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캠핑카 사기' 아리아모빌 먹튀 후일담

65억 먹고 피해자 몰래 ‘딴살림’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지난 2월 말 발생한 아리아모빌 사태(1365호 ‘캠핑카 아리아모빌’ 먹튀 사태 전말). 여전히 제대로 해결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 아리아모빌 김모 대표는 한 달 만에 피해자들과 또 다른 ‘숨바꼭질’을 시작했다. “땡전 한 푼 없다”더니 남몰래 공장을 얻어 운영하고 있었던 것. 김 대표의 난데없는 ‘딴살림’ 소식에 피해자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고객 피해 금액만 해도 65억원이 넘는다. 거래처 등 총피해 금액을 합산하면 90억원에 이른다. 김 대표의 ‘90억원어치 야반도주’ 시도가 수포가 돌아간 지도 두 달이 지났다.

도망 갔다
결국 구속

피해자들이 볼 때 두 달 사이 바뀐 것은 별로 없다. “도망간 적도, 다른 수작을 부린 적도 없다”는 김 대표의 입장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그가 피해자들에게 돌려줘야 할 돈의 잔액도 전혀 줄지 않았다.

피해자 대표 J씨는 “김 대표의 현실성 없는 변제 계획은 나아질 기미가 없다”고 꼬집었다. J씨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 3월 말 피해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사업자금 20억원을 마련해 영업이익의 30%를 꾸준히 변제에 활용하겠다”고 제안했다. 

“20억원을 어떻게 구할 것이냐”고 묻자 김 대표는 “10억원은 무단 침입한 유튜버를 고소해 받아내고, 나머지 10억원은 투자를 받아오겠다”고 답했다. 피해자들을 설득하기에는 여러 모로 부족한 제안이었다.


J씨는 “김 대표는 2020년부터 ‘투자 유치’ 소식을 알리고 다녔지만, 받아온 것을 본 사람은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잠적 후 돌아온 김 대표가 꺼냈던 ‘50억 투자 계약’ 역시 ‘공염불’에 그쳤다. 김 대표가 지목했던 투자사는 경영권 분쟁 소송에 휘말려 여러 법적 조치를 강제당하고 있는 상황으로, 현재 추가 투자를 검토할 여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에 정말 투자 논의가 오고 갔는지조차 불분명하다.

지난 2월 일주일간 ‘임시 휴업’한다던 아리아모빌은 두 달째 멈춰 있다. 사업자금이 바닥나면서 재기할 동력을 상실했다. 반면 빚은 90억원을 넘긴 상황. 껍데기만 남은 회사 재산들도 민사소송 패소로 대부분 압류됐다. 피해자들은 아리아모빌이 사실상 부도를 맞은 것으로 보고 있다.

J씨는 “자체 계산해본 결과, 아리아모빌 매출 최전성기를 기준으로 잡아도 변제에 최소 10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이미 회사 경영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외부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누가 이런 회사에 돈을 대겠느냐”고 반문했다.

돈 들고 잠적 두 달 지났지만…
피해금 회수 깜깜…어디 숨겼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 대표가 경찰 조사 중 구속되면서 경영 공백마저 불가피해졌다. 경기도 용인 동부경찰서는 지난달 21일 김 대표를 구속했다. 동부경찰서는 지난 3월부터 김 대표를 사기 혐의로 조사해왔다. 


동부경찰서 관계자는 “수사가 거의 마무리 단계”라며 “조만간 사건을 검찰로 넘길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 대표는 그동안 지인과 일부 피해자들에게 “경찰이 강도 높게 수사했지만 별다른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며 “절대 구속될 일이 없다”고 호언장담해왔다. 하지만 결국 구속을 면치 못했다. 

혐의 입증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지만, 피해자들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돈을 돌려받을 방법이 더욱 요원해진 탓이다.

이 가운데 지난달 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남몰래 공장을 얻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김 대표가 아리아모빌에는 ‘회생불가’ 판정을 내리고, 캠핑카 공장을 새로 차린 뒤 개조 업무에 착수했다”는 보다 구체적인 이야기도 들려왔다.

<일요시사>는 단독 취재를 통해 이 같은 소문이 대체로 사실임을 확인했다. 김 대표는 용인 모처의 공장 3동을 차명으로 임대했다. 또한 그는 구속 직전까지 이곳에서 캠핑카 개조 작업을 진행해왔다.

<일요시사>는 김 대표가 해당 공장을 찾은 사진을 여럿 입수했다. 사진은 대부분 지난달 중순에 촬영된 것으로, 김 대표가 대신 공장을 빌려준 A씨 등과 대화하는 장면부터 김 대표 지시를 받은 인부들이 캠핑카를 개조하는 모습까지 모두 담겼다.

각종 제보를 종합하면, 김 대표는 지난달 초부터 이 공장을 사용해온 것으로 보인다. 이후 지난달 중순 차량과 자재 이송 등을 마치고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그는 작업을 위해 인부 9명을 고용했다. 다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탓에 지금은 고용이 중단됐다.

경찰은 
몰랐다?

피해자들은 인부 9명 중 일부와 연락이 닿았다. 그들은 “A씨가 김 대표의 공장 운영에 결정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설명에 따르면 표면적으로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주체는 A씨였다. 인부들은 “공장을 빌린 것도, 구두로나마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도 모두 A씨 이름으로 이뤄졌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이 공장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김 대표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 공장은 경기도 용인 모처에 위치했다. 수원으로 등록된 A씨의 등기상 자택 주소와는 약 27km가량 떨어져 있다.

그런데 김 대표의 자택 주소와는 불과 1.4km 거리다. A씨가 빌린 공장이지만 A씨 집에서는 적어도 40분, 김 대표 집에서는 3분이 걸린다. 

공장이 A씨가 이번에 인수한 업체와 자택 사이에 위치한 것도 아니다. A씨가 이 공장으로 오려면 그 업체를 지나치고도 최소 20분가량을 더 와야 한다. 이곳이 공단지역인 것도 아니다. 오히려 대학교 근처의 주거단지 한중간에 위치했다.


‘김 대표 집과 가깝다’는 점 이외에, 별다른 특징이 보이지 않는다. 이해할만한 점은 딱히 보이지 않는 반면, 의심되는 정황은 상당한 셈이다.

또한 이 공장에서 제작된 캠핑카는 모두 김 대표와 연관돼있다. 이곳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캠핑카는 총 8대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이 중 1대는 지난 2월 야반도주 당시 사라졌던 차량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차량은 아리아모빌이 지난 1월 구매한 뒤 아리아모빌 본사 등지에서 보관되고 있었지만, 야반도주가 실패로 돌아간 이후에도 그 행방이 묘연했었다. 차의 주민등록번호 격인 차대번호를 확인한 결과, 공장에 들어선 차가 사라진 차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김 대표의 업무상 배임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나머지 7대는 김 대표와 알고 지내던 업체들이 의뢰한 물량이다. 이 중 2대는 당초 김 대표가 개조를 준비하다 야반도주 직전 “회사 상황 때문에 진행할 수 없다”며 한 번 돌려줬던 게 재차 들어온 것이다. 나머지 5대는 다른 업체서 의뢰해 새로 들어온 물량으로 파악됐다.

갑자기 나타난
A씨 정체는?


이 업체는 피해자들에게 야반도주 당시 아리아모빌 차량을 숨겨줬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피해자들은 김 대표가 몰래 공장을 운영한 사실을 알게 되자 분통을 터트렸다.

J씨는 “결국 김 대표가 피해자들에게 얼토당토 않은 변제 계획을 늘어놨던 것은 ‘시간 끌기’에 불과했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4월이 되자마자 공장에 입주했다면 최소한 3월에 모든 계획을 짜고 절차를 마무리했다는 말 아니냐. 그때 김 대표는 분명 피해자들에게 ‘딴 생각 없다. 꼭 아리아모빌을 살려 변제해나가겠다’고 했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난 3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도 “내가 다른 업체를 차린다는 소문은 모두 허위사실이다. 나는 그럴 생각도, 돈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간 “땡전 한 푼 없다”며 변제를 미뤄온 김 대표 주장의 신빙성에도 금이 가게 됐다. 피해자들은 김 대표가 공장 임대 비용을 어떻게 지불할 수 있었는지, 그 경위를 따져보고 있다.

J씨는 “피해자들에게 줄 돈은 없고, 다시 공장 차릴 돈은 있는 거냐”며 “설령 이게 김 대표 돈이 아니라 A씨가 투자금이라 해도 왜 그걸 아리아모빌 재기 자금으로 쓰지 않고 몰래 뒤로 돌렸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대표 행동을 보면 아리아모빌을 살릴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피해자들은 관련 증거가 정리되는 대로 사정당국에 자료를 넘길 계획이다. 피해자 측 법률 대리인은 이런 김 대표의 행각을 ‘피해자 기망행위’로 규정하고, 이에 상응하는 가중처벌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A씨는 지난해 11월 김 대표와 처음 만난 뒤로 계속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그동안 김 대표와 투자 관련 논의를 이어왔다. A씨가 실제로 아리아모빌에 투자했는지는 미지수다. 다만 확실한 것은 A씨가 김 대표와의 접점을 점차 넓히며 그를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몰래 공장 차리고 차명으로 운영
‘아리아’ 차량 빼돌려 활용 의혹도

A씨는 김 대표에게 업무상 배임 의혹을 안겨줬던 AS업체를 지난달 인수했다. 이 업체는 아리아모빌과 같은 주소지를 영업장으로 쓰면서 아리아모빌 차량 AS를 전담해왔다. 지금은 자체 차량 생산 능력까지 갖췄다. A씨는 김 대표 몫을 포함한 대부분의 지분을 사들이며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앞서 김 대표는 지분 보유에 따른 사내이사직 등록 이외에 이 업체와의 연관성을 전면 부인해왔다. 하지만 김 대표가 아리아모빌 자금으로 이 업체 자재 대금을 대납해준 사실이 들통나면서 배임·뒷선 경영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A씨는 아리아모빌의 인수합병(M&A)까지 대신 추진하고 있다. 그는 피해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기술 이전을 포함한 아리아모빌 M&A를 적극 추진 중”이라며 “M&A만 성사되면 피해자들 돈도 모두 갚아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들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한 피해자는 “이런 상태의 회사를 사갈 곳이 과연 있겠느냐”며 “아리아모빌만의 특별한 기술력이 있는 것도 아닌데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들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가 무슨 자격으로 이런 일을 추진하는 건지 모르겠다. 난데없이 이런 내용을 꺼내길래 내심 놀랐다”고 덧붙였다.

이후 이어진 전화에서 A씨는 피해자들에게 “김 대표가 내 (아는)동생인데, 부탁하길래 변제 방안을 대신 강구해보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나설 자격이 없다”고 지적한 피해자와는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일요시사>는 A씨에게 연락을 시도했다. 각종 의혹에 관해 구속 중인 김 대표를 대신해 A씨 입장을 직접 들어보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A씨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연락을 달라는 문자도 남겨봤지만, 끝내 연락은 돌아오지 않았다. 이들은 공장 운영이 적발된 이후로는 피해자들의 연락도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은 A씨가 김 대표의 ‘딴살림’을 적극적으로 지원한 만큼, 그 역시 절대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들은 A씨의 계획과는 상관없이 상환 방안을 계속 자체적으로 찾아 나설 계획이다.

애타는 마음
직접 나선다

J씨는 “김 대표를 믿은 적도 없지만 이렇게까지 무모할 줄은 몰랐다. 이로써 김 대표와 그 주변인들은 우리에게 돈을 돌려줄 의지도, 능력도 없다는 게 확실해졌다”며 “내부 논의를 통해 돈을 받아낼 방법을 최대한 찾아보겠다. 어렵겠지만 손 놓고 기다릴 수만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jeongun15@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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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