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찰 = 도넛
수많은 영화, 드라마, 심지어 게임까지 이 공식은 너무 당연하게 그려집니다.
하지만 경찰이 정말 도넛을 그렇게 좋아할까요?
혹시… 그들 말고 누군가가 먼저 도넛을 좋아하게 만든 건 아닐까요?
미국 대중문화에서는 오랫동안 ‘경찰 = 도넛’이라는 이미지가 소비돼 왔습니다.
《심슨》의 ‘위글럼’ 경관, 《브룩클린 99》의 제이크 페랄타, 그리고 수많은 밈들.
도넛을 한 입 베어 문 경찰은 코믹하면서도 친숙한 존재처럼 그려졌죠.
근데 이게 웃자고 만든 캐릭터가 아니라, 실제 미국 사회의 풍경을 반영한 거라면?
그렇다면 진짜 이유가 있겠죠.
시간은 1950년대.
당시 미국은 지금처럼 24시간 사회가 아니었습니다.
대부분의 식당은 저녁이면 문을 닫았고, 밤에 문을 여는 곳은 거의 없었죠.
그런데 도넛 가게만은 예외였습니다.
왜냐고요?
도넛은 아침에 잘 팔리는 음식이라
가게에서는 새벽 전에 도넛을 미리 튀겨놔야 했거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도넛 가게는 밤에도 불을 켜고, 안에는 사람이 있었고,
커피도 준비돼 있었고, 앉을 자리도 있었죠.
그 결과, 심야에 유일하게 ‘열려 있는 공간’이 된 겁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범죄자 입장에선 강도짓 하기 딱 좋은 곳이기도 했죠.
사람은 있지만 손님은 없고, 현금은 많고, 외진 데 있기도 하니까요.
도넛 가게 주인들은 고민했습니다.
“밤새 튀김 냄새 맡으며 도넛 만들기도 힘든데, 강도까지 들어오면 어쩌냐고…”
그리고 하나의 ‘해결책’을 떠올리죠.
경찰을 끌어들이자.
그때부터 도넛 가게는 경찰에게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고,
“쉬었다 가세요~” 하며 자리를 내줍니다.
경찰 입장에선 나쁠 게 없었습니다.
순찰 중에 커피 한 잔, 도넛 하나, 따뜻한 실내. 완벽하죠.
그리고 정말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도넛 가게 앞에 순찰차가 자주 서게 되자, 강도 피해가 급격히 줄어든 겁니다.
범죄자들이 경찰차 보고 그냥 지나친 거죠.
'경찰이 자주 오는 도넛 가게 = 안전한 가게’라는 공식이 생긴 겁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현상은 하나의 유머 코드가 됩니다.
도넛을 먹는 경찰은 그렇게 미국 문화에서 일종의 상징으로 자리잡게 된 것 입니다.
경찰이 도넛을 좋아하게 된 게 아니라,
도넛 가게가 경찰을 먼저 좋아한 거였습니다.
누가 봐도 유쾌한 농담이지만,
그 안엔 밤을 버틴 상인들의 생존 전략이 숨어 있었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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