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여고생 성희롱’ 경찰관 봐주기 수사 의혹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4.01.29 10:42:16
  • 호수 146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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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당했는데 ‘증거불충분’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편의점서 일하는 여고생에게 성희롱 발언을 한 남성이 현직 경찰관으로 드러났다. 경찰관 신모씨는 급기야 여고생 A양에게 손가락으로 하트를 만들어 보이기도 했다. CCTV에 찍힌 ‘손하트’를 본 편의점주는 관할 경찰서를 찾았다. 그러나 경찰은 ‘증거불충분’으로 신고를 거부해 ‘제 식구 감싸기’ 논란에 휩싸였다.

대구남부경찰서에 따르면 피의자 신씨는 2022년 말부터 1년 가까이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A양에게 수차례 접근을 시도했다. 편의점주 유씨는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자신을 믿고 일한 A양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신씨는 A양에게 노골적으로 애정 표현을 구사했다. 그때마다 A양은 무시하며 거부 의사를 표명했다고 한다. 신씨가 편의점에 찾아가서 한 행동은 A양 등 일부 아르바이트생들과 농담 따먹기를 하는 수준에 불과했다. 

편의점서…

신씨는 A양에게 “술은 대형마트서 구매하는 것이 싸다”며 대형마트서 구매한 주류의 공병을 돈으로 교환하러 왔다. 이후 주문을 마친 신씨는 A양에게 대뜸  “클럽은 가봤냐” “나랑 술을 같이 마시러 갈 수 있느냐?”고 물었다.

자신을 경찰관이라고 소개한 신씨는 2022년 11월경 A양을 처음 마주했다. 당시 신씨는 담배를 구매하면서 A양에게 “머리는 왜 그렇게 짧게 자르는 것이냐? 사회에 대한 반항이냐?” 등 무례한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또 신씨는 A양에게 자신의 은행계좌 잔고를 보여주며 재력을 과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편의점주 유씨는 신씨의 존재를 익히 알고 있었다. 인근 지구대서 근무하는 경찰관으로 주민들에게 익숙한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신씨는 경찰 신분이 알려졌음에도 미성년자인 A양에게 술을 마시자고 권유하는 등 파렴치한 행동을 일삼았다.

유씨는 <일요시사>와 인터뷰서 “신씨가 손님이고 경찰관이기 때문에 처음엔 무시하려고 했다”며 “1년을 참다가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가 없어서 진상규명에 나섰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A양을 비롯한 다수의 아르바이트생이 ‘일이 힘들다’며 조용히 떠날 때까지도 무슨 일인지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성실하게 근무해오던 A양이 그만두겠다고 하자 유씨는 가게 내의 방범카메라(CCTV) 녹화물을 돌려봤다. 지난해 2월8일경 녹화된 영상에는 신씨가 A양에게 지속적으로 말을 걸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A양은 이어폰을 낀 채 무시거나 스마트폰을 보면서 딴청을 피우지만 신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끝내 ‘손하트’를 보내기까지 한 것이다. 그제서야 분노에 찬 유씨는 대구중부경찰서로 달려갔다. 유씨는 “신씨를 스토킹 혐의로 진정하오니 조사해달라”는 취지의 진정서를 2023년 2월17일 제출했다. 이후 경찰 공무원의 행동은 사건의 불씨를 키웠다. 

유씨는 이날 오후 5시경 여성청소년수사팀(이하 여청팀)에 방문해 해당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를 접수한 경찰 공무원은 진정서의 내용을 보고 난 뒤 “신씨가 영업장서 벌인 행동은 업무방해에 해당되니 형사과에 가보는 게 좋겠다”고 안내했다. 

“술 마시자”던 중년 잡고 보니···경찰?
‘손가락 하트’ 날리며 애정표현

유씨는 “신씨가 위력을 행사한 적은 없기 때문에 업무방해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그러자 한 여성 경찰관이 유씨에게 다가와 “혹시 녹음하고 있는 것인가요?”라고 물으며 스마트폰 확인을 요구했다.


유씨가 녹음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자 여성 경찰관은 “진정서에 적혀진 내용으로만 봤을 때는 해당 행위는 스토킹 범죄의 구성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씨는 사건 접수부터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런 걸로 수사 못한다”고 잘라 말했다. 

이윽고 상관으로 보이는 남성 경찰관은 유씨에게 “지나가는 사람이 기분 나쁘게 쳐다본다고 신고하면, 되겠냐?”며 “신씨가 근무하는 지구대에 전화해서 ‘앞으로 그러지 말라’ 정도는 이야기는 해줄 수 있다”며 회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에도 대구중부서 여청팀의 유씨를 무시하는 행위는 계속됐다. 유씨는 재차 “진정서를 작성하겠다고 중부경찰서까지 찾아왔는데 너무 불쾌하다”며 “진성서를 반려하는 해당 행위에 대해 민원을 제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자 앞서 진정서 접수를 거부한 여성 경찰관이 “알겠다. 진정서와 임시접수증 다시 달라”며 “이게 꼭 필요하냐”고 또 물었다. 미성년자에게 술을 권유한 경찰관에 대한 진정서를 경찰이 거부한 행위는 ‘제 식구 감싸기’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유씨가 “지금 접수를 거부하는 거 맞죠?”라고 묻자 여성 경찰관은 “거부가 아니고 안내하는 것”이라고 답하면서 임시접수증과 진정서를 접수하기 시작했다.

접수 과정서도 유씨를 향한 회유는 계속됐다. 앞서 신고 접수가 어렵다고 한 남성 경찰관은 유씨에게 “그럼 피진정인(신씨) 출석 조사 없이 그냥 사건 진행시켜도 되죠?”라고 물었다. 유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경찰의 제 식구 감싸기가 도를 넘어선 모습에 어처구니가 없어서 할 말을 잃었다”고 회상했다.

진정서 제출을 마치고 나온 유씨는 곧바로 청문감사실에 방문해 청문감사관에게 여청팀 소속 경찰관의 소극행정 행위를 고발했다. 청문감사실 담당자는 “조사해보겠다”는 말만 남겼다. 유씨는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에도 ‘대구중부서 여청팀의 소극행정 행위’를 신고했다.

노골적으로 치근덕···스토킹 혐의 인정
“꼭 해야 되냐” 비꼬더니 결국 무혐의

이후에 경찰의 태도는 더욱 공분을 샀다. 유씨가 제기한 ‘경찰의 진정서 접수 거부 행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구중부서 여청팀이 “신씨가 스토킹이라는 범죄에 이르기에는 범죄사실이 좀 미약하지 않겠냐”고 말한 사실은 있지만, 사건접수를 거부한 사실은 없다고 일축했다.

또 경찰청 청문감사인권관은 “신씨가 A양에게 성희롱적 발언을 한 사건이 정식으로 접수됐기에 여청팀이 유씨의 진정서 신청을 거부한 것에 대한 조사는 진행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결국, 청문감사인권관은 대구중부서 여청팀의 소극행정을 확인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

유씨는 권익위에 경찰 공무원 소극행정에 대해 재신고를 했다. 그러자 권익위는 경찰청으로 해당 민원을 이송했다. 이후 청문감사관의 동일한 답변만 되풀이됐다. 현재 유씨와 A양 등은 경찰로부터 받은 갑질로 인한 정신적 피해를 호소 중이다. 특히, 유씨의 어머니는 신씨에게 편의점 출입을 삼가라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수사 과정서 신씨는 자신이 A양에게 한 행위를 인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스토킹범죄의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혐의를 받은 신씨는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 하지만 경찰은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지난해 4월 불송치를 결정했다.


경찰은 “신씨에 대해서는 민원사건을 야기하고 경찰관의 품위를 손상한 잘못이 있다고 판단돼 ‘경찰서장 서면경고’ 처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부경찰서 소극행정 신고에 대해서는 경찰관이 피진정인이 된 사건과 관련해 경미하게 처리된 부분이 없었는지 확인했다”며 “차후 같은 행동을 하지 않도록 경고 조치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법조계에선 의아하다는 반응도 있다. 통상 재판부는 직무의 성격상 준법성과 공정성, 도덕성이 요구되는 경찰관의 성범죄에 대해 엄중히 다루기 때문이다. 

일례로 서울의 한 경찰서 소속으로 근무한 C씨는 2021년 2월 언론사 수습기자 2명과 저녁식사를 하던 중 총 15회에 걸쳐 성희롱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C씨는 “만약에 취재원이 모텔 가자고 하면 어떻게 대답할 거냐, 일단 알았다고 가자고 해야지” “네가 여자고 얼굴 반반하니까 받아주는 것”이라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서울경찰청 측은 C씨에 대한 감찰을 진행했고, 같은 해 4월 정직 3개월 징계처분을 내렸다. 

경고로 끝?

또 서울고법 행정11부는 “직무의 성격상 고도의 준법성과 도덕성이 요구되는 경찰공무원 직위에 있었음에도, 업무상 알게 된 수습기자를 성희롱하고 사건 관계인과 사적 접촉행위를 한 것은 경찰공무원으로서 품위를 손상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 행위는 경찰 조직에 대한 사회 일반의 불신을 초래하고 경찰공무원의 명예와 신뢰를 실추시켰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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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정재관 현 군인공제회 이사장(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에게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이사장은 대한토지신탁의 박종철 대표이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표가 김건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의 담당자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다.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청문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0월29일 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이던 정재관 이사장에게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전단지를 제거했음을 보고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와 사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인사를 둘러싼 윤석열정부의 정치권 인맥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 개입 정황들 이날 오후 10시51분 박 구청장이 보낸 문자에는 ‘전단지 제거 완료’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ㅋ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취지의 답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가 오간 시간대는 소방 경찰 시민이 뒤엉켜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심폐소생술을 하던 10시49분과 겹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면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태원 참사 이후 인파 관리 실패와 초기 대응 부실이 핵심 책임 논쟁으로 이어졌던 만큼, 참사 당일 용산구청이 어떤 업무에 행정력을 투입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청문회에서 해당 문자와 관련해 “전단지를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 업무인 것 같아 전화해 보라고 한 것일 뿐 바로 나가서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문위원들은 문자 내용과 상황을 근거로 사실상 조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강하게 추궁했다. 또 참사 상황에서 대통령실 인근 문제를 별도로 챙기고 이를 대통령경호처 인사에게 보고한 정황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사고 우려 민원 전화가 쇄도하던 때 박 구청장은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진보 단체 전단지를 다 떼어냈다며 사진과 함께 보고 형식의 문자를 보냈다. 이를 받은 정 이사장은 웃으며 “고생했다. 이태원 압사사고 안타깝고”라고 답한 것이다. 이번 문자 공개로 이태원 참사 당시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판단과 대통령실 주변 기관과의 관계, 그리고 재난 상황에서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 구청장이 문자를 보낸 정 이사장은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과 절친한 육사 38기 동기다. 윤석열 캠프에서 ‘국방정책자문단 육사 8인회’로 통했으며 용산 ‘대통령실 이전 TF’에서 활동했다. ‘21세기 하나회’나 다름없다. 이태원 참사 전단지 제거 의혹 제기 보고받은 정, 대토신 사장 임명 개입? 박 구청장은 수사와 재판에서 이날 오후 10시51분에야 이태원참사를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느낌표까지 쓰며 “전단지 제거 완료”를 보고한 바로 그 시각과 분 단위까지 일치한다. 박 구청장이 참사 현장에 도착한 건 8분 뒤인 10시59분. 그 사이 박 구청장이 어디에 몰두했는지 그리고 대통령실 측근들과 어떤 소통을 한 건지 처음 드러났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양성우 이태원 특조위 위원은 “정재관이 전단지 제거를 요청했기 때문에 자랑하려고 보낸 것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박 구청장은 “전혀 아니”라고 답했다. 양 위원이 “정재관을 통해서 경호처장 김용현, 나아가 대통령 내외에게 전달될 것을 의식하고 보고한 것 아닙니까”라고 재차 질문하자, 박 구청장은 아니라고 답했다. 앞서 정 이사장은 특조위 조사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대통령실에 협조한 걸 자랑하려고 일방적으로 보낸 것 같다”고 진술했고,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현재 정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군인공제회는 약 17만명 군인 회원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대형 기관이다. 자산 규모는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하 기업 가운데 하나인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신탁회사다. 사실상 공제회의 핵심 투자 및 사업 플랫폼 역할을 한다. 문제의 중심에는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대표 박종철의 인사 흐름이 있다. 정 이사장은 2023년 1월 제16대 군인공제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예비역 육군 준장 출신으로 통상 소장 또는 중장급이 맡아왔던 자리에 임명된 이례적 인물이다. 군 안팎에서는 그의 발탁 배경에 윤 정부 핵심 인맥으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조 책임진 원스타 준장 실제로 군인공제회가 창립된 1984년 이래 준장급이 이사장을 맡은 건 정 이사장이 처음이다. 예비역 준장 출신인 정 이사장이 발탁된 데에는 ‘김용현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군 인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현역 군인 및 군무원 37명으로 구성된 제113차 대의원회의에서 선출,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취임하기 때문이다. 또 정 이사장은 육군사관학교 38기 출신으로 한미연합사 민군작전처장, 합참 민군작전과장,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등을 거친 군 경력 인사다. 특히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시절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구축하며 윤정부 핵심 라인과 가까운 인물로 분류됐다. 논란은 그로부터 약 4개월 뒤 이어진 박 대표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대표이사 선임 과정 역시 공제회 이사회 추천과 국방부 승인 절차를 거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모회사인 군인공제회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인사 흐름을 두고 “군인공제회 수장 교체 이후 산하 기업 인사까지 연쇄적으로 바뀌는 전형적인 권력 인사 패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한토지신탁 대표 선임 과정은 공개 채용 형식을 취하지만, 최종 후보자는 군인공제회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국방부 승인까지 거쳐야 한다. 결과적으로 공제회 수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 대표의 과거 이력까지 다시 조명되면서 정치적 논란이 확대됐다. 박 대표는 과거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담당했던 대한토지신탁 실무 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이 사업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일가가 연루된 특혜 의혹 사건과도 연결된 사업이다. 당시 윤석열 측은 대선 과정에서 공흥지구 개발사업이 대한토지신탁 주도로 진행된 만큼 특혜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자료에서 박 대표가 해당 사업 담당자로 확인됐다. 2018년 12월 사업1본부장으로 퇴사한 박 대표가 정권 출범 이후 다시 복귀한 배경을 둘러싸고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토지신탁은 지난 11월 초 <일요시사>와 통화하며 “2014년 양평 공흥지구 사업은 오래된 만큼, 담당자를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요청한 ‘대한토지신탁 양평 공흥지구 개발 담당자 명단’에는 박 대표를 비롯한 양평 공흥지구 사업 실무자들의 이름이 정확하게 기재돼있다. 김건희 일가 집사로 활동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의 가족 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양평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대한토지신탁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14년 5월27일 양평 공흥지구 사업 담당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박 대표는 대한토지신탁 사업1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8년 12월 퇴사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에이치에스파트너스그룹 사장과 비전알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23년 5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 같은 의혹은 대한토지신탁의 최근 경영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대한토지신탁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PF 부실 여파로 유동성 압박을 겪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수천억원 규모의 재무 지원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로부터 지급보증과 채권 인수 등을 통해 수차례 자금 지원을 받았지만 경영지표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군인들의 노후자금이 부실 자회사 방어에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의 100% 전액 출자를 바탕으로 부동산 신탁 및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주요 자금 조달이나 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을 지원하는 등 모회사를 지원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를 공모하는 모회사다.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도 군인공제회의 자회사 인사 시스템과 상법 및 관련 법규에 따라 진행된다. 대표이사직이 공석이 되면,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를 공개 채용한다. 지원자들은 정해진 기간 내에 지원서를 제출하며, 대한토지신탁 인사총무팀 등에서 서류 전형을 진행한다. 양평 공흥지구 사업1본부장이 대표이사로 김용현 입김?···군인공제회 연결고리 주목 논란의 핵심은 인사와 경영 책임의 연결성이다. 군인공제회는 군인 복지와 연금 재원을 운용하는 기관인 만큼 정치권 외풍으로부터 독립성이 중요하다. 정 이사장의 임명 배경부터 산하 기업 대표 인사까지 정치적 인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관 운영의 투명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군 관련 기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제회 관계자들은 “이사장이 특정 정치 라인으로 임명되면 관련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연쇄적으로 배치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기관의 본래 목적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공우이엔씨도 자금난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공우이엔씨는 대한토지신탁과 마찬가지로 군인공제회가 출자한 자회사다. 1993년 설립된 제일종합개발은 1999년 공우개발사업소 창설로 이어졌다. 군인공제회관과 계룡대 등의 시설 관리, 예식장, 사우나, 체력 단련장 등을 직영하는 업체였다. 2000년엔 육군 오수처리시설 용역관리와 환경공사로 사업 분야를 넓혀 나갔다.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부 핵심 사업은 이미 공우이엔씨 손을 떠난 상황이다. 2012년 국우터널이, 2022년엔 문학터널이 무료화됐다. 2023년엔 경북 영천 소재 군 골프장 충성대 체력단련장 운영이 종료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2023년 감사보고서는 공우이엔씨 민간사업 관련 보증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우이엔씨는 BTL이 아닌 기타 분야 사업에서도 2000억원대 보증을 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공우이엔씨 기타 사업 보증액 규모는 835억원 규모였다. 이 중 시설관리용역 관련 보증액을 제외한 기타 사업 분야 보증액 규모는 394억원이었다. 2년 사이 기타 사업 관련 보증액이 1222억원 불어났다. 2년 사이 보증액이 약 335% 폭증한 셈이다. 이로 인해 자금난 얘기가 고개를 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우이엔씨 상황은 2024년 들어 악화일로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기준 공우이엔씨 매출액은 1066억5280만원 규모였다. 그러나 23억2986만원 규모 영업손실을 봤다. 내부적으론 2024년 손실액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내부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공우이엔씨 적자 허덕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박 대표 인사 사이의 직접적인 개입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인공제회와 산하 기업 인사 구조상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군인들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공공성 기관에서 정치권 인맥 중심 인사가 반복될 경우 제도적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