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사건’ 특별수사팀 미룬 내막

“중앙지검 수사해야”
정치적 부담 고려?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검찰이 명태균씨에 대한 수사 강도를 높였다.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상당하다. 명씨에게 증거를 인멸할 시간을 벌어줬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수개월 전에 접수된 사건을 뒤늦게 들여다보기 시작한 데 이어 구속영장 청구도 늦었다는 게 이유다. 검찰 안팎에서는 중앙지검 차원서 특별수사팀을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왜 창원지검서 주도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정치적 부담감을 고려한 조치다.” <일요시사>와 만난 한 검찰 간부의 말이다. 이 관계자는 서울중앙지검이 명태균씨에 대한 수사를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내부서도 동의하는 검사가 상당했다고 한다. 그러나 검찰의 조치는 차장검사 파견에 그쳤다.

질질 끌다
왜 창원서?

명씨 논란의 핵심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이다. 대검찰청은 이달 초 창원지검 ‘명태균 의혹’ 수사팀에 이지형(사법연수원 33기) 부산지검 2차장검사와 인훈(37기) 울산지검 형사5부장검사, 평검사 2명 등 검사 4명을 추가로 파견했다.

기존 형사4부 검사 5명에 1차 파견 2명을 더하면 수사팀은 총 11명 규모로 꾸려졌다.

검찰 안팎에선 선거·공안 사건에 밝고 대형 수사에 능통한 검사들이 파견돼 사실상 특별수사팀 진용을 제대로 꾸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사팀장 역할로 검사를 지휘할 이 차장검사는 2017년 ‘국정농단 특검팀’서 문체부 블랙리스트 사건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삼성 뇌물사건을 수사했다. 2019년 서울동부지검 부부장검사 땐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맡았다.


인 부장검사는 울산시장 선거 개입 수사와 탈북어민 강제 북송 사건을 연달아 수사하고 국가정보원 파견까지 거친 공안통이다. 지난달 17일 창원지검에 파견된 평검사 2명은 이예람 특검팀 파견 경험이 있는 대검 공안연구관과 서울중앙지검서 공안 사건을 수사헸다.

검찰이 대대적으로 수사팀을 보강했지만, ‘늑장’ ‘뒷북’ 수사라는 비판은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서 창원지검은 해당 사건을 지난해 12월 경남선거관리위원회서 접수한 뒤 9개월 동안이나 검사가 없는 수사과에 배당했다. 여기에 지난 두 달 사이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와 관련된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으나 두 곳 모두 이미 짐을 옮겨 허탕을 치고, 압수한 명씨 휴대전화도 9시간 만에 돌려준 것이 알려지면서 ‘봐주기 수사’ 의혹도 제기됐었다.

야권을 중심으로 늑장 수사 비판이 거세게 일자 뒤늦게 수습에 나선 모양새라는 지적이다.

지방청 차장검사 이례적 파견 ‘특수팀 전용’
중앙 주도 시 정치적 이목·부담감 배로 상승

서울중앙지검이 명씨 관련 시민단체 고발 사건을 접수하고 공공수사2부에 배당한 것도 이번 파견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명씨를 둘러싼 논란의 불길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시민단체의 고발까지 이어지는 상황서 의혹의 출발지라고 할 수 있는 창원지검 사건을 우선 처리하려는 검찰 지휘부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늑장 수사 비판과 함께 서울중앙지검으로 사건을 옮겨야 한다는 거센 주장에 수사 신뢰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정면 돌파 측면도 강한 분위기다.


명씨와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등 주요 인물을 상대로 한 검찰 수사의 최대 관심사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 등 정권 핵심으로 번질 수 있을지 여부다. 수사팀은 명씨와 주변인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증거와 김 전 의원 등 관련자 진술,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 내용 등을 종합해 명씨를 상대로 제기된 정치자금법 혐의 외에 공천 개입 의혹 등 여러 갈래의 의문점을 추궁했다.

명씨는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대가로 김 전 의원에게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 전 의원이 재보선서 당선된 후 2022년 8월~2023년 12월 약 9000만원을 명씨에게 건넨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의 회계 책임자였던 강혜경씨는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나서 명씨가 김 전 의원에게 받은 돈이 공천 대가 성격이라고 주장했다.

또 명씨가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가 지난 대선 과정서 윤 대통령을 위해 81차례 여론조사를 진행했고 그 비용 3억7000만원 대신 김 전 의원 공천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재보선 공천 발표 하루 전인 2022년 5월9일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던 윤 대통령이 명씨에게 “공관위(공천관리위원회)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도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건 김영선이 좀 해줘라’ 했는데 말이 많다”고 말하는 녹음 파일을 공개하기도 했다.

창원지검에 차장검사가 파견된 건 분명 이례적이다. 검찰 지휘부의 강한 수사 의지가 반영됐다고 해석할 수 있으나 서울중앙지검서 사건을 주도하지 않기로 정한 것에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뒤따른다.

논란 일자
늑장 수사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국민적 관심이 커진 상황서 제대로 수사하겠다는 검찰의 의지가 상당하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굳이 파견이 아닌 중앙지검 차원서 특별수사팀을 꾸려도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검찰 내부서도 명씨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서 주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검찰 간부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중앙지검서 수사를 지휘했다면 김 여사를 봐줬다는 오명까지 벗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정치적 부담감을 고려하면서도 수사는 강하게 해야 하는 만큼 창원지검에 차장검사를 파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앙지검 한 검사도 “공공수사2부서 시민단체 고발 사건을 배당받은 만큼 창원지검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받자는 의견이 있었다. 검찰의 신뢰가 추락하고 있는 상황서 창원지검이 수사를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하면 ‘회사 망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야권을 중심으로 창원지검과 서울중앙지검이 따로 수사를 맡는 것이 비효율적이란 지적이 거세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25일 국회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중앙서 수사하는 것도 못 믿겠다고 하면서 자꾸 사건을 보내라고 하는 건 무슨 이유인가”라며 “창원지검서 인력을 보강해 충분히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우정 검찰총장도 “창원지검서 최선을 다해 수사하고 있다. 필요하면 수사 인력을 보강하겠다”면서 “창원에 주요 참고인들과 관련 증거들이 있고 창원서 오랫동안 수사해 왔으며 창원서 수사할 수 있도록 인력 등을 지원하면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 내부
부글부글

중앙지검 관계자는 “현재 중앙지검보다 창원지검의 수사가 빠르다. 자료를 받아와 중앙지검서 수사하면 그만큼 수사가 더 늦어진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엄밀히 말하면 중앙지검에 접수된 사건은 시민단체고 창원지검은 선관위 사안으로 같은 사건이라고 보기 힘들다. 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할지 말지 등을 검토해서 판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 등 윗선에 대한 수사는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김 여사를 무혐의 처분한 게 예고편이었다는 관측이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현직 검사 후배들에게 물어보니 ‘차라리 특검으로 논란을 해소하는 게 더 빠르다’는 분위기다.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서 모든 부담감을 짊어질 필요가 없다. 특히 윗선 수사를 기대하지 않는 평검사가 상당하다”고 전했다.

우선 창원지검 수사팀은 명씨 측에 지방선거 공천을 위해 1억2000만원을 건넸다는 영남지역 선거 출마 희망자 이모씨 진술을 확보했다. 명씨는 지난 9일 검찰 조사 직후 취재진에게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해 “내가 힘이 있으면 군수든 시의원이든 다 앉혔지, 못 앉혔지 않냐”며 관련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특히 지난 11일 명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지난 대선 당시 윤 대통령에게 여론조사를 제공한 혐의는 제외했다. 지방선거 예비후보들에게 공천 등을 언급하며 대선 여론조사 비용을 조달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등을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창원지검 수사팀은 명씨의 구속영장에 ▲2022년 6·1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당선된 김영선 전 의원으로부터 경남 창원의창 지역구에 공천을 도와주고 25차례에 걸쳐 9760여만원을 수수하고 ▲2021년 지방선거 예비후보 2명으로부터 공천 약속 등을 암시하며 미래한국연구소의 여론조사 비용 2억4000만원을 조달한 혐의 등을 적시했다.

수사팀은 윤 대통령이 연루된 대선 여론조사 제공 의혹과, 창원 산단 개입 의혹 등에 대해서는 추가 수사가 필요하고 범죄 성립 여부 등도 따져봐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명에 500만원 전달? 대가성 인정되면 뇌물
내부선 “어차피 수사 불가…차라리 특검”

수사팀은 특히 ‘김건희 여사가 명태균씨에게 500만원이 든 돈봉투를 건넸다’는 복수의 진술과 관련 사진을 확보했다. 봉투에는 김 여사가 운영했던 전시 관련 업체 ‘코바나컨텐츠’ 회사명이 찍힌 것으로 알려졌다. 명씨도 김 여사로부터 돈을 받은 점을 인정했지만 대가성은 부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 소장도 검찰 조사에서 같은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팀은 명씨가 김 여사로부터 현금이 든 돈봉투를 받았다고 진술한 만큼, 구체적인 수령 시점과 대가성 여부 등을 추가로 확인할 전망이다. 지난 대선 과정서 명씨가 81차례 실시한 여론조사와 연관성이 있는지, 김 여사를 통해 명씨에게 돈이 전달된 것을 윤 대통령이 인지하고 있었는지도 규명해야 할 부분이다.

수사팀 관계자는 “김 전 의원 등 주요 피의자 조사를 마쳤고 명씨의 텔레그램, 문자메시지 등을 복원해 분석하며 범죄 사실을 정리 중”이라며 “강씨가 제출한 수천개의 녹음파일에 대해선 녹취 내용 분석을 진행 중이다. 불법 여론조사 및 국민의힘 경선 개입과 관련한 사건은 중앙지검서 다루고 있어 이송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 11일 김 여사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관련, 수사 대상을 줄이고 제3자에게 특검 추천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아 수정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김 여사 특검 촉구 1000만인 서명운동 등 대국민 여론전에도 나설 계획이다. 원내외 압박을 통해 국민의힘 이탈표를 노리겠다는 포석이다. 반면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를 앞두고 단일대오를 유지 중인 국민의힘은 수용 불가 입장을 거듭 밝혔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수사 대상을 당초 13개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명태균씨 등 총선·공천 개입 의혹 등만으로 대폭 축소하는 수정안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특검 추천 방식도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주장하던 제3자 추천 방식을 수용하겠다고 했다. 추천 방식을 확정하진 않았지만 네 번째 채상병 특검법 방식을 준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장이 추천하면 야당이 특검 후보를 고르되, 적정한 후보가 추천될 때까지 야당이 거부할 수 있는 방식이다. 특검 관철을 위해 나름의 협상안을 제시한 셈이다.

수뇌부는
신중 모드

국민의힘 한 대표는 민주당 수정안에 대해 “특별히 제가 더 말씀드릴 것이 없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강행 처리할 경우, 즉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를 강력히 건의할 계획임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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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