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반정부 시위로 544명 사망⋯미국 또 개입?

현지 인터넷·국제전화 차단
트럼프 “행동해야 할 수도”

[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이란 정부가 반정부 시위를 강경 진압하는 과정에서 최소 5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위 사태에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중동 정세가 긴장 국면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11일(현지시각) <AP 통신>에 따르면 미국에 기반을 둔 인권 단체 인권운동가뉴스통신(HRANA)은 보름간 이란 전역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 진압으로 최소 544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망자 중 496명은 시민, 48명은 군경이며, 1만600명 이상이 체포됐다.

HRANA는 전날까지 사망자가 최소 116명이라고 발표했으나, 하루 만에 무려 5배가량이나 증가했다.

다만 이란 당국의 인터넷·전화 차단으로 현지 접촉이 어려워 단체별 발표 수치는 엇갈리고 있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단체 이란인권(IHR)은 이날까지 확인된 사망자가 최소 192명이라고 밝혔다.

인권 단체들은 수치엔 차이가 있지만, 통신 차단 등으로 실제 피해 규모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IHR 측은 일부 소식통을 인용해 사망자가 2000명을 넘어섰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했다.

마무드 아미리모가담 IHR 이사는 이날 “지난 8일 이란 정부가 인터넷을 차단한 이후 발생하고 있는 시위대 학살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광범위할 수 있다”며 “국제사회는 이를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시위는 리알화 통화가치 급락을 계기로 촉발돼 전국으로 확산했다. 이란 당국은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하며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나, 시위 관련 공식 사상자 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날 국영방송 연설에서 “국민의 시위는 정당하고, 우리는 그들과 만나 대화할 의무가 있다”면서도 “소수의 폭도들이 사회 전체를 혼란에 빠뜨리는 것을 내버려두지 않도록 안보·국방 기관이 단호하게 진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폭동과 시설 공격, 모스크 방화, 그리고 ‘쿠란’을 불태우는 행위 등은 모두 미국과 이스라엘의 계획이자 음모”라며 “그들이 나라 안팎에서 사람들을 훈련시키고 해외에서 테러리스트들을 들여와 시장과 공공장소 등에 방화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를 둘러싸고 국제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워싱턴 D.C로 이동하는 전용기에서 이란 대응 관련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양측) 회담 얘기도 나오고 있지만, 그 전에 우리가 행동해야 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3일, 마코 루비오 국무 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 장관, 댄 케인 미 합참의장 등 고위 관료들로부터 이란 대응 방안에 대해 보고받을 예정이다.

특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스페이스X가 운영하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 단말기를 이란에 보내 시위대의 인터넷 접속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WSJ>는 “논의가 현재 초기 단계”라며 “미 국방부가 군사 타격에 대비한 병력 이동도 아직 하지 않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회의에서 최종 결정을 내리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스라엘도 시위 지지 입장을 내놨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각료회의에서 “이란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페르시아 민족이 폭정의 굴레에서 벗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 관계자도 <AP 통신>에 “시위는 이란의 내정 문제”라면서도 “필요 시 강력한 대응에 나설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이에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연설에서 “오판하지 말라”며 “이란에 대한 공격이 있을 경우 점령지(이스라엘)와 모든 미군 기지 및 함선이 우리의 정당한 표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외교가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사태에 대한 개입 가능성을 언급한 배경과 관련, 향후 제재 완화나 에너지 협력 등 협상 구도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이 최근 베네수엘라 사안에서 ‘정치적 안정’ 프레임을 내세우면서도 원유 수익의 통제 구상을 공개한 전례가 있는 만큼, 이란에서 유사한 접근이 검토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석유수출국기구(OPEC) 주요 산유국인 이란의 정세 불안으로 미국 내 유가 등 물가 부담 우려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려는 의도가 깔린 게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유가 인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해 왔으며, 베네수엘라 사안과 관련해서도 전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개입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미국 국민들을 위한 유가 인하”라고 언급했던 바 있다.

실제로 시위 격화와 함께 국제유가도 상승했다. 브렌트유 선물가는 이날 종가 기준 배럴당 63.81달러로, 이란 당국의 통신 차단 직전인 지난 7일(59.96달러)보다 6.42% 올랐다. 브렌트유 선물가는 향후 원유 공급 상황에 대한 시장의 기대나 위험 인식이 반영되는 지표로 꼽힌다.

한편, 과거 이란 왕정의 왕세자가 공개 발언에 나서면서 정권교체 담론도 다시 부상하고 있다.

레자 키루스 팔레비 왕세자(65)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가능한 한 빨리 이란으로 돌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 임무는 이 전환을 이끄는 것”이라며 “완전한 투명성 아래 국민이 자유롭게 지도자를 선출하고 스스로 미래를 결정할 기회를 보장하겠다”고 강조했다.

팔레비 왕세자는 지난 1978년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가, 이듬해 이슬람 혁명으로 팔레비 왕조가 붕괴된 뒤 망명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시위 국면에선 일부 참가자들이 그의 복귀를 지지하는 목소리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kj4579@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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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제2의 로켓랩?’ 비트팜스 사건 내막

[단독] ‘제2의 로켓랩?’ 비트팜스 사건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주식시장이 활활 타고 있다. 미국 대통령의 한마디에 휘청이던, 전쟁 여파에 고꾸라지던 모습이 전생처럼 느껴질 정도다. 특정 악재가 발생해도 하루 이틀이면 다시 제자리를 찾는 것을 넘어 지수를 말아 올리고 있다. 대통령이 공언했던 코스피 지수 5000보다 이제는 1만이 더 가까워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주식시장의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없애겠다며 ‘코스피 5000시대’를 공약으로 내세웠을 때 대부분 ‘빈 약속’이 될 것이라 예상했다. 12‧3 비상계엄의 여파를 제외하고라도 코스피 지수는 3000 언저리 박스권에 갇혀 있는 상태였다. 바닥이 얇고 지붕이 단단하다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대한 인식은 깨지기 어려워 보였다. 역대급 불장 돈이 모인다 이재명정부 1년째를 앞둔 현재, 주식시장의 지붕은 완벽하게 뚫렸다. 국내외 증권사들은 코스피 상방을 올려 잡고 있다. 동시에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개미(개인 투자자)’의 비율이 높아졌다. 나만 뒤처질 수 없다는 포모(FOMO) 증후군이 퍼졌고 인생 역전을 꿈꾸는 이들이 너도나도 주식시장으로 움직였다. 부동산에 몰린 자금을 주식시장으로 옮기겠다는 정부 차원의 ‘머니 무브’ 정책으로 역대급 불장이 계속되면서 덩달아 증권업계도 신났다. 올해 1분기 국내 증권사는 거래대금 폭증으로 역대급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주요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100% 이상 증가했다. 대형 증권사의 분기 순이익이 1조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60여개에 이르는 국내 증권사들은 불나방처럼 뛰어드는 개미들을 잡으려 각종 유인책을 내놓았다. 증권사는 주식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로 이익을 내는 구조인 만큼 투자자가 많을수록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또 증시가 폭발하면서 빚을 내서까지 시장으로 진입하는 비율이 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도 증권사는 손해 볼 게 없다. 문제는 주식 거래가 증가하면서 일어나는 증권사발 사건‧사고다. 최근 증권사의 갈지(之)자 행보로 투자자가 의도치 않은 세금 폭탄을 맞은 사건도 한 예다. 증권사마다 명확한 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제멋대로 굴면서 일부 투자자는 수백만원, 많게는 억대의 손해를 봤지만 하소연할 곳도 마땅치 않은 상태다. 정부도 손을 놓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캐나다→미국 본사 이전 주식 구분 변경 일어나 캐나다에 본사를 두고 암호화폐를 채굴하던 ‘비트팜스(Bitfarms)’라는 기업이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법인을 뒀던 비트팜스는 미국으로 본사를 옮기고 인공지능 및 고성능 인프라 기업으로 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명을 ‘킬 인프라스트럭처(Keel Infrastructure)’로 변경했다. 본사 이전이 완료된 시기는 지난달 1일. 비트팜스는 킬 인프라스트럭처의 자회사가 됐고 미국 현지시각으로 같은 달 6일 주식 구분이 변경됐다. 다시 말해 주식 종목에서 비트팜스가 없어지고 킬 인프라스트럭처로 거래가 개시된 것이다. 미국에서는 이 과정이 ‘주식 교환’으로 처리돼 세금이 붙지 않았다. 문제가 된 건 비트팜스 주식을 가지고 있던 우리나라 ‘서학 개미’들이다. 이들의 주식은 매도 후 재매수 처리됐다. 다시 말해 비트팜스 주식이 처분되고 킬 인프라스트럭처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이른바 ‘양도’가 일어난 것이다. 비트팜스 1주는 킬 인프라스트럭처 1주로 바뀌었다. 이 과정은 투자자가 아닌 증권사의 의지로 이뤄졌다. 비트팜스 주주들은 당연히 반발했다. 현행법상 해외주식으로 소득이 발생하면 ‘양도소득세’라는 세금이 붙는다. 250만원 이상의 주식 소득에 22%의 세금이 매겨진다. 예를 들어 해외 주식으로 1000만원을 벌었다면 250만원을 제외한 750만원에 대해 22%의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 증권사 수수료까지 떼고 나서야 투자자가 실제 번 돈이 된다. 양도소득세는 1년치 해외주식 소득을 따져 부과된다. 그래서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는 시점이 되면 투자자들은 주식을 정리한다. 이익과 손해가 250만원 이내로 합산되면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되기에 이 시기에 투자자들은 계산에 골몰한다. 물론 주식을 사고팔지 않으면 양도소득세 자체는 ‘0’이다. 예상치 못한 세금 날벼락 하지만 비트팜스가 킬 인프라스트럭처로 주식 구분이 변경될 당시 ‘매도 후 재매수’라는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투자자들은 ‘강제로’ 이익 혹은 손해가 발생했다. 기대 수익, 예상 손해로 존재하던 게 실제 이익과 손해로 전환된 것이다. 이렇게 되면 투자자들에게는 예상하지 못했던 세금 부과 이슈가 발생한다. 비트팜스 사건을 두고 지난해 5월 일어난 ‘로켓랩’ 주식 전환 사태를 떠올리는 이유다. 미국 민간 우주기업 로켓랩 USA는 지난해 5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기업재편을 단행했다. 같은 해 5월23일 신설된 로켓랩 코퍼레이션이 기존 로켓랩 USA 법인을 자회사로 흡수합병했다. 이때 로켓랩 USA 주식은 동일한 가치의 로켓랩 코퍼레이션 1주로 자동 전환됐다. 미국은 세법상 주식 교환 과정에서 이익과 손해를 실현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한다. 그래서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매도 후 재매수 방식으로 처리됐고 무엇보다 당시 이 과정이 야밤에 기습적으로 이뤄졌다. 로켓랩 USA 주주들은 크게 반발했고 금융감독원 등에 ‘민원 폭탄’이 쏟아졌다. 단일 민원으로는 최다였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특히 문제로 떠오른 점은 국내 증권사들의 대응이었다. 당시 국내 증권사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를 두고 각자 다른 답을 내놨다. 세법에 대한 해석이 갈리면서 적용을 달리한 것이다. 일부 증권사는 법무법인의 자문을 받아 ‘양도 거래’로 판단해 매도 후 재매수 방식으로 처리했다. 또 다른 증권사들은 단순 주식 교환으로 간주해 양도소득세를 부과하지 않았다. 투자자로서는 어느 증권사를 이용하고 있었느냐에 따라 세금이 부과되고, 부과되지 않는 이른바 ‘복불복’ 상태에 놓인 것이다. 당시 로켓랩 주식 전환 처리 방식에 따라 증권사를 옮기는 이동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 논란이 계속되자 공은 결국 정부로 넘어갔다. 세법에 대한 유권해석을 요청한 것이다. 민원 폭탄에 기재부 해석 당시 기획재정부는 로켓랩 사태 이후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게 맞다는 해석을 내놨다. 국세기본법 제14조 실질과세의 원칙과 소득세법 제88조의 ‘양도’의 의미를 근거로 내세웠다. 주식 티커명이 같더라도 법률상 기존 로켓랩 USA 주식이 소멸하고 주주가 새로운 로켓랩 코퍼레이션을 취득한 만큼 동일한 자산을 연속적으로 보유한 것이 아니라 자산을 교환한 것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주식 티커는 증권거래소에서 특정 상장회사의 주식을 고유하게 식별하기 위해 사용하는 짧은 약어를 뜻한다. 비트팜스 주주들은 기재부의 유권해석에 치명적인 허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비트팜스가 KEEL로 티커명이 바뀌어도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는 같은 사람이고 거래 상태는 ‘보유 계속’이다. 사업, 경영진, 지분율 어느 하나 바뀌지 않았는데 (기재부는) 이걸 자산의 이동으로 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백번 양보해서 로켓랩 사태 당시 기재부가 유권해석을 내렸기에 비트팜스 사건에 동일하게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선례가 있음에도 국내 증권사들은 저마다의 방식을 적용했다. 이번에도 증권사에 따라 손해와 이익이 갈리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따지고 보면 비트팜스 사건과 로켓랩 사태에서 투자자들이 분노한 지점은 같다. ‘실제 팔지도 않은 주식’에 세금을 매겼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을 더 화나게 하는 부분은 증권사들이 적용 기준을 제멋대로 했다는 점이다. 재판으로 비유하면 판례가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증권사의 행보는 ‘갑질’로 느껴질 정도라고 지적했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비트팜스가 킬 인프라스트럭처로 주식 구분이 변경되는 과정에서 일부 증권사별로 적용 시점이 달랐다. 메리츠 증권은 지난달 3일, 토스 증권은 같은 달 6일에 투자자들에게 주식 구분 변경 사실을 알렸다. 미국은 비과세로 처리하는데… 우리나라는 ‘매도 후 재매수’ 투자자들에 따르면 일부 증권사는 주식 구분 변경 사실을 아예 공지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말 그대로 자고 일어나보니 내가 하지 않은 주식 거래가 이뤄져 있던 셈이다. 로켓랩 사태와 오버랩 되는 대목이다. 토스 증권을 사용 중인 한 투자자는 “6일에 비트팜스에서 킬 인프라스트럭처로 바뀌어서 거래가 개시됐는데 그 당일에 공지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토스 증권은 해당 투자자의 문제 제기에 “(4월)3일에 (주식 구분 변경) 정보에 대해 처음 알게 됐고 (4월)6일에 공지했다. 최초로 정보를 알게 된 (4월)3일은 현지 휴장일로 투자자가 실제 매매 등 대응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이후 7일에 외부 법무법인의 자문을 받아 권리 처리를 이행했다고 덧붙였다. 즉 매도 후 재매수 방식으로 적용했다는 뜻이다. 투자자들은 처음에는 교환으로 적용했다가 뒤늦게 양도로 처리한 증권사도 있다고 주장했다. 한 투자자는 “신한 증권을 사용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주식명만 바뀌더니 2~3일 뒤에 재처리됐다. 증권사에 문의했더니 다른 증권사의 처리 방식대로 했다고 하더라. 그사이에 주가와 환율이 바뀌었는데 일괄 적용한 것이다. 주먹구구식도 이런 주먹구구식이 없다”고 비판했다. 정부도 비트팜스 투자자들의 민원을 증권사에 돌리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넣은 투자자들이 받은 답변은 이 사안이 ‘자율 조정 대상’이라는 내용이었다. 자율 조정 대상은 정식 조사 전 금융사와 소비자가 자율적으로 합의하도록 유도하는 제도다. 일단 증권사랑 얘기하라는 뜻이다. 투자자로선 금감원에서 증권사로 넘어간 공이 이리 튀고 저리 튀는 상황에 직면한 셈이다. 손 놓은 정부 투자자 운다 70명가량 모여 있는 비트팜스 투자자 단체 채팅방에서는 무력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정부와 증권사의 태도에 분통을 터트리면서도 로켓랩 사태의 선례로 이번 사건 또한 흐지부지될 것이라 자포자기한 듯한 모습이었다. 실제 몇몇 투자자는 ‘손절(손해 보고 매도)’하고 채팅방을 떠났다. 한 투자자는 “로켓랩 사건 때 정말 다 들고 일어났다고 느낄 정도로 문제 제기가 많았는데도 결론적으로 양도소득세가 부과됐다. 그러다 보니 이번에는 민원도 많이 안 들어간 걸로 안다”며 “이 사건이 스페이스X와 합병설이 도는 테슬라 같은 대형 주식에 일어났어도 정부나 증권사가 이렇게 반응했을까”라고 한탄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