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탑정호' 레이크힐 불법 증축 고발

꼼수로 얼룩진 논산 관광단지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지방 도시에 관광명소가 생기자 오래된 호텔도 새 단장에 나섰다”는 소식에 그 누가 얼굴을 찌푸리랴. 설레는 마음으로 방문할 투숙객들도, 지역주민들도 모두 환히 웃을 일이다. 그런데 ‘희소식’이 얼굴 찌푸릴 소식으로 잔뜩 얼룩지게 됐다. 새 단장한 호텔의 ‘뒷자락’을 들춰봤더니, 불법과 꼼수라는 새까만 민낯이 불쑥 튀어나온 탓이다. 

레이크힐 호텔은 충청남도 논산시의 탑정호 옆에 자리했다. 2000년에 처음 문을 연 레이크힐 호텔은 그동안 본관 1동으로 운영되다가 2020년 들어 신관 건축, 본관 리모델링을 통해 규모를 2배 가까이 키웠다.

새 단장 이면
새까만 민낯

탑정호가 논산시의 적극적인 투자 아래 지역 관광자원으로 급부상한 게 계기가 됐다. 논산시는 탑정호를 중심으로 문화관광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관련 예산만 해도 2800억원(국비 포함)이 넘는다.

백미는 158억원이 투입된 출렁다리다. 다리 길이가 570m에 달해 동양 최장 기록을 다시 썼다. 논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공식 개통한 이래로 지난달 중순까지 21만여명이 출렁다리를 찾았다.

방문객이 늘어나자 호텔도 반사이익을 톡톡히 봤다. 새 단장도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탑정호 경치를 감상하기 좋은 위치에 있는 만큼 “‘인생샷’을 잘 건질 수 있도록 각종 구조물을 설치한 게 인상적이었다”는 숙박 후기가 이어졌다.

여기까지만 보면 ‘지방 관광단지 개발의 적절한 표본’ 그 자체다. 하지만 그 이면의 그림자 역시 짙었다. 대대적인 개발에 발맞춰 각종 편법과 불법이 판쳤다는 후일담이 나온다.

시작부터 말이 많았다. 탑정호 일대는 개발 도중 불법 논란으로 한 차례 홍역을 앓았다. 일부 건축주들이 무분별한 개발행위로 환경훼손을 일삼은 게 발단이 됐다.

탑정호 주변은 예전부터 개발이 어려운 지역으로 꼽혔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됐었다. 이후 이를 해제하는 등 논산시가 각종 빗장을 풀면서 개발 여건이 그나마 나아졌다지만, 아직도 까다로운 건 사실이다.

여전히 임야 곳곳이 그린벨트로 묶여있기 때문이다.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도 “생업에 필요한 창고 하나 건축하려 해도 각종 제재를 가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올 정도다.

일반 땅에 벌였어도 지탄받았을 주먹구구식 개발이 이런 곳에서 이루어졌다. 강한 비판이 쏟아진 건 당연한 처사였다.

공사 과정서 ‘그린벨트’ 훼손 덜미
주동자 바꿔치기…원상복구 시늉만

레이크힐 호텔도 불법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호텔 증축 과정에서 그린벨트를 침범·훼손했다가 덜미를 잡혔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동자 바꿔치기·원상복구 명령 불이행 의혹 등은 덤이다. 

산은 깎이고 나무는 베어져 나갔다. 주차장과 변압실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호텔 신관은 본관 바로 옆에 지어졌다. 앞서 주차장으로 활용되던 부지였다. 새로운 주차장 자리를 물색했지만 마땅치 않았다. 결국 2020년 5월부터 9월까지 수개월 동안 그린벨트를 깎아낸 뒤에야 공간이 확보됐다.

주차장 조성 작업이 막바지로 향하던 중 꼬리를 밟혔다. 대전지방검찰청 논산지청은 훼손 경위를 조사한 끝에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다. 또 논산지청은 호텔 B 고문이 사업을 주도한 것으로 판단하고 벌금 50만원을 부과했다.

하지만 취재 결과, 그린벨트 훼손의 주범이 따로 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B 고문은 호텔 회장인 A씨가 미리 준비해둔 ‘꼬리’에 불과했고, A 회장이 진짜 ‘몸통’이라는 의혹이다. 이를 뒷받침할 각종 증거·증언이 줄을 이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계좌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0년 12월 당시 논산지청 집행과에 벌금을 이체한 계좌는 A 회장 명의였다. A 회장이 B 고문 대신 벌금을 납부했기 때문이다. 이체 내역에는 ‘OOO(B 고문 이름) 벌금’이라는 5글자가 적혔다. 벌금을 부과받은 사람과 낸 사람이 다른, 미심쩍은 일이 벌어졌다. 

당시 호텔에서 근무했다는 김모씨는 ‘벌금 대납’의 배경을 “B 고문이 책임을 뒤집어쓰는 대신 A 회장이 벌금을 내주기로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산림 훼손은 A 회장 주도로 이뤄졌지만, A 회장이 직원들에게 ‘B 고문이 주도한 것으로 말을 맞춰라’라고 신신당부하는 바람에 조사가 꼬리 자르기로 끝났다”고 증언했다.

고문이 총대?
벌금 대납 의혹

검찰이 지시한 ‘원상복구’는 시늉만 하다 끝났다. ‘인증샷’만 남긴 채 공사는 계속됐다. 호텔 측은 묘목 몇 그루를 심은 것을 ‘원상복구 과정’이라고 명명했다. 깎인 산기슭과 공사 중 박은 정원석은 그대로 방치했다. 이 묘목마저도 얼마 지나지 않아 뿌리 뽑혔다. 우여곡절 끝에 절차를 통과한 호텔이 다시 주차장 조성을 강행하면서다.

김씨는 모든 게 사전에 계획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애초에 주차장 자리에 새로 건물을 지었다”며 “남는 땅 없는 것 뻔히 아는데, 어디 주차장을 만들겠다고 그리 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처음부터 그린벨트를 밀어버릴 계획으로 증축 시작한 것이다. 원상복구는 하는 시늉만 하고 주차장 조성 강행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호텔의 이 같은 행위는 가중처벌 대상이다.

한 시민단체 소속 변호사는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그린벨트 훼손은 초범일 경우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을 선고할 수 있다”며 “그런데 영리 목적·상습범·각종 부정한 방법 등의 요건이 충족되면 최대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 수위가 높아진다”고 전했다.

아울러 “위반 사실이 다시 확인되는 대로 지자체에서 이행강제금을 계속 부과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레이크힐 호텔의 ‘눈속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호텔이 비용을 아끼고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수차례 ‘눈속임’을 벌인 정황이 포착됐다.

우선 레이크힐 호텔은 증축 과정에서 건설면허를 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건설회사에 건설을 맡긴 게 아니라, 이름만 빌리고 몰래 ‘셀프공사’를 했다는 지적이다. 이는 현행 건축법에 어긋나는 엄연한 불법 행위다.

김씨는 “증축 중 건설사는 전달책 이외에 어떤 역할도 하지 않았다. 바지사장을 세운 격”이라고 회상했다. 그는 “건설사는 호텔의 꼭두각시였다”며 “호텔이 시공사와 이면계약을 체결하고 건설사에 자금을 건네면, 건설사가 시공사와 표면적인 계약 체결·대금 지급 이력을 남기는 수법이 반복됐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호텔은 사실상 ‘무면허’ 건축을 한 셈이다. 시공사를 이용했다고 하더라도 지휘·감독 전문성이 미비했던 만큼, 완공된 건물의 안전성을 마냥 낙관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진행형
조사 나선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면허 대여의 가장 큰 동기는 바로 ‘비용’이다. 한 건설업자는 “백이면 백 다 돈 때문”이라며 “당연히 이름만 빌리는 게 일을 시키는 것보다 수수료가 저렴하지 않겠느냐”고 귀띔했다. 김씨 역시 “호텔이 이 방식으로 건설 비용을 상당히 아꼈다”고 진술했다.

또 호텔이 2층 건물 일부 용도를 허위 신고한 사실도 드러났다. 호텔 측은 커피숍·베이커리 영업신고 당시 건물 도면과 현장을 조작한 채로 인가를 받았다. 이를 통해 수천만원에 달하는 규제 비용을 비껴갔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호텔의 2020년 12월 내부 보고 문건에는 영업신고 시 문제 상황이 자세히 설명돼있다.

이 문건에 따르면 호텔 본관 1~2층 면적은 총 734.04㎡이고, 논산시청 환경과에 신고한 정화조 규모는 70톤 규모였다. 70톤짜리 정화조는 영업장 면적 700㎡를 감당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건은 “이대로 영업신고 절차를 밟으면 34.04㎡가 초과된다는 이유로 각종 규제를 직면한다”고 경고했다. 5톤짜리 정화조를 추가 설치해야 하고, 오수원 자부담금도 2700만원가량 납부해야 한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해결책으로는 “실제 영업 사용 면적을 구분해 수정 기재할 것”이 제시됐다. 

이에 호텔은 단순히 엘리베이터·계단 등의 면적을 제하는 것을 넘어 화장실을 창고로 둔갑시켰다. 규정상 화장실은 영업 사용 면적에 들어가고, 창고는 들어가지 않는다.

시청에는 화장실을 창고로 변경한 가짜 도면이 전달됐다. 점검 당시에는 화장실을 막아둔 채로 “창고로 바꿔 사용할 예정”이라고 허위 보고했다. 결국 실제 영업 사용 면적은 700㎡ 아래로 내려갔고, 호텔은 영업신고 이후에도 별다른 비용을 들이지 않게 됐다.

공식적으로는 ‘창고’인 화장실은 지금도 화장실로 사용 중이다.

철퇴 피하려 각종 눈속임 총동원
호텔 측 “몰라…답변할 수 없다”

논산시청에 호텔이 제출한 건물 도면 확인을 요청했다. 시청 관계자는 “시에 최종적으로 전달된 도면에는 해당 공간이 창고로 명시돼있다”며 “이전 도면과 비교해볼 때 화장실에서 창고로 변경 기재된 것이 맞다”고 답했다.

애초에 허가나 점검 자체를 빼먹은 위반 사례도 드러났다. 제보에 따르면 호텔은 2층 베란다 공간에 조립식 건물을 설치했다. 이 건물은 ‘무허가’인데다 필수적인 소방시설도 갖추지 않았다.

아울러 “옥상에 있는 하늘계단, 전망대 등 각종 구조물도 설치 당시 안전검사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특히 “물탱크 윗부분에 구조물을 얹어 전망대로 조성한 것은 애초에 위법”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시청 관계자는 “조립식 건물 건은 지난번에 소방점검 나갔을 때 적발한 사안”이라며 “담당 부서에서 시정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같이 갔던 소방서도 내용을 파악했고 조치는 취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지적에 대해서는 “확인해보겠다. 즉답은 어렵다”고 했다.

<일요시사>는 의혹에 대한 해명을 듣고자 호텔에 연락했다. 레이크힐 호텔 관계자는 제기된 의혹을 듣고 “그 내용들은 전혀 확인되지 않는 부분”이라며 “아는 바가 없다”고 답변을 피했다. 이에 ‘내막을 알만한 경영진에게 질문을 전달해달라’고 재차 요청하자 “상부에 보고해도 어차피 답변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를 묻자 “질문 자체가 좋은 내용이 아니라서…(답변이 어렵겠지만)일단 전달은 하겠다”고 말끝을 흐렸다.

이후 <일요시사>는 호텔 경영진에게 질문이 전달된 사실을 확인했다. 회사 차원의 공식 답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끝내 어떤 공식 입장도 전달받지 못했다.

관련 기관들은 레이크힐 호텔 조사에 착수했다. <일요시사>는 논산시청에 관련 의혹들을 정리해 제시했다. 논산시청 측은 “제기된 문제들이 대부분 처음 접하는 내용이라 광범위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며 “사안별로 조사팀을 꾸려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결과를 공표하겠다”고 전했다.

“의혹 조사
결과 공표”

시청 관계자에 따르면 논산시청은 최소 4개 이상의 부서에서 조사 인력을 차출해 현장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국토부 및 산림청에도 그린벨트 훼손 관련 민원이 제기된 상태. 이들은 민원인에게 “다른 건들이 많아서 처리가 지연되고 있지만, 최대한 빨리 사실관계를 파악해보겠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jeongun15@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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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