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11.23 00:01
문재인 대통령의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 경축사 전문 중 일부를 인용한다. “국민 여러분, 2016년 겨울, 전국 곳곳의 광장과 거리를 가득 채웠던 것은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의 정신이었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힘은 언제나 국민에게 있다는 사실을 촛불을 들어 다시 한 번 역사에 새겨놨습니다. 그 정신이 우리 정부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저는 오늘, 75주년 광복절을 맞아 과연 한 사람 한 사람에게도 광복이 이뤄졌는지 되돌아보며, 개인이 나라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해 존재하는 나라를 생각합니다. 그것은 모든 국민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고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지는 헌법 10조의 시대입니다. 우리 정부가 실현하고자 하는 목표입니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우리 언어의 모순에 대해 살펴본다. 바로 ‘국민 여러분’이란 표현에 대해서다. 정치판 출신으로 ‘존경하는 유권자 여러분’ 류의 표현을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들었던 필자는 젊은 시절부터 이 대목에 대해 고민을 거듭했었다. 동 표현에 달라붙는 ‘여러분’이란 불필요한 단어의 적절성에 대해서다. 이를 위해 ‘국민’과 ‘여러분’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우스갯소리를 먼저 하고 넘어가자. 요즘 지하철을 이용하기 위해 지하철역으로 향하다 보면 문재인 대통령 하야 서명운동에 동참을 요구하는 일단의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만나게 된다. 하루는 그 중 한 사람이 필자에게 다가와 서명을 요구했다. 필자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그 이유를 묻자 마치 자유한국당의 황교안 대표라도 된 듯 거침없이 기염을 토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말미에 당당하게 재차 서명을 요구했다. 필자가 가볍게 미소를 보이며 응답했다. “당신이 설명한 그런 이유 때문에 서명할 수 없다”고. 상대방은 망치로 뒤통수 맞은 듯 멍한 표정을 지었다. 도대체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다는 듯 말이다. 그 사람에게 필자는 시사칼럼을 연재하는 소설가인데 끊임없이 글거리를 제공해주는, 내게는 고마운 대통령인데 내가 어떻게 하야 운동에 서명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자 그 사람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물러섰다. 이에 부연해 사족을 달아보자. 어느 정도 인간사에 욕심을 버려가고 있다고 자부하는 필자에게는 요즈음 작은 고민이 일어나고는 한다. 필자가 원하는 공명정대한 세상이 이뤄진다면 과연 그 사회는 어떤 의미를 지닐까하는 의문 때문이다. 만일 그런 사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