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저속노화’ 열풍을 이끈 정희원 박사(저속노화연구소 대표)가 전 위촉연구원과의 불륜 의혹 등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19일, 직접 입장을 밝혔다.
정 박사는 이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 ‘정희원의 저속노화’ 커뮤니티에서 “사적 관계 관련으로 유포되고 있는 전 위촉연구원 A씨 측 주장은 명백한 허구”라며 “특히 위력에 의한 관계였다는 부분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상대측의 협박 수위가 높아짐에 따라, 사건을 알리는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피해를 끼친 점은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근거 없는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협박하며 진료를 포함한 2년간의 모든 소득을 합의금으로 요구한 것은 좌시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A씨와 불륜은 없었고, 사실관계가 왜곡돼 전달되고 있어 유감”이라며 “관련된 모든 사실은 현재 진행 중인 법적 절차를 통해 시비를 가리겠다”고 설명했다.
저작권 분쟁과 관련해선 “공동저자 등재 및 인세 30% 분배로 합의했고, 정산도 이미 마쳤다”며 “향후 민사 절차에서 기여도를 검증하고 손해배상도 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된 책은 이후 절판하겠다고도 공지했다.
2차 피해에 대해선 “상대방의 일방적 주장에 기인한 인신공격성 댓글과 2차 게시물이 확산되며 많은 분들께 정신적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인격모독과 욕설 등은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이니 근거 없는 비방과 모욕성 발언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 박사는 “지금 당장 모든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시일이 걸리더라도 수사기관을 통해 모든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혀, 저로 인한 추가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정 박사가 A씨를 공갈미수·주거침입 등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전날 배당해 수사에 착수했다.
반면 A씨 측은 정반대의 입장을 내놓으면서 진실 공방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A씨 측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혜석은 전날 언론 공지에서 “이번 사안은 단순한 개인적 일탈이나 사적 분쟁이 아니라 위력에 의한 성적인 폭력”이라며 “정 박사가 본인의 성적 욕구에 부합하는 특정 역할 수행을 지속적으로 요구했고, A씨는 원치 않았지만 해고가 두려워 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혜석은 “이 같은 요구는 병원 연구실과 숙박업소, 주거지 등 여러 공간에서 근무 기간 전반에 걸쳐 지속됐다”며 “중단 의사를 밝히자 자살 가능성, 사회적 낙인, 해고 등을 언급하며 압박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또 정 박사가 제기한 ‘이혼 요구’ 주장도 사실이 아니며, 스토킹 등의 표현으로 왜곡하는 것은 전형적인 2차 가해라고 맞섰다.
저작권과 관련해서도 “사실상 ‘고스트 라이터’였다”는 취지로 작성 원고가 동의 없이 단독 저서에 수록됐고 일부 기명 칼럼도 직접 써 왔다고 반박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 17일 정 박사 측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한중이 관련 내용을 공개하면서 대중에 알려졌다.
한중은 보도자료에서 A씨가 지난 7월부터 약 6개월간 접근·연락을 반복하고 저작권 지분과 금전도 요구했다며, 스토킹처벌법 위반과 공갈미수 등 혐의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고 밝혔다. 앞서 법원은 A씨에 대해 내년 2월18일까지 정 박사와 주거지에 대해 접근을 금지하는 잠정조치를 결정했다.
다만 정 박사 측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6월까지 A씨와 사적으로 교류했던 사실은 인정했다. 그러면서 “일방적인 신체 접촉이 있었을 뿐 육체적 관계는 없었다”며 “오히려 이혼 후 자신과 결혼해 달라며 가스라이팅과 집착, 스토킹을 반복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법조계에선 이번 사안이 양측 주장이 정면으로 맞서는 만큼,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제출될 증거를 토대로 사실관계를 가려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쟁점으로는 ▲연락·접근 행위의 정당성 ▲합의금 요구의 적절성 ▲제기된 성적 피해 주장의 신빙성 ▲업무 관계가 ‘위력’으로 작동해 거절이 어려운 구조였는지 등이 거론된다.
다만 사생활 관련 내용이 이미 확산된 만큼, 정 박사의 대외 이미지와 신뢰도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노년내과 전문의인 정 박사는 지난 2023년 1월 출간한 저서 ‘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 등을 통해 ‘저속노화’ 개념을 대중에 소개했으며, 지난 8월부터는 서울시 건강총괄관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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