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감정시계

강도형 / 쌤앤파커스 / 1만8800원

이 책은 감정을 단순히 뇌에서 나오는 반응으로 보지 않고, 신체 리듬과 생체 기관들의 상호작용으로 이해하려는 새로운 접근을 제시한다.

저자는 감정이 발생하는 기관들을 ‘감정시계 태엽‘이라고 명명하고, 장, 심장, 피부, 척추, 송과체, 편도체, 해마, 생식선, 뇌간, 섬엽 등 10개의 기관을 중심으로 감정 리듬이 만들어진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장내 염증은 장-뇌 축을 통해 피로감 혹은 무기력과 연결될 수 있고, 불규칙한 심장 박동은 감정 회로에 불안 신호를 보내는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 실려 있다.

이 책은 감정을 조절(Control) 하려 하기보다는, 조율(Tune) 할 수 있다는 관점을 강조한다. 마음이 먼저가 아니라, 신체의 상태와 리듬을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 실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는 작은 습관들도 제안한다. 예컨대 아침 햇빛 쬐기, 고개 천천히 흔들어 뇌간에 진동 주기, 잠들기 전 배꼽 주변의 따뜻함 상상하기 등이 포함된다.

이 책은 불면, 우울, 무기력, 번아웃 등 현대인이 겪는 감정 문제들에 대해 생리학, 신경과학, 심리학, 인문학적 관점을 융합한 해석 지도를 제시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감정을 단순한 통제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기존 시각에서 벗어나, 리듬의 문제로 보고 자기 돌봄의 관점을 확장할 가능성을 제시한다.

 

강도형 박사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다.

학력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동 대학원에서 정신과학으로 석사 및 박사학위 취득

경력

과거 서울대학교병원 신경정신과 및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임상 진료 수행


현재 서울청정신건강의학과 의원 원장으로 활동하며, 뇌와 명상의 상관 관계 탐구

기타 활동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대한통증연구학회, 대한정신신체의학회 등 다수 학회 정회원

대한조현병학회 평생회원, 생명문화학회 이사 등으로 활동

 

서평 / 김삼기 시사평론가

1. 책의 문제의식

강도형 박사의 <감정시계>는 현대인이 겪는 불안, 우울, 무기력, 번아웃 등을 단순히 정신적인 문제로 보지 않고 신체 리듬의 불균형으로 설명하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대부분의 심리 자기계발서가 “생각을 바꿔라. 마음을 다잡아라” 같은 정신 통제 중심의 메시지를 주는 반면, 이 책은 오히려 “마음 이전에 몸을 살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같은 관점 전환은 독자에게 신선하게 다가오며, 특히 심리적 어려움 속에서 스스로를 ‘의지박약’이라고 자책하는 사람들에게 큰 위로가 된다. 즉, 감정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신체의 리듬과 환경의 결과라는 설명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2. 인상적인 부분

장, 심장, 피부, 척추, 송과체, 편도체, 해마, 생식선, 뇌간, 섬엽 등 다양한 기관을 ‘태엽’에 비유한 점이 흥미롭다. 독자는 감정을 ‘뇌 속 전기 신호’가 아니라 ‘온몸의 교향곡’으로 인식하게 된다.

책이 강조하는 핵심 메시지는 “감정을 억누르거나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리듬을 조율하라”다. 이는 음악에서 음정을 맞추듯이, 작은 습관과 생활 방식이 감정 균형을 되찾는 핵심이라는 점을 알려준다.


아침 햇빛을 쬐는 습관, 목을 부드럽게 흔들어 뇌간에 진동을 주기, 잠들기 전 배꼽 주위를 따뜻하게 상상하기 등은 단순하면서도 누구나 쉽게 시도할 수 있다. 일상에서 바로 적용 가능한 구체성이 돋보인다.

3. 장점

융합적 관점: 신경과학, 정신의학, 심리학, 인문학을 종합한 시각으로 감정을 해석한다.

실천적 지침: 추상적인 이론에 머물지 않고, 구체적 행동 지침을 제시해 실용성이 높다.

자기 돌봄의 강조: 현대인의 번아웃 시대에 자기 자신을 돌보는 방법론으로서 의미가 있다.

4. 총평


<감정시계>는 “마음을 바꾸려 애쓰기보다 몸의 리듬을 회복하라”는 메시지를 통해, 감정을 바라보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정신적 소진을 경험하는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감정의 근원을 새롭게 이해하고 작은 습관부터 조율해나가는 실천적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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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