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호 토막살인 풀스토리

팔·다리·머리…돼지고기 썰듯 쓱싹쓱싹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시화호 토막살인사건의 범인 김하일(47ㆍ중국 국적) 씨가 사체를 유기하다 경찰에 의해 현장 체포됐다. 김씨는 지난 1일 부부 싸움에 우발적으로 아내를 망치로 때린 후 목 졸라 살해했다. 이후 아내의 사체를 부엌칼로 토막 낸 후 시화호와 조카의 집 등 4곳에 사체를 유기해왔다. 극악무도한 시화호 토막살인 사건의 전말을 살펴보자.

지난 5일, 시화호에서 낚시 중이던 김모(25)씨가 경찰에 전화를 걸었다. “돼지 사체인 줄 알았는데, 사람 사체로 보인다”는 제보였다. 경찰은 곧바로 현장에 출동해 팔, 다리, 머리 등이 없는 토막 난 사체를 수습했다.

토막 사체 발견
중국 국적 여성

당시 수습된 사체는 거의 부패되지 않은 상태로 사망 시점은 최소 2∼3일, 길게는 일주일 이내 사망한 20∼50대의 여성으로 추측했다. 이에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사체 부검을 의뢰하고, 388명의 경찰을 동원해 반경 5km 이내 9개 지점을 중심으로 사건 발생 장소 일대를 수색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날 추가 사체를 발견하지 못했으며, 시화방조제 전체 12.6km 구간에 CCTV가 없어 수사의 차질이 예상됐다.

당시 경찰 관계자는 “몸통은 쉽게 발견돼도 신원 파악이 어렵고, 머리와 손, 발을 따로 버린 것은 범죄 발각을 방기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해 미제사건으로 남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성범죄 연루, 장기 적출 등에 대해서는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혀 원한 및 우발적인 살해 가능성에 수사 범위를 좁혔다.

또한 사체 발견 장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살인 및 사체 훼손, 유기가 있을 것으로 보고 시민 제보와 함께 피해자의 신원 파악에 주력했다. 이날 경찰은 부검을 통해 동맥관개존증과 맹장 수술자국을 토대로 진료기록을 조사했지만 신원은 쉽사리 드러나지 않았다.

6일, 시화호 일대에서 사체의 머리 부위가 추가로 발견됐다. 하지만 수사에는 진척이 없었다. 다음 날인 7일 오전 10시20분쯤 검은 비닐봉지에 담긴 손목 2개와 발목 2개를 바위 틈에서 추가로 수습했다. 이에 경찰은 손목에서 지문을 채취해 지문수사를 벌인 결과, 법무부 기록에서 한모씨의 사체임을 밝혀냈다. 외국인의 경우 90일 이상 장기 체류 시 열 손가락의 지문을 모두 등록해야 한다.

범인은 남편 “화나서 죽였다”
부부싸움 홧김에 목졸라 살해

중국 국적인 한모씨는 지난 2009년 입국한 이후 국내에 머물며 근로자로 활동하고 있었으며, 한모씨가 입국 당시 기록한 입국신고서를 토대로 남편의 행방을 쫓았다. 한모씨의 남편 김모씨는 경찰서에 아내의 미귀가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미루어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됐다.

한모씨 부부의 거주지인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자택에 형사 5명이 잠복 근무를 실시, 7일 오후 7시30분 무렵 퇴근한 김씨의 동태를 살폈다. 김씨는 9시30분 무렵 잠자리에 들었으며, 다음날인 8일 오전 7시30분 큰 가방을 멘 채 건물을 빠져나왔다. 수상한 낌새를 눈치 챈 형사는 5명을 추가 배치한 후 형사 5명이 김씨의 뒤를 미행했다.
 

김씨는 거주지에서 300m 떨어진 조카가 거주하는 건물로 들어갔고 잠시 후 빈손으로 건물을 나왔다. 김씨는 집으로 다시 귀가한 후 자전거로 5km 떨어진 공장에 출근했다. 이에 경찰은 김씨 조카가 거주하는 건물을 수색했으며 옥상에서 한모씨의 양팔과 양다리 사체 일부가 담긴 가방을 발견했다. 공장 주변에 잠복해 있던 형사 10명은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김씨를 현장 체포했다.

6000만원 도박탕진
돈 행방 묻자 살해

경찰은 이날 김씨의 모습이 담긴 CCTV 화면을 공개했다. 화면 속에서 김씨는 시체 일부가 담긴 가방을 무거운 듯 어깨에 짊어지고 골목길을 통해 조카의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또한 경찰은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을 근거로 흉악범죄 피의자 김하일 씨의 실명을 공개했다.

김씨는 9일 오전 10시부터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가졌으며, 경찰은 이날 오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한 김씨에 대해 범죄심리분석관을 투입해 심리 감정도 진행했으며 결과는 아직 미공개 상태다. 13일 오전에는 살해 및 시신훼손 현장인 김씨의 자택과 사체 유기 현장 시화방조제 일원에서 현장 검증을 실시할 계획이다.

김씨는 경찰 진술에서 아내 한모씨를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밝혔다. 진술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1일 거주지인 빌라 원룸에서 부인 한모씨와 한 시간 가량 말다툼을 벌였다. 한모씨가 중국 거주지 매입을 위해 돈을 자신의 계좌로 송부하라고 강요하자, 카지노에서 탕진해 보낼 돈이 없었던 김씨가 한모씨를 망치로 때린 후 목 졸라 살해했다. 김씨는 증거 인멸을 위해 부엌칼을 다듬은 후 화장실에서 사체를 훼손 및 토막 내 사체 일부를 하나씩 유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매일 출퇴근 시간대를 이용해 토막 시신을 시화호와 거주지 주변 4곳에 유기한 것이다.

출근길 사체 유기
잠복 형사에 체포

최초 발견된 사체 일부는 김씨의 거주지에서 8km 떨어진 시화방조제 시작부 시화멀티테크노밸리(MTV) 공사장 인근에 버려졌으나 물살에 휩쓸려 오이선착장까지 떠내려 간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김씨는 “나도 모르게 우발적으로 그랬다. 집사람에게 죽을 죄를 지었다”며 “야근하고 집에 돌아왔는데 자신의 계좌로 돈을 부치라는 아내의 잔소리에 화가 나서 홧김에 살해했다”며 “아내의 계좌에 돈을 모아서 어머니와 아들이 살고 있는 중국 길림성에 집을 사자고 약속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할 말 없다”고 짧게 대답했다.

화장실서 부엌칼로 토막
시화호 인근 4곳에 유기

김씨 부부는 1996년 중국에서 결혼했으며 2009년 김씨가 먼저 한국에 입국해 시화공단에서 근로자로 일해 왔다. 이어 2009년 한모씨가 중국에 아들(19)을 남겨두고 뒤늦게 입국했다. 김씨는 야간근무를 선 다음날 시간이 날 때마다 아내 몰래 정선카지노를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자신이 모아온 4000만원과 부인이 입국한 후 모은 2000만원 등 총 6000여만원을 카지노에서 모두 탕진해 아내와 잦은 부부싸움을 벌였다고 진술했다.

경기도 시화공단 내 한 철근 자재업체에서 근무한 김씨는 재직 4년간 단 한 번도 지각이나 무단결근을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아내 살해 다음 날인 2일에도 아무 일이 없었던 것처럼 출퇴근 도장을 찍었다. 검거 당시에도 김씨는 평소처럼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길이었다. 이에 김씨의 살해 소식을 접한 직장 동료들은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지각·결근 없는 착실한 직장인이…

한 직장동료는 “내성적이어서 친구도 없고 그냥 조용하게 자기 일 하던 사람이었다”며 “전혀 그럴 줄 몰랐다”고 전했다.

법무법인 이인의 김경진 변호사는 방송 인터뷰에서 “(김씨가) 한국의 수사 능력을 상당히 우습게 봤다”며 “시신을 토막 내 넓은 지역 여기저기에 유기해서 버리면 시신이 누군지도 모를 것이라 생각했고, 자신이 잡힐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사람 한 명 죽인 것으로는 사형 판결이 나진 않는다”며 “살인 이후 사체 처리 과정이 상당히 잔혹하므로 무기징역 선고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evernur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시체 유기, 시화호는?
살인사건 사체가 자주 유기되는 시화호, 그 이유는?

2014년 3월 시화호의 인근 섬에서 40대 남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당시 사체는 머리가 잘려나간 상태였으며 이 사건은 현재 미제 사건으로 남았다. 2011년 7월 시화호 갈대 습지 공원에서 백골이 발견, 가출 신고된 50대 여성으로 추정된다.

2008년에는 시화호 인근 군자천에서 안양 초등학생 살인사건의 사체 일부가 발견됐으며 살해범은 정모(46)씨로 밝혀졌다. 당시 정모씨는 크리스마스에 이혜진(당시 11세)양과 우예슬(당시 9세)양을 납치 살해했으며, 이양의 시신은 수원시 호매실나들목 인근 야산에 유기했다. 2005년에는 시화호에 버려진 여행가방 속에서 군인이 살해한 아내의 시신이 발견되기도 했다.

경찰은 국민들의 불안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경기 서남부와 충남 북부지역을 대상으로 10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한달 동안 특별치안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의 지구대 및 파출소에 경찰관 기동대가 고정 배치해 치안력을 높일 예정이다.

외국인 밀집지역과 유흥가, 여성 1인 가구 밀집지역 등을 집중 순찰할 계획이다. 경기지방경찰청은 지난달 15일 외국인 범죄 발생지역 30곳(시화호 포함)을 대상으로 종합치안대책을 발표한 바 있으나 한 달만에 강력 범죄가 발생돼 경찰의 체면이 구겨졌다. <혁>

'중국동포 살인' 사체 토막 내는 이유는?

오원춘, 박춘봉에 이어 김하일까지 중국 동포들의 무작위한 살인에 국민이 공포에 떨고 있다. 오원춘은 지난 2012년 귀가하던 20대 여성을 집으로 끌고 가 성폭행하려다 실패하자 여성을 살해했다. 이후 오원춘은 살해 여성의 시신을 385점으로 조각낸 후 14개 봉지에 나눠 담아 수원시 팔달산 입구에 버렸다.

지난해 11월 수원 팔달산 토막 살인 사건의 주인공 박춘봉은 동거녀 김씨를 살해한 후 시신을 토막, 팔달산 5곳에 사체를 유기했다. 당시 팔달산 등산로를 산책하던 한 시민의 제보에 의해 박춘봉이 검거됐다.

그렇다면 중국 동포들이 살해 후 시신을 토막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로 네 가지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첫 번째 추측은 중국의 한 지역에서 성인식의 일환으로 양을 해체하는 의식을 치른다는 점이다. 두 번째 추측은 중국 내륙 일부에서 여전히 개인 도축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건국대 이웅혁 교수(경찰학과)는 “농경 문화에 가깝기 때문에 칼을 친숙하게 사용하는 경향이 있고, 한국의 과학수사 수준을 간과한 탓에 완전범죄를 생각해서 시신을 반복적으로 훼손하고 유기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동국대 곽대경 교수는 중국 동포의 타지생활에서의 외로움과 저임금 고노동의 무력감을 이유로 제시했다. <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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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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