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디저트39, ‘100억’ 오너 상표권 거래

넘기고 받고…손발 ‘척척

통 큰 금전 거래…정산 못 한 미수금
잘나가지만…‘주임종채권’
 증가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디저트39 운영사와 대표이사 사이에 의미심장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회사는 대표가 보유했던 상표권에 엄청난 몸값을 책정해 사들였고, 대표가 운영하는 또 다른 회사는 꾸준히 금전 지원을 받았다. 정작 회사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불특정 채권을 처리하지 못한 상태다.

‘디저트39’는 2023년 말 기준 가맹점 529곳(공정거래위원회 가맹본부 현황)을 확보한 커피 브랜드로, 2015년 7월 출범한 에스엠씨인터내셔널에서 운영하고 있다. 에스엠씨인터내셔널은 디저트39의 활약에 힘입어 수익성과 재정건전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모습이다.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382억원 중 자본은 292억원에 달하며, 부채비율은 30.9%에 그친다.

엄청난 가치

2021년은 일종의 분기점이 됐다. 에스엠씨인터내셔널이 당해 거둔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50억원, 85억원으로, 이는 전년 대비 3.9배, 12.8배 증가한 수치였다. 탄력을 받은 에스엠씨인터내셔널은 이듬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역대 최대치를 찍을 수 있었다.

성장가도의 시작을 알린 2021년은 이사진 구성에서 일대 변화가 목격된 시기이기도 했다. 신민창 대표 중심으로 구성됐던 이사진에 당해 5월경부터 최한나 대표 측이 합류했고, 연말경 최한나·신민창 공동대표 체제가 구성됐다.


이 무렵 정착된 공동대표 체제는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다만 무게 추는 최 대표 쪽으로 완전히 쏠린 모양새다. 최 대표는 에스엠씨인터내셔널이 감사보고서를 첫 공시한 2022년부터 지금껏 지분 100%를 보유한 단일주주로 등재된 상태다.

눈여겨볼 부분은 최 대표가 전면에 등장한 이후 에스엠씨인터내셔널과 최 대표 사이에 직간접적인 금전 거래가 활발해졌다는 사실이다. 특히 상표권리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이 같은 흐름이 확연히 드러났다.

에스엠씨인터내셔널은 2022년 재무제표에 상표권으로 96억8117만원을 기재했다. 감가상각으로 3억3383만원이 반영되기 전 최초 취득 가치는 100억1500만원이었다.

에스엠씨인터내셔널이 상표권을 사들인 대상은 최 대표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당해 취득한 상표 및 디자인 권리는 최 대표가 기존에 보유했던 4개가 전부였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KIPRIS 특허정보 검색서비스’에 따르면 최 대표는 현재 에스엠씨인터내셔널이 권리자로 등록돼 있는 상표·디자인 6개(상표 5개, 디자인 1개) 중 4개(상표 3개, 디자인 1개)의 이전 권리자였다. 최 대표는 2021년 5월17일 상표 2개, 2021년 6월22일 상표 1개의 상표권자로 등록됐으며, 디자인 1개에 대한 권리는 2022년 4월5일 취득했다.

에스엠씨인터내셔널은 2022년 9월30일 최 대표가 보유한 상표 및 디자인 4개를 ‘권리이전등록’했다. 최 대표가 보유했던 상표 및 디자인의 가치를 100억1500만원으로 책정해 일괄적으로 사들인 모양새였다.

에스엠씨인터내셔널 측은 “최 대표가 상표권 출원 시점에 에스엠씨인터내셔널 대표이사가 아니었고 개인적으로 본인의 사업을 하고자 상표를 만들고 등록했던 것”이라며 “이후 개인적인 사업을 진행하기 어렵게 되고,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동 회사에 상표권을 귀속시킨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어 ”상표권 감정평가 2곳에 의뢰해 감정평가 받은 금액의 평균가로 산정했다“며 ”프랜차이즈 사업의 특성상 상표권의 가치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상표·디자인 권리를 100억1500만원에 넘긴 대가로 지금껏 70억원을 수령한 것으로 추산된다. 에스엠씨인터내셔널 2022년 현금흐름표에 상표권 취득 금액으로 기재된 65억원, 2023년 재무제표에서 확인된 미지급금 5억원 감소 내역을 통해 유추 가능한 대목이다. 아직 정산되지 않은 금액이 30억1500만원 남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상표·디자인 권리 이전 내역이 직접적인 금전 거래의 흐름을 보여준다면, ‘더탑에스티트’로 향한 대여금은 최 대표를 사이에 둔 간접적인 지원 방식쯤으로 해석될 여지를 남긴다. 더탑에스티트는 지난해 말 기준 ▲디스다임 ▲메디프런트 ▲투더에프엔씨 등과 함께 에스엠씨인터내셔널의 기타특수관계자로 분류된다.

이 가운데 더탑에스티트는 최 대표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법인이다. 에스엠씨인터내셔널은 최 대표를 제외하면 별다른 교집합이 없는 더탑에스티트에 꾸준히 자금을 수혈해왔다. 연말 기준 대여금은 ▲2021년 1억2800만원 ▲2022년 3억4000만원 ▲2023년 6억8552만원 ▲지난해 8억4492만원 등 나날이 증가하는 추세다.

최 대표가 관련된 사안에 적극적인 태도를 드러냈던 에스엠씨인터내셔널은, 정작 눈덩이처럼 불어난 ‘주임종(주주·임원·종업원)채권’에 대해서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기업의 투명성과 직결되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심각성이 더해진다.

‘가지급금’은 실제의 거래 내용이 불분명하거나 거래가 완전히 종결되지 않아 회계처리 과정에서 적격 증빙을 하지 못한 일시적인 채권을 뜻한다. 이를 정상적인 계정항목으로 대체하지 못할 시 주임종채권으로 재무제표에 분류하게 된다.

주임종채권은 법인에 불이익을 수반한다. 일단 인정이자율 4.6%가 반영되는데, 만약 주임종채권이 10억원이라면 연간 4600만원의 이자가 발생해 결과적으로 법인세 증가를 야기한다. 사용처가 불분명하다는 특성상 신용평가에 불리하게 작용하기도 한다.

에스엠씨인터내셔널의 주임종채권은 ▲2021년 32억원 ▲2022년 94억원 ▲2023년 166억원 ▲지난해 234억원 등 급격히 커지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총자산(382억원) 중 주임종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61.1%에 달했고, 주임종채권 234억원 전액이 장기성 비유동자산으로 분류됐다. 단기성 유동자산 항목에 배치하는 통상적인 모습과 사뭇 다를 뿐 아니라, 주임종채권을 단시일 내 처리할 수 없다는 뜻으로 읽히기도 한다.

과도하게 쌓인 주임종채권은 자칫 에스엠씨인터내셔널의 투명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직원을 대상으로 한 주택 관련 대출이나 가불 등도 주임종채권으로 분류되지만, 회사 자금이 유용된 이후 주임종채권으로 처리하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보고되기도 한다.

구멍 난 현실

에스엠씨인터내셔널 측은 ”회사 경영상 필요에 의해 주임종채권이 발생했고, 정상적으로 회계 처리를 했다“며 ”외부감사에서도 별다른 이슈가 제기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heaty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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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공천 개입 검찰 추가 기소 플랜

윤석열 공천 개입 검찰 추가 기소 플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검찰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가 연루된 사건들을 파고드는 속도가 달라졌다. 정권 말기 검찰의 생존 본능이라는 평가다. ‘명태균 게이트’의 한 갈래인 윤 전 대통령과 김씨의 공천 개입 의혹 수사도 갑작스레 빨라졌다. 검찰은 이 사건의 핵심 내용을 알고 있었음에도 꽁꽁 싸매왔다. 봐주기 논란 해소를 위해 김씨를 시작으로 윤 전 대통령까지 소환 조사할 가능성이 큰 대목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지도 열흘이 지났다. 12·3 내란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도 9부 능선을 넘었다. 체제를 유지하면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 조사를 준비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명태균 게이트’ 공천 개입 의혹을 받고 있다. 출금 연장 추가 영장 검찰 내부에서는 서울중앙지검이 정치권의 특검 명분을 약화하기 위해서라도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최후의 수단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윤 전 대통령은 이제 불소추특권을 적용받지 못한다. 김건희씨도 영부인 지위를 상실해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를 받을 전망이다. 두 사람 모두 자연인이 되면서 회피 수단을 잃어버린 것이다. 우선 윤 전 대통령은 파면 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만 기소된 상태다. 현직 대통령의 경우 내란·외환죄를 제외하고는 형사상 소추가 되지 않는 불소추특권을 적용받았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위헌이자 위법하다고 인정한 만큼 직권남용 혐의가 추가로 적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지난 1월 불소추특권을 고려해 윤 전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만 기소하고 직권남용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검찰이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연장한 만큼 이달 안에 소환 조사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중앙지검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자세히 얘기할 순 없다”면서도 “사저로 돌아갔으니 일정을 조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의 외환 혐의 관련 수사도 진행 중이다. 경찰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을 확보하면서 “NLL(북방한계선) 인근서 북의 공격을 유도” 등과 같이 북풍 공작을 구상한 정황을 확인했다. 고발 3건을 접수한 경찰은 지난달 4일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에 사건을 이첩했다. 경찰은 또 대통령경호처의 체포영장 집행 방해와 보안폰(비화폰) 서버 삭제 등 증거인멸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경찰은 김성훈 경호처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의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수사하면서 윤 전 대통령을 윗선으로 지목했다. 채상병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공수처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관계자들과 국방부 수뇌부에 대한 조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공수처 수사는 윤 전 대통령의 격노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피의자로 이첩하는 해병대 수사단의 결과가 왜곡된 것을 입증하는 것이 핵심이다. 불소추특권 상실로 부담감↓…직권남용 적용 가능 경찰·공수처 수사 한창…대면 조사 가능성 거론 공수처는 지금까지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박경훈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등 윤 전 대통령의 격노를 간접적으로 들은 것으로 알려진 피의자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비상계엄 수사에 인력을 집중하며 채 상병 수사는 일시적으로 중단된 상태다. 비상계엄 정국이 마무리된 만큼 공수처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전 장관은 윤 전 대통령 격노를 직접 듣고 해병대 수사단 조사를 무마하려 한 혐의, 임 전 비서관은 당시 대통령실과 국방부 사이서 조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이 사실상 봐주기 논란에 휩싸였던 명태균 게이트의 정점에도 윤 전 대통령이 있다.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 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윤 전 대통령과 김씨가 지난 2022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지난해 22대 국회의원 선거 등에서 공천에 개입했단 의혹을 수사 중이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의 청탁을 받고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에 개입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은 명씨가 운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래한국연구소가 실시한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았다는 의혹도 받는다. 이미 윤 전 대통령의 음성을 통해 공천 개입 정황이 확인된 상황서 검찰은 명씨의 이른바 ‘황금폰’ 포렌식은 물론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 왔다. 김씨는 지난 2022년 5월9일 명씨에게 전화를 걸어 “당선인(윤 전 대통령)이 (당에) 전화했는데 ‘(김영선을) 그냥 밀라’고 했다”며 “잘될 거니까 지켜보자”고 말했다. 검찰은 김씨가 2021년 7월 명씨로부터 대선 지지율 등 여론조사 결과를 미리 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도 확보한 상태다. 명씨는 김씨가 지난해 총선서도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김씨가 김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김상민 검사가 (경남 창원 의창서) 당선되도록 지원해라. 그러면 선거 끝나고 장관 또는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무렵 김씨가 김 전 의원과 11차례 통화한 내역도 확보한 상태다. 다만 김 전 검사는 국민의힘 공천을 받지 못했다. 특검을 막아라 중앙지검 수사팀은 김씨에게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두 차례 “공천 개입 의혹 관련해 대면 조사 필요성이 있으니 출석해달라”며 소환을 통보했다. 명씨 사건이 중앙지검으로 이송되기 전 수사를 담당했던 곳은 창원지검이다. 창원지검은 김씨가 국민의힘 공천에 깊숙하게 개입한 정황을 지난해 수사를 마무리하기 이전부터 알고 있었다. <뉴스타파>가 공개했던 창원지검 수사보고서에 따르면, 창원지검은 명씨와 윤 대통령 부부의 통화 녹음 파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모두 김 전 의원 공천과 관련된 통화였다. 창원지검은 김 전 의원과 명씨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메시지도 확보해 ‘공천 개입’ 의혹을 적극적으로 들여다봤다. 먼저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명씨에게 “창원 의창구가 김 전 의원 단수공천이 아닌, 경선이 될 것 같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명씨는 김씨가 “윤상현 의원(공천관리위원장)에게 두 번이나 전화를 했다”면서 김 전 의원은 단수공천이 확실하다고 했다. 이어 이 의원에게 “사모님과 당선인에게 물어보세요” “사모님이 대표님께 전화할 겁니다”라면서 김씨가 김 전 의원 단수공천을 확정했다는 취지로 반복해서 말했다. 이들의 대화 말미서 명씨는 이 의원에게 “의문이 있으면 사모님께 전화하면 됩니다”라고 강조했다. 두 사람의 마지막 카톡 대화 1시간 뒤인 5월9일 오전 10시1분이다. 검찰은 명씨가 윤 대통령과 통화하며 녹음한 사실을 확인했다. 녹음 파일의 제목은 ‘통화녹음 윤석열대통령_220509_100104’. 2분30초짜리 파일이다. 검찰은 명씨가 이 녹음 파일을 저장한 USB를 자신의 PC에 꽂아서 지난 2023년 4월과 7월경에 수차례에 걸쳐서 재생한 사실을 PC 포렌식을 통해 파악했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공개한 20초 분량의 윤 대통령 육성이 이날 녹음된 통화 중 일부다. 같은 날 명씨는 이 의원에게 “윤 대통령께서 저한테 전화오셨습니다. 윤한홍·권성동 의원에게 그런 말 들은 적 없다고 하시면서 윤상현 의원에게 전화해서 김 전 의원으로 전략공천 주라고 전화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김씨와 윤 전 대통령이 공천에 개입한 정황이 확인됐음에도 김씨는 명씨 사건과 관련해 단 한 번도 소환 조사를 받지 않았다. 검찰 내부서도 봐주기 논란을 피하기 힘들다는 비판이 역력하다. 검찰의 봐주기 논란에 불을 지펴온 민주당 등 야 6당은 수차례 ‘명태균 특검법’을 발의해 왔다. 수사 대상에는 명씨와 연루된 것으로 보이는 범여권 ‘잠룡’부터 윤 전 대통령과 김씨까지 포함됐다. 못 미더운 수사기관 당초, 명태균 특검법 초안에는 윤 전 대통령과 김씨의 2022년 대우조선 파업 등 의혹과 관련해 불법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을 수사 대상에 포함하려 했다. 하지만 ‘불법적 정황 증거’를 파악하기 힘들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인지 수사 범위를 확대하는 것으로 보완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주요 정책 결정과 사업에 개입했다는 것으로 수사 대상을 한정 짓지 않고 추가 수사 가능성을 열어뒀다. 명태균 특검법 제2조 제6항에는 ‘제1호부터 5호까지 관련된 의혹 사건에 대한 증거인멸 및 범인 도피, 조사·수사를 고의적으로 지연·해태·봐주기를 하는 등 공무원의 직무유기 및 직권남용과 이에 관련된 불법행위를 했다는 의혹 사건’이라고 적시돼있다. 이는 창원지검이 현재 수사를 진행하고 있음에도 수사 진척 사항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검찰이 의도적으로 수사를 지연시키거나 미진하게 수사를 진행한 부분이 있다면 이 부분을 직무유기 또는 직권남용으로 특검 수사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러나 이 특검법은 지난달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이었던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에게 가로막혔다. 민주당은 이번 주 명태균 특검법에 대한 재표결에 나선다. 이는 조기 대선 레이스에 맞춰 명태균 게이트 의혹을 수면 위로 꺼내 윤 전 대통령과 김씨, 국민의힘 차기 대선주자들을 동시에 흔들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명태균 특검법이 국민의힘 차기 주자로 꼽히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을 향한 견제구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명씨와 연관된 의혹 당사자로 거론되는 상황서 명태균 특검법 움직임 자체가 압박이 될 수 있다. 오 시장 측은 “명씨의 미공표 여론조사를 받아본 적도 없다”며 비용 대납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전면 부인해 왔다. 또 명씨 주장에 “새빨간 거짓말” “전혀 사실이 아니다” 등의 표현으로 강하게 반박했다. ‘명태균 게이트’ 봐주기 의혹 해소 급선무 “성과 뺏기면 안 돼” 강도 높은 수사 예고 “여러 차례 만났다”는 주장에 관해서도 오 시장 측은 ‘2021년 1월께 김 전 의원 소개로 명씨를 두 번 만났고, 당시 캠프 실무를 총괄한 강철원 전 정무부시장이 추가 연락한 것은 맞지만, 부정 여론조사 수법을 확인한 뒤 상대할 가치가 없는 인물이라 생각해 2월께 완전히 끊어냈다’고 입장을 밝혔다. 강 전 부시장은 앞서 검찰 참고인 조사에 출석하면서 “5%의 사실에 95%의 허위를 엮고 있는 명태균 진술의 실체를 명확히 밝히는 자리”라고 하기도 했다. 다만 실제 특검이 가동될지는 미지수다. 거부권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어서려면 200명의 찬성이 필요한데 국민의힘에서 최소 8명의 이탈표가 넘어와야 한다. 민주당은 차기 주자들 간의 역학관계에 따라 국민의힘 단일대오가 무너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명씨와 김 전 의원이 보석으로 풀려난 것도 변수다. 창원지법 형사4부(부장판사 김인택)는 지난 9일 구속 기소된 명씨와 김 전 의원이 신청한 보석을 허가했다. 검찰이 지난해 11월15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이들을 구속한 지 145일 만이다. 재판부는 보석 조건으로 ▲각각 주거지 제한 ▲보증금 5000만원 납입 ▲거주지 변경 시 허가 의무 ▲법원 소환 시 출석 의무 ▲증거인멸 금지 의무 등을 걸었다. 재판부는 “재판 진행 경과 등에 비춰볼 때 구속 기간 만료 내에 공판 종결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 측면 등을 고려해 조건을 부과해 보석을 허가했다”고 사유에 대해 설명했다. 앞서 명씨 변호인은 명씨가 사형이나 무기 또는 장기 10년이 넘는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지 않았고 증거인멸 및 도주 염려가 없는 점, 무릎 건강이 좋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지난해 12월 법원에 보석 허가청구서를 제출했다. 명씨가 다시 폭로전에 나설 경우 6월 대선 전까지 수사 결론을 내야 한다는 여론이 생길 수 있다. 다만 이미 재판이 진행 중인 만큼 과도한 여론전에 나서면 역효과를 낼 수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석방되면서 수사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출장 조사 등 수사가 상당 부분 진척됐고, 황금폰을 명씨로부터 제출받아 포렌식을 마치는 등 필요한 증거자료가 상당 부분 확보돼 공소 유지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 중이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한 검찰 간부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크냐”는 질문에 “이제는 부담감 없이 마음껏 수사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앙지검 관계자는 “특검에 성과를 뺏겨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고 수사팀도 의지가 강하다. 심우정 검찰총장이 간부 회의를 통해 ‘타협하자’는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요리조리 눈치 보기 검찰은 명씨 사건뿐만 아니라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재수사도 검토 중인 모양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0월 이 사안에 대해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무혐의 처분했다. 하지만 고발인인 민주당 최강욱 전 의원이 검찰 무혐의 처분에 항고해 서울고검은 재수사 여부를 검토 중이다. 특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로 기소됐던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이 파면 선고 전날인 지난 3일 대법원서 유죄를 확정받으면서 재수사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