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11.25 00:01
‘와타나베 부인’(Mrs. Watanabe)이란 이름은 30년 세월의 저금리 환경에 적응하려는 일본인을 상징한다. 경기침체(Recession)는 물가하락(Deflation)을 이끌고 낮은 물가는 경제를 더 끌어내리는 악순환을 겪었다. 일본의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경로에 빠져들었다는 것은 은행에 돈을 맡긴 국민이 이자를 받기는커녕 오히려 돈 보관비까지 물게 된 것과 마찬가지다. 한 푼의 이자 수입이 절실한 일본인이 금리 관점으로만 엔화를 바라본다면 엔화는 돈도 아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다른 나라의 돈, 그 중에서도 단연 미국 달러화다. 일본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는 계속 확대돼 5.5%에 이르렀다. 와타나베 부인 입장서 캐리트레이드는 더 나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 그 자체였을 것이다. ‘엔캐리트레이드’라는 이름의 투자 방식은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크게 끼쳤다. 1990년대 후반, 국내 외환위기 때, 외화대출 중에서도 특히 엔화 대출은 악명이 높았다. 눈떠보니 하루아침에 대출금이 두 배, 세 배로 커지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던 달러/엔 환율은 떨어지고 심각한 경제위기를 맞은 우리나라의 원화는 달러당 800원 선에서 2000원 위로
엔화 환율이 심상치 않다. 1000원 대 100엔, 그 오래된 교환 비율이 깨진 건 벌써 지난해 일이다.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100엔 대 850원을 기록하고 있다. 가성비 좋아진 일본 여행 수요가 폭발한다. 그러나 우리 돈 가치가 상승하는 효과가 마냥 편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우리 경제가 튼튼해졌고 원화 실질 가치가 높아진 건지 분명히 말하기 어렵다. 당장 내년 우리 원화 환율은 어떻게 될까? 엔화 가치, 가만두면 어디까지 내려갈지 모르겠다는 얘기는 일본 은행서 나온다. 1970년대 엔화는 달러 대비 270원도 넘었다. 시장가격엔 ‘영원한 고점도 영원한 저점도 없다’는 말이 틀리지 않다면 엔화 환율의 역사적 고점까지는 아직 110엔의 여유가 있는 셈이다. 내년 또는 더 먼 미래에 엔화 가치가 크게 변한다면 우리의 고민은 한 가지다. 우리나라에 좋은지 나쁜지,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뿐이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지만, 개별 국가의 환율은 미국 달러화 가치에 종속돼있다. 270엔을 넘어갔던 엔화 환율이 100엔 아래로 곤두박질친 건 미국의 결정이었다. 미국의 결정을 일본이 수용했단 점은 분명하지만 ‘플라자 합의’란 이름처럼 정말 아름다운 합의를 이뤘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