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죽어 나가는’ 양평군 장애인센터, 무슨 일이?

대통령보다 만나기 힘든 군수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직장 내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부조리의 총집합’. 성추행, 직장 내 괴롭힘, 갑질 등 직원이 6명 남짓한 소규모 사업장에서 지난 10여년간 불거진 일이다. 그사이 한 사람은 사망했고, 한 사람은 목을 맸다가 간신히 살아났다. 오랜 시간 바짝 웅크린 채 숨죽이고 있던 이들의 이야기를 <일요시사>가 추적했다.

“제가 죽었으면 조금 더 이슈가 됐을까요?” 지난 15일, 양평역 인근에서 만난 정모씨는 대뜸 그렇게 말했다. 목에는 깁스를 한 채였고 왼쪽 눈은 새빨갰다. ‘선택’의 후유증을 세게 앓고 있는 상태였다. 정씨는 주변 사람에게 적지 않은 상흔을 남기고도 또다시 ‘선택’을 시도하려 했다. 그의 지난 4년이 짐작되는 대목이다. 

유서 쓰고 
극단적 선택

지난달 20일 정씨는 일터에서 목을 맸다. 오전 배차를 마치고 점심시간 즈음에 일어난 일이었다. 이날 끈을 산 정씨는 망설이고 또 망설였다. 음악을 들으면서 마음을 다잡고 눈물을 흘렸다. 끈을 목에 걸고 아이스박스를 발로 찬 순간이 정씨가 기억한 마지막이다.

이후 시각장애인 활동지원사들이 그를 발견해 끌어 내렸다. 의사는 “천운”이라고 했다. 

정씨는 양평군 장애인생활이동지원센터(이하 양평군센터)의 운전원이다. 장애인생활이동지원센터는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에 차량 운행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애인 지역사회 재활사업이다. 장애인생활이동지원센터는 시·도 단위의 시각장애인연합회에서 관리하는 시·군·구 단위의 지회가 운영한다. 


양평군센터의 경우 경기도 시각장애인연합회가 관리하는 양평군지회가 운영 주체다. 회원의 투표로 선출되는 지회장은 센터장 임면권을 가지며 전반적인 센터 운영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임기는 4년이다. 양평군지회는 2022년 1월 장모씨가 지회장으로 선출돼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다. 

정씨는 장 지회장에게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씨의 극단적 선택 이후 그의 사무실 책상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장 지회장의 이름이 수차례 등장한다. 정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하루 전인 지난달 19일 날짜의 유서에서 “장○○의 집요한 괴롭힘에 더는 버틸 수가 없고 살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죽으면 장○○가 한 악마같은 짓을 모조리 밝혀주세요” 등의 문구가 발견됐다.

정씨는 고소‧고발, 이의신청 등으로 수차례에 걸친 경찰조사에 지칠 대로 지친 상태라고 설명했다. 유서에도 “그동안의 고소‧고발은 무혐(의)로 끝났습니다. 그런데도 장○○ XXX는 센터장님이 4명이 바뀌었음에도 이의제기를 주문하고 저를 자르려고 불굴의 의지로 제 목을 조여왔습니다”는 부분이 있다. 

직장 내 괴롭힘 주장하며 목매
그제야 부랴부랴 찾아간 군수

정씨는 장 지회장에게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상담원 윤모씨를 도와준 이후 모든 일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윤씨는 지병으로 사망했다. 윤씨의 남편은 아내의 사망 이후 장 지회장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진행했다. 장 지회장이 지회장 지위를 이용해 윤씨를 지속적으로 괴롭혔다는 취지다. 

<일요시사>와 만난 윤씨의 남편은 “아내가 생전에 이런 일을 당하는지 전혀 몰랐다”고 한탄했다. 윤씨는 사망 전날까지도 양평군센터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의 민원을 양평군에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의 남편은 “소송비용이 더 들었지만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족 측은 한 회원이 상담원이었던 윤씨의 배차에 불만을 표하자 장 지회장이 이 문제로 여러 차례 전화해 호통치고 무례한 언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괴롭힘이 2019년 9월부터 2020년 5월에 이르기까지 계속됐다는 설명이다. 윤씨는 2020년 6월2일에 암 진단을 받은 뒤 같은 달 28일 사망했다. 


윤씨의 동료였던 정씨는 이 소송에 사실확인서, 증언 등을 통해 장 지회장이 윤씨를 괴롭혔다는 유족 측 주장에 힘을 실었다. 원고(윤씨 측) 패소 판결이 난 1심과 달리 항소심은 윤씨에 대한 장 지회장의 직장 내 괴롭힘을 일부 인정했다. 장 지회장에게 위자료 200만원을 선고한 것이다. 

수원지방법원 제8민사부는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켰다면 이는 위법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서 피해 근로자에 대한 민사상 불법행위 책임의 원인이 된다”고 대법원 판례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장 지회장이 윤씨에게 한 일부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고소·고발 난무
조용할 날 없어

이후 정씨는 장 지회장의 타깃이 자신으로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업무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고소·고발을 진행하고 경찰조사에서 무혐의가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이의신청 등을 통해 끊임없이 괴롭혔다는 주장이다. 정씨는 “장 지회장은 센터장들을 시켜(자신에 대한) 이의신청을 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양평군센터는 사문서 위·변조, 소송사기 등의 혐의로 정씨를 고소했다. 정씨가 업무일지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내용을 위조하고, 윤씨의 소송에 제출한 사실관계 확인서가 허위라며 소송사기를 저질렀다는 취지다. 이후 경찰조사가 진행됐고 정씨는 혐의를 벗었다.

하지만 양평군센터의 센터장들은 연이어 경찰조사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를 견디다 못한 정씨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게 이번 사건의 전말이다. 

지난 2월 양평군센터에 센터장으로 취임한 최모씨는 정씨 수사 결과에 대해 이의신청을 하라는 장 지회장의 지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최 센터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센터장으로 취임한 이후 정씨 등에 대한 자료를 보고 나서야 제대로 된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었다”며 “장 지회장은 여러 차례 경찰에(정씨에 대한) 이의제기를 하라고 했지만 민·형사상으로 다 끝난 상황이고 센터장에 부임하기 전에 일어난 일이라 개입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양평군센터에서 사건이 벌어진 게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미 2015년 양평군센터 직원을 상대로 성추행을 자행한 전 행복콜(양평군 교통약자지원센터) 센터장이 징역형을 받는 일이 있었다. 또 불과 3~4년 사이 센터장이 수차례 바뀌는 등 양평군센터 내부는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처음 두드러진 사건 이후 무려 10년 가까이 송사가 계속됐다.

거듭된 사건
다 손 놨다


정씨는 사건 직후 가족과 함께 경기도 시각장애인연합회를 찾았고 양평군수를 만났다. 지난 24일에는 양평군센터 앞에서 시위도 진행했다. 하지만 그는 <일요시사>와의 두 차례 인터뷰에서 “아무것도 안 바뀔 것 같아요” “결국 대충 이러다 말겠죠” 등의 말을 거듭했다. 4년여 동안 지속된 일에 잔뜩 체념한 상태였다. 

정씨의 한탄은 장애인생활이동지원센터의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한다. 장애인생활이동지원센터의 센터장은 지회장이 겸임하거나 지회장이 공개채용을 통해 임명하는 구조다. 시·도지부나 지회는 회원 투표를 통해 연합회장과 지회장을 선출하는데 센터장은 임명직의 형태다.

다시 말해 연합회장과 지회장은 면직이 쉽지 않지만 센터장은 언제든지 잘려 나갈 수 있다.

양평군센터는 성추행 등의 비위 의혹으로 자리에서 물러난 경우 등을 포함해 지난 4년 새 센터장이 4번이나 바뀌었다. 그 가운데 2명은 5개월, 2개월 만에 물러났다. 여기에 장 지회장이 센터장 직무대행을 겸직한 시기까지 합치면 1년을 넘긴 사람은 1명에 불과하다. 

지회장이 가진 센터장 임면권은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작용할 때가 있다.

양평군센터 상황에 밝은 한 관계자는 “장 지회장은 센터장 임면 외에 센터 업무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그 임면권 자체가 센터에 휘두르는 권력”이라고 주장했다. 장 지회장이 센터장을 통해 자신을 압박했다는 정씨의 주장이 나올 수 있는 배경이다.


양평군센터 관계자나 주변인들은 양평군지회에 대한 관리·감독을 맡은 경기도 시각장애인연합회나 보조금을 지급하는 양평군이 양평군센터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양평군센터는 양평군에서 90%, 경기도에서 10% 지원하는 보조금으로 운영된다. 

2015년부터 잡음 계속됐다
센터장도 4번이나 바뀌었다

양평군센터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박모씨는 “양평군은 그동안 센터 직원들의 문제 제기에도 별다른 반응이 없다가 이번에 정씨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니까 그제야 대책을 마련한다고 난리를 피웠다. 정씨의 소식을 듣고 양평군수가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사람이 이렇게까지 해야만 움직이는 건가”라고 분노했다. 

경기도 시각장애인연합회도 사건 직후 민원조사단을 파견해 진상파악에 나서고 장 지회장을 센터 업무에서 배제하는 등의 조치를 하면서도 그의 거취에 대해서는 권한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통령이 선출직인 지자체장을 근거 없이 해임하지 못하듯이 경기도 시각장애인연합회에서도 양평군 지회장을 함부로 인사조치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피해자가 지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일정 수준 이상의 형사처벌이 결정되면 그 이후에야 조치할 수 있다는 게 경기도 시각장애인연합회의 입장이다.

경기도 시각장애인연합회 측은 “민원조사단의 조사가 끝났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이사회에 안건을 올려 8월 중순 전에 결론을 내리려고 한다”고 밝혔다. 경기도 시각장애인연합회 회장은 개인적인 의견이라면서 “양평군센터가 지회가 아닌 연합회로 업무를 보고하는 방식을 유지하고, 양평군에 센터와 지회를 분리하는 방안을 건의하려 한다”고 전했다. 

양평군 측은 경기도 시각장애인연합회의 결론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양평군 관계자는 “양평군센터의 운영 주체는 양평군지회고 관리·감독은 경기도 시각장애인연합회에서 맡고 있다. 센터장 임명 과정에서 군의 승인이 필요하긴 하지만 직접적으로 센터 일에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고 말했다.

양평군센터 내부에서 잡음이 끊이질 않는데 보조금 지급 중단 등의 조치를 할 수도 있는지 묻자 “보조금 횡령이나 부당 이용 등의 돈 관련 문제가 불거지지 않는 한 보조금 지급 중단은 어렵다”고 답했다. 하지만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불거진 진도군 장애인생활이동지원센터는 보조금 지급이 일정 기간 중단된 바 있다.

결국 피해는
이용자에게?

임기 5개월째에 접어든 최 센터장은 “일단 지회가 센터 업무에 관여할 수 없도록 조치가 내려진 부분에 대해서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센터는 장애인의 이동권을 위해 운영되고 있다. 센터와 지회가 빨리 정상화돼 더 이상 이용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았으면 한다”는 뜻을 전해왔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양평군 지회장의 해명 “나 때문 아냐…억울”

지난 2022년 2월부터 경기도 시각장애인연합회 양평군 지회장을 맡고 있는 장모씨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억울함을 토로했다.

정씨의 극단적 선택은 자신이 아니라 현 센터장인 최모씨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정씨에 대한 고소·고발·이의신청은 정당한 행위였다고 강조했다.

장 지회장은 “정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날 이용자의 민원 제기가 있었다. 그 민원에 대해 최 센터장이 정씨에게 블랙박스를 요구했는데 정씨는 ‘블랙박스를 매일 지웠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안다. 그에 대해 최 센터장이 정씨에게 시말서를 요구했고 징계위원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그리고 정씨가 그런 선택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센터장의 시말서 요구가 정씨를 극단적 선택으로 몰아갔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정씨는 정신을 차린 이후 “최 센터장 때문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여러 차례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센터장 문제 주장

유서에 쓴 대로 장 지회장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럼에도 장 회장은 직장 내 괴롭힘은 없었다고 거듭 주장했다. 

장 회장은 “사망한 윤씨의 경우에도 법원이 기각했는데도 불구하고 일부 사람이 내가 윤씨를 괴롭혀 죽게 했다는 말을 하고 다녀서 피해가 막심했다”며 “정씨가(소송에) 낸 사실확인서를 보니까 전부 허위였다. 재발 방지 차원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면 안 된다는 생각에 센터 차원에서 소송이 진행된 것”이라고 말했다.

장 지회장은 정씨의 주장대로 센터장들에게 이의신청을 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면서도 경찰 수사에 문제가 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장 지회장은 양평군센터에서 정씨를 고소한 사건을 수사한 경찰을 상대로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장 지회장은 “지금 센터 업무에 전혀 관여하고 있지 않다. 센터가 지회를 건너뛰고 연합회에 보고하고 있는데 이건 말도 안 되는 것”이라면서 “경기도 시각장애인연합회가 내릴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그 이후의 상황은 결정을 보고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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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