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재정난’ 정의당 회계장부 공개

‘살림 거덜’ 빚 내서 당 굴린다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진보정당 정의당의 재정난이 사상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빚 변제를 두고 당내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일요시사>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지난 3년간의 정의당 회계 보고서와 정의당 중앙당 후원회 자료를 입수했다.
 

▲ 김종철 정의당 대표 ⓒ박성원 기자

<일요시사>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앙선관위)로부터 입수한 지난 3개년 정의당 회계 보고서에 따르면 21대 총선 이후 정의당이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12월31일 기준으로 정의당의 재산은 38억원이었다. 1년 뒤인 2019년 12월31일을 기준으로 11억원이 됐다. 거대 양당에 비해 급격히 적은 규모로 줄어들었지만, 그때까지도 우려할 수준은 아니었다.

총선 후…

하지만 지난해 5월 정의당의 재산은 마이너스 76억원을 기록하면서, 변제가 쉽지 않은 수준이 됐다. 지난해 6월 정의당은 중앙선관위로부터 선거비용을 일부 보전받았지만, 현재 40억원 적자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2020년 정의당 회계 보고서에 따르면 정의당은 지난해 선거 자금 마련을 위해 은행권에서 43억원을 대출받았다. 21대 총선에서 당원들의 지역구 출마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당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253개 지역구에 73명의 후보를 냈고, 1명당 4000만원씩 지원했다. 대략 28억원가량을 후보 지원액으로 쓴 셈. 지역구 후보의 당선이 어려운 당 특성을 무마하고 후보들의 출마를 독려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물론 선거철에 지출만 있었던 건 아니다. 당은 21대 총선 전 중앙선관위로부터 보조금을 두 차례 지급받았다. 지난해 2월 중앙선관위로부터 경상보조금으로 6억3000만원을, 그로부터 한 달 뒤에는 선거보조금 27억8000여만원을 지급받았다.


또 선거가 끝나면 정당은 쓴 선거비용을 다시 보전받을 수 있다. 정의당은 21대 총선에서 선거비용으로 총 48억5000만원을 썼다. 선거비용 제한액인 48억8600만원 중 99%에 육박하는 비율로, 비례대표 후보를 낸 정당 35개 중 1위였다.

2018년 38억…지난해 6월 기준 -40억
선거 자금용으로 은행서 43억 대출도

다만 선거비용은 당이 당선인을 내면 보전받을 수 있다. 따라서 정의당은 지난해 중앙선관위로부터 48억5000만원 중 46억원을 보전받았다.

지역구 후보자의 경우에도 선거비용을 돌려받을 수 있다. 다만 후보자가 거둔 득표율에 따라 상이하다. 득표율이 15% 이상이면 선거비용 청구금액의 100%를 돌려받을 수 있다.

득표율이 10% 이상 15% 미만일 경우 청구금액의 50%만 돌려받는다. 득표율이 10% 미만이면 단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한다.

하지만 21대 총선에서 정의당 후보 대다수는 득표율 10%를 넘지 못해 선거비 보전을 크게 받지 못했다. 득표율 10%를 넘긴 지역구 후보는 심상정(39.4%)의원과 여영국(34.9%)·이정미(18.4%)·윤소하(11.9%) 전 의원 등 소수에 불과했다.
 

▲ 일요시사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입수한 정의당 회계 보고서

당이 들인 공에 비해 21대 총선 결과는 아쉬웠다. 정의당은 비례대표 5석을, 지역구 의원 1석을 배출했다. 20대 총선과 동일한 6석이지만, 당이 총력 지원한 지역구에서 1석이 줄어든 규모다.


당은 21대 국회가 열리고 빚 변제 방안을 고심해왔다. 지난해 8월 정의당 혁신위원회는 매월 발생하는 경상적자 구조를 개혁하기 위해 ▲당권자 5%를 목표로 하는 1만원 당비 인상 캠페인 진행 ▲20억원 모금을 목표로 하는 정치자금모금위원회 신설 ▲중앙당 후원회를 통해 매월 1000만원의 후원금을 납부하는 후원회원 조직 등을 혁신안에 담았다.

현재 당직자들도 빚 변제를 위해 적극 동참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당의 위기 속에서 취임한 김종철 대표는 당 재정난을 고려해 300만원이던 당 대표 업무추진비를 100만원으로 자진 삭감했다.

6명의 부대표단도 업무추진비를 각 25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줄인 상태다. 김 대표는 지난해 12월 본인의 페이스북에 “정의당 재정이 어렵다”며 “정의당이 열심히 활동하기 위해 후원금이 필요하다”고 후원금 모금에 나서기도 했다.

정의당 현역 의원 6인은 매달 세비의 절반인 450만원을 특별당비로 납부하고, 의원에게 들어오는 후원금 3000만원은 당에 기부하고 있다. 보좌진의 경우에는 매달 ‘공직특별당비’로 4급 보좌관은 5만원, 5급 비서관은 3만원을 기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보좌진의 경우 강제사항은 아니고 권고사항이다.

정의당 조혜민 대변인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 부채 변제를 위해 “재정대책 관련해 당비 배분 비율을 조정해 중앙당과 광역시도당 모두 비용을 줄여나가고 있다. 대표단 변경 당시 정무직 공식 등은 신규 채용하지 않고 전체사업비, 문자사용비, 업무지도비 등 축소를 일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표단 등 업무활동비 감액을 추진해 당원 및 시민대상 후원 독려 캠페인을 전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고 전했다.

만성적 적자 구조…출구는? 
당직자 변제 위해 적극 동참

하지만 당 재정 상황은 한동안 여의치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빚 변제를 위해서는 당원들의 후원 역시 절실한 상황.

중앙당후원회 자료에 따르면 정의당은 2018년 16억9000만원, 2019년 12억2000만원, 선거철인 2020년 1월에서 5월까지 10억원의 후원금을 얻었다. 원내 정당 중에서는 후원금이 높은 편이지만 빚을 변제하기에는 적은 규모다.

정의당 관계자는 “완전한 변제가 불가능하다. 고정비용만 나가더라도 1년에 1억원씩 적자를 보는 구조다. 당이 위축돼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깔끔한 빚 변제를 위한 방법은 없을까. 정의당이 22대 국회에서 20석 이상의 교섭단체가 된다면 가능하다. 중앙선관위는 정치자금법에 따라 원내 교섭단체에 정당 경상보조금 총액의 50%를 정당 국고보조금으로 지원한다. 나머지 50%는 전체 정당에 나눠주도록 하고 있다.

정의당 교섭단체가 될 경우 받게 되는 보조금 액수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21대 총선에서 거대양당의 비례정당 ‘꼼수’가 없었다면 정의당은 21대 국회에서 6석에서 7석을 더 가져가 13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됐다. 22대 국회에서 국회개혁의 일환인 ‘연동형비례대표제’가 제대로 정립된다면 마냥 불가능한 일도 아닐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정의당 역시 진보정당다운 뚜렷한 정체성을 정립하기 위한 과정을 고심해야 한다. 최근 정의당은 진보적 의제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의 큰 차별화를 보이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한 바 있다.


파산?

그럴 가능성은 없지만, 만약 정의당이 자진 해산하는 경우에 이 빚은 어떻게 될까. 정당법 48조에 따라 당의 잔여재산은 국고에 귀속할 수 있다. 다만 채무의 경우에는 ‘처분되지 아니한 정당의 잔여재산’으로 잡혀 국고에 귀속되지 않고, 당헌에 따라 처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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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