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 쇼핑몰 ‘피눈물’ 피해담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1.01.04 12:20:35
  • 호수 13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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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가 사기로’ 돈만 받고 사라지다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세상에 공짜는 없다. 인터넷쇼핑몰에서 상품이 저렴하다고 무턱대고 송금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상당수의 피해자들은 ‘물건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 쇼핑몰 사기행각에 쉽게 현혹된다. 
 

코로나19로 인해 대형쇼핑몰이 눈에 띄게 한산해졌다. 수도권 지역에서는 5인 이상의 사적인 모임이 제한되다 보니, 시민들은 쇼핑몰을 찾는 대신 온라인쇼핑몰을 찾고 있다. 손가락 몇 번만 움직이면 결제가 되는 편리함과 오프라인보다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들은 자연히 온라인쇼핑몰에 구미가 당긴다. <일요시사>는 이 같은 온라인쇼핑몰에서 벌어지는 사기 유형에 대해 정리했다.

핑계 대며 질질∼

▲배송 지연 = 약속한 날짜에 물건을 보내주지 않고 시간만 질질 끌다가 보내지 않는 경우다. 업체의 ‘배송 약속’을 믿고 주문했다가 제때 결제한 상품을 받지 못하거나 배송 예정일에 일방적으로 품절을 통보하는 사례가 이 경우에 속한다. 

물건이 오지 않아 소비자가 쇼핑몰 측에 연락했으나, 대표가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이유를 들거나 재고가 부족해서 입고하는 대로 보내주겠다는 등의 이유를 대며 시간을 끄는 경우도 있다. 결국 소비자는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올리려고 하지만, 문의사항을 적어야 할 공간이 없어 난감한 상황에 빠진다. 

▲송금 유도 = 최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된 A사가 가전제품을 구매한 고객에게 “구매를 원하시면 이쪽으로 결제해 달라”라고 메시지 보냈다. 후로 A사는 며칠 내에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된 몰을 폐쇄하고 잠적했다. 메시지에 따라 입금한 고객에게 제품은 배송되지 않았다. 네이버 측도 자사의 결제시스템을 이용하지 않는 이상 배상의 의무가 없다. 


최근 오픈마켓에서 성행하는 사기꾼의 수법 중 일부다. 코로나19로 e커머스 거래가 크게 늘면서 이를 노린 사기꾼도 부쩍 늘어났다. 하지만 오픈마켓은 속수무책이다. 제품 단가가 높은 대형가전제품이 주로 타깃이다. 코로나19로 오픈마켓의 이용률이 높아진 데다 에너지효율 1등급 가전에 대한 환급 정책으로 가전 수요가 는 것이 주효했다. 

최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픈마켓에서 당당하게 사기를 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판매자가 오픈마켓의 결제 시스템 대신 직접 송금을 유도하는 형태의 사기는 이전부터 존재했지만 더욱 교묘하게 진화되고 있다. 

▲현금결제 = G마켓, 쿠팡, 11번가 등에서는 ‘미끼 상품’을 올려두고 개인 메신저로 거래를 유도한 뒤 현금 결제를 받는 식의 사기 행위가 발생한다. 이 같은 사기 행위는 주로 중고물품 거래 시 일어나는 일이었지만, 최근 코로나19로 e커머스 업체의 거래량이 급증하자 이 틈을 노린 사기 행위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기존 판매자의 ID를 해킹하거나, 실제 판매자 행세를 하면서 20~30% 저렴한 가격의 상품을 올린 뒤, 소비자가 해당 상품을 결제하면 제품이 품절됐다며 외부 메신저로 소비자에게 접근한다.

이후 문자나 메신저로 실제 오픈마켓 사이트 주소와 유사한 가짜 사이트 주소를 보내고는 “현금결제를 하면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며 무통장 입금을 유도한다. 안전 결제 등 보호망이 구축돼있는 온라인몰 사이트를 벗어나 가짜 사이트나 메신저 등에서 거래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품절됐다” 외부 메신저로 접근
가짜사이트 주소 보낸 뒤 잠적

▲연락 두절 = 만약 소비자가 카드 결제를 원하면 결제 수수료를 핑계로 계좌이체 방식의 현금결제만 가능하다며 오픈마켓에 올린 동일 상품의 가격보다 조금 더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을 취한다. 결국 소비자가 계좌이체를 완료하고 배송일정 등을 확인하기 위해 연락하면 연락이 두절되는 피해 사례가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해당 쇼핑몰에 표시된 사업자등록번호, 주소지, 전화번호 등은 타 사업자 정보를 도용한 것으로 확인된다. 또 국내 사이트가 아닌 중국에 서버를 둔 해외 사이트며, 이는 만들어진지 2~3주 정도밖에 안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해당 제품 구매 전 해당 쇼핑몰이 의심이 된다면 센터 홈페이지와 모바일을 통해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에서 제공하는 사기 사이트 정보를 확인해 볼 것을 권고했다. 일반적으로 사기 사이트는 한국어로 운영되며 국내 쇼핑몰처럼 보인다. 그러나 서버 소재지가 중국·홍콩 등 해외이며 사이트가 생성된지 얼마 안 됐다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 ⓒpixabay

▲환불 거부 = 최근 부산 사하구에 사업장을 둔 한 SNS 기반 온라인쇼핑몰에서 환불 거부 등과 관련된 소비자 피해가 속출했다. 해당 온라인쇼핑몰에서 의류를 구매한 소비자들은 최대 한 달 가까이 의류 배송을 받지 못했다며 구청에 관련 피해 신고를 접수했다.

이들은 대부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광고를 본 뒤 해당 쇼핑몰 사이트에서 의류를 구매했다. 하지만 공지된 배송 기간(3~10일)이 지나도 상품은 배송되지 않았다. 소비자들은 배송 지연 사유를 쇼핑몰에 문의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배송이나 환불을 받지 못한 피해자들은 오픈 카카오톡 채팅방을 만들어 피해 사례를 공유했다.

채팅방에 모인 피해자만 100여명에 달했고, 실제 배송이나 환불을 받지 못한 소비자는 훨씬 많은 것으로 추정됐다. 피해 소비자 중 뒤늦게 배송받은 사람이 있었지만, 단춧구멍이 없거나 오염된 제품 등 불량품이 배송되기도 했다.

결국 소비자 20여명이 관할 구청인 사하구청에 피해 신고를 접수했다. 피해를 호소하는 소비자가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해당 쇼핑몰은 배송이 지연되거나 품절을 알리는 공지를 하지 않았다.

이에 일부 오픈마켓은 내부적으로도 입점 기준을 강화하는 등 조치에 나서고 있지만 현재까지 이런 사기를 방지하는 근본적인 방법은 나오지 않고 있다. 입점 조건을 까다롭게 할 경우 자칫 진입장벽이 생겨 경쟁사에 뒤쳐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했다는 평가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관은 “ICT 기술·서비스 발전으로 인터넷을 통한 국민 경제활동 비중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고,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인터넷을 통한 비대면 거래가 가속화되고 있어 이로 인한 새로운 유형의 분쟁과 이용자 피해구제 요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싼 가격 주의

이어 “국민 누구나 ICT 분쟁조정지원센터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모바일 전용 홈페이지 구축 등 관련 절차를 개선하고, 불법적인 행위를 할 시 이용자 피해를 환기시키는 ‘주의보 발령’을 강화해 국민 권익보호와 선제적인 피해 예방에 앞장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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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