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오종윤 웰숲 대표 “중소기업 위한 ‘복지의 숲’ 만든다”

A4하우스서 사명 바꾸고 도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성장 일변도의 시대를 지나 복지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모두가 똑같은 복지를 누리는 것은 아니다. 특히 기업의 경우 규모에 따라 복지 격차가 상당하다. 기업 복지 BPO 브랜드 ‘웰숲’은 상대적으로 복지 수준이 취약한 중견·중소기업을 지원해 ‘복지의 숲’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 일요시사와 인터뷰 중인 오종윤 웰숲 대표 ⓒ고성준 기자

지난해 하반기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취업 준비생 85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취업 목표로 공기업을 선택한 취준생이 30%에 육박했다. 공기업이라고 답한 취준생은 “직원 복지와 근무여건이 좋을 것 같다”고 이유를 꼽았다. 대기업을 선택한 취준생(20.9%)은 ‘높은 연봉’과 ‘직원 복지·근무 여건’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복지의 시대

변지성 잡코리아 팀장은 “직업에 대한 가치관이나 직장에 대한 기대수준의 변화로 근무 여건이나 복지제도를 연봉 못지 않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취준생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work-life balance)에 대한 관심과 선호가 높아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대부분 기업의 복지 수준은 기업의 규모와 비례한다. 중소기업의 복지 수준은 대기업의 43%에 불과하다(최원영 중소벤처기업부 일자리정책과 과장).

실제 중소벤처기업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4월21일부터 29일까지 중소기업 복지플랫폼 가입 기업 5129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직원에게 복지비를 지급하지 못하거나 1인당 연 10만원 미만으로 지급하는 중소기업이 47.5%에 달했다. 


2019년 11월 창립한 기업복지 BPO 브랜드 ‘웰숲’은 중견·중소기업의 열악한 복지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공동복지 플랫폼’을 제공하는, 이른바 기업 복리후생 관리업체다. 기업의 여건에 맞는 기업 복지 제도, 시스템, 정책을 점검하고 기업 복지 프로그램, 플랫폼 등을 위탁·운용해 임직원의 만족도, 담당자의 업무효율을 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웰숲의 전신은 세계 최초의 A4용지 관리업체인 A4하우스. 오종윤 웰숲 대표는 8월말 사명을 웰숲으로 바꾸고 기업의 전반적인 복지 관리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지난 2일 서울 성동구의 사무실서 만난 오 대표는 “복지를 뜻하는 welfare와 어울림, 포근함, 안정감 등 건강한 이미지의 숲을 결합해 ‘다양한 복지를 누리는 포근한 숲’의 이미지를 구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A4용지 관리서 기업복지로
사명 바꾸고 사업 확장 시동

웰숲은 마이픽, 베이직, 몰 등 3가지 아이템으로 구성됐다. 기업서 직원 1명당 일정 수준의 복리후생비를 웰숲에 지급하면 3가지 아이템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웰숲에 가입된 기업 직원들은 마이픽 아이템을 통해 종합건강검진권, 여행권 패키지, 스트리밍 서비스(왓챠), 건강식품 패키지 등의 복지 서비스 중 1개를 선택해 사용 가능하다.

베이직은 웰숲 가입 기업 직원이라면 누구에게나 제공되는 기본 혜택으로, 무료 아이템과 유료 아이템으로 나뉜다. 몰은 폐쇄몰 형태로 운영되는 공간으로 웰숲서 미리 공동구매 형태로 대량 확보한 아이템을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여기에 웰숲 회원으로 가입한 기업 직원들에게는 몰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도 제공된다. 

공동구매 플랫폼, 포인트 제공, 폐쇄몰을 통한 가격경쟁력 등 다른 업체와 차별화되는 웰숲의 아이디어는 오 대표의 경험으로부터 비롯됐다. 오 대표의 주 전공은 재무설계. 그는 서울대서 1호로 재무설계 박사학위를 받았고 한국재무설계를 창업해 10여년간 운영한 베테랑 재무설계사다. 
 

▲ ⓒ웰숲

오 대표는 “직원 수가 많은 대기업은 자체 구매력이 좋기 때문에 물건을 살 때도 싼 가격에 대량 구매가 가능하다. 하지만 직원 수가 20∼30명 혹은 그 이하의 기업들은 그렇게 할 수 없다. 중견·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급여도 낮고 예산도 적은데, 역으로 물건은 비싸게 사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큰 기업일수록 자체적으로 복지몰을 구축해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중견·중소·소기업들은 개별적으로는 그런 시스템을 구축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이들을 모을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기업들을 연합해 공동구매 플랫폼을 만들면 대기업 못지 않은 복지 서비스를 실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 착안해 공동구매 플랫폼을 사업아이템화했다”고 덧붙였다.

밑그림은 완성한 상태
“소외된 사람들 돕고파”

웰숲의 서비스는 저렴한 가격으로 물건을 제공하는 데서 한 발 더 나아갔다. 정부 지원 프로그램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하는 것이 그중 하나다. 우리나라는 기업 구조상 중견·중소기업이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하지만 정부의 기업 지원금을 타는 곳은 대기업이 대부분이다. 

오 대표는 “대기업은 정부 지원 프로그램에 대해 연구하는 인력이 존재한다. 하지만 중견·중소기업은 일을 하기에도 바빠 정부 지원금 등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정부서 내놓는 지원 프로그램의 대상은 대부분 중견·중소기업인데도 불구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기업은 극소수”라고 지적했다. 

그 이유로 오 대표는 정부 지원 프로그램의 엄격한 절차를 중견·중소기업서 감당하지 못하는 점을 꼽았다. 실제 직원 교육 훈련비용을 제공하는 사업주 지원제도, 중견·중소기업들이 연합해 모은 기금에 정부가 매칭 기금을 제공하는 공동근로 복지기금 제도 등 작은 기업들의 복지를 증진시킬 수 있는 제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활용도가 낮은 편이다.

웰숲은 이런 부분에 있어 중견·중소기업을 지원할만한 아이템들을 꾸준히 개발 중에 있다. 또 사업이 확장되면 웰숲에 가입한 기업 직원들을 대상으로 오 대표의 주 전공인 재무설계·자산관리·노후설계 노하우를 제공하는 것도 준비 중이다. 퇴직연금이나 연금저축 등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부분을 컨설팅하겠다는 계획이다. 
 

▲ 오종윤 웰숲 대표 ⓒ고성준 기자

오 대표는 “지난해 11월부터 지금까지 9개월 동안 많은 연구를 거쳐 플랫폼을 완성했다. 막 서비스를 하려는 시점에 코로나가 재확산되면서 영업 부분에서는 주춤한 게 사실”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비대면·온라인 시장이 활성화 되면 오히려 더 좋은 기회가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개개인이 처한 상황이 다르듯 그 안에서 느끼는 만족감도 다르다. 자기가 현재 살아가는 공간서 조금이라도 더 만족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게 웰숲의 목표”라며 “기업서 직원들을 위해 돈을 지출할 때 어떻게 하면 직원들의 만족감을 고취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선한 마음

이어 “오랫동안 일을 하면서 ‘행복’의 가치를 가장 중요하게 여겨왔다. 재무설계 일을 할 때에도 궁극적인 목적은 사람들의 행복한 삶이었다. 웰숲을 통해 소외되고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 사람들을 돕고 또 사회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 그런 선한 마음이 우리 웰숲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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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