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용서 못할 관계’라는 것이 있다. 특히 그 중에서도 가장 최악의 ‘금기’로 꼽히는 것은 다름 아닌 ‘근친상간’이다. 가족, 친척 등 ‘성적인 대상’이 절대로 되어서는 안 되는 상대와 함께 성적인 관계를 하는 것. 물론 의학계에서도 이러한 근친간 성적 접촉은 상당히 위험하다고 결론내리고 있다. 염색체 이상으로 인해 기형아가 출산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러한 근친간 성관계는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후문이다. 일부 여성전문 단체에 근무하는 관계자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근친간 성적 접촉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나 대안이 없다는 것이 더욱 안타까운 현실이다”고 토로하고 있다. 대한민국 근친 간 성적 접촉에 대해 집중 취재했다.
최악의 ‘금기’로 꼽히는 근친상간이 국내에도?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범죄로 생각하고 다스려
근친상간의 경우 유럽의 일부 국가에서는 아예 ‘범죄’로 생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독일의 경우, 근친 간 결혼을 했을 때는 이를 법적인 ‘죄’로 규정짓고 다스리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근친 간의 결혼은 철저하게 터부시 되고 있다. 설사 이런 일이 있다고 해도 거의 외부로 발설하지 않고 아예 외국으로 떠나는 경우가 흔하다.
금지된 사랑, 금지된 결혼
한국 떠나야 하는 현실
‘근친간의 성적 접촉’이라는 것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서로간의 합의에 의한 것과 또 하나는 서로간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전자는 근친상간이며, 더욱 발전했을 때는 근친결혼이 된다. 후자는 근친간 성범죄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첫 번째의 경우 만약 ‘사랑’이라는 것이 개입되었을 때는 문제가 상당히 복잡해진다. ‘염색체 이상’이라는 의학적인 위험 때문에 ‘사랑’을 포기해야 한다는 모순된 결론이 도출되기 때문이다. 근친간 결혼에 대해 다소 너그러운 사람들의 경우 “근친이 아닌 경우에도 기형아 출산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그런데 굳이 근친이라는 이유만으로 사랑을 하지 말아야할 이유는 없다”고 말한다. 일리가 전혀 없는 말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 국내에 근친간의 사랑이나 근친간 결혼을 한 사람들은 도대체 얼마나 되는 것일까.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가 정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부분에서는 정부에서도 조사를 하지 않고 설사 그 어떤 사회단체에서 조사를 한다고 해도 정확한 답변을 얻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근친이라는 사실이 일단 한번 알려지기 시작하면 사회적으로 ‘생매장’ 당하기 때문에 설사 ‘조사’라고 하더라도 이에 응할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가지 추산이 가능한 것은 관련 카페의 회원 수이다. 국내에 있는 관련 카페의 회원 수는 대략 2만 여명 정도. 하지만 이 중에는 근친과 관련된 사람이 아니라 일부 호기심만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 2만명이 전부 근친과 관련된 사람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2만명 이하의 사람’들이 근친과 관련되어 있다고 말하는 것이 확률적으로 다소 정확한 정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또 일부 근친혼을 한 사람들은 국내를 떠나서 해외에서 사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취재진은 동남아의 한 지역에서 주변의 한 부부가 ‘근친결혼을 했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다는 최모씨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현지에서 약 10년간 사업을 했으며 이제는 한국으로 영구 귀국을 한 상태다.
“처음에 그들 부부를 만났을 때에는 그들이 근친이라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 일반적으로 그냥 ‘부부’라고 생각하지 ‘근친부부’라고는 생각하기 힘들지 않은가. 그런데 이상하게도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었다. 물론 부부는 서로 닮는다는 말이 많지만 그들 부부는 유난히도 외형적으로 많이 닮았다. 그런데 얼마 후에 그들 부부가 ‘근친결혼’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처음에는 그냥 ‘뜬소문이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소리가 많이 들리니 나도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볼 수밖에 없었다. 결국 당사자들도 그런 소리를 들었는지 결국에는 아무도 모르게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근친이라는 것이 나쁜 것이라고만 알고 있었고, 또 당연히 나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막상 그들이 친했던 사람들에게조차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떠났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그들이 불쌍하게 여겨지기도 했다. 분명 그들도 사랑해서 그렇게 했을 텐데, 그런 사랑이 주변으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사실 역사적으로 이러한 근친혼이 인정된 때도 있었다. 로마시대나 유럽왕실 등에서는 특별히 근친혼을 인정하기도 했다. 또한 과거 동아시아, 하와이 등에서는 심지어 친가족과의 결혼이 이뤄지기도 했다. 물론 이렇게 한 것은 가족 간의 특수한 혈통의 보존이라는 특별한 이유가 있긴 했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들이 현대에 와서 통용되기는 어려운 일.
자연스럽게 근친혼은 ‘금기’가 되고 이 금기를 넘어서려는 사람들은 사회에서 정상적인 취급을 받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다 보니 이러한 근친에 대한 사랑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은 익명을 앞세워 인터넷에서 자신들의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기형아 출산 가능성 높아 근친결혼은 절대 안 돼
근친간 성폭행도 문제 심각, 아는 사람 조심하라
이들은 대부분 ‘왜 근친이 인정받을 수 없느냐’라는 불만 섞인 글에서부터 ‘이제 주변의 시선은 상관하지 않는다. 다만 아이가 기형이 되지 않고 정상으로 태어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있고, 또 일부는 ‘첫째 아이가 정상으로 태어나서 너무 기쁘다’는 내용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글에는 근친에 대해 인정받지 못하는 ‘어두움’이 서려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가 하면 근친간의 사랑이나 근친혼이 아니라 이른바 ‘근친간 성폭행’은 우리 사회의 또다른 추악한 면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아버지가 딸을, 혹은 오빠가 동생을, 또는 삼촌이 조카를 성폭행하는 경우가 숱하게 일어나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근친간 성폭행이 많이 발생하는 것은 바로 ‘근친’이라는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가족이나 친척의 관계는 상황에 따라서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이 많고 또 ‘근친’이라는 이유만으로 ‘성적 행위를 해도 타인보다 괜찮지 않을까’라는 기대심리가 작용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근친상간보다 나쁜 근친 성폭행
생각보다 많아 ‘충격적’
실제 오빠가 여동생을 성폭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엄마가 이를 숨기고 아들을 감싸고도는 경우까지 있을 정도다. 극단의 여성 비하이자 남성우월주의의 산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일은 현실에서 비교적 자주 일어났다.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조사한 성폭행의 유형별 분류에 따르면 가장 많은 성폭행 상담건수는 ‘직장 내 성폭행’이지만 그 뒤를 잇는 것이 바로 다름 아닌 ‘근친상간’이다.
이는 근친간 성폭행에 대한 충격적인 현실의 모습을 알려준다고 할 수 있다. 그간 ‘근친’이라는 주제는 해외 3류 저질 포르노에서만 등장하는 자극적인 소재로만 알고 있었지만, 실제 ‘지금, 여기’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는 것을 새삼 각성시켜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근친간 성폭행의 경우, 가장 큰 문제점은 이것이 외부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에 있다. 주변 사람들이 이를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주변의 시선 때문에 신고 자체를 잘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그러다 보니 근친의 문제는 더욱 더 곪을 대로 곪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가장 명명백백하게 드러나야 할 문제가 다름 아닌 이러한 근친상간에 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주변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자신의 주장도 떳떳하게 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이러한 근친간 성폭행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근친간 성폭행이 저소득층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도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경제적 고통은 물론 근친간의 성폭행이라는 또 다른 이중고를 겪으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근친간의 성문제에 대해서는 대책도 제대로 마련할 수 없는 것이 더욱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