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오세훈 내곡동 진실공방…‘모른다더니’ 말 바꾼 생태탕 사장, 왜?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서울시장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지난 2005년 당시 내곡동 땅 측량 이후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함께 했다는 경작인들의 주장이 나온 가운데, 오 후보를 기억한다는 식당 가게 주인 황모씨의 추가 증언이 지난 2일 나왔다. 

하지만 황씨는 지난달 29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는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안 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불과 4일 만에 이뤄진 황씨의 진술 번복으로 이후 오 후보의 내곡동 땅 특혜 의혹은 치열한 진실공방으로 치닫을 것으로 보인다. 

안고을 식당을 운영했던 황씨는 지난 2일 오전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오 후보가 측량을 마친 뒤 생태탕 집을 찾았는가”라고 진행자가 묻자 “네 오셨다. 기억한다”며 “잘 생기셔서 눈에 띈다”고 답했다.

황씨는 오 후보가 해당 식당을 방문했던 시간까지 구체적으로 기억했다.

황씨는 “점심시간을 넘겨 1시 반에서 2시 사이에 왔다”고 진술했다. 그는 “혹시 잘못 봤을 가능성은 없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아니다. 경작하신 분이 주방에 와서 저한테 ‘오세훈 의원님을 모시고 왔다’”고 말했다.


황씨는 오 후보가 가게에 들어오기 전의 상황까지 구체적으로 기억했다.

그는 “바로 안으로 들어온 게 아니고, 정원 소나무 밑에서 좀 서 있다가 들어왔다. 손님이 있나 없나 보느라고 그런 것 같아 손님이 없길래 들어오시라고 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증언을 하는 이유에 대해 “(측량 현장에)오셨으면 오셨다고 말씀을 하시지, 그렇게 높으신 분이 왜 거짓말을 하시나 싶어서”라고 밝혔다.

황씨 아들의 기억은 더 구체적이었다. 아들은 같은 방송에서 오 후보의 당시 옷차림까지 상세하게 증언했다.

그는 “반듯하게 하얀 면바지에 신발이 캐주얼 로퍼, 상당히 멋진 구두였다”면서 “구두 브랜드도 기억나느냐”는 질문에 “페라가모”라고 답했다.

하지만 TBS 인터뷰가 있었던 날로부터 4일 전인 지난달 29일 황씨는 <일요시사>와 10분가량 이어진 통화에서 정반대로 진술했다.

그는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안 난다”며 “일하는 사람들이 그걸 어떻게 기억을 하느냐”고 오히려 반문했다. 이어 황씨는 “그런 분들 (오세훈 후보)이 자길 노출을 시키겠느냐”며 “날 앉혀 놓고 그런 애기한 적도 없고. 인사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또 황씨는 일했던 직원들의 연락처를 물어보는 질문에 “오신지 알면 대답을 해주는데, 난 주방에서만 일을 했다. 홀에는 대부분 중국 사람들이 일했다. 중국 사람들은 시장님이라 해도 신경을 안 쓴다”고 밝혔다.


<일요시사>는 TBS 인터뷰가 있었던 지난 2일 오후 수 차례의 연락 끝에 황씨와 전화 연결이 됐다. 하지만 황씨는 “며칠 전 오 후보가 가게에 왔는지 여쭤봤던 기자”라는 말에 전화를 바로 끊어 버렸다. 이후로도 여러 차례 통화 연결을 시도했으나, 끝내 전화를 받지 않았다.

“2005년 일을 어떻게 기억하냐”던 주인
4일 만에 본 시간까지 구체적으로 기억

한편 황씨의 TBS 인터뷰 이후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오 후보의 후보직 사퇴와 수사당국의 수사를 공식 촉구한 상태다. 반면 오 후보는 식당 주인의 증언이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부인하며,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선거 캠프는 인터뷰를 방송에 내보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대해 “뉴스 공작소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비판했다.
 

▲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다음은 3월29일 가진 <일요시사>와 황씨의 통화 전문.

-요새 여기 생태탕 집이 (언론에) 되게 많이 나오고 있잖아요. 오세훈 후보가 잠시 들렸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때 보신 적이 있으신가 해서 전화를 드렸거든요. 

▲그건 모르죠. 오래전이라. 

-기억이 안 나시는 건가요.

▲예.

-혹시 2005년 당시에 일하셨던 분들 연락처 있으실까요? 관련된 얘기가 계속 언론에서 나오고 있는데. 오 후보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아닌지, 문제가 좀 많이 커진 상태여서요. 

▲일하는 사람들은 그냥 일만 했지. 그걸 어떻게 기억을 해요? 그분이 설령 “제가 오세훈입니다” 하고 인사했으면 모르지만. 오셔서 식사만 하고 가시는데, 종업원들이 기억을 하겠어요.

-당시 시장님이셨는데 혹시 아시는 분이 계시지 않으셨을까요? (2005년 당시 국회의원. 오류)


▲손님이 많았기 때문에 종업원들도 뭐. 서빙만 하고.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해서요. 그때 당시에 일을 하셨던 분 연락처 알려 주시면 제가 불편하지 않게 취재를 좀 해보고 싶은데요.

▲제가 장사를 안한 지가 오래돼서. 그분이 시장할 때는 또 오래됐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기억을 못하고. 휴대폰 번호도 다 바뀌었고. 일할 때는 휴대폰을 켜놓고 일도 안했고. 일하기 바쁘니깐. 우리 집이 손님이 좀 많았었어요. 그래서 그렇게 신경을. 설령 그분이 오셔서 “제가 오세훈 시장입니다” 했으면 기억을 하지만 그런 분들이 자길 노출을 시키겠어요. 모르지.

-그러면 방법이 없겠네요. (식당) 근처에 왔다 갔다 하실 때도 모르시겠네요. 잠시 왔다고 하시는데. 이 집이 보도로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서. 사장님도 관련된 보도 보셨죠?

▲오세훈씨를 봤냐고요?

-안골 생태탕집에 오세훈 후보가 “한 번도 가지 않았다. 관련된 곳을 몰랐다”(…)


▲아니. 제가 텔레비전을 며칠 못 봤어요. 오늘 보는 거예요.

-전화 온 곳은 없었나요?

▲전화는 계속 왔는데, 제가 좀 아프기도 하고 해서. 신경도 안 쓰고 모르는 전화를 안 받았었죠. 선생님 전화도 모르는 번혼데 그냥 받은 거예요. 어제도 어떤 분이 계속 전화가 왔는데 차 안에서 (전화가) 계속 오더라고. 한 10번 왔나? 집에 와서 보니깐 왔더라고요.

-이게 어떻게 된 거냐면, 경작인 분들은 오세훈 후보가 내곡동 땅을 보고 오 후보랑 생태탕 집을 가셨대요. 오 후보랑 정치 얘기도 했었고. 그런데 오 후보는 “거짓말이다. 난 간 적도 없고 생태탕 집도 안갔다” 이렇게 얘기가 된 거예요.

▲텔레비전 보니깐 내곡동 땅은 오세훈씨가 관여를 안했다고 하는 거 같던데?

-네 맞아요. 그린벨트가 풀리면서 일대가 호재가 됐거든요. 그런데 오 후보는 이 땅 존재를 몰랐다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는 상황이고….

▲그렇게 주장을 하던데요?

-그래서 사장님 집이 얘기가 많이 되고 있고. 경작인 분들은 “나는 분명 생태탕 집에서 밥을 같이 먹었다. 정치 얘기도 했다. 분명 그 사장님도 기억을 할 거다” 이렇게 얘기가 돼서 그래서 전화가 사장님한테 가는 거 같아요.

▲저는 저 앉혀 놓고 그런 애기 한 적도 없고. “제가 오세훈 시장입니다” 그렇게 인사한 적도 없고. 그냥 손님이면 손님인가보다 생각하지. 그리고 손님들이 얘기하는 걸 귀담아 들을 필요가 없죠. 장사하는 사람이? 설령 손님들이 얘기하면 제가 그 자리를 피해줘야지. 제가 그걸 들을 필요는 없어요.

-지금 이 문제를 두고 거짓말이다 아니다 왜 얘기가 나오냐면, 오 후보가 자기가 거짓말 했으면, 그 땅을 존재를 알고 있었으면 시장직을 사퇴를 할 거다….

▲아니 며칠 전에 오세훈씨가 텔레비전에서 그런 얘기하더만. 그 땅에 개입을 했으면 사퇴하겠습니다 얘기를 하더만.

-그래서 분명히 서빙을 하시는 분 중에는 시장님이시니깐 아시는 분이 있었을 것 같거든요. 

▲일하는 사람들은 더 모르죠. 왜냐면 내가 중국 사람들을 많이 썼기 때문에. 

-아 그래요?

▲왜냐면, 한국 사람들은 별로 없어요. 어떤 때는 파출부도 썼지만 대부분 중국 사람이었어요. 난 주방 일은 중국 사람 안 쓰거든요. 한국 사람 쓰다가 그 주방도 마음에 안 들고. 손님이 나 불러 가지고 (음식) 사장님이 안 만들었어요? 그런 소리 많이 했었어요. 왜냐면 제 손맛을 오랫동안 손님들이 알아 가지고. 내가 좀 힘이 없고 아파서 주방장을 썼는데. 손님들이 자꾸 저한테 사장님이 안 만든 것 같다. (그래서) 아파도 그냥 제가 주방을 도맡아 하고. 종업원들은 대부분 중국 사람을 썼고. 중국 사람들은 기억을 안 해요 자기들 일만 하지. 시장님이라 해도 신경을 안 쓰죠.

-한국인들이나, 아실만한 분 없으실까요?

▲그렇죠. 제가 모르면 다 모르죠.

-만약에 무슨 얘기 해주실 게 있으시면 이 번호로 연락을 꼭 좀 부탁 드리겠습니다. 중요한 문제여서. 근처에 계셨던 경작인 분들도 곤란하게 된 상황이고.

▲같이 간 사람들이요?

-경작인 분들은 오세훈 후보가 “그 사람들 거짓말 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런데 아시겠지만 2005년 당시에 그 쪽에서 경작하셨던 분들이 2021년 선거를 앞두고 거짓말을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이 들거든요. 억울하게 된 상황인 것 같은데.

▲오세훈 후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요?

-아니요. 경작인 분들이요. 오세훈 후보가 그 경작인 분들이 거짓말 하는 거다….

▲같이 밥 먹으러 안 갔는데 같이 갔다고 한다고, 거짓말이라고요?

-네 거짓말을 하고 있다. 그걸 믿을만한 이유가 있냐. 나는 생태탕 집에 안 갔다 얘기를 하고 있는 거예요.

▲그러면 같이 안 와놓고 뭐하러 오세훈 후보랑 같이 밥 먹으러 왔다고 해요?

-그러니깐요. 증인이라고 해야 할까요. 증인이 될 수 있는 곳이 생태탕 집밖에 없으니깐.

▲그런데 너무나 오래되고. 

-그게 좀 아쉽긴 하네요.

▲그러니깐요. 내가 오신지 알면 대답을 해주는데, 저는 주방에서 일했고. 대부분 중국 사람들이 홀에서 일했기 때문에. 그 사람들은 그냥 일만 하는 거지. 누가 왔다 신경을 안 써요. 일만 열심히 해주지.

-네. 사장님 너무 감사하고요. 기억나시면 연락 꼭 좀 부탁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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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