 

조 대행이 대검 부장회의에 전국 고검장을 참여시키는 묘수를 냈다. 회의 참석자 14명 중 10명이 불기소 의견, 2명은 기소, 2명은 기권했다. 박 장관은 불기소 결론에 대해 사실상 수용 의사를 표명하면서도 "한 전 총리 사건의 실체적 진실 여부와는 별개로 최초 조사 과정에서 검찰의 직접 수사관행이 부적절했다는 단면이 드러났다"며 감찰에 착수했다. 

박 장관은 검찰총장 후보로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을 제청했다. 김 전 차관은 문정부에서 감사원 감사위원, 공정거래위원장 등 요직마다 최종 후보군에 오를 정도로 신임을 받고 있는 ‘친정부 인사’다. 

이 지검장이 검찰총장 최종 후보군에서 탈락하면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주목 받아왔다. 앞서 박 장관은 "검찰총장은 대통령이 임명하게 돼있다.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대한 상관성이 크겠다"고 말한 바 있다. 

친정부 총장
내부 인사는?

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거쳐 검찰총장에 임명되면 바로 대규모 검찰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에 있을 검찰인사가 취임 이후 4개월 동안 '정치적 중립성' 논란을 빚어온 박 장관의 진정성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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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띄우나? '추크나이트' X맨 추미애의 헛발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최근 굵직한 두 사건에 대한 법원 판단이 나왔다. 드루킹 댓글 조작 공모 사건과 채널A 기자 강요미수 사건이다. 연달아 나온 사법부의 판결에 여권이 수세에 몰리는 모양새다. 공교로운 점은 두 사건 모두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추크나이트(추미애+다크나이트)가 해냈다.’ 지난 21일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드루킹 댓글 조작 공모 혐의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나온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런 글이 올라왔다. 추크나이트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슈퍼히어로 다크나이트에 빗대 붙인 별명이다. 다크나이트는 DC 코믹스 캐릭터인 배트맨의 별칭이다. 모든 게 오비이락?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댓글 조작 공모 혐의로 기소된 김 지사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 지사 측은 상고심에서 김 지사가 킹크랩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대법원 재판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유죄를 인정한 원심 판단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모 공동정범의 성립 등에 관한 법리 오해, 이유 모순, 판단 누락 등의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서는 김 지사 측의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 제안이 지방선거 댓글 작업 약속에 대한 대가라는 특검 측의 주장을 받아들지 않았다. 김 지사는 2016년 12월4일부터 2018년 2월1일까지 ‘드루킹’ 김동원씨 등이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 기사 7만6000여개에 달린 글 118만8800여개의 공감·비공감 신호 8840만1200여회를 조작하는 데 공모한 혐의를 받았다. 또 경제적공진화를위한모임(경공모) 회원인 ‘아보카’ 도모 변호사의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 제공 의사를 밝힌 혐의도 있다. 1심은 김 지사에게 적용된 혐의를 모두 유죄로 보고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2년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심은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했지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봤다. “후보자가 특정되지 않은 부분에 대한 유리한 행위를 해달라고 한 정도로는 유죄가 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대법원이 댓글 조작 공모 혐의에 대해 유죄를 확정하면서 김 지사는 도지사직을 상실했다. 여기에 1심에서 구속 수감된 77일을 제외하면 1년9개월여의 징역형도 남아있다. 피선거권도 박탈돼 형기를 마치고 5년 후인 2028년 4월께야 회복된다. 이번 판결로 김 지사의 정치생명이 끝났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드루킹 사건 수사 촉구·특검 합의 대법원 확정 판결로 책임론 부각 김 지사는 유죄 확정 직후 “안타깝지만 법정을 통한 진실 찾기는 더는 진행할 방법이 없어졌다”며 “대법원이 내린 판결에 따라 제가 감내해야 할 몫은 온전히 감당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법정을 통한 진실 찾기가 벽에 막혔다고 진실이 바뀔 수는 없다”며 “진실은 아무리 멀리 던져도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믿음을 끝까지 놓지 않겠다”고 말했다. 여야 대선주자들은 김 지사의 대법원 판결에 엇갈린 입장을 내놨다. 야권 대선주자들은 문재인정부의 정통성에 의심을 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도 촉구했다. 여권 대선주자들은 대법원 판결에 유감을 표명하면서 김 지사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청와대는 별다른 입장은 내놓지 않았지만,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 지사의 유죄 확정으로 난감한 분위기다. 흥미로운 부분은 김 지사의 혐의가 드러나고 기소돼 유죄 확정까지 이르게 된 과정이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은 2018년 1월 수면 위로 떠올랐다.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구성 기사에 문 대통령과 정부를 비방하는 댓글 매크로 조작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혹이 여권 지지층에서 제기된 것.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당 대표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었다. 추 전 장관은 당시 민주당 최고의원회의에서 “국내 대표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의 댓글은 인신공격과 욕설, 비하와 혐오의 난장판이 돼버렸다”며 “익명의 그늘에 숨어 대통령은 ‘재앙’과 ‘죄인’으로 부르고, 그 지지자들을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말로 농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가짜뉴스, 댓글 조작 신고센터’를 설치하는 등 당 차원의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경찰 조사에서 반전이 일어났다. 드루킹 김씨와 민주당 당원 등 3명이 댓글 조작 혐의로 체포된 것이다. 여기에 김 지사가 이들과 댓글 조작을 공모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여권에서 제기한 의혹에 여권 인사가 걸려든 셈이었다. 야권은 국회 보이콧 등 총공세를 펼치며 특검 수용을 촉구했다. 정부 정통성 의구심 나와 민주당 지도부는 국회 정상화를 조건으로 ‘드루킹 특검’ 도입에 합의했다. 김 지사의 댓글 조작 공모 의혹이 불거지고 5개월 만인 2018년 6월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수사를 시작했다. 특검은 2018년 8월 김 지사를 기소했고 이후 35개월 만인 지난 21일 대법원 유죄 확정 판결을 이끌어냈다. 허 특검은 “이 사건은 특정인에 대한 처벌의 의미보다는 정치인이 사조직을 이용해 인터넷 여론조작 방식으로 선거운동에 관여한 행위에 대한 단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한 사실까지 인정하면서 그 의미를 축소해 대선의 대가로만 평가한 것이 아쉽다”며 법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데 의견을 표했다. 김 지사의 댓글 조작 공모 의혹에 대한 수사 촉구, 특검 도입 합의 등이 추 전 장관의 당 대표 시절에 이뤄지면서 그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추 전 장관이 김 지사 유죄 판결의 ‘일등공신’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당내 경선 레이스에 뛰어든 추 전 장관은 김 지사의 대법원 유죄 판결로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특히 여권에서도 추 전 장관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서 입지가 좁아지는 모양새다. 민주당 대선주자인 김두관 의원은 지난 22일 “유능하고 전도양양한 우리 젊은 정치 생명이 위기에 빠졌다. 이 대목에서 저는 같이 경쟁하고 있는 추미애 후보를 원망하지 않을 수 없다”고 화살을 돌렸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추 전 장관에 대해)노무현 탄핵, 윤석열 산파, 김경수 사퇴 이렇게 3번 자살골을 터트린 자살골 해트트릭 선수라고 얘기하고 좌충우돌, 통제불능이었다는 비판도 하더라. 저도 이런 부분에 책임을 져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은 “지난 대선을 주관했고 김 지사에 대한 특검 여부로 고심했던 당시 당 대표로서 저는 그때나 지금이나 김 지사의 결백함을 믿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진실은 아무리 멀리 던져도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믿음을 끝까지 놓지 않겠다는 김 지사의 말을 되새기며 언젠가 어떤 방법으로든 실체적 진실이 분명히 밝혀질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추 전 장관의 책임론을 부각하는 언론 보도가 이어지자 “(드루킹 사건에 대한)수사만 촉구했을 뿐 수사의뢰를 한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하면서 “(이 같은 보도가 계속될 경우)강력한 대응을 할 수밖에 없음을 밝힌다”고 경고했다. 같은 편도 비판하다 친문(친 문재인) 세력에서도 비판이 제기되자 언론에 대한 강경 대응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추 전 장관이 거론되는 사건이 또 있다는 점이다. 김 지사의 대법원 유죄 판결에 앞서 1심 판결이 나온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사건에서도 추 전 장관의 이름이 언급되고 있다. 해당 사건은 추 전 장관이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할 무렵인 지난해 3월 MBC의 보도로 촉발됐다.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는 지난해 2~3월 후배 기자와 공모해 수감 중인 이철 전 벨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를 상대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의 비위를 털어놓으라고 강요했으나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과정에서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이 이 전 기자와 공모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검언유착’ 사건으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두 사람 사이의 공모 관계는 밝혀지지 않았다. 검찰 역시 이 전 기자와 후배 기자만 기소했을 뿐 한 검사장은 기소하지 못했다. 수사팀은 한 검사장에 대한 무혐의 결재를 요청했지만 이성윤 서울고검장(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처분을 유보하면서 ‘뭉개기 논란’도 불거졌다.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홍창우 부장판사는 이 전 기자와 후배 기자에 무죄를 선고했다. 홍 부장판사는 “처벌 가능성이 있다고 인식해도 피고인들의 인식이나 중간전달자에 의해 왜곡돼 전달된 결과에 따른 것이라서 강요미수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 전 기자 등이 취재윤리는 위반했다고 인정했지만 강요미수의 구성요건을 충족하지는 못한다고 본 것이다. 이 전 기자 등이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자 당장 추 전 장관의 책임론이 제기됐다. 추 전 장관은 해당 사건을 두고 수사지휘권 발동 등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극심한 갈등을 빚었다. 윤 전 총장에 대한 징계를 청구할 때에도 이 사건을 사유로 제기했다. 이성윤 서울고검장은 이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친정부 검사로 눈도장을 찍었다. 윤 전 총장은 거듭된 추 전 장관과의 갈등으로 존재감을 드러냈고, 이후 대선후보급으로 몸집이 커졌다. 지난해 3월31일 MBC는 이 전 기자가 구치소에 수감 중인 이 전 대표에게 수차례 편지를 보냈는데, 이 과정에서 한 검사장과의 친분을 내세워 유 이사장의 비위를 털어놓도록 압박했다는 내용을 골자로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을 보도했다. MBC 보도 이후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의 고발이 이어지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서울중앙지검이 수사를 맡았고, 사건은 정진웅 울산지검 차장검사(당시 형사1부장)에게 배당됐다. 채널A 기자 사건도 1심 무죄 윤석열 징계사유로 밀었는데… 윤 전 총장은 측근인 한 검사장이 연루돼있다는 이유로 수사 지휘를 대검찰청 부장회의에 일임했고, 이 전 기자 측은 수사팀을 신뢰할 수 없다며 전문수사자문단을 소집해달라고 진정했다.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두고 대검과 중앙지검, 수사팀과 법무부는 갈등을 빚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독립성을 부여해 달라며 사실상 윤 전 총장에게 항명했다. 추 전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서울중앙지검의 손을 들어줬다. 윤 전 총장에게 사실상 이 사건에서 손을 떼라는 시그널을 준 것이다. 이후 검찰은 이 전 기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발부했다. 한 검사장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정진웅 차장검사의 독직폭행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정 차장검사는 현재 독직폭행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추 전 장관은 지난해 11월 6가지 징계 사유를 들어 윤 전 총장을 직무에서 배제했고 징계를 청구했다. 이때 채널A 기자 강요미수 사건과 관련한 감찰 방해가 징계 사유로 포함됐다.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 역시 해당 사건을 징계 사유로 인정, 정직 2개월을 의결한 바 있다. 윤 전 총장은 직무배제와 징계가 부당하다며 행정법원에 각각 집행정지를 신청했고, 처분 자체를 취소하라는 본안 소송도 함께 제기했다. 법원은 지난해 12월24일 “법무부 검사 징계위원회의 의사 정족수가 미달돼 징계위 결정 자체가 무효”라며 윤 전 총장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19일에는 윤 전 총장이 징계 처분을 아예 취소해 달라며 낸 행정소송의 첫 정식재판이 열렸다. 추 전 장관은 이 전 기자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것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검언유착의 결과로 개혁이 더 절실해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의 완벽한 수사방해와 재판방해로 진실이 이길 수 없는 한심한 작태는 처음부터 예견된 것이었다”고 자신의 SNS에 썼다. 또 “검찰은 한 검사장의 휴대폰 압수 후 비밀번호를 알지 못한다는 이유로 핵심 증거물을 확보하고도 수사·재판에 증거로 활용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검사장은 이 전 기자에 대한 1심 판결이 나온 직후 입장문을 통해 “지난 1년 반 동안 집권세력과 일부 검찰, 어용언론, 어용단체, 어용지식인이 총동원된 ‘검언유착’이라는 유령 같은 거짓선동, 공작, 불법적 공권력 남용이 철저히 실패했다”며 “조국 수사 등 권력비리 수사에 대한 보복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사회에 정의와 상식의 불씨가 남아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판결로 잘못이 바로잡혀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거짓선동과 공작, 불법적 공권력을 동원한 책임을 물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추 전 장관, 열린우리당 최강욱 대표, 열린우리당 황희석 최고위원 등을 거론했다. 맹공격 끝에 역풍 맞았다 이 전 기자의 무죄 판결로 검언유착으로 불렸던 사건이 ‘권언유착’으로 비화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이 전 기자는 지난 19일 자신과 이철 전 대표 사이에서 중간전달자 역할을 한 ‘제보자X’ 지모씨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그는 “소위 권언유착 사건의 몸통이라고 할 수 있는 지씨에 대한 수사가 지지부진하고 계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계류 중인 사건을 엄중 수사해 억울함을 풀어주시고 권언유착 사건의 진실을 명명백백히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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