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뒷담화] 박헌준 현대종합상조 회장 '귀환' 설왕설래

  • 김성수 kimss@ilyosisa.co.kr
  • 등록 2012.11.01 09:3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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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면피' 비리오너의 윤리경영 먹힐까

[일요시사=김성수 기자] 박헌준 현대종합상조 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2010년 상조업계에 '검풍'이 거세게 몰아칠 당시 비리 사실이 들통나 실형을 살고 나오자마자 조용히 '지휘봉'을 다시 잡은 것. 이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경영 의지가 강하다는 의견과 너무 몰염치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맞물려 회자되고 있다.

 

회삿돈 130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2010년 11월 구속된 박헌준 현대종합상조 회장은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이어진 2심에선 일부 혐의가 무죄로 판결나 형량이 1년6월로 감형됐다. 박 회장은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고, 대법원은 다시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서울고법은 지난 6월22일 환송 전 판결과 같은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

소통·현장경영 스타트

곧바로 박 회장은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갔다. 2심 판결에 따라 지난 5월 출소한 박 회장은 고법 판결 일주일 뒤인 6월29일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영업전략회의에 참석한 박 회장은 전국 지사장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고개를 숙였다. 박 회장은 "대한민국 상조업계의 지각변동의 시기에 고객과의 약속을 더욱 철저히 지켜 신뢰를 쌓는 현대종합상조가 되자"고 당부했다.

이어 박 회장은 7월 초부터 전국 지사들을 방문하기 시작했다. 외부 활동보다 내부 소통이 우선이란 판단에서다. 회사 측은 박 회장이 소통에 나선 이유는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직원들 간의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은 물론 조직이 안고 있는 잠재적 문제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각 지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내부 구성원들과의 진솔한 소통을 통해 업무 만족도를 높이고, 이를 통해 회사를 믿고 성원해 주는 고객들의 만족도 역시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현대종합상조는 지난달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3000여명의 종사원이 참석한 가운데 창사 10주년 기념식 및 FY2011 연도대상 시상식을 열었다. 박 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지금까지의 10년이 앞으로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의 큰 기틀이 되어줄 것을 확신한다"며 "신뢰를 바탕으로 희망과 확신에 찬 미래 비전을 공유하면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시장에서도 성공 신화를 이룩할 수 있도록 다같이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박 회장이 돌아왔다. 비리 사실이 들통나 실형을 산 뒤 조용히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이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박 회장의 컴백을 바라보는 시각은 두 가지로 나뉜다. 경영 의지가 강하다는 의견과 너무 몰염치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맞물려 회자되고 있다.

먼저 회사 내부는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한마디로 '회장님 답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박 회장은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의 소신대로 행동하는 외골수로 알려져있다. 빠른 복귀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 관계자는 "회사의 책임 있는 오너이자 경영인이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박 회장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내부 구성원들과의 소통 접점 확보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며 "전국 현장의 직원들을 격려하는 것은 물론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경청하는 시간도 갖고 있다. 직원들은 소탈한 박 회장의 현장 경영을 적극 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회삿돈 빼돌려 실형 살다 출소 후 조용히 복귀
"몰염치"지적…일각선 책임론·무용론 부상

반면 상조업계의 시선은 싸늘하다. 자숙은커녕 세상 밖으로 나오자마자 '지휘봉'을 다시 잡아서다. 회사 측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설명했으나, 업계엔 이해할 수 없다는 뒷말이 무성하다.

그도 그럴 것이 현대종합상조는 엄격한 사내 윤리규범을 제정·시행하고 있다. 부정한 수단이나 의도로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등 비윤리적 행위에 대해 일벌백계 차원에서 단호하게 조치하고 있다. 박 회장은 평소 임직원에게 "깨끗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 기본에 충실한 조직원이 되자"며 클린 이미지와 함께 철저한 자기관리를 요구했다.

업계 관계자는 "박 회장은 직원들에게 윤리를 강조하면서 정작 자신의 비리에 대해선 책임을 지지 않고 보란 듯이 경영일선에 복귀했다"며 "도덕적 해이로 기업 이미지를 깎아 먹을 대로 깎아 먹은 박 회장이 과연 수장 자격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회삿돈을 빼돌린 회장이 창피해서라도 앞으로 어떻게 직원들에게 윤리를 운운하겠냐. 얼굴에 철판을 깔지 않고선 불가능하다"며 "워낙 두껍고 깊게 찍힌 비리 회장 낙인이 당분간 쉽게 지워지지 않을 것"이라고 혀를 찼다.

같은 맥락에서 박 회장의 책임론이 불거진다. 사실 박 회장은 구속 이후 경영전면에 나서지 않았을 뿐 회장 직함을 뗀 적도, 등기직에서 내려간 적도 없다. 비난 여론에도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은 것. 대법원 법인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박 회장은 2004년 10월부터 맡고 있는 현대종합상조 사내이사를 계속 역임하고 있다. 구속 직전 검찰의 수사가 한창이던 2010년 10월 재선임 됐다. 이사직 임기는 3년이다.


이는 다른 총수들과는 사뭇 다른 처신이다. 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최재원 SK그룹 부회장은 SK㈜와 SK텔레콤 사내이사직을 놓았다. 마찬가지로 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역시 회장직을 포함한 계열사 등기 임원직을 모두 사임했다. 과거 비자금·횡령 등으로 도마에 올랐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등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책임을 지고 일체의 지위에서 물러난 적이 있다.

일각에선 무용론까지 거론된다. 박 회장이 부재중인 사이 현대종합상조가 양호한 실적을 낸 이유에서다. 현대종합상조는 지난해 소비심리 위축, 업체 간의 경쟁 심화 등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전년(338억원)대비 11% 증가한 37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손실은 2010년 94억원에서 지난해 12억원으로 나아졌다. 순이익의 경우 48억원 적자에서 65억원 흑자로 전환됐다. 총자산과 총자본은 각각 1329억원, -435억원에서 2025억원, -370억원으로 불어났다.

회사 내부선 '쌍수'

상조업계 선두 자리도 굳게 지켰다. 전국 7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현대종합상조는 지난 6월 공정위의 상조업체 주요정보 공개에서 상조업계 전체 기업 중 자산총액 1위, 선수금 1위를 기록했다. 상조서비스 고객피해보상기관인 한국상조공제조합 예치금 1위(210억원),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상조서비스 소비자 만족도 비교정보'에서도 종합평가 1위를 차지했다. 최근 국회정무위원회가 발표한 상조업 피해 실태분석에선 소비자 구제 접수 건수가 단 1건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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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