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궐선거가 청구할 대선 손익계산서

이제부터 정면승부…본선 판 깔렸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4·7 재보궐선거는 ‘미니 대선’이다. 거대 양당 중심의 범여권과 범야권이 맞붙어서다. 재보선 이후는 대선 정국이다. 본선 이전 예행연습인 셈. 20대 대선은 내년 3월9일로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차기 대선 주자들의 발걸음이 바빠질 전망이다.

▲ ▲ 지난 2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마련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투표소를 찾아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은 국무총리 시절 유력한 대권 주자였다. 당시 그는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줄곧 1위를 기록했다. 이 위원장은 문재인정부 최장수 국무총리를 지낸 뒤, 당으로 돌아왔다.

유력 주자
이후에는?

이 위원장은 당 대표직에 도전했다. 대선 1년 전 물러나야 하는 ‘시한부 대표’였지만 지지는 압도적이었다. 이 위원장은 전당대회에서 경쟁 후보들을 모두 제치고 당 대표가 됐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4·15 총선에서 ‘공룡 여당’을 탄생시켰다. 동시에 청와대 참모진 출신들이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이 위원장은 당 대표로서 혁혁한 실적과 NY계라는 당내 지지 기반까지 확보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의 지지율은 하락하기 시작했다. 정부여당 악재가 결정적이었다. 과거 이 위원장이 국무총리로 재직하던 당시는 정치적 악재가 이 위원장에게 닿지 않았다. 대통령과 당 사이에 위치해 있어서다. 하지만 당 대표를 맡기 시작하면서 그의 지지율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기세는 한풀 꺾였다. 상한가를 기록했던 이 위원장의 지지율은 10%대로 내려앉았다.

4·7 재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이 위원장의 입지는 흔들릴 전망이다. 이 위원장은 재보선에 모든 것을 걸었다. 민주당 소속 전직 시장들의 성추행 사건에 비롯된 선거였지만, 당헌까지 수정하며 후보를 배출했다. 이후 당 대표직에서 내려오면서 민주당 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사실상 배수진을 친 셈이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선거 전후 발생한 LH 사태와 청와대 참모 및 여당 의원들의 부적절한 부동산 의혹들이 잇달아 제기됐다. 선거 과정에서 이 위원장은 거듭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4·7 재보선 이후 대선 정국 개막
차기 주자들 몸값 어떻게 바뀌나

재보선에서 서울과 부산 지역 어느 한 곳의 승리는 이 위원장의 입지를 높일 공산이 크다. 반대로 두 지역에서 모두 패한다면 책임론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반등의 여지는 남아 있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이 위원장은 여권의 차기 대선 주자 가운데 친문(친 문재인) 구심력에 가장 가까이 있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지원유세 중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유력한 여권 대선 주자다. 이 지사는 여러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 주자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과 대적할 만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그간 이 지사는 정부여당의 악재를 빗겨갔다. 경기도지사인 만큼 비교적 자유로운 행보를 이어갈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이 지사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권에서 청년 민심에 대한 설왕설래가 많다”며 “이따금 청년들을 두고 ‘선택적 분노’를 보인다며 나무라시는 분들도 있는데 부디 그러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타겟층을 포용하면서도 소속 정당의 ‘눈치’를 크게 보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지사의 걸림돌 중 하나는 비문이라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이 지사는 재보선에서 후보들을 우회 지원하는 전략을 펼쳤다. 이 지사는 지난달 24일 박영선 후보와 만나 정책 등을 치켜세워줬다.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의원들도 박 후보를 지지하거나 지원에 나섰다.

이 지사는 지난달 31일에는 휴가를 내고 부산에 내려갔다. 그는 부인과 함께 민주당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를 만났다. 당시 이 지사는 친문 적자로 불리는 김경수 경남지사와 송철호 울산시장과 함께 나란히 앉아 힘을 실어줬다.

배수진
결단

이 지사가 일주일 간격으로 민주당 재보선 후보들을 찾으면서 여러 해석이 나온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지사가 재보선 이후 치러질 대선 정국에서 친문과 여권 지지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라는 해석이 있다.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는 대목이라는 분석이다.

이 지사는 지역적 기반도 탄탄한 편이다. 지역구 국회의원을 지낸 적은 없지만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지내면서 ‘바닥 기반’을 다졌다는 해석이다. 지난 2018년 대선에 출마한 경력 간과하기 어렵다. 이 지사의 지지율은 재보선 결과에 크게 좌우되지는 않을 것으로 해석된다.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이 도지사까지 번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또 다른 대선 주자는 정세균 국무총리다. 정치권 안팎에선 정 총리의 대선 레이스 안착 시점을 재보선 이후로 보고 있다. 실제로 정 총리는 외곽에서 선거 조직을 이미 꾸린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대선 출마 의지는 어느 때보다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일맨’으로 불리는 정 총리는 국회의원 시절 목소리를 높이는 일이 드물었다. 하지만 지난 대정부질문에서는 야당 의원들의 논리에 적극적으로 반박하며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다소 이례적인 행보였다.
 

▲ 정세균 국무총리 ⓒ박성원 기자

또 정 총리는 코로나19 피해로 고통받는 소상공인을 언급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를 두고 정 총리가 대선 행보를 앞두고 지지층들에게 호소하는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정 총리의 복귀는 재보선 이후보다 미뤄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지속되고 있고, LH 사태에 대한 후속 절차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정 총리가 두 사안을 저버리고 대선 출마를 위해 직을 내려놓기에는 막중한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부담 없는
대권 행보


일각에서는 정 총리가 문재인정부의 순장조가 될 것이라는 해석도 내놓는다. 하지만 정 총리는 이미 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한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는 후임 물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리는 지난 1일 재보선 이후 사의 표명과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이 자리가 거기에 대해 답변하기 적절한 자리는 아닌 것 같다”며 “국무총리에 대한 인사권은 대통령께서 가지고 계신다. 거취 문제나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당연히 대통령께 먼저 말씀을 드리고,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정 총리는 민주당의 재보선 승패 여부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이 위원장이 총리였던 시절과 마찬가지로, 정 총리는 정부·여당의 악재에 지지율이 출렁이지 않았다. 물론 지지율 자체가 낮은 까닭에 큰 영향을 받지 못했다는 분석도 있다.

내년 대선 최대 변수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역시 복귀를 재고 있다. 누구도 예상하기 어려웠던 대권 변수가 이제는 상수로 자리 잡았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재보선 이후를 그의 복귀 시점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윤 전 총장은 총장직을 내려놓으면서 정치 활동을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대선을 목표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알려졌다.

실제로 윤 전 총장의 사퇴 전후 행보를 보면 그렇다. 윤 전 총장은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의 전신) 공동대표와 접촉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윤 전 총장은 재보선 과정에서도 중간 중간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여러 차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정치철학을 드러낸 바 있다. 대부분 정치 이슈가 재보선에 묻히는 분위기 속에서 존재감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엎치락뒤치락 여권 변화 주목
뜨거운 감자 윤석열 움직임은?

윤 전 총장의 높은 지지율도 한 몫 했다. 윤 전 총장은 독자 세력을 구축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여러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차기 대권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재보선 이후에도 ‘윤석열의 시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안팎에서 재보선 이후 윤 전 총장의 행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윤 전 총장의 정계 참여 공식화만으로도 지지율은 지금보다 더 상승할 것으로 점쳐진다.
 

▲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대선 출마도 관심이다. 안 대표는 야권단일화 성사 이후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를 적극 지지했다. 비록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지 못했지만 챙긴 것은 많다는 해석이다.

안 대표는 그간 대권 여론조사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서울시장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오 후보에게 간발의 차로 패배한 만큼 저력을 보여줬다. 단일화 과정에서 연출한 팽팽한 줄다리기는 그의 존재감을 한층 부각시켰다.

안 대표의 행보는 재보선 이후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재보선 이후 비대위 체제에 마침표를 찍고 전당대회를 치러 새로운 당 지도부를 결성할 계획이다. 안 대표는 오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국민의힘과 합당할 의사를 직접 표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야권 정계개편과 동시에 안 대표와 국민의힘이 얼마나 매끄럽게 합당할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다. 안 대표는 오 후보와 단일화 이후 국회를 찾아 빨간 넥타이를 메고 오 후보와 손을 맞잡았다. 일각에서는 안 대표가 재보선 이후 국민의힘에게 긍정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흡수?
따로?

하지만 잡음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꽃가마’를 태울 수 없다는 의견이 적지 않은 데다가,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하면서 치르게 될 지분 경쟁 등도 우려로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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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