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민 훈장님’ 김봉곤 서당 불법전용 의혹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1.03.29 16:02:08
  • 호수 1316호
  • 댓글 1개

10년째 농지를 주차장으로…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법 없이도 살 사람하면 훈장님이 떠오른다. 불법과는 거리가 멀 것만 같은 김봉곤 훈장 관련 서당이 지자체에서 위반 조치를 받았다. 김 훈장이 운영하는 서당에서 불법 농지전용 의혹이 불거졌다. 

▲ ⓒ박성원 기자

최근 TV조선 <미스트롯2>에서 3위를 차지한 김다현양이 화제다. 예의 바른 성품에 노래 실력까지 갖추면서 국악 트로트요정이라는 별명도 생겼다. 지난 23일 TV조선 <아내의 맛>에 아버지인 김봉곤 훈장과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국민 훈장님으로 알려진 김 훈장은 수많은 방송 활동으로 인지도가 높다.

청학동서 이전

김 훈장은 2000년대 초반 지리산 청학동에서 예절학교인 서당을 개관했다. 이곳은 어린이들에게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계승하는 전인 교육의 장이었다. 당시 청학동의 인기가 치솟아 서당 붐이 일어나기도 했다.

청학동 예절 교육기관들이 내놓은 프로그램은 3박4일에서부터 5주짜리까지 다양하다. 이 외에도 연날리기와 윷놀이 등 전통놀이·한문 수업 등으로 구성했다. 

숙식비를 포함한 교육 비용은 기간별로 다르지만 1주에 19만~23만원, 2주에 30만~35만원 사이다. 프로그램당 참가 인원은 150~200명이다. 교육기관의 주인은 대부분 청학동 주민이며 강사는 관련 전공을 한 대학생 등 외부인이 대부분이었다.


이후 김 훈장은 청학동이 아닌 새로운 곳을 찾았고 2011년 집안 조상 신라 김유신 장군의 고향이자 배산임수가 뛰어나다고 알려진 충북 진천에 자리를 잡았다.

2019년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 출연한 김 훈장은 “4년 동안 여러 곳을 물색하다 이곳을 찾았다. (서당)구상을 (직접)다 했고 건물 높이도 다 설계했다”고 말한 바 있다. 

‘김봉곤의 청학동 예절학교’ 이름은 ‘선촌서당’으로 불린다. 2011년 2월 평사마을에 터를 잡을 때 충청도의 고즈넉한 분위기에 매료돼 ‘신선이 살 만한 마을’이란 뜻이다.

이사를 하고 나서도 삼위일체 전통 서당교육을 바탕으로 철학을 그대로 이어 나간다. 선촌서당에 입소한 아이들이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은 인사법이다. 도시에 살며 아파트나 학교에서 어른들을 보고도 획 돌아서던 아이들도 이곳에서 하루만 보내면 달라진다.

아랫배에 손을 모으고 허리를 굽히며 “안녕하십니까”라 말하는 유교식 인사법을 익힌다. 

이곳은 전통예절 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명심보감> <사서삼경> <사자소학> 등 고전 배우기와 명상·선비 체조 등 조선시대 서당식 교육을 고스란히 옮겼다. 계절에 맞춰 장작불에 고구마·감자를 구워 먹고 얼음 썰매 타기, 연날리기, 새총으로 과녁 맞히기 등 시골 체험도 하고 있다.

서당의 겨울방학 선비 체험 비용은 7박8일에 55만원이다. 


서당 하면 생각나는 회초리 문화도 볼 수 있다. 존댓말 쓰기, 음식 남기지 않기, 친구 괴롭히지 않기 등 서당 내 규율을 바로잡는 것도 회초리를 통해서다.

당시 김 훈장은 “단순히 매를 든다는 의미를 넘어 배려와 인내를 통해 공동체 의식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좋은 취지로 지어진 이 서당이 건축법 및 농지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1년에 이사 온 것으로 보아 10년간 위법을 지속하다 최근에서야 법을 지키지 않은 게 밝혀졌다.

문제가 된 지역 중 한 곳은 충북 진천군 문백면 평산리 73번지다. 이 지역에는 그네, 모형 등 건축물이 있다. 또 원두막 및 대문이 위반 건축물로 확인됐다. 이 지역은 평지는 아니지만 아이들이 즐거워할 만한 것이 설치돼 관광하기에도 좋은 장소다. 

2011년부터 진천에 자리잡아
건축법·농지법 등 위반 조치

지자체는 김 훈장이 이 지역에 건축물을 신고 없이 축조해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했으며 건축법 14조 위반(건축신고)으로 시정명령을 내렸다. 건축법 14조를 위반하게 되면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불법건축물로 문제가 된 곳은 또 있다. 진천군 문백면 평산리 69-6번지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지역은 서당 입구로, 의문의 컨테이너가 설치됐다. 이 지역도 건축 신고 없이 축조해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자체는 건축법 제20조 위반으로 시정명령을 내렸다. 최종적으로 시정이 이행되지 않을 때에는 고발 조치와 함께 이행강제금이 부과되며, 영업허가 등 인허가 사항이 제한될 수 있다.
 

▲ 김봉곤 훈장

또 충북 진천군 문백면 평산리 71-1번지도 본래 용도와 맞지 않게 사용하고 있다. 이 곳은 서당 방문객을 위해 주차장으로 쓰고 있다. 이는 농지법 34조를 위반한 것으로 밝혀졌다. 농지법 34조는 본래 용도로 사용하지 않거나 주차장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해당 지역은 농지법 제42조 규정에 따라 지자체가 농지 원상 회복명령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예정인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적으로 농지를 다른 용도로 사용하려면 농지법에 따른 소정의 절차를 거친 후 관할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농지로 규정된 땅을 굳이 허가 없이 주차장으로 사용한 것은 세금 등 관련 비용을 줄이기 위한 꼼수로 보인다. 원칙대로 전용절차를 밟으려면, 절차 자체도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서당 인근에 산도 전용했다. 문백면 평산리 산 50번지에도 장독대를 비치한 것이 문제가 돼 지자체로부터 원상복구 명령을 받은 상태다. 

지자체 산림 보호팀 관계자는 “해당 지역에 있는 장독대를 치워달라고 말해놨다. 서당 측에서 이달 말까지 치워주기로 했는데 기간 내에 이행하지 않으면 재촉구한 뒤 치우지 못한 이유를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독대를 사용하는 데 산 주인의 동의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산의 권리를 대행하는 사람에게 사전에 양해를 구했다고 말은 들었지만, 해당 지역이 임야다 보니까 장독대가 있기에 치워달라고 조치를 취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해당 지역마다 조치가 내려진 상황이라 지자체에선 김 훈장의 조치 이행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또 다른 지자체 관계자는 “문제가 된 지역을 살펴보면 원상복구 및 시정명령이 내려졌다. 보통 1개월에서 3개월 정도의 시간을 주고 이행되지 않았을 경우 2차로 조치를 취한 다음, 그래도 이뤄지지 않으면 강제 이행금을 부과한다”고 설명했다. 

“모르겠다”

이와 관련해 서당 관계자는 “사무직 직원이라 해당 사항에 대해 잘 모르겠다.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휴관인 상태라 담당자가 없는 상황이다. 담당자에게 이 사실을 전달해주겠다”고 답변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