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잡을 검찰의 꽃놀이패

꿈쩍 않고 앉아서 ‘1타2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이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불똥이 튄 모양새다. 경찰의 사건 처리 과정을 두고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법무부발 논란이 경찰로 번지면서 검찰은 ‘꽃놀이패’를 쥐었다는 말이 나온다.
 

▲ 이용구 법무부 차관 ⓒ박성원 기자

승객이 택시기사를 폭행했다. 경찰은 사건을 단순폭행으로 내사 종결 처리했다. 승객은 입건되지 않았고, 택시기사는 승객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진술했다. 문제는 사건의 승객이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라는 점이다. 당장 경찰이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단순폭행?
특가법?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이 차관은 변호사로 일할 때인 지난달 초 밤 늦은 시간에 서초구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잠든 자신을 깨우려는 택시기사의 멱살을 잡았다. 택시기사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이 차관의 신분을 확인한 뒤 추후 조사하기로 하고 돌려보냈다. 

이후 택시기사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 경찰은 반의사불벌죄인 단순폭행죄 처리 방침에 따라 이 차관을 형사 입건하지 않고 사건을 내사종결로 처리했다.

운행 중인 자동차 운전자에 대한 폭행을 가중처벌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특가법)을 따르지 않고 형법상 단순폭행 혐의를 적용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경찰은 특가법을 적용하지 않은 근거로 헌법재판소가 지난 2017년 내린 결정을 들었다. 당시 헌재는 “공공의 교통안전과 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없는 장소에서 계속적 운행 의사 없이 주정차한 경우에는 ‘운행 중’ 의미에서 배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헌재 결정은 특가법 개정되기 전의 판례라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2015년 개정된 특가법은 ‘운행 중’인 상황과 관련해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위해 사용되는 자동차를 운행하는 중 운전자가 여객의 승차·하차 등을 위해 일시 정차한 경우’도 포함하고 있다. 

택시기사 멱살 잡고 욕설
검경 수사권 조정에 불똥

경찰은 이 차관 사건 발생 당시를 ‘운행 중’으로 보지 않았지만, 택시기사나 버스기사 등이 승하차를 위해 일시 정차한 경우에도 ‘운행 중’으로 해석해 특가법을 적용했어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여기에 최근 헌재는 이 차관과 비슷한 사례에 대해 특가법을 적용한 것을 합헌이라고 봤다.

택시기사의 진술 번복도 논란이 되고 있다. 택시기사는 “목적지에 거의 다다랐을 무렵 (이 차관이)목을 잡았다”고 최초 진술했다. 또 “(주행 중에)강남역 사거리에서 뒷문을 열려고 해서 제지했더니 욕설을 했다”며 “블랙박스에 다 찍혀 있다”고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 문자메시지 확인하는 이용구 법무부 차관

하지만 사흘 뒤 서초경찰서에 다시 출석한 택시기사는 “당시 진술이 과장됐다”며 태도를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목적지에 정차한 뒤에 (이 차관을)깨우려고 할 때 멱살을 잡았다”며 “문을 열려고 했을 때는 신호 대기 중이었고, 제지하자 혼잣말처럼 욕설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고 최초 진술을 번복했다.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법세련), ‘사법시험 준비생 모임’(사준모)이 이 차관을 특가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대검찰청은 고발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 배당했다.

이 차관 사건을 검찰이 맡게 되면서 상황이 묘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다음달 1일부터 시행되는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불똥이 튄 것. 특히 경찰의 1차 수사종결권을 둘러싼 우려가 나오고 있다.

택시기사
진술 번복

경찰에게 검·경 수사권 조정은 숙원사업이나 마찬가지였다. 검찰이 수사와 기소, 영장청구 권한을 모두 독점하고 있는 현재 구조를 경찰과 수사 권한을 나누는 방향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그동안 검사가 경찰의 수사 전체를 지휘했고, 경찰이 수사한 모든 사건은 검찰에 송치된 후 검사가 기소와 불기소를 결정했다. 

1954년 제정된 형사소송법에 검사의 수사·기소권이 명문화됐다. 1962년 제5차 개헌에서 ‘검사에 의한 영상 신청 조항’이 형사소송법과 헌법에 명시되면서 현재 구조가 만들어졌다. 김대중정부 때에도, 노무현정부 때에도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가 있었지만 검찰의 강력한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

문재인정부는 취임 초부터 검찰 권력에 대한 견제장치를 입법화하는 데 공들였다. 그 일환이 바로 검·경 수사권 조정이다. 2018년 6월 정부는 경찰에 1차 수사권과 종결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발표했다.

사건을 송치하기 전까지 경찰이 검사의 수사지휘를 받지 않는 등 모든 사건에 대한 1차적 수사권뿐 아니라 수사종결권을 갖도록 했다. 

고위 인사
봐주기 우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는 지난해 4월 검·경 수사권 조정을 위한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했다. 개정안에는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를 줄이고 경찰의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개정안은 올해 1월1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검찰과 경찰의 관계가 지휘관계에서 상호협력관계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에는 경찰이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할 경우에만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혐의 없음’ 판단을 내린 경우에 경찰 선에서 수사를 자체적으로 종결할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경찰의 수사종결권에 대한 보완 장치로 검찰의 재수사 요청권도 마련됐다.
 

▲ 윤석열 검찰총장

하지만 이 차관 사건이 터지면서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갖는 게 합당한지 여부를 두고 의구심을 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찰 측에서는 적법한 사건 처리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사례처럼 사건이 검찰 보고 없이 경찰 수사만으로 끝나는 일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법조계는 이 차관 사건처럼 정부 고위 인사가 연루된 사건을 경찰이 종결할 경우 이번처럼 논란이 불거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검사로 일할 당시 대검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 업무를 맡았던 국민의힘 김웅 의원도 “입건해서 검찰에 송치한 뒤 판단을 받아야 하는데 이례적으로 내사종결을 했다”고 주장했다. 

당장 1월부터 시행되는데…
경 수사종결권 우려 나와

검찰 입장에서는 현재 상황이 나쁠 게 없다는 말이 나온다. 한 사건이 나비효과를 일으켜 검·경 수사권 조정에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고, 사건의 당사자가 법무부 차관이라는 점도 불리할 건 없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검찰에서 ‘꽃놀이패’(이기면 큰 이익을 얻고 져도 부담이 가벼운 패)를 잡았다는 말까지 나온다. 

검찰은 문정부 들어 개혁 대상으로 지목된 후 끊임없이 권한이 축소되고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과 예민한 관계가 됐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이 가시화됐다. 법무부는 추미애 장관의 입성 이후 검찰과 끊임없이 갈등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물론 검찰총장의 권한이 조각난 상태다. 

추 장관의 윤 총장에 대한 징계청구와 직무배제 조치를 두고 거의 대부분의 검사들이 나선 것은 이번 정부 들어 계속된 ‘검찰 찍어 누르기’에 대한 반발심리가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특히 이 차관은 고기영 전 차관이 사의를 표명한 직후 임명돼 윤 총장 징계위에 참석했다는 점에서 검찰에 이미 ‘밉보인 존재’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 차관 사건은 이종근 대검 형사부장의 지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장은 이 차관이 법무부 법무실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장관의 정책보좌관과 검찰개혁추진지원단 부단장을 역임한 인연이 있다. 최근 이 차관이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이종근2’와 한 대화가 논란됐을 당시, 이종근2가 이 부장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제 식구 감싸기’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검찰 수사도
제 식구 감싸기?

한편 이 차관은 지난 21일 “개인적인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대단히 송구하다. 택시 운전자분께도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제 사안은 경찰에서 검토해 시시비비가 가려질 것으로 생각한다. 공직자가 된 만큼 앞으로 더욱 신중하게 처신하도록 하겠다”는 공식입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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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