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짱 인터뷰> '국힘 박민영 청년보좌역 VS 민주 서난이 청년 공동선대위원장' 솔직 대담 청년 이야기

“2030은 들러리가 아닙니다”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차철우 기자 = 정치권에 젊은 얼굴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넥타이를 매고 구두를 신은 4050세대가 즐비했던 과거와는 달리, 요즘 대통령선거 사무소에는 후드티를 입고 단화를 신은 청년들이 주축이 돼 대선후보를 돕는다. <일요시사>는 양당 선대위에 참여하고 있는 청년 정치인들을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어느 때보다 청년들에 대한 관심이 높은 대선이다. 요즘 MZ세대는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고, 과거보다 미래가 더 암울한 최초의 세대라고 평가받는다. 이런 암담한 분위기가 이어지자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들은 정치개혁에 본인의 미래를 걸고 이번 대선에서 힘 있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이에 호응해 그들의 정치 참여를 독려하고 있고, 선대위에 젊은 피를 여럿 배치해 2030 표심을 자극하는 중이다. 다음은 국민의힘 박민영 청년보좌역과 더불어민주당 서난이 청년 공동선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박] 국민의힘 청년보좌역으로 있는 박민영입니다. 이번 선대위에 청년보좌역으로 추천받아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정책본부에서 59초 쇼츠 제작을 비롯해 다양한 정책본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서] 안녕하세요. 더불어민주당 다이너마이트 청년 선대위원회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난이입니다. 전주시에서는 지역 시의원으로 8년간 활동 중입니다. 


-왜 본인 후보가 당선돼야 하나요?

▲[박] 제가 국민의힘을 선택한 이유는 더불어민주당을 심판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민주당의 지난 5년이 2030세대에게는 최악의 5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문재인정권은 먹고사니즘에 철저히 실패한 정권입니다.

청년 체감 실업률이 27%고, 아예 직업 교육조차 안 받는 니트족이 22%, 은둔 청년도 3.4%입니다. 이건 박근혜정부 때보다 훨씬 늘어난 수치입니다. (문정권 하에서)청년들의 순자산만 35%가 감소했어요. 반면, 집값은 두 배로 올랐죠. 이렇게까지 계층 이동 사다리 자체를 무너뜨린 것이 바로 문정부입니다. 

▲[서] 저희는 무능력하고 무책임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것이 얼마나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지 이미 한 번 경험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재명 대선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합니다. 이 후보님은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거쳐 가면서 능력을 인정받았고, 공약 이행률도 96%와 97%에 달합니다. 지금의 코로나 위기를 극복할 사람은 이 후보님뿐입니다. 위기를 돌파해온 경험을 가진 대통령이 지금 이 시대에는 필요합니다. 

-청년들이 선대위 들러리에 불과하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박] 민주당에선 실제로 청년들이 들러리에 불과할 거예요. 민주당 선대위에선 직함만 위원장 이런 거 주고, 청년들이 선대위 내에서 실질적으로 하는 역할은 없잖아요? 저희는 청년보좌역들이 하고 있는 역할이 굉장히 많아요. 저만 해도, 다양한 권한들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59초 쇼츠 아이템 선정 및 스크립트 작성이 모두 제 선에서 이뤄지고 있어요. 대표님과 본부장님이 결재 정도 해주는 수준에서 바로 업무가 추진되기 때문에, 매우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청년들이 일하고 있죠. AI 윤석열도 마찬가지로 실무자들이 전권을 행사하고 있거든요. 


민감한 것들만 약간의 결재를 거치는 것이지 전반적인 일들은 청년들 선에서 이뤄지고 있어요. 메시지팀 13명의 인원 중에 9명이 청년들이에요. 저희는 이만큼 청년들이 주축이 돼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서] 국민의힘은 청년들이 청년보좌역 자격으로 회의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보좌역으로서 회의에서 힘 있는 목소리를 내는 데 분명 민주당과 차이가 있을 겁니다. 민주당은 전체회의를 주관하는 본부장 회의에 청년 공동위원장들이 동등한 자격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같이 책임을 나누고 권한을 동등하게 나누는 구조에 청년들이 들어가는 거죠. 

넥타이·구두 대신 후드티·단화
여가부 폐지 찬반 극명하게 갈려

민주당은 기본적으로 공동위원장과 청년들이 직접 의사를 결정하는 구조입니다. 보고하는 형태가 아니라 하고 싶다면 그대로 실행할 수 있어요. 후보께서도 “마음껏 해봐라”며 자율적으로 맡기고 전폭적으로 지지해주고 계십니다.

큰 호응을 일으켰던 ‘탈모 공약’도 저희 청년위원장들이 만들었습니다. “이재명은 뽑는 게 아니라 심는 것”이라는 재치 있는 슬로건도 이런 자율적인 분위기가 아니었다면 나오기 힘들었겠죠.

-정치권에서 청년 정치인 정치 참여에 대한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박] 아쉬운 점이라고 한다면, 청년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는 게 아직까지도 부족한 것 같아요. 선거철에 반짝할 것이 아니라 실제 정부를 구성할 때에도 지금만큼 청년들을 대우해줬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윤 후보님이 모든 부처에 청년 보좌역을 배치하겠다고 하셨어요. 사실 이게 어려운 과정은 아닙니다. 각 장관급에, 그리고 총리실에 청년 보좌역을 배치한다면 청년들이 지금만큼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봅니다. 

▲[서] 정치권의 벽이 높다는 점이에요. 정치 안에서도 공천이나 경제적 여건에 따라 후보가 되는 과정이 까다로워요. 이런 게 해소돼서 다양한 청년들이 정치를 대변하는 현장에 갈 수 있도록 민주당뿐 아니라 모든 정당이 노력해야 해요. 그래야 “청년은 들러리”라는 소리가 안 나올 겁니다.

-젠더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은 뭐라고 보시나요?

▲[박] 젠더 갈등과 먹고사니즘의 관계를 주목해야 한다고 봐요. 사실 먹고살기 힘들어지면 누군가를 탓하기 마련이거든요? 우리 사회에 여유가 사라지면서 사람들은 누군가를 탓하게 됐고, 그 연장선상에서 남녀가 서로를 공격하기 시작한 것 같아요. 물질적인 풍요가 젊은 세대에게 돌아가지 못했고, 그것이 원인이 돼 젠더 갈등이 증폭됐다고 생각해요. 

▲[서] 잘못된 성 역할 교육 탓입니다. ‘남자는 이래야해’ ‘여자는 조신해야 해, 다소곳해야 해’ 등 사회적 관습이 만든 페혜죠. 지금 사회와는 맞지 않은 요구입니다. 요즘 사회에서는 남성이 연약해도 되고 여성이 강해도 됩니다. 여기서 오는 괴리가 지금의 갈등을 만들어냈어요. 이대남(20대 남성)이 느끼는 체감적인 차별, 그리고 이대녀(20대 여성)가 느끼는 체감적인 차별이 갈등 요소의 본질이에요.

-여성가족부 폐지에 대한 의견은?


▲[박] 여성가족부는 젠더 갈등의 화약고라고 생각합니다. 젠더 갈등에는 기구한 역사가 있습니다. 여가부 폐지는 (젠더 갈등 해소의)상징적인 시작이 될 수 있죠. 여가부를 폐지한다고 해서  젠더 갈등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여성 정책의 기조를 만들고, 국무회의에 참여해서 의견을 내고, 법안 발의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을 기반으로 업무 집행을 해온 것이 여가부거든요.

‘한국 남성들은 잠재적 성 범죄자’라는 프레임을 만들어 교육에 그 내용들을 반영하고, 각종 여성 단체들을 후원해서 그들을 중심으로 ‘피해 호소인’이라는 괴랄한 용어까지 만들어서 자기의 진영만을 보호해온 게 지금의 여가부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징적으로 사라지는 게 맞다고 봅니다. 여성가족부는 기본적으로 특임부처 입니다. 특정한 임무를 부여한 부처고, 이것은 늘상 있어야 하는 부처가 아니에요. 임무를 다하면 사라지는 게 맞아요. 여가부를 만들 때는 시대적인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에 만든 것이고, 지금은 그 필요성이 없어졌기 때문에 과반 이상의 국민들이 여가부를 폐지에 동의하고 있는 거죠.

현재로선 부처 단위로 존재할 만큼 우리나라의 성평등 문제가 심각하지가 않고, 득보다 실이 많은 여가부가 성평등을 해결하는 것은 온당하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서] 여가부 폐지는 너무 섣부른 판단입니다. 오히려 조금 더 성의 있게 내세웠다면 어느 정도 찬성했겠지만, 지금 국민의힘의 ‘여가부 해체’ 주장에는 대한 정확한 분석이 결여돼있어요. 꼭 박근혜정부의 ‘해경 해체’ 주장을 떠올리게 합니다.

문제를 정확히 짚고, 그다음 구조조정 등의 방법을 거친 후 해체를 논의해도 늦지 않습니다. 그런데, SNS에 무턱대고 ‘여가부 폐지’라는 슬로건을 올리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에요. 여가부가 성차별을 어떻게 조장했는지, 어떤 행보나 정책이 젠더 갈등을 부추겼는지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합니다.


“우리 후보님 단점은요…”
당선 가능성? 90% VS 100%

원래 여가부는 한 부모 가정 보육, 성차별, 위안부 피해자 어르신 등에 대한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단체입니다. 사회에 꼭 필요한 일들을 수행하고 있는 부처를 설명 없이 폐지하겠다는 것은 말도 안돼요. 여가부 예산은 1조3000억원입니다. 중앙부처 치고는 예산을 그렇게 많이 쓰고 있지도 않죠. 윤 후보께서 우리 사회가 여가부로부터 어떤 효과나 효능감을 느끼고 있는지 조금 더 공부해 보셨으면 해요.

-가족 리스크가 유독 심한 대선인데도, 지지율에는 크게 영향이 없어 보입니다. 

▲[박] (민주당 측에서)리스크라고 광고를 해놨는데, (대중들이)들어보니까 리스크가 아니라 생각해서 그런 거죠. 기업 죽이기식으로 거의 쓰레기 주식을 만들어놨는데, 막상 열어보니까 ‘그 정돈 아니던데?’라는 생각을 하신 것 같아요. 이런 사건이 결정적이지 않을 만큼 네거티브 소재가 형편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김건희씨 리스크는 사라진 것 같고요.

김혜경씨는 본인이 굉장히 떳떳하게 살아온 것처럼 이야기했으나, 막상 사실이 드러나니 가관이었죠. 불법 갑질에, 의전에… 조국 사태 때와 같다고 생각해요. 본인을 고평가하고 대단한 사람인 것처럼 포장해왔지만 막상 까보니까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기대가 실망으로 변한 것 아니겠습니까? 이게 민주당의 가장 큰 문제입니다. 자신들의 주제 파악을 하지 못하는 거요.

▲[서] 이 후보의 리스크는 과거에 이미 다 나온 내용들이에요. 그래서 지지율 변동에 크게 영향이 없던 것이죠. 최근 이슈의 경우 많은 실망감을 준 것이 사실이었지만, 그만큼 가짜 뉴스가 많았단 것도 사실입니다. 무분별한 흑색선전에 피로감을 느낀 유권자들이 이제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것 같습니다.

다만 김건희씨의 경우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공식적으로 사과를 했지만 진정성 있는 사과였는지 의문입니다. 경력을 부풀린 게 위조라고 정확히 얘기해주고,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해야 합니다. 기자회견에서 말한 모든 건 윤 후보에게 미안하다는 것 뿐이었어요. 국민의힘이 늘 공정을 이야기하는데 김씨부터 공정해야 하고 오히려 그 부분을 국민의힘에서 확실히 지적해야 합니다. 

-후보의 단점을 하나 꼽자면?

▲[박] 굳이 하나 꼽자면 요즘 살짝 업 되신 점이 있어요. 토론을 거치면서 자신감도 붙고 하다 보니까 조금 상기되신 것 같아요. 그래도 이런 네거티브 같은 건 뒤에서 저희가 대응할 수 있으니까 앞에서는 최대한 포지티브하고 정돈된 모습을 보여주시면 훨씬 더 안정세 있게 선거를 마무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서] 말을 좀 길게 한다는 점입니다. 요즘 청년들은 말 길게 하는 사람을 싫어하잖아요? 그래도 요즘엔 굉장히 많이 고치셨어요. 최근에는 할 말만 딱 하십니다. 때때로 아쉬움을 표현하시지만 국민은 자신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을 원합니다. 

-이번 대선에서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몇 %라고 보시나요?

▲[박] 변수가 없다면, 90% 이상이라고 봅니다.

▲[서] 저희는 100%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유권자들에게 한마디를 부탁드립니다. 

▲[박] 유권자 여러분 저희 후보님은 한 말은 지키십니다. 그리고 “본인 입에서 나오는 말이 아니면 절대 공식입장이 아니다”라는 단호한 입장을 취하고 계십니다. 이전의 검찰총장 같은 모습이지요. 표가 되면 친중을 했다가 반중을 할 수 있고, 표가 되면 선별적 복지를 했다가 보편적 복지를 할 수 있는, 표가 되면 가족이 될 수 있다가 아니게 될 수 있는 그런 후보랑은 차원이 다른 후보라고 생각합니다. 믿고 맡겨주세요.

▲[서] 유권자 여러분 박근혜정부 시즌2를 다시 경험하면 안됩니다. 이번 선거는 다음 세대에게도, 한국 사회가 나아가는 역할에서도 중요한 5년을 맡기는 선거입니다. 이번 선거는 많은 유권자에게 심적으로 고통을 주는 선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치에 대한 불신을 일으키는 여러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에 안타까운 마음뿐입니다. 현명한 판단으로 유능한 후보 이재명을 뽑아주세요. 국가 위기 속에서 이 위기를 잘 돌파해 나갈 수 있는 후보가 누구인지 절실히 고민해 주시길 바랍니다. 


<ingyun@ilyosisa.co.kr>
<ckcjfdo@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건진법사 ‘5000만원 관봉권’ 미스터리

건진법사 ‘5000만원 관봉권’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5000만원 관봉권’ 출처를 두고 소문이 무성하다. 검찰은 대통령실 특활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전씨는 그저 ‘기도비’라고 진술 중이다. 검찰이 김건희씨까지 수사 대상에 올린 점을 보면 전씨의 진술은 허위일 가능성이 크다. 전씨가 전방위 로비를 벌인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김씨의 소환조사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석열 일가를 향한 수사는 그간 서울중앙지검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로비 사건은 중앙지검이 아닌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리는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박건욱)가 포문을 열었다. 전씨는 통일교와 캄보디아 사업 및 정·재계를 가리지 않고 돈을 받았다. 윤석열 일가와의 친분을 과시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다. 수상한 증거들 남부지검은 전씨를 수사하기 이전에 한 가상자산 사기 사건을 수사 중이었다. 최근 정식 부서로 신설된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해 7월 ‘퀸비코인(QBZ)’ 관계자 이모씨 외 3명을 사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사업 진행 능력이 없음에도 허위 자료를 제출해 스캠 코인을 상장했다. 1만명이 넘는 투자자로부터 가로챈 금액은 300억원에 육박한다. 남부지검은 수사 과정서 퀸비코인 관계자 이씨가 2018년 1월 자유한국당 경북 영천시장 후보 경선에 나선 정모씨를 전씨와 연결한 정황 및, 이들 간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했다. 취재를 종합하면 당시 정씨는 전씨 법당을 찾아 1억원을 건넸다. 이 사실을 파악한 남부지검은 지난해 12월 전씨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체포하고 그의 법당과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두 달여 전에는 경기 성남의 카카오 판교 서버를 압수수색해 전씨의 카카오톡 기록까지 확보했다. 전씨는 2022년 제20대 대통령선거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 대선캠프 네트워크본부서 상임고문으로 활동했다. 그의 처남으로 알려진 ‘찰리’ 김모씨도 전씨와 같이 활동했다. 전씨는 김건희씨가 운영하던 전시기획회사 코바나컨텐츠의 고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전씨의 딸도 잠깐이지만 코바나컨텐츠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남부지검은 전씨가 윤 전 대통령과 김씨와의 친분을 이용해 로비 행위를 벌였다고 보고 수사를 시작했다. 실제 전씨가 로비 창구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남부지검은 지난달 30일 윤 전 대통령 사저인 아크로비스타를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피의자들이 2022년 4월부터 8월 사이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해 공직자의 배우자에게 선물을 제공했다”고 적시됐다. 청탁 사유로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ODA(공적개발원조) 사업 ▲YTN 인수 ▲유엔 제5사무국 한국 유치 ▲교육부 장관 통일교 행사 참석 ▲대통령 취임식 초청 등이 담겼다. 이 압수수색은 전씨를 통해 통일교 세계본부장 출신이자 2인자였던 윤모씨가 수천만원 상당의 그라프(Graff) 다이아몬드 목걸이, 샤넬 가방, 천수삼 농축차 등을 김씨에게 전달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절차였다. 남부지검은 윤씨가 지난 2022년 7월 전씨에게 ‘김 여사가 물건(천수삼) 잘 받았다더라, 건강이 좋아지셨다고 한다’고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을 확보하기도 했다. ‘한국은행’ 찍혔는데…통상 정부 예산 활용 금융권 “개인이 갖고 있을 수 없다” 일축 검찰이 지난 3일 전씨를 청탁금지법 위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만큼 김씨에 대한 소환조사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남부지검 수사팀 내부에서는 김씨를 대선 직전에 소환조사해 실마리를 풀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는 “목걸이와 명품백을 잃어버렸다. (김 여사가 잘 받았다는 문자는) 거짓 문자”라고 부인하는 상황이다. 김씨 측도 “전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 자체가 없다”는 입장이다. 우선 검찰은 윤씨가 전씨에게 윤석열정부의 캄보디아 ODA 사업 추진을 청탁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는 중이다. 검찰은 윤씨가 “윤 전 대통령과 독대했고 국가 단위 ODA 연대 프로젝트에 동의했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을 확인했다. 검찰은 지난 2022년 3월 윤씨가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 전 대통령과 김씨를 인수위서 만난 뒤 캄보디아 사업을 추진하려 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통일교는 같은 해 메콩강 핵심 부지에 ‘아시아태평양유니언 본부’를 건립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윤씨는 훈센(Hun Sen) 당시 캄보디아 총리와도 이 사업을 논의했지만 자금난으로 추진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윤씨는 2022년 5월 한 통일교 행사에서 “3월 22일 대통령을 만나 1시간 독대를 하면서 이 나라가 가야 할 방향을 이야기하고 암묵적 동의를 구한 게 있다”고 말했다. 이어 “ODA는 비영리기구(NGO)가 펀딩 가능하고 국가가 지원한다”고 말한 바 있다. 검찰은 이 직후인 2022년 6월 기획재정부가 제4차 한-캄보디아 ODA 통합 정책협의서 대(對)캄보디아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 지원 한도액을 기존 7억달러에서 15억달러로 늘리는 기본 약정을 체결한 점을 주목했다. 한도액이 늘면 중기후보사업 승인 절차가 간소화돼 ODA 사업 수주가 쉬워지기 때문이다. 비슷한 시기에 김씨가 나토 순방 당시 착용했던 6000만원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와 관련해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이 불거지자, 윤씨는 전씨에게 “김 여사에게 빌리지 말고 하고 다니라”며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건넸다. 검찰은 지금까지 김씨 명의 휴대전화 3대를 확보했다. 이 중 1대는 김씨가 지난달 11일 서울 한남동 관저서 나오면서 보안 비화폰(안보폰)을 반납한 뒤 개통한 휴대전화다. 나머지 2대는 옛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서 사용하던 휴대전화로, 사실상 공기계로 알려졌다. 자택 압색 그 이후… 검찰은 100여개에 달하는 압수 대상에 윤씨 선물 명목으로 전씨에게 제공했다는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 가방, 인삼주 등도 적시했지만 확보하지 못했다. 법조계에서는 윤씨의 청탁이 성사됐거나 윤씨와의 직무 관련성 등이 입증된다면 김씨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와의 전화 통화에서 “카톡 기록과 전달됐거나 전달되려 했던 물품들은 이미 수사팀이 확보했으니 김씨가 대면 조사를 피하긴 힘들다”며 “남부지검서도 성역 없이 수사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현행법상 공직자의 배우자를 청탁금지법으로 처벌할 수 없으니 직무 관련성 입증이 관건”이라며 “입증만 된다면 알선수재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가장 중요한 건 전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할 당시 발견된 5000만원 관봉권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 서울 서초구 전씨의 집을 압수수색하면서 5만원권 3300매(1억6500만원)를 확보했는데, 이 중 5000만원은 비닐 포장이 벗겨지지 않은 상태였다. 검찰은 전씨에게 이 관봉권의 출처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관봉권은 ‘제조권’과 ‘사용권’ 두 종류로 나뉜다. 제조권은 한국조폐공사에서 한은이 받아온 신권으로 돈다발에 십자 형태의 띠를 두르고 비닐로 싸 압축한 형태다. 사용권은 한은이 시중은행서 회수한 돈을 검수해 낡은 돈은 폐기하고 사용하기 적합한 돈만 골라낸 것이다. 발견된 돈다발 김씨와 전씨 사건서 등장하는 관봉권은 모두 사용권이다. 전씨 자택서 발견된 5000만원 관봉권 돈다발은 한은이 적힌 비닐로 포장돼있었고, 비닐엔 기기 번호와 담당·책임자 일련번호도 적혀 있었다. 그러나 김씨 측이 옷값을 치를 때 썼던 관봉권은 비닐 없이 띠지만 둘러져 있는 돈다발 형태였다. 관봉권은 국가 예산으로 편성되는 대통령실(청와대)과 검찰, 국가정보원 등 사정기관의 수사나 조사에 필요한 특수활동비로 쓰이기도 한다. 과거 정부에서는 이 특활비가 로비 자금으로 악용됐다. 한은은 전국에 16개 지역 본부를 두고 금융기관에 관봉권을 보낸다. 서울엔 남대문 본점 및 강남본부 등 두 곳이 있다. 이 중 강남본부가 대통령실과 사정기관 등에 예산 조달을 담당해 왔다. 다만 민간인의 집에서 관봉권이 발견될 수 없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대개 일반 정부 예산은 관봉권 형태가 아닌 계좌이체 등을 통해 전달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천만원 상당의 관봉권이 묶인 채로 남아 있는 건 영수증 내역도 남지 않는 특활비”라며 “통상 정보와 사정기관이 ‘돈의 주인’”이라고 말했다. 실제 검찰도 전씨의 자택서 발견된 5000만원 관봉권이 강남본부서 나왔다고 보고 있다. 이 관봉권에는 ‘2022년 5월13일’이라는 날짜가 기재돼있다. 윤 전 대통령 취임일 사흘 뒤다. 전씨는 검찰 조사에서 주로 돈은 ‘기도비’ 명목으로 받아왔지만 관봉권은 정확하게 누구에게 받은 돈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한은 방문 이후 전씨의 집에서 발견된 관봉권에 적힌 ▲기기번호 ▲담당자 ▲책임자 ▲발권국 항목 등의 의미를 확인했다. 기기번호의 뜻은 정사기(검수기) 기기번호와 기기호수를 뜻하고, 발권국 정보에는 정사 업무를 담당하는 발권국 화폐관리1팀을 의미하는 숫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MB 때 국정원 ‘입막음·로비’ 용도로 사용 검·정보 “이번엔 아니다”…남은 건 용산 포장지에 적힌 ‘2022년 5월13일 오후 2시5분59초’는 한은이 검수를 마친 시각이라고 한다. 다만, 한은은 개별 사용권이 어느 시점에 어느 금융기관으로 지급됐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한다. 금융기관서 화폐를 요청하는 경우 ▲지급한 금융기관명 ▲지급일자 ▲권종 ▲금액 등만 기록할 뿐, 어떤 사용권 묶음을 제공했는지는 별도 기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관봉권이 지난 대선 기간 전씨가 운영했던 윤 전 대통령 선거캠프 운영비일 수 있다고 보고 금융 흐름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올해 초 당시 네트워크 본부장으로 있던 오을섭씨를 소환조사하면서 양재동 캠프의 운영비 출처를 물어본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해당 관봉권 출처가 불분명한 만큼 특활비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범죄 수사 경험이 풍부한 한 변호사는 “출처를 확인하기 어려운 한은 뭉칫돈은 대부분 특활비”라며 “특활비라면 한은 검수 이후 수천만원 상당의 돈이 필요한 곳은 보통 사정기관이다. 일반적으로 정부 예산은 뭉칫돈으로 전달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결국 사정기관 담당자들을 불러 확인해봐야 하는데 정보기관에서는 특활비 활용 자체가 보안으로 분류돼 확인도 어려울 것이다. 출처 규명에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와 접촉한 복수의 사정기관 관계자들은 ‘국정원 특활비’는 아니라고 단언했다. 앞서 이명박정부 청와대는 국정원 특활비를 상납받은 바 있다. 지난 2011년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은 국정원의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을 폭로했는데, 당시 국정원은 관봉 형태의 특활비 5000만원을 장 전 주무관에 ‘입막음비’로 전달했다. 이 같은 내용은 검찰 수사와 공판 등을 통해 청와대서 국정원 특활비를 받아 장 전 주무관에 전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불분명한 출처 어디?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과거 국정원 특활비와 흡사해 보이지만 2022년 이후의 특활비 활용이나 대통령실을 통해 쓰인 ‘국정원 특활비’ 등에 대해서 들여다봤을 때 불법적이거나 위법하게 쓰인 사실이 없다. 한 개인에게 갈 일은 더더욱 없다”고 못 박았다. 검찰 관계자도 “남부지검서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자세히 말할 순 없지만 검찰 특활비는 아니다. 남부지검 수사팀도 검찰과는 상관없는 관봉권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