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 청와대 마지막 승부수

원투펀치로 거물 때려잡는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초대 공수처장과 차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결정됐다. 두 후보자 모두 판사로 활동한 경험이 있는 비검찰 출신이다. 검찰총장으로부터 카운터펀치를 맞은 청와대가 검찰개혁을 위해 다시 전열을 가다듬는 모양새다. 
 

▲ 김진욱 공수처장 후보자와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 ⓒ고성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30일,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에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을 지명했다. 같은 날 오후에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후임으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범계 의원을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법무부 장관에 비검찰 출신을 앉혔던 문 대통령은 초대 공수처장도 판사 출신으로 선택했다. 

질질 끌다
드디어 출범

김 후보자는 대구 출신으로 서울대 고고학과를 졸업했다. 사법시험(31회)에 합격한 뒤 1995년부터 판사로 일하다가 1998년 김앤장법률사무소로 자리를 옮겼다. 1999년 조폐공사 파업 유도 사건 특별검사팀에 특별수사관으로 참여한 경력이 있다.

2010년부터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으로 재직하며 헌재소장 비서실장, 선임헌법연구관, 국제심의관을 역임했다. 

지난해 12월28일 공수처창 후보 추천위원회는 김 후보자와 함께 이건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을 추천했다. 두 사람 모두 대한변호사협회가 추천한 인사다. 청와대는 “두 후보 모두 훌륭했으나 김 후보자는 판사, 변호사,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에 더해 특검 특별수사관 등의 다양한 법조 경력을 가지고 있다”며 “전문성과 균형감, 역량을 갖췄다고 판단했다”고 지명 배경을 밝혔다. 


이어 “공수처 출범은 권력기관 간 견제와 균형, 부패 없는 사회를 위한 약속”이라며 “김 후보자가 공수처의 중립을 지키며 권력형 비리를 성역 없이 수사하고, 또 공수처가 인권 친화적 반부패 수사기구로 자리매김하는 데 크게 기여하리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차기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된 박 후보자는 서울·전주·대전지법 판사를 거친 뒤 참여정부와 청와대에서 민정2비서관과 법무비서관을 지냈다. 19~21대 국회의원으로 일하며 법제사법위 간사, 사법개혁특위 간사 등을 맡았다.

오전 공수처장, 오후 법무장관
청, 비검찰 출신 기조 이어가

재심 끝에 진범이 밝혀진 삼례나라슈퍼 3인조 강도 사건의 배석판사로, 사실이 밝혀진 이후 사과한 바 있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박 후보자는)판사 출신 3선 국회의원으로 제20대 사법개혁특위 간사, 민주당 생활적폐청산위원장 등으로 활동하며 우리 사회의 각종 부조리 해결과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법원, 정부, 국회 등에서 활동하며 쌓은 식견과 법률적 전문성, 강한 의지력과 개혁 마인드를 바탕으로 검찰·법무개혁을 완결하고 인권과 민생 중심의 공정한 사회 구현을 실현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자는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해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고 소감을 남겼다. 그러면서 “이 엄중한 상황에 이 부족한 사람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돼서 어깨가 참 무겁다”며 “이제 법무 행정도 혁신해 국민의 민생 안정에 힘이 돼야 한다.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를 잘하겠다”고 전했다. 
 

▲ 윤석열 검찰총장

이번 인사는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일격을 맞은 청와대와 집권여당이 다시 한 번 검찰개혁의 고삐를 당기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문 정부가 검찰개혁의 핵심으로 꼽은 공수처 출범과 맞물려 문 대통령의 의지가 드러난 인사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 후보자와 박 후보자의 지명 배경으로 검찰개혁을 강조한 부분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지난해 12월24일 법원이 윤 총장에 대한 ‘정직 2개월’ 징계 처분의 효력을 정지하면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문 대통령이 타격을 입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홍순욱 부장판사)가 “2개월의 정직 처분은 본안 소송 판결 선고일부로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효력을 정지한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자체가 무산됐다. 

윤에 맞고
사과했지만…

문 대통령은 법원 판결 하루 뒤인 지난해 12월25일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국민들께 불편과 혼란을 초래하게 된 것에 대해 인사권자로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사과했다.

법무부 장관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직접 재가한 사안이 법원 결정에 뒤집히면서 정권 책임론이 불거지자 사과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법원의 판단에 유념해 검찰도 공정하고 절제된 검찰권 행사에 대해 성찰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특히 범죄 정부 외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거나 사찰한다는 논란이 더 이상 일지 않도록 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추 장관은 지난해 12월30일 윤 총장의 징계 집행정지 6일 만에 “국민들께 큰 혼란을 끼쳐 드려 매우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입장문을 내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법원의 결정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법원은 징계사유에 관한 중요 부분의 실체관계를 인정하면서도 실무와 해석에 논란이 있는 절차적 흠결을 근거로 집행정지를 인용했다”며 “그것도 법리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논리를 내세웠고 법무부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고성준 기자

앞서 직무배제 조치 가처분 소송에서도 법원이 윤 총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추 장관은 연전연패를 기록하고, 장관 자리를 내놓았다. 지난해 12월16일 추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한 징계를 제청하면서 사의를 표명했고, 문 대통령은 “시대가 부여한 임무를 충실히 완수했다”며 명예로운 퇴진이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사실상 경질’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공수처가 출범하고 차기 법무부 장관이 결정되면 검찰은 또 다시 일대 대변혁을 겪을 수 있다. 특히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 월성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사건, 라임·옵티머스 펀드 환매중단 사건 등 정권을 겨냥한 수사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래도 다시
검찰개혁

공수처는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갖는다. 그동안 검찰이 독점해 온 기소권이 공수처로 일부 이전되면서 검찰 권력을 견제할 조직으로 평가받았다. 법조계는 고위공직자와 관련한 검찰 수사에 대해 공수처가 이첩을 요청하면 즉각 응해야 하는 의무 때문에 정치적 중립을 담보할 장치가 없다는 점을 지적해왔다. 


국민의힘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기소권은 분리한다면서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갖는 무소불위 공수처장 후보를 야당을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지목했다”며 “공수처는 검찰과 경찰의 내사정보부터 공직비리 수사까지 모두 보고받고 가져갈 수 있다. 헌법에 없는 최상위 수사기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만간 월성원전 경제성 조작 감사 방해사건, 청와대의 울산시정 선거개입 의혹 사건을 공수처가 앗아가는 순간 청와대 사수처의 정체가 드러날 것”이라며 “도덕성도 실력도 검증 안 된 ‘묻지마 공수처’는 친문 청와대 사수처가 될 뿐”이라고 비판했다.

실제 일각에서는 검찰이 월성원전 수사나 울산시장 선거개입 수사를 마무리 짓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신임 법무부 장관의 검찰인사가 예정돼있다. 추 장관은 취임과 동시에 검찰인사를 단행, 윤 총장과 대립각을 세웠다. 윤 총장의 수족이 다 잘려나갔던 추 장관의 지난해 1월 인사는 ‘검찰 대학살’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였다. 이후에도 추 장관은 검찰인사를 통해 검찰 장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당장 월성원전 수사팀이 타깃으로 꼽히고 있다. 이두봉 대전지검장과 이상현 부장이 인사조치될 것이라는 말이 무성하다. 월성원전 사건을 수사 중인 대전지검 형사5부는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 3명을 월성 자료와 파일 530건을 삭제한 혐의로 기소했다. 하지만 이들은 윗선 개입과 관련해서는 전혀 입을 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로 정권 수사 가져오고
장관이 인사로 수사팀 날리고?


법조계에서는 검찰인사 과정에서 월성원전 수사팀이 공중분해되면 수사 동력 자체가 상실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그렇게 되면 백운규 전 산자부 장관과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현 한국가스공사 사장) 등 청와대 관련자 소환으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원천 차단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1월 검찰인사가 박 후보자와 윤 총장의 관계 정립의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는 것도 그 때문이다. 박 후보자는 윤 총장과 검찰과의 관계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께서 ‘법무부와 검찰은 안정적인 협조관계가 돼야 하고. 그것을 통해 검찰개혁을 이루라’고 말씀하셨다. 그것이 저에게도 지침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고성준 기자

하지만 박 후보자와 윤 총장은 지난해 10월22일 대검찰청에 대한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이미 한 차례 맞부딪쳤던 바 있다. 당시 박 후보자는 “너무나 윤 총장을 사랑하는 본 의원이 느낄 때 (윤 총장의 정의는)선택적 정의라고 생각한다. 안타깝게도 윤석열이 가진 정의감, 동정심에 의심을 갖게 됐다”고 비판하자, 윤 총장은 “그것도 선택적 의심 아닌가? 과거에 저에 대해서는 안 그러셨잖습니까”라고 반박했다. 

여권도 검찰개혁에 대한 청와대의 의지에 발맞추고 있다.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와 민주당 김용민 의원 등이 모인 ‘처럼회’가 검찰청을 폐지하고 공소청을 신설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검찰의 직접 수사범위를 줄인 것을 넘어 제도적으로 아예 없애겠다는 뜻이다. 

김 의원은 “기소권, 수사권, 영장청구권, 수사지휘권, 형집행권, 국가소송 수행권 등 형사사법과 관련된 모든 권한을 독점적으로 행사할 수 있어 법치국가가 발전할수록 검찰이 국가 최고의 권력으로 군림한다”며 “검찰의 집중된 권한에도 불구, 검찰을 민주적으로 통제할 제도적 장치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여권에선
“아예 없애자”

그러면서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하던 검찰청을 폐지하고 기소권과 공소유지권만을 갖는 ‘공소청’을 신설해 수사·기소권의 완전한 분리와 공정한 형사사법절차 구현 및 사법신뢰도를 제고하고자 공소청법 제정안을 발의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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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분당보건소 부지 올스톱 비스토리

[단독] 분당보건소 부지 올스톱 비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펜스로 둘러쳐진 땅에는 드문드문 잡초만 나 있었다. 입구 쪽의 주차 차단기도 작동하지 않았다. 사거리 주변서 이 땅만 ‘이가 빠진 듯’ 공터 상태다. 누가 봐도 ‘목이 좋다’는 말이 나올 법한 위치지만 오늘도 텅 비어있다. “원래 보건소가 들어오기로 했어요. 그전에는 정자1동 행정복지센터(임시 청사)가 있었고요. 노인분들이 휠체어 타고 다니면서 편의시설을 이용하고 그랬어요.” 한 성남시민이 텅 빈 부지를 가리키며 말했다. 건널목을 사이에 두고 반대편에는 대기업 사옥, 오른편으로는 상가, 뒤편으로는 아파트가 자리한 이른바 ‘노른자위 땅’이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지도를 확인한 뒤 “완전 정자동 메인이네. 부르는 게 값일 것”이라고 했다. 앞 뒤 양 옆 꽉꽉 찼는데…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163번지 일원 2832㎡(약 854평) 규모의 땅. 원래 성남시 소유의 땅이었다가 용도변경을 거쳐 기업에 매각됐다. 성남시가 ‘기업 유치’를 목적으로 부지의 매각 절차를 본격적으로 밟기 시작한 시기는 2015년이다. 2020년 성남시 판교에 있는 한 기업이 400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 해당 부지를 매입했다. 문제는 그걸로 끝이었다는 점이다. 올해 6월에 이르도록 건물 건립을 위한 삽 한 번 뜨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0~2022년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공사가 어려웠을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그 이후에도 해당 부지는 여전히 공터로 남아있다. 한 성남시민에 따르면 주차장으로 사용된 적이 있을 뿐 공사는 진행되지 않았다고 한다. 당초 성남시는 정자동 163번지에 보건소를 세우려 했다. 그러다 2015년 11월16일 성남도시관리계획에 의거해 공공청사 부지서 중심상업지역으로 용도를 변경했다. 성남시는 고용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 토지의 효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우수 기업을 유치하려 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실제 2016년 1월21일 열린 성남시의회 제216회 경제환경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당시 한 시의원이 “정자동에 있는 공공청사 부지를 매각해서 업무 단지로 사용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는지”라고 질문하자 성남시 회계과장은 “고용도 창출하고 시 재정의 효율성도 증대시키고, 실제로 보면 기업체가 유치됨으로써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크다고 보고 있다”고 답했다. 성남시의회는 2016년 1월과 3월, 5월에 ‘정자동 163번지 기업 유치를 위한 매각’ 안건을 두고 질의와 토론을 진행했다. 두 번의 부결 끝에 2016년 5월24일 안건이 가결됐다. 당시 경제환경위원회 위원장은 “매각 대금이 지역주민들께 일정 부분 투입될 수 있도록 신경 써주길 바란다”고 말한 뒤 안건 가결을 선포했다. ‘부르는 게 값’ 노른자위 땅 보건소 부지였다가 용도변경 성남시는 2017년 5월23일 보도자료를 내고 해당 부지의 매각을 공식화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성남시는 첨단산업육성위원회를 열어 해당 부지에 기업 유치를 위한 공모 지침과 평가 기준을 확정한 뒤 ‘우선 협상 대상자 선정 모집 공고’를 냈다. 해당 부지의 공시지가는 211억원(㎡당 745만원), 감정평가액은 376억원(㎡당 1329만원)이라고 밝혔다. 당시 해당 부지에는 아파트 모델하우스가 들어선 상태였고 정자1동 행정복지센터(임시청사)는 그해 9월 분당정자 청소년 수련관으로 옮긴다고 했다. 성남시는 부지 매입 자격을 ▲제조업의 연구시설 ▲벤처기업 집적 시설 ▲문화산업 진흥시설 등으로 제한했다. 지식산업, 전략산업, 벤처기업을 유치해 지역발전을 꾀하겠다는 취지다. 성남시는 “성남하이테크밸리, 판교테크노밸리, 분당벤처밸리 등 3대 산업집적지와 한 축을 이뤄 도시 균형발전과 첨단사업 고도화에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고 말했다. 부지 매각과 관련해 우선 협상자를 선정하기 위한 접수는 그해 7월17일부터 21일까지 닷새 동안 이뤄졌다. 성남시는 공급 신청서, 기업 현황, 사업 계획, 입찰 계획 등을 작성해 성남시 창조산업과에 직접 방문해 제출하라고 고지했다. 8월 중에 개발 방향 이해도, 사업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최고 득점 기업을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한 뒤 협상을 거쳐 매매계약을 체결한 계획이라고 전했다. 시의회서도 지역 기여 강조 성남시는 ▲기업 현황(정량 300점) ▲사업 계획(정성 500점) ▲토지 가격(200점) 등 총 1000점 만점으로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기업 현황의 경우 규모와 재무 상태로 구분해 각각 70점, 230점을 배점했다. 사업 계획은 사업 평가(200점), 건축 운영(150점), 지역 기여(150점) 등 세 분야로 나눴다. 2018년 4월 성남시는 드림시큐리티가 제안한 소프트웨어 진흥시설 설치 사업 계획이 시 첨단산업 육성위원회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드림시큐리티는 핀테크 서비스와 FIDO 기반의 생체인증 기술, 블록체인 기반의 인증과 암호를 개발하는 연구·개발 중심의 IT 벤처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성남시와 드림시큐리티 간의 계약은 체결되지 않았다. 성남시 관계자에 따르면, 드림시큐리티 측에서 매입을 철회했다. 이후 재차 공모 절차를 거쳐 ㈜마이다스아이티가 해당 부지를 매입했다. 회사 소개서에 따르면, 마이다스아이티는 공학기술용 소프트웨어 개발 및 보급 및 구조 분야 엔지니어링 서비스와 웹 비즈니스 통합 설루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마이다스아이티는 2020년 2월14일 424억원에 해당 부지를 샀다. 당시 성남시가 내놓은 보도자료에 따르면, 마이다스아이티는 1114억원을 들여 연면적 3만963㎡, 지상 15층, 지하 5층 규모의 벤처기업 집적 시설을 건립한다고 밝혔다. 4개 이상의 벤처기업이 입주하고 판교제1테크노밸리에 있던 마이다스아이티 직원 600명이 모두 옮겨온다고도 덧붙였다. 삽 한 번 안 떠 시민 의문 제기 그러면서 “마이다스아이티는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창업보육 지원, 커뮤니티 공간 조성, 청소년 자인씨앗학교를 운영하고 주말에 주차장(240면)을 전면 개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일자리 매칭·치매 예방·스마트 제조혁신 등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관련 기관에 무상 지원하고 지역 주민 고용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고 했다. 성남시가 우선 협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서 150점을 배점한 ‘지역 기여’ 관련 부분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성남시는 공사 완공 시점으로 2023년을 언급하면서 조감도도 공개했다. 당시 성남시 관계자는 “정자동 163번지 부지는 분당벤처밸리 내 벤처기업 육성촉진지구고 인근엔 네이버, 넥슨, 엔씨소프트 등 첨단지식산업 업체가 대거 포진해 벤처기업 집적 시설이 들어서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며 “아시아실리콘밸리 조성의 한 축이 돼 자족 기능을 높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지 매각 이후 5년이 지났다. 매각 전인 2019년 12월부터 주민 자율 주차장(90면)으로 사용되던 것도 이제는 운영되지 않고 있다. 마이다스아이티가 세운 ‘개발 부지 안내문’이 세워져 있을 뿐이었다. 안내문에는 ‘본 지역은 아래와 같은 방향으로 개발될 예정입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연구/업무 공간 ▲자연주의 인본 경영 공간 ▲시민 행복 공간 등이라고 쓰여 있다. 한 성남시민은 “주민 편의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다가 기업에 매각된 이후 계속 비어있다. 성남시가 부지를 매각하겠다고 밝힌 시기로 따지면 8년, 마이다스아이티가 땅을 산 시기로 보면 5년째 땅을 놀리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성남시에서 어떤 제재를 가하는 것도 아니다. 기업의 사정은 둘째치고 성남시가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0년 판교 벤처기업 매입 “구체적인 내용 안내 어렵다” 성남시의회가 2020년 10월16일 진행한 경제환경위원회 제4차 회의서 정자동 163번지 관련 문제가 언급됐다. 매각 이후 8개월이 흐른 시점이다. 당시 한 시의원은 “빨리빨리 언제까지 안 되면 계약위반으로 통보해야 한다. 확인해야 한다”며 “계약위반이 될 수 있는 사항은 꼼꼼히 따져서 빨리빨리 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성남시 아시아실리콘밸리 담당관이 “지금 그곳은 설계 단계다. 주차장 사용 문제는 확인해서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시의원은 “우리가 정해진 규칙대로 (첨단산업)육성위원회에서 심의했던 내용대로 계약위반이 아닌지 우리가 따져야 하는 거고…(중략)…우리한테 제출한 계획대로 이행을 안 했을 경우 계약위반으로 취소할 수도 있다고 얘기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회의 이후 성남시의회서 정자동 163번지 관련 논의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성남시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서 “설계 변경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협약서에 공사 시점에 대한 부분이 있긴 하다. 다만 그 부분에 단서 조항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마이다스아이티서 단서 조항을 통해 공사 기간을 연장해 온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래 올해 상반기 중에 착공하는 것으로 얘기가 나왔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부연했다. 공사 지연에 대한 성남시 대응을 묻자 “더 이상 저희도 같은 사유로는 연장을 안 해주려는 상태”라면서도 “성남시 차원서 마이다스아이티 측에 법적으로 공사를 재촉하거나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사항이 명확하진 않다”고 설명했다. 시 직무유기? 제재 못한다 마이다스아이티 관계자는 “(해당 부지에)사옥을 지을 예정”이라며 “사옥을 처음 세우는 것이다 보니 잘 짓기 위해 설계를 변경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남시 보도자료에 언급된 부분(지역 기여 관련)이 설계에 포함돼있는지는 답하지 않았다. 홍보팀 관계자는 <일요시사>의 추가 질문에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안내가 어려운 점 양해를 부탁한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