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탑정호' 레이크힐 불법 증축 고발

꼼수로 얼룩진 논산 관광단지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지방 도시에 관광명소가 생기자 오래된 호텔도 새 단장에 나섰다”는 소식에 그 누가 얼굴을 찌푸리랴. 설레는 마음으로 방문할 투숙객들도, 지역주민들도 모두 환히 웃을 일이다. 그런데 ‘희소식’이 얼굴 찌푸릴 소식으로 잔뜩 얼룩지게 됐다. 새 단장한 호텔의 ‘뒷자락’을 들춰봤더니, 불법과 꼼수라는 새까만 민낯이 불쑥 튀어나온 탓이다. 

레이크힐 호텔은 충청남도 논산시의 탑정호 옆에 자리했다. 2000년에 처음 문을 연 레이크힐 호텔은 그동안 본관 1동으로 운영되다가 2020년 들어 신관 건축, 본관 리모델링을 통해 규모를 2배 가까이 키웠다.

새 단장 이면
새까만 민낯

탑정호가 논산시의 적극적인 투자 아래 지역 관광자원으로 급부상한 게 계기가 됐다. 논산시는 탑정호를 중심으로 문화관광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관련 예산만 해도 2800억원(국비 포함)이 넘는다.

백미는 158억원이 투입된 출렁다리다. 다리 길이가 570m에 달해 동양 최장 기록을 다시 썼다. 논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공식 개통한 이래로 지난달 중순까지 21만여명이 출렁다리를 찾았다.

방문객이 늘어나자 호텔도 반사이익을 톡톡히 봤다. 새 단장도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탑정호 경치를 감상하기 좋은 위치에 있는 만큼 “‘인생샷’을 잘 건질 수 있도록 각종 구조물을 설치한 게 인상적이었다”는 숙박 후기가 이어졌다.


여기까지만 보면 ‘지방 관광단지 개발의 적절한 표본’ 그 자체다. 하지만 그 이면의 그림자 역시 짙었다. 대대적인 개발에 발맞춰 각종 편법과 불법이 판쳤다는 후일담이 나온다.

시작부터 말이 많았다. 탑정호 일대는 개발 도중 불법 논란으로 한 차례 홍역을 앓았다. 일부 건축주들이 무분별한 개발행위로 환경훼손을 일삼은 게 발단이 됐다.

탑정호 주변은 예전부터 개발이 어려운 지역으로 꼽혔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됐었다. 이후 이를 해제하는 등 논산시가 각종 빗장을 풀면서 개발 여건이 그나마 나아졌다지만, 아직도 까다로운 건 사실이다.

여전히 임야 곳곳이 그린벨트로 묶여있기 때문이다.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도 “생업에 필요한 창고 하나 건축하려 해도 각종 제재를 가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올 정도다.

일반 땅에 벌였어도 지탄받았을 주먹구구식 개발이 이런 곳에서 이루어졌다. 강한 비판이 쏟아진 건 당연한 처사였다.

공사 과정서 ‘그린벨트’ 훼손 덜미
주동자 바꿔치기…원상복구 시늉만

레이크힐 호텔도 불법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호텔 증축 과정에서 그린벨트를 침범·훼손했다가 덜미를 잡혔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동자 바꿔치기·원상복구 명령 불이행 의혹 등은 덤이다. 


산은 깎이고 나무는 베어져 나갔다. 주차장과 변압실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호텔 신관은 본관 바로 옆에 지어졌다. 앞서 주차장으로 활용되던 부지였다. 새로운 주차장 자리를 물색했지만 마땅치 않았다. 결국 2020년 5월부터 9월까지 수개월 동안 그린벨트를 깎아낸 뒤에야 공간이 확보됐다.

주차장 조성 작업이 막바지로 향하던 중 꼬리를 밟혔다. 대전지방검찰청 논산지청은 훼손 경위를 조사한 끝에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다. 또 논산지청은 호텔 B 고문이 사업을 주도한 것으로 판단하고 벌금 50만원을 부과했다.

하지만 취재 결과, 그린벨트 훼손의 주범이 따로 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B 고문은 호텔 회장인 A씨가 미리 준비해둔 ‘꼬리’에 불과했고, A 회장이 진짜 ‘몸통’이라는 의혹이다. 이를 뒷받침할 각종 증거·증언이 줄을 이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계좌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0년 12월 당시 논산지청 집행과에 벌금을 이체한 계좌는 A 회장 명의였다. A 회장이 B 고문 대신 벌금을 납부했기 때문이다. 이체 내역에는 ‘OOO(B 고문 이름) 벌금’이라는 5글자가 적혔다. 벌금을 부과받은 사람과 낸 사람이 다른, 미심쩍은 일이 벌어졌다. 

당시 호텔에서 근무했다는 김모씨는 ‘벌금 대납’의 배경을 “B 고문이 책임을 뒤집어쓰는 대신 A 회장이 벌금을 내주기로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산림 훼손은 A 회장 주도로 이뤄졌지만, A 회장이 직원들에게 ‘B 고문이 주도한 것으로 말을 맞춰라’라고 신신당부하는 바람에 조사가 꼬리 자르기로 끝났다”고 증언했다.

고문이 총대?
벌금 대납 의혹

검찰이 지시한 ‘원상복구’는 시늉만 하다 끝났다. ‘인증샷’만 남긴 채 공사는 계속됐다. 호텔 측은 묘목 몇 그루를 심은 것을 ‘원상복구 과정’이라고 명명했다. 깎인 산기슭과 공사 중 박은 정원석은 그대로 방치했다. 이 묘목마저도 얼마 지나지 않아 뿌리 뽑혔다. 우여곡절 끝에 절차를 통과한 호텔이 다시 주차장 조성을 강행하면서다.

김씨는 모든 게 사전에 계획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애초에 주차장 자리에 새로 건물을 지었다”며 “남는 땅 없는 것 뻔히 아는데, 어디 주차장을 만들겠다고 그리 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처음부터 그린벨트를 밀어버릴 계획으로 증축 시작한 것이다. 원상복구는 하는 시늉만 하고 주차장 조성 강행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호텔의 이 같은 행위는 가중처벌 대상이다.


한 시민단체 소속 변호사는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그린벨트 훼손은 초범일 경우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을 선고할 수 있다”며 “그런데 영리 목적·상습범·각종 부정한 방법 등의 요건이 충족되면 최대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 수위가 높아진다”고 전했다.

아울러 “위반 사실이 다시 확인되는 대로 지자체에서 이행강제금을 계속 부과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레이크힐 호텔의 ‘눈속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호텔이 비용을 아끼고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수차례 ‘눈속임’을 벌인 정황이 포착됐다.

우선 레이크힐 호텔은 증축 과정에서 건설면허를 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건설회사에 건설을 맡긴 게 아니라, 이름만 빌리고 몰래 ‘셀프공사’를 했다는 지적이다. 이는 현행 건축법에 어긋나는 엄연한 불법 행위다.

김씨는 “증축 중 건설사는 전달책 이외에 어떤 역할도 하지 않았다. 바지사장을 세운 격”이라고 회상했다. 그는 “건설사는 호텔의 꼭두각시였다”며 “호텔이 시공사와 이면계약을 체결하고 건설사에 자금을 건네면, 건설사가 시공사와 표면적인 계약 체결·대금 지급 이력을 남기는 수법이 반복됐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호텔은 사실상 ‘무면허’ 건축을 한 셈이다. 시공사를 이용했다고 하더라도 지휘·감독 전문성이 미비했던 만큼, 완공된 건물의 안전성을 마냥 낙관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진행형
조사 나선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면허 대여의 가장 큰 동기는 바로 ‘비용’이다. 한 건설업자는 “백이면 백 다 돈 때문”이라며 “당연히 이름만 빌리는 게 일을 시키는 것보다 수수료가 저렴하지 않겠느냐”고 귀띔했다. 김씨 역시 “호텔이 이 방식으로 건설 비용을 상당히 아꼈다”고 진술했다.

또 호텔이 2층 건물 일부 용도를 허위 신고한 사실도 드러났다. 호텔 측은 커피숍·베이커리 영업신고 당시 건물 도면과 현장을 조작한 채로 인가를 받았다. 이를 통해 수천만원에 달하는 규제 비용을 비껴갔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호텔의 2020년 12월 내부 보고 문건에는 영업신고 시 문제 상황이 자세히 설명돼있다.

이 문건에 따르면 호텔 본관 1~2층 면적은 총 734.04㎡이고, 논산시청 환경과에 신고한 정화조 규모는 70톤 규모였다. 70톤짜리 정화조는 영업장 면적 700㎡를 감당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건은 “이대로 영업신고 절차를 밟으면 34.04㎡가 초과된다는 이유로 각종 규제를 직면한다”고 경고했다. 5톤짜리 정화조를 추가 설치해야 하고, 오수원 자부담금도 2700만원가량 납부해야 한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해결책으로는 “실제 영업 사용 면적을 구분해 수정 기재할 것”이 제시됐다. 

이에 호텔은 단순히 엘리베이터·계단 등의 면적을 제하는 것을 넘어 화장실을 창고로 둔갑시켰다. 규정상 화장실은 영업 사용 면적에 들어가고, 창고는 들어가지 않는다.

시청에는 화장실을 창고로 변경한 가짜 도면이 전달됐다. 점검 당시에는 화장실을 막아둔 채로 “창고로 바꿔 사용할 예정”이라고 허위 보고했다. 결국 실제 영업 사용 면적은 700㎡ 아래로 내려갔고, 호텔은 영업신고 이후에도 별다른 비용을 들이지 않게 됐다.

공식적으로는 ‘창고’인 화장실은 지금도 화장실로 사용 중이다.

철퇴 피하려 각종 눈속임 총동원
호텔 측 “몰라…답변할 수 없다”

논산시청에 호텔이 제출한 건물 도면 확인을 요청했다. 시청 관계자는 “시에 최종적으로 전달된 도면에는 해당 공간이 창고로 명시돼있다”며 “이전 도면과 비교해볼 때 화장실에서 창고로 변경 기재된 것이 맞다”고 답했다.

애초에 허가나 점검 자체를 빼먹은 위반 사례도 드러났다. 제보에 따르면 호텔은 2층 베란다 공간에 조립식 건물을 설치했다. 이 건물은 ‘무허가’인데다 필수적인 소방시설도 갖추지 않았다.

아울러 “옥상에 있는 하늘계단, 전망대 등 각종 구조물도 설치 당시 안전검사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특히 “물탱크 윗부분에 구조물을 얹어 전망대로 조성한 것은 애초에 위법”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시청 관계자는 “조립식 건물 건은 지난번에 소방점검 나갔을 때 적발한 사안”이라며 “담당 부서에서 시정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같이 갔던 소방서도 내용을 파악했고 조치는 취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지적에 대해서는 “확인해보겠다. 즉답은 어렵다”고 했다.

<일요시사>는 의혹에 대한 해명을 듣고자 호텔에 연락했다. 레이크힐 호텔 관계자는 제기된 의혹을 듣고 “그 내용들은 전혀 확인되지 않는 부분”이라며 “아는 바가 없다”고 답변을 피했다. 이에 ‘내막을 알만한 경영진에게 질문을 전달해달라’고 재차 요청하자 “상부에 보고해도 어차피 답변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를 묻자 “질문 자체가 좋은 내용이 아니라서…(답변이 어렵겠지만)일단 전달은 하겠다”고 말끝을 흐렸다.

이후 <일요시사>는 호텔 경영진에게 질문이 전달된 사실을 확인했다. 회사 차원의 공식 답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끝내 어떤 공식 입장도 전달받지 못했다.

관련 기관들은 레이크힐 호텔 조사에 착수했다. <일요시사>는 논산시청에 관련 의혹들을 정리해 제시했다. 논산시청 측은 “제기된 문제들이 대부분 처음 접하는 내용이라 광범위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며 “사안별로 조사팀을 꾸려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결과를 공표하겠다”고 전했다.

“의혹 조사
결과 공표”

시청 관계자에 따르면 논산시청은 최소 4개 이상의 부서에서 조사 인력을 차출해 현장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국토부 및 산림청에도 그린벨트 훼손 관련 민원이 제기된 상태. 이들은 민원인에게 “다른 건들이 많아서 처리가 지연되고 있지만, 최대한 빨리 사실관계를 파악해보겠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jeongun15@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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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