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 향수를 부르는 기차여행, 맛은 덤이요! - 예산역

‘덜컹덜컹’ 허리띠 풀고 떠나는 장항선 ‘예산여행’

1990년 역사의 장항선은 충남의 평야지대를 덜컹거리며 가로지른다. 장항선 열차가 지나가는 예산의 예산역, 삽교역 일대는 소담스럽고 배 두둑한 여름 관광지로 알맞은 곳이다. 어느 역에서 내리든 예산의 고요한 호수, 오래된 고택과 사찰, 맛집 골목들이 어우러진다. 삽다리 곱창, 광시 한우, 수덕사 더덕산채정식 등 다채로운 먹을거리를 ‘장항선 예산여행’에서 만날 수 있다.

덜컹거리며 달리는 열차여행의 묘미, 옛 향취 그대로
예산역-삽교역 일대 소담스럽고 배 두둑한 관광지

허리띠 풀고, 장항선 타고, 예산에 간다. 장항선은 천안을 거쳐 예산, 홍성 등 충남의 평야지대를 가로지른다. 지금은 전 노선을 폭넓게 장항선으로 부르지만 본래 1922년 천안~온양 간에 개통된 충남선이 장항선의 시작이었다. 이어 대천, 장항까지 철로가 연결되고 군산, 익산을 아우르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예산 곳곳에서 만나는
숨은 먹을거리

돌이켜보면 장항선은 1990년 넘는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KTX, ITX 등 쾌속열차들이 등장했지만 이곳을 지나는 열차들은 무궁화호, 새마을호가 주를 이룬다. 역사는 새롭게 단장됐어도 덜컹거리며 달리는 열차여행의 묘미는 예전 향취 그대로다.

예산에서는 예산역, 삽교역에 열차가 정차한다. 장항선이 경유하는 화려한 서해바다는 아니지만 예산은 소담스러운 여름 관광지로 이방인들의 발길을 유혹한다. 삽다리 곱창, 광시 한우, 수덕사 더덕산채정식 등 숨겨진 먹을거리도 예산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예산역과 삽교역은 개성이 다르다. 예산읍내와 이어지는 예산역 앞이 분주하다면 삽교역 앞은 한적하다. 어느 역에서 하차하든 예산의 고요한 호수, 오래된 고택과 사찰, 맛집 골목들은 어우러진다.

예산역에 내리면 예당호로 발길을 옮긴다. 온천놀이시설로 북적거리는 덕산 일대와 달리 예당호는 ‘고요하고 느린’ 예산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예당호, 봉수산, 느린 꼬부랑길 등이 예당국민관광지구에 속해 있다.

최근에 부상하고 있는 곳이 봉수산 아래 예당호와 맞닿은 대흥면 일대다. 이곳은 슬로시티마을에 이어 ‘느린 꼬부랑길’이 조성된 뒤로 걷기 여행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대흥향교, 대흥동헌 등 오래된 가옥을 지나면 호수와 나란히 뻗은 시골길이 나오고 그 길은 봉수산 숲길로 연결된다.

어느 곳을 거닐어도 예당호는 좋은 길동무가 된다. 느린 꼬부랑길은 옛이야기길, 느림길, 사랑길로 구성돼 있는데 각 길들은 1시간에서 1시간30분 코스로 가족들이 함께 거닐기에도 좋다.

느린 꼬부랑길을 경유하는 길목에는 새로운 쉼터와 사연 가득한 공간들도 함께 어우러져 있다. 봉수산 내에 위치한 봉수산 휴양림은 예당호가 내려다 보이는 풍광 좋은 위치에 자리했다. 휴양림 내에는 느린 꼬부랑길이 나무데크로 연결돼 있어 호젓한 산책에도 안성맞춤이다.

삽교 ‘삽다리 곱창’
‘예산 5미’ 중 하나

휴양림에서 호수쪽으로 내려서면 지난해 개장한 의좋은 형제 테마공원으로 연결된다. 대흥면에 실존했던 한 형제의 우애를 기린 공원으로 의좋은 형제의 사연은 교과서에도 수록돼 있다. 의좋은 형제 공원에서 길을 하나 건너면 예당호 생태공원이다. 생태공원에는 호숫가에 서식하는 동식물들을 관찰할 수 있는 수변산책코스가 깔끔하게 단장돼 있다.


예당호 남쪽으로는 광시한우마을이 지척거린다. 광시한우마을에 들어서면 한우 정육점과 식당이 30여 곳 옹기종기 모여 있다. 직영 농장에서 사육돼 공급되는 이곳 한우는 육질이 부드럽고 가격이 저렴하다. 1등급 암소한우가 주로 거래되는데, 정육점에서 한우를 직접 구입한 뒤 인근 식당에서 채소값 등만 지불하고 싱싱한 고기를 맛 볼 수 있다.

예당호 주변을 달리다 보면 호수주변은 강태공들의 세상이다. 여기저기 낚시를 즐길 수 있는 좌대가 마련돼 있어 한가로움을 더한다. 여름 나들이로 지친 피로는 예당호 조각공원을 거닐며 마무리해도 좋다. 조각공원 옆으로는 공연장과 커피 한 잔 즐길 수 있는 호젓한 카페도 들어서 있다.

삽교역을 기점으로 예산여행을 즐긴다면 추사고택, 수덕사 등이 둘러보기에 가깝다. 삽교역 인근은 삽다리 곱창으로 유명하며 수덕사 앞은 더덕산채식당 수십여 곳이 밀집돼 있다.

신암면 용궁리의 추사 김정희 고택은 ‘예향의 예산’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추사가 태어나고 어린 시절을 보냈던 추사고택은 ‘ㄱ’자 모양의 사랑채가 위풍당당하게 손님을 맞이한다. 사랑채와 안채의 기둥들에는 기둥에 글씨를 써 붙인 ‘주련’들이 빼곡히 채워져 있고 방에는 추사가 유배시절 그렸다는 세한도가 걸려있다.

충남 북부 대표하는
천년고찰 수덕사

추사의 증조부가 지었다는 고택은 예전에는 53칸이나 됐다고 한다. 추사고택에서 500m 떨어진 곳에는 천연기념물이자 우리나라에 7그루 밖에 없다는 200년 된 백송이 세한도의 한 장면처럼 허리를 구부리고 서 있다.

삽교역에서 추사고택을 오가며 삽다리 곱창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예산 5미’ 중 하나인 삽다리 곱창은 40여 년 전부터 삽교 지역을 중심으로 연탄불을 이용해 구워먹는 곱창구이로 명성을 떨쳤다. 돼지곱창의 꼬들꼬들한 맛은 곱창전골과 함께 담백한 맛을 이어오고 있다.

덕산온천 관광지를 지나 덕숭산으로 향하면 충남 북부를 대표하는 천년고찰인 수덕사가 위치해 있다. 수덕사의 목조건물인 대웅전은 1308년에 지어진 것으로 국보 49호로 지정돼 있다. 다른 사찰들의 대웅전과는 달리 맞배지붕의 형태를 지녔으면서도 웅장한 모습을 함께 간직하고 있다. 수덕사 일주문 옆의 수덕여관은 고암 이응로 화백이 작업을 하던 곳으로 암각화가 고스란히 남아 운치를 더한다.

수덕사 앞으로는 더덕산채식당이 수십여 곳 늘어서 있다. 식당마다 ‘수십년 전통’을 간판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1만원짜리 산채비빔밥만 주문해도 예산의 특산품인 삽다리 더덕과 함께 20여 가지 산나물 반찬이 식탁위에 올라 여름 예산 나들이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자료출처: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정보>

당일코스
예산역 → 예당호 → 느린 꼬부랑길 → 봉수산휴양림 → 광시한우마을 → 추사고택 → 수덕사

1박2일코스
첫째 날 : 예산역 → 예당호 → 예당조각공원 → 느린 꼬부랑길 → 대흥향교→ 의좋은 형제공원 → 광시한우마을 → 봉수산 휴양림
둘째 날 : 추사고택 → 수덕사 → 덕산온천지구 → 삽다리곱창 → 삽교역

대중교통
[기차]
서울 용산역~예산역 약 1시간50분 소요, 하루 평균 16회 운행(새마을호 7회)
예산역~삽교역 간 약 6분 소요
※예산역 041-335-7788  ※삽교역 041-337-7788
[자가운전]
서해안 고속도로 당진JC - 대전당진 간 고속도로 예산수덕사IC - 21번 국도 - 619번 지방도 예당호, 대흥 방향

숙박안내
- 그랜드모텔 : 041-334-8934 (굿스테이)
- 가야관광호텔 : 041-337-0101~7 www.gayahotel.co.kr (베니키아)
- 리솜스파캐슬 덕산 : 041-330-8000
- 봉수산 자연휴양림 : 041-339-8936 www.bongsoosan.com

주요 먹거리
- 버들식당 : 더덕산채정식, 덕산면 사천리 041-337-6056
- 별미식당 : 더덕산채비빔밥, 덕산면 사천리 041-337-6363
- 광시매일한우타운 : 한우, 광시면 광시리 041-333-2604
- 양지암소정육식당 : 한우, 광시면 광시리 041-333-1202
- 할머니곱창 : 곱창구이, 삽교읍 방아리 041-338-2641

주변 볼거리
임존성, 한국고건축박물관, 가야산, 윤봉길 의사 기념관, 예산 삽교읍 석조보살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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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당원의 명령인 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질주다. 당의 ‘아웃사이더’였던 그가 당을 휘어잡기까지 수많은 당원이 등을 밀어줬다. 비주류에서 주류 ‘인싸’로 자리 잡기 위한 정 대표의 다음 스텝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가 매섭다. 윤석열정부에서 막힌 과제를 해치우는 동시에 공약이었던 각종 개혁을 빠르게 완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같은 당 박찬대 의원보다 덜 알려졌다는 평이 나오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서 보여준 ‘사이다’ 면모가 주목받으면서 강성 지지층의 환호를 받았다. 정청래가 걸어온 길 비주류였던 그가 당 대표가 되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21대 국회 때는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수석 최고위원을 지냈고, 22대 국회에선 법사위원장으로서 국민의힘에 호통을 치며 유튜브 단골 주제가 됐다. 당시 정 대표는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쟁점 법안을 밀어붙이고 상대편 의원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었다. 그동안 정 대표는 언론 대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지지자와 직접 소통해 왔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보다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평이 나오지만 팬덤 정치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정 대표는 최근에도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청-명 프레임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SNS에 ‘언론의 자유와 횡포 그리고 언론의 게으름의 관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조국 전 대표의 사면·복권을 놓고 일부 언론에서 ‘정청래 견제론’을 말한다.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근거 없는 주장일뿐더러 사실도 아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바로 반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청래는 김어준이 밀고, 박찬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밀었다는 식의 가짜 뉴스가 이 논리의 출발”이라며 “어심이 명심을 이겼다는 황당한 주장, 그러니 정청래가 이재명 대통령과 싸울 것이란 가짜 뉴스에 속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각을 세울 일이 1도 없다. 당정대가 한 몸처럼 움직여 반드시 이재명정부를 성공시킬 생각이 100(이다)”이라고 덧붙였다. 계파 갈등 프레임이 씌워질 조짐이 보이자 이를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의 정치적 뿌리를 따지자면 친노(친 노무현)에 가깝다. 그러나 문재인 전 정부서는 친문(친 문재인),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는 친명(친 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등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편이다. 1989년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을 주도한 혐의로 2년형을 선고받은 등 학생 운동권 출신이지만, 대표 운동권인 민주당 86 그룹과의 친분을 공개적으로 과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정 대표는 당의 주류보다 비주류에 가깝다는 게 여의도에 떠도는 평이다. 친문? 친명? 오히려 ‘계파 청산파’ “잘못된 586 문화 배운 97도 청산” 전당대회가 한참이던 당시 한 민주당 의원은 “사석에서 만난 정 의원은 아주 뚝심 있는 사람이었다. 박찬대 의원은 특유의 재치로 호감을 얻는 편이라면 정 의원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할 말은 제대로 하는 캐릭터”라며 “그래서 계파를 분류하기 어려운 것 같다. 나만의 길을 가는 것 같으면서도 한번 정한 길은 꺾지 않고 걷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정 대표는 ‘계파 청산’을 외치는 인물이다. 그는 당 대표 후보이던 당시 “국민께서 비판하시는 586의 운동권 문화는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계파는 당을 좀먹는 독약”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정파와 노선은 필요하지만, 계파는 없어져야 한다. 저 스스로 계파에 가입하지 않고, 그런 데서도 저는 안 불러준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586의 질서, 운동권의 수직적 관계가 싫었다. 그런 분들과 몰려 다니는 게 너무 비생산적”이라며 “586의 안 좋은 문화를 따라 배운, 너무 빨리 늙어버린 97 세대들의 그런 것도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당원들의 요구를 파악해 발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8·2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는 당선 이후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것은 민주당 주류가 바뀌었단 뜻이고, 민주당에서 정청래가 대표가 됐다는 것은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전당대회를 “예전에는 당원들이 국회의원 눈치를 봤지만, 이제는 국회의원들이 당원 눈치를 봐야 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민주당의 민주화’가 드디어 그 깃발을 높이 든 8·2 전당대회”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 대표를 탄탄히 받쳐주는 건 여의도 인맥이 아닌 당원이었다. 정 대표는 이들을 대주주 삼아 힘을 키워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당원권에 힘을 쏟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평당원 최고위원’ 선출을 시도하는가 하면 당원 주권 정당 실현을 강조하기 위해 ‘대의원 1인1표제’를 띄우기도 했다. 대의원 1인1표제는 당원들의 권한을 대폭 향상하는 방안이다. 정 대표는 지난 18일 열린 국회 당원주권 정당특위 출범식에서 “10년 넘게 당원주권정당, 1인1표를 주장해 왔지만, 아직까지도 열리지 않았다”며 “헌법에서 얘기하고 있는 평등 선거가 민주당에서도 구현이 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개혁 풀가동 이어 “대한민국 헌법에는 평등 선거가 명시돼있고, 많은 선거에서 1인1표가 행사되지만 유독 더불어민주당에선 누구는 1표, 누구는 17표를 행사한다”며 “헌법적으로 보나 상식적으로 보나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정부가 국민주권시대를 강조하는 만큼 이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권리당원의 권리를 보장하고 상징적인 ‘1인1표’ 시대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도 정 대표는 당헌·당규 개정을 비롯한 ▲평당원 선출 준비 지원 ▲연말 당원 콘서트 지원 등을 약속했다. 당원의 힘이 커질 수록 정 대표의 정치적 입지도 넓어진다. 정 대표는 연일 국민의힘 때리기에 집중하며 당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았고, 민주당의 목표로 3대 개혁 완수를 내걸었다. 이는 비주류였던 자신의 정체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도 읽힌다. 이 대통령이 ‘사이다’ 발언으로 당권까지 올랐다면 정 대표는 각종 특위를 띄우며 거침없는 개혁가의 모습을 굳히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따라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청을 폐지하는 대신 가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다음 달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 대표는 지난달 21일 의원총회에서 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만찬 회동을 언급하며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설립을 담은 정부조직법을 9월 내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당과 대통령실이 입장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약속드린대로 추석 귀향길 뉴스에서 ‘검찰청은 폐지됐다’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기쁜 소식을 국민 여러분께 전해드릴 수 있도록 당에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임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추미애 의원 역시 “법사위원장 선출은 검찰과 언론, 사법개혁 과제를 완수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전폭적으로 힘을 실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위원회도 속속들이 들어섰다. 우선 민주당은 ‘국민주권 검찰정상화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정 대표는 출범식 및 1차 회의에 참석해 “지금의 시대적 과제는 내란 종식, 내란 척결, 이정부 성공에 있다”며 “가장 시급히 해야 할 개혁 중 개혁이 검찰개혁”이라며 “개혁도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저항이 거세져서 좌초되고 말 것이기 때문에 시기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위의 주요 과제로는 ▲수사·기소 완전 분리 ▲국민 주권 실현 및 민생 뒷받침 등을 제시했다. 새로운 구심점 이어 언론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언론 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추석 전까지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언론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피해자에게 손해액의 최대 5배 배상을 의무화하는 법적 장치다. 언론뿐만 아니라 ‘유튜버’도 포함하는 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중심 사법개혁특별위원회’도 출범했다. 정 대표는 “대법관의 증원과 추천 방식을 변경하는 내용의 사법개혁안을 추석 전까지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구석구석 눈도장을 찍기 위한 지역별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 21일 호남발전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다들 대한민국 민주화에 대해서 호남이 기여한 바가 지대하다는데, 국가는 ‘호남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답을 이제 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정 대표는 “호남만 발전시키면 되겠느냐”며 영남발전특위도 띄웠다. 이는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를 대비해 대구·경북 등의 표밭을 다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정 대표를 구심점으로 신흥 세력이 탄생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정 대표는 계파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권력자의 주변에 사람이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는 해석이다. 정 대표의 편에 선 동료 의원들에게도 시선이 쏠린다.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를 공식적으로 지지했거나 개혁 선봉에 함께 섰던 의원 등이다. 정 대표가 당권 도전을 선언한 국회 기자회견장에는 장경태·최기상·문정복·임오경·양문석 의원 등이 자리했다. 여의도 이야기를 종합하면, 정 대표는 ‘당원 중심 정당’ 철학에 부합하는 인사로 장 의원을 꼽았다. 현재 장 의원은 평단원 최고위원 선출 절차를 위한 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정 대표를 공개 지지한 인물이다. 당시 정 대표가 수박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 최 의원은 “심하게 비난받는 정청래 후보를 지켜보면 짠하다”며 “비난에도 역비난하지 않고 여전히 유쾌·상쾌하게 선거운동하는 정 후보를 격하게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밖에도 한민수·김영환·이성윤 의원은 경선 유세 현장에 함께하며 힘을 실어줬다. 왼쪽으로 붙는 민주당…좁아지는 공간 강성 지지층 등에 업고 개혁가의 길로 개혁가의 길을 걷는 정 대표의 존재감이 커지자 일각에서는 조기 대선을 거치며 ‘중도 보수론’으로 넓혀놨던 민주당의 정치 공간이 다시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 대표의 강경한 태도가 민주당의 기조가 된다면 야당과의 협치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실제 정 대표는 “악수는 사람하고만 한다”며 국민의힘을 척결 대상으로 대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모식에서 정 대표는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과 악수는커녕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다. 송 비대위원장 역시 적대감을 드러내면서 그야말로 ‘국회 빙하기’ 시대가 열렸다. 여당인 민주당은 좌우를 넓게 아우르는 정당이 돼야 앞으로 다가올 선거에서 유리한 구도를 유지할 수 있다. 지금처럼 국민의힘이 보수로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왼쪽은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에 맡겨둔 채 중도 보수를 자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당원의 힘으로 대표가 된 만큼 그는 개혁을 완수하기까지 지금과 같은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 상임고문단도 “집권여당은 당원만 바라보고 정치를 해선 안 된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우리 국민은 당원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내란의 뿌리를 뽑기 위해 전광석화처럼, 폭풍처럼 몰아쳐 처리하겠다는 대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유불급이다. 의욕이 앞서 결과를 내는 게 지리멸렬한 것보다는 훨씬 나으나, 지나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민주당으로 민주당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포스트 이재명’ ‘이재명 키즈’가 아닌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새로운 길을 열어야 당이 계속해서 순환하는 등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민주당의 주류는 강성 지지층이다. 당원이 당을 좌지우지하는데 그들의 숫자가 얼마가 되든 목소리가 커 여론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 주류의 흐름에 올라탄 사람이 정 대표다. 이 대통령이 대표이던 때와는 다른 모습의 민주당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아직 남은 정 견제 세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SNS에 올렸다 곧바로 삭제한 게시글이 화제다. 민주당은 지난달 19~20일 양일간 경주를 찾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점검했는데 정 대표가 마치 천마총 금관을 쓰고 있는 듯한 착시 사진이 문제가 된 것이다. 정 대표가 금관을 직접 착용한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시에 왕 노릇을 한다” “벌써 왕인 것처럼 군다” 등 거친 비판이 쏟아졌다. 현재 해당 사진은 삭제됐지만 8·2 전당대회 때 불거진 박찬대 의원과의 앙금이 아직 남은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