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세력화’ 김종인 마이웨이 플랜

“시한부? 뒷방 늙은이 되지 않겠다”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시한부' 대표직을 맡고 있는 그가 앞으로 2선에 머물러 있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최근에는 안보와 경제를 강조하면서 외연 확장에도 주력하고 있다. <일요시사>는 김 대표의 행보를 추적해봤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최근 행보가 매섭다. 지난 11일, 김 대표는 경기도 광주의 한 골프장에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 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를 초청해 회동을 가졌다.

모임 주도
존재감 여전

정 원내대표는 “김종인 대표가 일주일 전 골프 회동을 제안했다”며 “라운드 중간에 ‘우리끼리는 흉금을 터놓고 대화하자’ ‘국민이 3당을 만든 뜻은 결국 잘 대화하라는 것’이라는 대화가 오갔다”고 말했다. 골프회동을 놓고 우 원내대표도 “서로 경쟁하는 관계이긴 하지만 긴밀한 소통도 중요하다”며 “공사 모두 제대로 어울리자는 의미에서 가진 첫 번째 사석 모임”이라고 했다.

모임은 김 대표가 참석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초대한 것으로 알려진다. 야당 관계자는 “김 대표가 국회 화합 차원에서 개인적으로 자리를 마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시한부 대표직을 유지하고 있는 김 대표가 전면에 나서 ‘협치’를 강조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당 내에서 친문(친 문재인)계에 밀려 있는 그가 자신의 정치력을 과시하고자 하는 의도가 다분해 보인다.

김 대표는 4·13총선이 끝난 후 전당대회가 열리는 8월27일까지만 대표직을 유지하기로 한 상태. 지난달 3일 더민주는 당무위원회를 열고 전당대회 개최와 경제비상대책기구 설치를 의결했다. 같은 날 당무위에서 한 당무위원이 “김종인 대표가 경제비상대책기구를 맡아 역할을 해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김 대표는 “그러겠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총선 이후 ‘합의추대설’ 등을 놓고 문재인 전 대표와 갈등 국면을 연출하기도 했었지만 자연스럽게 2선으로 물러나는 방향을 택함으로써 친노(친 노무현)·친문계와 전면전을 피하기도 했다.

3당 원내대표 초청 골프회동 “긴밀한 소통”
전대 열리는 8월까지 대표직 유지…이후는?

최근에는 경제비상대책기구 출범이 미뤄지면서 김 대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늦어도 5월말쯤에는 김 대표가 인선을 완료하고 기구를 출범시킬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정치권에서는 기구 출범 지연 원인을 김 대표의 향후 정치행보와 연관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시한부 대표직을 유지하고 있는 김 대표가 전대 이후 정계개편의 중심축으로 떠오르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또한 김 대표 주도하의 경제기구가 출범될 경우 스스로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더민주의 한 관계자는 “인선도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태”라며 사실상 추진 중단 상태임을 시인했다. 그는 “사실상 멈춰 있다”고도 했다.

김 대표의 행보를 살펴보면 단순히 2선에 물러나기 보다는 전면에 등장해 중요한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국회의장 선출을 놓고 여야가 다툼을 벌일 때 김 대표는 원칙론을 앞세웠다. 지난 8일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그는 “총선 결과 엄연히 더민주가 1당이 됐다”며 “그럼 의회 관행상 원내 1당이 국회의장을 차지하는 건 협상 여지가 없는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오후 새누리당, 더민주, 국민의당 3당 원내대표 협상에서 국회의장은 원내 제1당인 더민주가 맡는 것으로 최종 합의됐다. 원구성 협상 결과를 놓고 더민주 관계자들은 “공천권을 휘두를 때와 같을 수는 없겠지만 김 대표의 존재감이 여전하다”고 입을 모았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명분을 쥐고 본질을 꿰뚫는 김종인식 해법이 원구성 협상에 반영된 측면이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안보와 경제
투트랙 행보


6월 들어서는 ‘안보와 경제’에 중점을 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8일 오전 야당대표로는 최초로 합동참모본부를 방문했다. 합참 방문에 앞서 김포 해병2사단본부와 보훈병원을 방문하기도 했다. 해병2사단을 방문한 자리에서 그는 “우리가 6.25사변을 겪은지 66년이 됐지만 우리는 남북관계에 있어서 정상적인 평화체제 구축을 하지 못하고 있고, 북한은 계속 무력증강에 혈안이 돼 있다”며 “남북관계의 진척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라고 박근혜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했다.

당 차원에서도 대표회의실의 배경막 문구를 '살피는 민생 지키는 안보’로 바꿨다. 민생과 안보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중이 담겼다. 최근의 김 대표를 중심으로 한 안보행보에 대해 박광온 대변인은 “우리 당이 집권을 위해 ‘유능한 경제정당’과 ‘유능한 안보정당’을 표방하고 관련 정책을 추진하면서 이슈를 만드는 중”이라며 “더민주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 바친 분들을 최대한 예우하고 국민이 존중하는 풍토를 만들 것이다.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관련 일정을 만들어가겠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경제 부분에 있어서도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합참 방문 이후 민주정책연구원이 주최한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편 방안’ 포럼과 ‘서민주거정책의 방향과 과제’를 주제로 한 주거정책 심포지엄에 각각 참석했다.

김 대표는 건보료 부과 체계 개편과 관련해 “이번 20대 국회, 특히 내년 대선 이전에 이 문제를 더민주의 안으로 의원입법화 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건강보험료 납부 체계 자체를 단순화하고, 불평등을 제거하는 작업이 선결돼야 하지만 그동안 이 과제 자체가 복잡한데다 여러 이해 당사자들과 연관돼 있어 해소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서민주거정책의 방향에 대해서는 “우리나라는 단순하게 경기 부양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부동산 정책을 펼쳐왔다”며 “부동산 경기 활성화가 부동산 가격의 인상을 가져오지 않고서는 활성화가 이뤄지지 않으니 항상 투기성의 경기 정책을 해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서민주택 문제를 골똘하고 집요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며 “이 사람들을 어떻게 하면 주택에 대한 걱정 없이 살 수 있게 해주느냐는 각도에서 서민주택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행사는 김 대표가 주장하는 경제민주화와 관련돼 있다. 이처럼 안보와 경제분야에 목소리를 내고 있는 김 대표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외연확대에 돌입했다고 분석한다. 친노·친문세력이 장악한 당 내에서 보다는 당 밖에서 입지 다지기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본인의 구체적인 생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13일 국회에서 ‘경제란 무엇인가’라는 주제의 간담회에 참석해 “권력이 시장에 넘어가서 아무것도 못하겠다고 한다면 넘어간 권력을 되찾느냐는 경제민주화를 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경제민주화 실현의 어려움에 대해 “포용적 성장의 전제조건은 제도적 장치가 시장의 메커니즘에 포함되는 것인데 그 과정은 쉽지 않다”며 “시장경제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한 경제세력이 시장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제도적 장치를 하려고 하면 불편하니 절대적으로 찬동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어젠다 2050’
개헌론 가세

최근에는 20대 국회의 화두인 개헌론에 가세하고 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개원사에서 개헌 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정치권에 개헌 바람을 일으켰다. 김 대표는 지난 14일 “개인적으로 개헌은 시도를 해볼 때가 되지 않았나고 생각한다”고 말해 정 의장의 발언에 힘을 보탰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개헌론에 대해 “우리가 5년 단임 대통령제를 30년째 체험하고 있는데 5년 단임제가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앞으로 점점 민주화가 발전하게 될 것 같으면 서로 간 상호 협치하는 시스템으로 가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개헌 방법에 대해서는 헌법만 다뤄선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선거법까지 다뤄야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에 광범위한 논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헌론에서 가장 먼저 이야기되는 것이 이원집정부제다. 이원집정부제는 대통령과 총리에게 권력을 분산 시킨다. 대통령이 국방·외교 등 대외 정책을 수행하고 총리는 대내 행정을 맡는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대통령을 국민이 직접 선출하지 못하는 내각제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으로 꼽힌다. 김 대표는 이원집정부제 쪽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에 이원집정부제가 반갑지 않은 문 전 대표는 개헌엔 찬성 입장이지만 4년 중임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 대표가 이원집정부제를 주장하는 것 자체가 문 전 대표를 자극하는 모양새다.

당 밖 외연 다지기 수순
“5년 단임제 문제 있어”

김 대표의 독자세력화 플랜의 중심축은 ‘어젠다2050’이다. 어젠다2050은 여야 의원이 모두 참여하는 초당적 입법 연구 모임이다. 모임의 이름은 2000년대 초반 경제위기와 사회분열 위기 속 독일을 구해냈다는 평가를 받는 노동개혁 모델인 ‘어젠다 2010’에서 착안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모임을 주도적으로 이끈 것으로 알려진 새누리당 3선 김세연 의원은 어젠다2050에 대해 “미래입법에 대한 논의를 특정 정당만의 전유물로 다뤄서는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며 “정당·정파를 따지기보다는 정책적 노선에서 방향성을 공유하고, 또 실제 정책 구현 의지와 역량을 갖춘 인사들로 초점을 맞춰 모신 것이 전부”라고 소개했다.


국회 연구단체로 공식 등록될 이 모임에는 새누리당 6명, 더민주 3명, 국민의당 3명 등 12명의 의원이 참여 서명을 마쳤다. 김 대표를 비롯해, 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 등 거물급 중진 의원들이 대거 참여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여야의 대권주자 및 킹메이커가 한 자리에 모인 만큼 자연스럽게 차기 대권뿐만 아니라 논의 의제들도 대선 공약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대표는 여권의 대선주자로 꼽히는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과 지난 2012년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후보를 도왔던 인연이 있다. 또한 김 대표와 유 의원은 모두 새누리당에서 개혁적 노선을 지향하다 친박계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지난 2012년 당시 김 대표는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을 맡으며 박근혜 당시 대선후보의 경제민주화 공약을 마련했다가 당선 뒤 공약이 후퇴하자 비판하며 탈당했다. 김 대표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김세연 의원이 연구모임을 같이하자고 해서 ‘좋다’고 대답 했을 뿐 정계개편과는 상관없다. 단지 유승민·김성식 등 자기주장이 확실한 사람들이 좀 모여 있을 뿐”이라며 확대해석은 경계했다.

더민주의 한 의원은 최근 김 대표의 행보에 대해 “당 대표로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당의 존재감을 키우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김 대표는 리더십도 훌륭하지만, 시대정신을 정확하게 짚어낸다”고 말했다. 친노계 한 의원도 “김 대표는 경제민주화도 그렇지만, 안보정책에서도 당 내 여론을 확장시켰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광폭 행보
엇갈린 반응

한 정치학교수는 “(김 대표가) 경제민주화 등 전문적인 측면에서 킹메이커 역할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자세히 들여다보면 총선 과정에서 실질적 영향을 끼쳤다기보다 관리인 역할에 그쳤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가 킹메이커로 나설 경우, 더민주 대선 후보가 호남에서 호응을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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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아이유,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