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의 시사펀치> ‘투톱 총선’ 염두에 둔 국민의힘 전대 전략

  • 김삼기 시인·칼럼니스트
  • 등록 2023.01.09 13:48:50
  • 호수 14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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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3월 대선에서 지고 5개월 동안 내분을 겪었지만 8월28일 전당대회를 통해 이재명 의원을 당 대표로 뽑은 후 대선 패배에 대한 당내 후유증을 없애고 당 외 진보층의 지지를 받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 

현재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때문에 중도층의 지지까지는 얻지 못하고 있지만, 만약 이 문제만 잘 해결되면 당 대표 중심으로 차기 총선을 무난히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도 대선에서 이긴 지 딱 1년이 되는 오는 3월8일 전당대회를 통해 당내 잡음을 없애고 당 외 보수층과 중도층의 힘을 모아 총선을 승리로 이끌 당 대표를 뽑아야 한다. 당내 집토끼와 당 외 산토끼 두 마리를 잡을 수 있는 대표를 뽑아야 총선 승리와 함께 국민의힘이 여당으로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에 뽑힌 민주당 대표나 올해 3월에 뽑힐 국민의힘 대표는 우선 당내 잡음을 없애는 게 급선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건 당 외 힘을 모아 차기 총선을 승리로 이끌어 국회 다수당이 되는 것이다. 특히 국민의힘은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위해 내년에 치러지는 총선에 사활을 걸어야 할 처지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 비대위는 전당대회를 70여일 앞둔 지난해 연말 당 대표를 뽑는 경선 룰을 ‘당원투표 100% 반영’과 ‘결선투표제’로 개정했다. 그런데 이는 친윤(친 윤석열)계 전대 후보가 당선될 수밖에 없는 룰이기에 3월 전대서 당내와 당 외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대표가 나오기 힘들다는 게 정가의 분석이다.

‘당원투표 100% 반영’만으로도 친윤계 후보에 유리한 방식인데 거기다 친윤계 후보 표가 분열돼 오히려 비윤(비 윤석열)계 후보에게 유리해질 것을 예상해 이 같은 표 분열을 막기 위해 ‘결선투표제’까지 도입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비대위가 아직 ‘소급적 무효’ 카드까진 꺼내지 않았다. 작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49.33%를 득표해 결선투표를 해야 했지만, 당 선관위는 중도 사퇴한 후보(정세균·김두관)의 득표를 무효처리하면서 50.29% 득표율을 인정했고 결국 결선투표 없이 이 후보를 대선후보로 뽑았다.

그러나 본선에서 상대 후보 측의 지지를 받지 못해 본선에서 0.7%p 차로 패했다. 이런 상황을 잘 아는 국민의힘 비대위라 ‘소급적 무효’ 카드는 꺼내지 못한 것 같다.

현재 국민의힘은 정권 창출 일등공신인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 한마디만 해도 당내 잡음으로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대표 후보 대부분은 윤핵관과 연대하려 하고 있고 윤 대통령과 소통이 잘된다는 점만 강조하고 있지만 당내보다 더 중요한 당 외 차원의 차기 총선에 대한 언급은 아예 하지도 않고 있다.

물론 차기 총선이 전대를 치른 후 1년 이상 남아 있어 먼저 당내 잡음을 수습하고 대통령과 소통이 잘 되는 후보가 당선돼 윤정부 지지율을 올려놓으면 총선서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드러난 친윤계 후보가 당 외까지 아우르면서 윤정부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장담할 상황도 아니다. 

친윤계 후보가 대표에 당선되면 대통령실과 소통하며 당을 안정적으로 운영할지는 몰라도 내년 총선에서 중도층을 흡수하지 못해 지기라도 하면 국민의힘으로선 큰 낭패가 아닐 수 없다. 윤정부가 남은 임기 4년 내내 계속 여소야대 상황에서 식물정부로 전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혹시 국민의힘이 2017년 5월 민주당이 대선에서 이긴 후 1년3개월 만인 2018년 8월 전대를 통해 이해찬 의원을  대표로 선출하고, 이 대표 체제로 2020년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84석)을 누르고 163석을 얻어 압승한 것을 벤치마킹하려는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당시 중도층에 인기가 없는 이해찬 대표는 당내와 청와대 소통에 앞장섰고, 부드러운 이미지의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진보층과 중도층의 힘을 모아 총선을 승리로 이끌었다. 즉 대표는 당내를 맡고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당 외를 맡아 성공한 케이스다.


국민의힘도 친윤계 대표는 당내를 맡고, 중도층의 힘을 모을 수 있는 선대위원장은 당 외를 맡아 22대 총선을 승리로 이끌 속셈인 것 같다.

그러나 21대 총선과 22대 총선은 다르다. 21대 총선은 2017년 5월 대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후 당시 문재인정부 지지율이 높았고 여야 의석 수(더불어민주당 123, 새누리당 122)도 비슷한 상황에서 치러졌다. 반면 22대 총선은 국민의힘이 지난해 5월 대선서 승리했어도 윤정부 지지율이 아직까진 그리 높지 않고 여소야대(국민의힘 115, 더불어민주당 169) 상황에서 총선이 치러져야 한다.

즉, 여당인 국민의힘이 꼭 유리하지만은 않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당 외형(총선형) 후보를 대표로 뽑지 않고 당내형 후보를 대표로 뽑으려는 국민의힘 전대 전략이 궁색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혹자는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21대 총선 전략처럼 향후 전국적 인지도가 높은 선대위원장을 내세우면 된다고 주장하지만, 그렇게 쉽게 되지 않는 게 총선이다.

대선에 비해 총선은 공천권을 가진 당 대표의 얼굴이 중요하다. 

애초 전대 경선 룰 개정 문제가 불거졌을 때 윤 대통령은 사석에서 3·8 전대는 ‘당원 투표 100% 반영’으로 당원 비중을 올려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준석 전 대표와의 갈등을 겪으면서 힘들었던 윤 대통령이 당정 원팀을 위해서 당 대표는 친윤계여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아무래도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의 의중을 읽고 무리해서라도 당내형 친윤계 대표를 뽑아 당내 기틀을 잡은 후, 22대 총선서 투톱체제로 승리하겠다는 희망을 염두에 두고 3·8 전대 전략을 세운 것 같다.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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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윤석열정부는 여러 비선 실세가 있었다. ‘V0’ 김건희씨의 최측근인 건진법사 전성배씨, 군 인사를 좌지우지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이들에게는 ‘무속’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씨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위기일 때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기도 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등이 서로 일면식이 있는지는 확인된 바 없다. 명씨와 전씨는 김건희씨 및 윤석열 전 대통령과 직접 만나거나 통화했다. 노 전 사령관만이 김씨와 윤 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알았는지가 드러나지 않았다. 김건희 일가를 잘 아는 이들은 위의 인물들이 각자의 존재를 인지해 왔다고 한다. 윤석열정부 초기부터 이른바 ‘비선 경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출범하자 기웃기웃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예비후보 시절부터 논란을 달았다. 지난 2021년 TV 토론회 당시 그의 손바닥에서 ‘王’ 자가 세 차례 포착됐다. 이는 김씨의 무속 의혹과 겹치면서 지지율 폭락을 가져왔다. 전씨는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에서 ‘상임고문’으로 활동했다. 같은 해 1월 윤 전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에 있는 사무실을 방문했는데 전씨가 윤 전 대통령의 등에 손을 올리고 사무실을 소개하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전씨가 ‘고문’으로 네트워크본부의 실질적인 지휘를 담당했다는 의혹과 함께 ‘무속인’이 캠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선거대책본부는 “(전씨는) 고문으로 임명된 바 없다”고 해명한 뒤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 전씨의 영향력은 위축되지 않았다. 최근 검찰 수사에선 전씨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최소 3명의 공천 청탁을 했고, 비슷한 시기 통일교 전 고위간부 윤영호씨가 전씨에게 김씨에게 줄 선물용 목걸이를 전달한 정황 등이 확인됐다. 전씨는 당시 ‘윤핵관’으로 꼽혔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과 선거 운동에 관해 논의하기도 했다. 이른바 ‘건진법사 게이트’를 수사한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박건욱)가 확보한 문자 메시지를 보면 2021년 12월 윤 의원은 전씨에게 ‘권성동 의원과 제가 빠지는 게 (윤석열) 후보에게 도움이 될까’라고 묻는다. 전씨는 ‘후보는 끝까지 같이 하길 원하는데 빠진다고 하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검찰 조사에서 전씨는 “사람들이 제가 힘 있는 줄 안다”며 이런 의혹들을 부인했다. ‘무속인 논란’ 이후 기자 등을 피해 숨어 지냈다고도 했다. 전·노 윤석열 캠프 외곽 그룹서 활동 “정권 초기부터 셌다” 일면식 있었나 검찰 조사에서 한 진술과 달리 전씨의 영향력은 줄지 않았다. 오히려 윤 전 대통령 당선 후 더 커졌다. 검찰은 2022년 6월 치러진 지방선거를 전후해 전씨가 받은 경북 영주시장·경북도의원 등의 공천에 영향력을 발휘해 달라는 취지의 문자들을 확보했다. 또 전씨가 경북 봉화군수·경남 합천군수·경기 성남시장 후보 등과 관련해 윤 의원에게 청탁을 시도한 정황도 파악했다. 청탁을 한 사람 중 일부는 실제로 당선됐다. 전씨는 검찰에 “공천 부탁이 아니라 추천”이라고 답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최근 전씨 휴대폰을 포렌식하며 ‘건희2’로 저장된 인물과의 대화 내역 일체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전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22년 4월19일 ‘건희2’로 저장된 번호로 8명의 이름과 근무 희망 부서를 적은 명단을 보냈다. 8명은 대부분 윤 전 대통령 대선캠프 내 ‘네트워크 본부’에서 일했다. 전씨는 “사모님께 말씀드렸다. 꼭 해주시라고 당부했다”는 취지의 문자를 이어 보냈다. 그러자 ‘건희2’로 저장된 인물은 다음 날 전씨에게 “이력서를 보내달라”고 답했다. 김씨 측은 전씨가 ‘건희2’로 저장한 번호의 실제 사용자는 김씨의 ‘문고리 3인방’으로 꼽히는 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다. 특검팀은 지난달 25일과 31일 두 차례 정 전 행정관을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정 전 행정관을 상대로 전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이유가 무엇인지, 전씨가 보낸 메시지를 김씨에게 전달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특검팀은 전씨가 윤 전 대통령 및 김씨와의 친분을 내세워 다수의 공직 희망자로부터 인사 청탁과 공천 청탁을 받고 거액의 금품을 수수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윤석열 캠프 출신이다. 그는 윤석열 캠프서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담당하는 특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노 전 사령관은 주로 출근하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제의로 캠프에 몸담기 시작했다. 노 전 사령관의 역할이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뛰어넘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겨레>가 지난 5월 단독으로 보도했던 노 전 사령관 기사를 보면 그는 2020년~2021년 사이 ‘식목일행사계획’ ‘YP(윤 전 대통령 추정)작전계획’ ‘YR(와이알)계획’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작성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이 압수한 노씨의 유에스비(USB)에 있던 문건으로,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가 주된 내용이다. 공천 청탁 금품 수수? 식목일행사계획 파일에는 ‘분노와 정의’라는 제목 아래 ▲(검찰총장) 퇴임 시 행동 ▲퇴임 후 동력 유지 방안(예) ▲퇴임 이후 정치 참여 방안(2~3개월 야인 생활 후) ▲대선 카드 준비 등의 내용이 담겼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퇴임 시기에 대해 “자의로 퇴임 시 지금의 몸값을 최대한 유지하여 내년 4월 서울시장 선거 직전이 유리, 기자회견은 ‘더 이상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여 퇴임합니다’라고 간명하게 함”이라고 적었다. 2021년 4월 치러졌던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에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뜻인데, 윤 전 대통령은 실제로 서울시장 선거 한 달여 전인 3월4일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났다. 퇴임 이후 행보와 관련해서 노 전 사령관은 문건에서 “국민과 소통하면서 자연스럽게 현 시국 상황에 대한 우려와 인식을 공유하여 지도자급으로서의 이미지를 노출”시키고 “재래시장, 청계천, 남대문, 지하철 등에서 몰래카메라의 형식으로 소박하고 인간적인 냄새를 국민이 느낄 수 있도록 깜짝 행보”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았다. 또 “현 정치체제와 일정 기간 거리 두기를 하다가 내년 9월을 목표로 국민의힘에서 모셔가는 형식으로 영입” “AN(안철수 추정) 등 여타의 후보군을 모두 참여시켜서 경선을 하고 여타의 후보군이 꼼짝없이 경선에 참여하지 않으면 안 되게 사전에 정리 작업”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실제로 윤 전 대통령은 검찰총장 사퇴 4개월 뒤인 2021년 7월 영입 제안을 받고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YP작전계획’ 문건에는 ‘정의로운 법조인’이라는 ‘Y의 현재의 모습’을 바탕으로 “연예인, 중도좌파도 끌어들이는 과감한 인물 영입”을 통해 “후원 지지 그룹 구성”을 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어 “친박, 비박을 포용하는 탕평책”을 사용하고 “좌파 중량급을 영입”해서 “당권 장악”을 한 뒤 “대선 성공”을 하는 단계를 순서도 형식으로 그렸다. 막강한 영향력 아울러 “좌파 정권이 추진한 경제정책을 좌파 적폐 척결 차원에서 폐지”하고 “한미일 안보 축을 기본으로 하고 한일관계를 적폐 청산과 국민적 인기 영합 차원에서만 다룰 것이 아니고 미래지향적인 전략적 관점”에서 다룬다는 정책적 내용이 적시됐다. ‘YR계획’에는 “국립묘지 참배, 노무현, 김대중, 김영삼, 박정희 등 전직 대통령 두루 참배” 등 내용이 적혔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2021년 10월26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박정희·김대중·이승만·김영삼 전 대통령 순서로 묘소에 참배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11일에는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았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전 대통령이 대선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 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 역공 대비 등을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 ‘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 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정책·현안 모두 비선 실세 말대로 실현 김·노 라인 물적 증거 없어 수사 필요 전씨와 노 전 사령관의 공통점은 하나 더 있다. 의외로 ‘일본’과 무속이다. 김건희 특검팀 관계자 4~5명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건진법사 전씨의 법당으로 들이닥쳤을 당시 ‘일본 신상’의 존재가 처음 드러났다. 전씨의 법당은 지하 1층~지상 2층 건물 면적만 279㎡(약 84.4평)에 이르는 단독 주택 2층에 있다. 2층(90.18㎡)엔 거실과 큰방, 작은방, 화장실이 있고, 1층(134.02㎡)은 일반 가정집 형태 생활공간으로 현관문을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 2층 법당으로 올라가는 내부 계단이 설치돼 있다. 2층 거실과 큰방에 각각 부처상과 일본 신화에 나오는 아마테라스상을 모신 불당과 신당이 한 개씩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가 일본 천황가의 조상신이자 신도(神道)의 주신으로 일컫는 아마테라스를 모신 건 한국 전통 무속이 일제 시대 신사 참배 등 일본 신도의 영향을 받은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작은방은 테이블과 방석이 깔려 있는 응접실 형태의 손님 대기실인데, 전씨는 이 방에서 공천 헌금 의혹이 제기된 2018년 자유한국당 영천시장 예비후보와 사업가 이모씨, 축구선수 이천수 등을 만났다. 복수의 정보사 간부들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일본어를 매우 잘한다. 육사 졸업 후 일본에서 수년간 거주한 까닭이다. 노 전 사령관이 일본 동북대 석사 위탁교육을 받는 동안 그의 딸들은 현지 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 전 사령관과 같이 근무했던 한 군 관계자는 “노 전 사령관이 일본에 오래 거주하지는 않았다. 일본 역사에도 관심이 많았던 터라 신사에도 자주 갔었다”고 전했다. 주변 인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2019년부터 경기도 안산 본오동 ‘아기보살’ 점집에 얹혀살았다. 등기부 등본에는 이 점집의 소유주가 아기보살 윤모씨로 돼 있다. 왜 하필 일본? 윤씨와 노 전 사령관을 잘 안다는 한 지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아기보살 점집에 가보면 노씨가 트레이닝복이나 잠옷 차림으로 있기도 했다. 점 보러 오는 손님이 많은 집이라 노씨가 손님들 줄도 세우고 그랬다. 1년쯤 지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노씨가 실은 자기가 장성 출신이라고 그러기에 ‘웃기지 마라, 나도 군대 ‘장’ 출신’이라고 대꾸해 줬다, 병장. 그런데 몸집도 탄탄하고 해서 장군 출신이 무슨 사연이 있어 이런 데 사는구나 짐작했다. 노씨는 후배 군인들을 데려와 점을 보게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