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새내기 릴레이 인터뷰⑨> 통합당 지성호 “여야가 남북보다 안 좋다”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21대 국회에는 151명의 정치 신인들이 국회에 입성했다. <일요시사>는 여의도 새내기들의 이야기를 담는 릴레이 인터뷰를 연재한다. 아홉 번째 주자로 미래통합당 지성호 의원과 함께했다.
 

▲ 일요시사와 인터뷰 갖는 지성호 미래통합당 의원

“그는 다른 탈북자를 구출하고 북한정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북한의 진실을 알리고 있다. 그의 위대한 희생이 우리 모두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1월 의회 양원 합동 국정연설서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 지성호 의원에 대해 이같이 소개했다. 당시 지 의원은 1분 가까이 이어진 청중들의 기립박수에 목발을 들어 화답했다.

목숨 건 탈북

“탈북 과정서 여러 번 잡힐 뻔했다. 중국서 잡혀서 북한으로 송환되면 총살당한다. 동남아 정글을 걷는데 지쳐 쓰러질 것 같았다. 차라리 북한서 꽃제비로 있을 때 굶어 죽든지, 열차에 깔려 팔다리 다 잘린 후 마취 없이 수술 받을 때 죽든지, 두만강 건널 때 물에 빠져 죽든지 하지, 고향으로부터 1000km 떨어진 곳에서 죽게 생겼다고 생각하니 너무 서러웠다. 북한서 태어난 설움이 이렇게 크구나. 이 땅을 살아 넘어간다면 나 같은 장애인이 탈북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하겠다고 다짐했다.”

북한의 고난의 행군기였던 1996년 어느 날, 지 의원은 화물 열차서 석탄을 훔치려다 선로서 기절했다. 며칠 동안 음식을 먹지 못한 탓이었다. 화물 열차는 지 의원을 그대로 지나갔고 그는 한순간에 팔다리를 잃었다. 그의 나이 14세였다.

이후 지 의원은 ‘꽃제비’(집 없이 떠돌면서 구걸하는 가난한 북한 어린이) 생활을 했다. ‘거짓으로 가득찬’ 북한정권의 실상을 알게 됐고, 무엇보다 배고픔에 굶주려 매일이 지옥 같았다. 결국 그는 목발에만 의지한 채 두만강을 건너 중국, 동남아 등을 거치는 ‘죽음의 코스’를 지났다. 그렇게 그는 1만km를 돌고 돌아 2006년에 자유의 땅, 대한민국을 밟을 수 있었다.


지 의원은 10년 동안 한국서 북한 인권단체 ‘나우’(NAUH)를 운영하며 북한 탈북자들의 인권 개선에 목소리를 냈다. 2018년에는 미국 대통령의 의회에 초대돼 ‘백악관 연설’로 큰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이후 그는 21대 총선서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12번을 배정받아 국회에 입성했다. 이 모든 게 그에게는 기적 같은 일이었다.

“지금도 잘 믿겨지지 않는다. 꿈같은 현실이고 기쁨이다. 오늘날이 있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다 도전이었다. 당선된 순간 탈북하다 잡혀 고문으로 돌아가신 아버지, 고난의 행군기에 아사한 북한 주민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나는 북한서 특권 계층이 아닌 꽃제비였다. 이런 내가 북한을 탈출해 인권운동가로 활동하면서 수백명의 탈북민을 구출했다. 그 활동을 인정받아 지금은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이 됐다. 내가 겪어온 고통스런 과정을 또 다른 누군가가 겪지 않도록 의정활동을 잘해낼 것이다.”

‘목발의 기적’ 자유 찾아 1만km 돌고 돌아
북 실상 알려 “아래로부터의 변화 꿈꾼다”

국제사회의 관심에도 문재인정부는 북한 인권 문제에 여전히 미온적이다. 남북평화를 위해 북한이 가장 예민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건드리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북한 인권 자료집 발간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통일부 소속기관인 ‘북한인권기록센터’는 ‘2018년부터 북한인권 실태보고서를 영어 등 국제기구 공용어로 발간할 예정’이라고 했지만, 지금까지 어떤 보고서도 내놓지 않고 있다. 지 의원은 일각서 제기된 북한인권법이 사문화됐다는 주장에 대해 공감하며, 문정부의 대북 정책에 아쉬움을 표했다.

“역사가 판단할 것이다. 자유민주주의로 통일이 된 땅에서 우리 후손들이 살아갈 때, 정치적인 이념에 따라 북한 주민들의 인권 문제를 다루지 않은 것을 역사는 기억할 것이다. 북한에선 여전히 정치범 수용소서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제대로 먹지 못해 중국 땅으로 탈북한 여성들은 인신매매를 당하고 있다. 북한정권에 대해 눈치 본 것을 2500만명의 북한 주민들이 열람할 날이 올 것이고, 이는 부끄러워할 일이다.”

“북한 주민들의 정착 사안은 통일부가 아니라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와 같은 부서에서 관리해야 한다. 통일부는 북한과 협상만 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탈북민들이 대체 무슨 죄인가. 남북협상이 계속 진행되는 상황이라 통일부에서는 탈북민들을 도외시하고 있다.”


최근 탈북민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대북 전단 살포로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대북 전단 살포 금지법’을 추진 중이다. 정부·여당 측에서는 접경지역 주민들의 안전을 최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야당에선 북한 주민들의 알 권리를 강조하고 있다.
 

▲ 지성호 미래통합당 의원 ⓒ문병희 기자

“북한 주민들도 알 권리가 있다. 알 권리가 없었기 때문에 300만명이 굶어 죽었고, 정치범 수용소가 존재하는 것이다. 북한 주민들은 일한 대가를 받지 못하고 노예처럼 살고 있다. 5·18 민주항쟁처럼 북한도 아래로부터의 변화가 필요하다. 북한의 실상을 알리는 북한 인권운동을 지속적으로 해나가야 한다. 북한 사회 전반에 자유, 평등, 인권 등 인류 보편적 가치가 북한 주민들에게도 주어져 인간다운 삶을 살게 해줘야 한다.”

지 의원은 의원실 체제를 북한이탈주민 권익센터로 전환해, 북한이탈주민의 처우개선을 위한 의정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그는 현재 북한정권의 피해 당사자로서, ‘북한인권침해 피해보상 특별법’ 대표발의를 준비 중이다. 북한정권으로부터 인권침해와 탄압을 받은 탈북민들이 정부로부터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한 것이다.

“오토 웜비어 부모님과 친분이 있어, 서로 존경하며 북한 인권의 길에서 함께하고 있다. 탈북민들도 북한정권에 의한 피해 당사자다. ‘오토 웜비어법’처럼 북한정권에 의해 피해를 당한 북한 주민들도 웜비어식 배상 청구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법률적 근거를 마련했다. 탈북민들의 눈물도 닦아주고, 북한정권에게 행위는 책임이 따른다는 메시지를 보여줄 것이다.”

지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인터뷰를 의족, 의수를 벗은 채로 진행했다. 국회의장의 상임위 강제 배정으로,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강제 배정된 그가 ‘독단정치’에 결연히 맞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원래 지 의원은 외교통일위원회에 가서 통일과 북한 인권 개선 문제에 힘쓰고자 했다.

“희망 되겠다”

“요즘 보면 여야 관계가 남북관계보다 안 좋은 것 같다.(웃음) 북한정권에게 탈북자는 굉장히 숨기고 싶은 존재다. 탈북자들이 북한정권이 위협이 된다는 건 북한 주민들에게 주는 상징성이 크다. 북한 주민들의 고통의 끈을 끊을 수 있는 주체는 북한정권도, 남한도 아니다. 북한에선 계급이 세습되지만, 결코 신분이 인생을 옥죄일 수 없다. 북한 꽃제비가 남한에선 신분이 바뀌었다. 북한 주민들이 이를 알게 해야 한다. 아래로부터의 변화가 가능하다. 내가 북한 주민들에게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 내 몸이 증명하고 있듯, 국민들께 북한의 인권침해 실상을 상세하게 알려 북한의 개혁을 이룰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


<sangmi@ilyosisa.co.kr>
 

[지성호는?]

▲함경북도 회령 출생
▲나우 NAUH 대표
▲통일부 북한인권 조사 자문위원
▲제21대 국회의원(비례대표/미래통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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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