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유퀴즈> 김민석 PD “사회의 갈등, 작게나마 봉합하고 싶다”

‘혐오시대’ 힐링으로 대항하는 토크쇼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코로나19로 확산세에 따라 불특정 다수의 시민과 대화를 나누고 퀴즈를 풀었던 tvN 토크쇼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직격탄을 맞았다. 휴지기를 거치고 돌아온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주제를 갖고 직접 섭외를 하는 토크쇼로 변모했다. 어쩌면 프로그램의 특색이 사라질 위기 속 제작진은 사회에 만연한 갈등을 직시하고, 올바른 관점을 제시하는 방법으로 상황을 타개했다. 그 중심에 있는 CJ ENM 김민석 PD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 김민석 &lt;유퀴즈온도블록&gt; PD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이 뜨거운 관심을 받기 시작한 건 지난 8월 12일 방송된 ‘광복절 특집’ 때부터였다. 누구나 알 법한 역사가를 만나는 것이 아닌, 곳곳서 숨은 우리의 역사를 기억하고 기록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특히 전 세계를 돌며 일제 강점기 항일운동을 했던 선조의 흔적을 찾아다니는 김동우 작가의 활동은 커다란 감동으로 다가왔다. 

만연한 갈등

방향성을 찾았다는 듯 <유퀴즈> 제작진은 사회에 만연한 갈등을 주제화하기 시작했다. 지난 2일 방송분은 국내 사회문제 중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갈등 중 하나인 세대 갈등을 유려한 화법으로 풀어냈다. 

‘Z세대’로 불리는 10대와 ‘Y세대’로 불리는 20대, ‘X세대’의 40대, 사회운동이 치열했던 50대와 파독광부의 산증인으로 ‘산업화 세대’의 일꾼이었던 70대를 만났다. 이 과정에서 나이 차이를 매개로 대립하기보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지난 9일 방송에서는 이과생과 문과생들을 만나 서로의 차이를 확인하면서 결과적으로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놓여 있다는 것을 어필하고, 이분법적 해석보다 존중과 배려라는 더 큰 공통분모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을 피력했다. 


tvN 드라마 <미생>의 새 버전은 16일에 방송됐다. 사원부터 대리, 과장, 부장에 이어 대표까지 각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만나 각각의 고충을 들었다. 일을 잘하고 싶은 사원과 어느덧 업무가 익숙해지는 직장인, 일과 인생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일에 매진해 성공가도를 달린 관리자급 직장인들을 직접 만나, 각자의 고민을 들여다봤다.

이 모든 과정이 노골적이거나 교육적이지 않고, 매우 유연하고 세련된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른바 ‘혐오 문화’라고 불릴 정도로 극단적인 공격성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드러나는 가운데, <유퀴즈>는 ‘힐링’의 언어로 이 혐오와 대항하고 있는 인상을 주고 있다. 

예능 토크쇼임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못지않은 감동이 전달하는 <유퀴즈>의 김민석 PD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소극적이나마 사회에 만연한 갈등을 봉합하는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견고한 기획, 코로나 위기 타개하다
“소극적이나마 갈등 봉합하고 싶다”

다음은 김민석 PD와의 일문일답.

-광복절 특집부터 세대갈등과 문과·이과 특집까지, <유퀴즈>의 기획력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주제가 이토록 명료해질 수 있었던 배경이 있나. 

▲코로나19 이전 방식의 진행을 할 때도 주제를 미리 잡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사실상 불가능했다. 누구를 어떻게 만날지 모르니까.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어떤 화두를 던질지 고민이 많았다. 광복절 특집이면 타지를 가기 마련인데, 역사와 관련된 삶을 사시는 분들로부터 이야기를 들어야겠다고 발상을 전환했다. 


그랬더니 우리가 노력했던 것에 비교도 될 수 없이 많은 시간을 그 일에 투자한 분들과 만나게 됐고, 손발이 묶인 프로그램에 날개를 달아줬다. 확장성이 커졌다. 요즘 사람들은 무엇이 흥미로운가를 많이 찾아본다. 심도가 얕은 갈등도 있고, 세대 갈등처럼 풀리지 않는 숙제도 있는데, 최대한 많은 부분을 다뤄보려 한다. 

-<유퀴즈> 제작진이 갖고 있는 관점이 상당히 올바르게 여겨진다. 세대 갈등에 대한 시선, 문과와 이과의 차이, 뿐만 아니라 각종 특별한 직업을 존중하는 태도까지 전달된다.

▲회를 거듭하는 과정서 많은 사람을 만났다. 제작진도 그 경험을 바탕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진 것 같다.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편견 없이 듣고 공감하고 이해하는 것만으로 넓어지는 느낌이 든다. 우리가 직접 들은 것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데, 그것만으로 각 세대가 가진 갈등을 소극적으로나마 봉합하는 느낌을 주는 것 같다. 

-섭외가 특별하다. 매번 올바른 신념을 가졌거나, 이야깃거리가 많은 의미 있는 인물들을 섭외한다.

▲섭외는 이언주 메인 작가 주도하에 이뤄진다. 나영석 PD와 김태호 PD 두 분과 일을 한 분이다. 유재석씨가 무한히 신뢰하는 분이다. 그분과 상의를 하면서 좋은 섭외가 이뤄지고 있다. 
 

▲ 유퀴즈 온 더 블럭

-<유퀴즈>는 토크쇼지만, 드라마처럼 엄청난 감동이 밀려온다. 김동우 작가, 이정희 YMCA 사무총장, 백희나 작가의 삶에서 특히 그랬다. 문과의 삶을 살고있는 백 작가가 “나는 이과생으로만 생각했다”는 발언에서, 이분법적 구분이 무의미하다는 게 전달됐다. 제작진의 의도는 어디까지인가. 

▲많은 부분이 의도 되지 않았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시청자가 큰 감동을 느낀 부분은 우연히 의도치 않게 얻어지는 거다. 사전인터뷰를 하긴 하지만 녹화는 전혀 다른 형국으로 펼쳐진다. 과학자와 작사가, 올림피아드 금메달 수상자를 섭외하면서 한 자리가 비워서 백 작가를 섭외했는데, 이과 출신 문과의 삶을 사시는 분인 줄은 몰랐다. 일종의 생동감과 생명력을 얻었다. 우연히 많은 도움을 받는다.

-<유퀴즈>가 애초의 기획이랑 많이 달라졌다. 현재 형태는 외전이라고 부르는데, 사실 더 기대된다.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변화를 줬는데 많은 분이 사랑해주셔서 기쁘다. 외전 형태로 출발했는데 하나의 정체성을 갖게 된 것 같다. 코로나19가 종식된다고 했을 때, 외전 형태로 끌고 갈지 이전 방식으로 갈지는 기약이 없는 것 같다.

-방송 초반에는 다섯 문제를 맞춰야 100만원을 줬는데, 요즘에는 한 문제만 맞혀도 상금을 준다. 제작비가 많이 늘은 것인가?

▲ 제작비는 그대로다. 처음에 별다른 이유 없이 5문제로 정했었다. 그게 기계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만나는 분들이 삶을 들여다보면, 유쾌하기도 하고 때로는 굉장히 감동이 묻어나기도 한다. 그 분들의 삶에 공감하면, 응원을 하게 되고 상금도 꼭 받길 원하더라. 시청자도 그렇고 MC진, 스태프 모두 비슷한 생각이었다. 100만원의 정당성은 우리가 만났던 분들의 삶에 다 녹아있다.

100만원이 적은 돈은 아니지만, 열심히 살아온 분들에게 갑자기 드려도 무방한 금액이라고 생각한다. <유퀴즈>는 퀴즈쇼가 아니고 토크쇼다. 퀴즈는 만남의 마침표의 역할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정도 난이도가 적합하다고 본다.


금과옥조

-두 MC인 유재석과 조세호의 역할이 큰 것도 사실이다. 총평해본다면?

▲ 유재석과 조세호 모두 긴장할 수밖에 없는 출연자를 서로 다른 맥락에서 무장해제 시키는 재주가 있다. 유재석은 존재만으로 호감을 준다면, 조세호는 엉뚱한 질문으로 웃음을 주면서 분위기를 완화한다. 제작진으로서는 조세호의 실수가 무거운 분위기를 풀어내기 때문에 ‘금과옥조’와 다름없다. 조세호의 존재감이 유재석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 같아 시너지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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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법률수석 부활 속셈

‘갑자기?’ 법률수석 부활 속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4·10 총선이 범야권의 승리로 끝났다. 집권여당은 참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집권 3년차인 윤석열정부는 국정운영의 동력을 잃게 생겼다. 레임덕을 넘어 데드덕이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 인생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한 윤 대통령의 다음 행보는 엇일까? 속사정이야 어떻든 숫자만 놓고 봤을 때 이견이 없는 결과가 나왔다. 범야권은 192석을 얻어 ‘반윤 거야’ 전선을 형성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161석, 민주당의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 14석,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3석, 새로운미래 1석, 진보당 1석 등을 모두 합친 수치다. 국민의힘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의석(18석)을 포함해 108석을 얻는 데 그쳤다. 완벽한 참패 식물 대통령 선거를 진두지휘한 각 당 대표의 희비도 엇갈렸다. 사법 리스크를 안고도 선거를 승리로 이끈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정국의 주도권을 잡게 됐고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정치 생명에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실제 선거를 뛴 선수보다 더 큰 영향을 받게 됐다. 윤 대통령은 임기 내내 의회 주도권을 야당에 내준 상태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다고 해도 여당의 이탈표를 걱정해야 한다. 총선이 끝나면서 권력의 무게추가 당으로 기울어지는 모양새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미 거부권을 9차례나 사용한 이력이 민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각 당은 이번 총선서 ‘정권 심판론’을 정면에 내세웠다. 민주당은 윤석열정부 심판, 국민의힘은 ‘이조(이재명-조국) 심판’ 프레임으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은 범야권에 의석을 몰아주면서 정부 심판의 손을 들어줬다. 윤석열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에 ‘낙제점’을 준 것이다. 윤석열정부는 당장 밀어붙이고 있던 정책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골자로 하는 의료개혁이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은 총선 패배 메시지를 통해 의료개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지만 추진력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카르텔 타파’라는 국정기조도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총선 결과와 관련해 첫 육성 메시지를 내놨다. 총선 참패 후 엿새 만이다. 민정수석실 폐지 대선공약 민심 청취 명분 부활 예고 윤 대통령은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우리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들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며 “큰 틀에서 국민을 위한 정책이라 해도 세심한 영역서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윤석열정부서 추진하고 있던 개혁은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노동, 교육, 연금 등 3대 개혁과 의료개혁을 계속 추진하되, 합리적인 의견을 더 챙기고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국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말했지만 야당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윤 대통령의 메시지에 야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해 “개탄스럽다”며 “오만, 독선, 불통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마이웨이 선언”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번 총선서 확인한 민심은 국정기조 전면 전환과 민생경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제시해 달라는 주문”이라며 “윤 대통령은 국정 실패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민생경제의 잘못을 인정하고 실질적 대책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총선 패배에 대한 목소리를 내면서 이후 내놓을 쇄신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국무총리와 대통령비서실장 인선과 관련한 하마평이 나오는 중이다. 지난 17일에는 대통령실서 국무총리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비서실장에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을 고려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일단 대통령실에서는 “검토한 바 없다”고 대응한 상태다. 3대 개혁 밀어붙인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현재 비서실장 아래에 있는 공직기강비서관실과 법률비서관실을 관장할 ‘법률수석비서관실(가칭)’이 신설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민심 청취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민정수석이 존재할 당시 폐해로 여겨졌던 사정 기능은 제한하고 민심을 읽는 방향의 조직을 만들 것이라는 구체적인 언급도 나오고 있다. 이 과정서 사실상 민정수석실이 부활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민정수석실 폐지는 윤 대통령의 대선공약 중 하나였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앞으로 대통령실 업무서 사정, 정보 조사 기능을 철저히 배제하고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과거 사정기관을 장악한 민정수석실은 합법을 가장해 정적, 정치적 반대 세력을 통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고 세평 검증을 위장해 국민 신상 털기와 뒷조사를 벌여왔는데 이런 잔재를 청산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윤석열정부 출범 직전 대통령실은 2실(비서실·국가안보실) 5수석(경제·사회·정무·홍보·시민사회) 체제로 개편됐다.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 대통령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청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윤석열정부 출범 3개월 만에 정책기획수석이 신설되면서 2실6수석 체제가 됐다. 민정수석실서 맡고 있던 공직기강 업무와 인사검증 업무는 법률비서관, 법무부 등으로 이관됐다. 특히 법무부에 공직자 검증 업무를 전담하는 인사정보관리단이 신설되면서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에 권력이 지나치게 집중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사정 기능 제한한다? 지난해 11월 윤 대통령은 정책실장을 신설하는 등 대통령실 직제를 3실6수석 체제로 개편했다. 개편 과정서 기존 수석들을 물갈이하면서 대통령실 2기 체제의 출범을 알렸다. 이때도 민정수석실 관련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총선 패배 이후 대통령실 쇄신안에 법률수석이 거론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민심 청취는 표면용일 뿐 결국 윤 대통령이 사정정국을 조성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민정수석실 폐지’라는 대선공약을 파기하고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하기 위한 자구책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야당서 예고한 특검을 방어하려는 선제적 조치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당초 민정수석실은 민심 청취 기능과 무관하게 운영됐다. 오히려 폐지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 시민사회수석실이 민심을 듣는 역할을 해왔다. 민정수석은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 국정 관련 여론 수렴, 고위공직자 복무 동향 점검, 대통령 친인척 관리, 사정기관과 소통 등의 업무를 주로 했다. 하지만 역대 정부서 가장 부각됐던 기능은 국가정보원, 검찰, 경찰, 국세청, 감사원 등 5대 사정기관을 관리하는 것이었다. 실제 2000년 김대중정부서 폐지되기 전까지 이른바 ‘사직동팀’이 청와대 하명수사를 전담했다. 사직동팀은 경찰청 형사국 조사과를 일컫는 말이다. 윤 대통령 역시 당선인 시절 대통령 인수위원회 첫 과제로 민정수석실 폐지를 밀어붙이며 “사직동팀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법률수석을 신설하더라도 사정 기능은 제한하겠다는 뜻을 비쳤지만 의심의 눈초리는 여전하다. 김건희·채 상병 특검법 대기 신임 수석 검찰 출신 될 듯 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법률수석 신설은 앞으로 들이닥칠 영부인에 대한 특검 등을 방어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이제 와서 법률수석비서관실을 신설한다는 것은 사법 리스크 방어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서도 여소야대 정국이 유지되면서 민주당 등 범야권은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별검사법(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을 예고했다. 국민의힘서도 채 상병 특검법 수용과 관련해 의견이 갈리는 만큼 국회 통과 가능성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한 차례 거부권을 행사한 상태다. 192석을 확보한 범야권은 21대 국회서 채 상병 특검법이 좌절된다고 해도 22대 국회서 재추진한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고민정 최고위원도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채 상병의 죽음 앞에 정치권이 더는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민주당서도 의지가 충분히 있고 국회서 당장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도 22대 국회 개원 전후로 다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12석을 확보한 조국혁신당은 아예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공언했다. 민주당과 개혁신당 등이 조국혁신당에 동의한다는 뜻을 보인 만큼 추진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국민의힘 내부서도 수용 여부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어 향후 상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정기관 잡고 흔드나 범야권이 다수 의석을 무기로 특검 정국을 예고하면서 윤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압박 수위가 높아지는 모양새다. 법률수석을 새로 만들려는 의도가 ‘방어’로 읽히는 분위기도 윤 대통령이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심지어 총선이 마무리되면서 국민의힘에 대한 윤 대통령의 지배력 역시 작아진 상태라는 점도 법률수석 신설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레임덕을 최대한 늦추기 위한 궁여지책이라는 말도 나온다. 신임 법률수석을 누가 맡게 될지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하마평이 돌고 있다. 검찰 출신들로 채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