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로남불 민주당, 대통령실 특활비 증액 논란

송언석 “지난해 야당 시절 전액 삭감하더니”
“국정 마비나 국민 피해 없다” 주장 박찬대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윤석열정부 시절 대통령실 특수활동비(특활비)를 전액 삭감했던 더불어민주당이 집권당 자리에 오른 지 한 달 만에 특활비 증액을 요구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논란에 휩싸였다.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 “내로남불, 표리부동의 끝판 세력”이라고 직격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반년 전 대통령실 특활비를 삭감했을 때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은 ‘이것 때문에 살림 못하겠다고 하는 것은 황당한 얘기’라고 말했다”며 “큰소리 떵떵 치더니 특활비 없어서 살림 못하겠다는 말이냐?”고 따져 물었다.

송 비대위원장은 “자기들이 야당이었을 때는 대통령실 특활비가 불필요하다고 여겼다가 자기들이 집권하니까 특활비가 꼭 필요하다? 이거야말로 전형적인 이중잣대”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전날인 3일 대통령실 특활비에 대한 증액을 추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조정소위원회가 심사 중인 2차 추경안 심사자료에 따르면,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비서실 및 국가안보실 업무지원비 예산 증액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국회 운영위를 통해 서면으로 제출했다.


조 의원은 “특활비는 대통령비서실 및 국가안보실의 활동 중 국익 및 안보 등과 연계돼 고도의 보안이 요구되는 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로,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 증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증액에 대한 구체적인 금액은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해 11월 말 국회 예결위에서 대통령실과 검찰, 감사원, 경찰 등의 특활비·특경비(특정업무경비)를 전액 삭감해 단독으로 예산안을 통과시켰던 바 있다.

당시 삭감된 예산만 해도 ▲대통령실 특활비 82억5100만원 ▲검찰 특활비 506억9100만원과 특경비 80억900만원 ▲감사원 특경비 45억원과 특활비 15억원 ▲경찰 특활비 31억6000만원 등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당시 “활동비 삭감했다고 국정이 마비되지도, 국민이 피해 입지도 않는다”며 “잘못된 나라 살림을 정상화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라고 주장했다.

특활비는 국가의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특수 활동에 사용하도록 편성한 예산이다. 지출 증빙 생략이 가능하고, 배정과 집행이 폐쇄적으로 이뤄지는 점, 현금 지급이 가능하다는 점 등 때문에 정권 때마다 대통령실 특활비는  ‘비밀스럽고 요긴하게’ 쓰인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검·경 특활비의 경우는 다르다. 특활비의 상당 부분은 비밀 유지가 필요한 위장·잠복 수사에 사용된다는 게 검·경의 입장이다. 일부 기관장이 부하 직원들에게 특활비로 격려금을 지급해 논란이 발생하긴 했어도, 특활비는 위장 거래가 필요한 마약 수사에 많이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은 피해자로 가장해 추적해야 하는 보이스피싱 수사, 유료 회원 가입을 해야만 접근이 가능한 불법 도박 사이트 수사, 구매 자금이 있어야 접근이 가능한 개인정보 불법 유통 수사 등 민생범죄 수사에 특활비를 활용한다.


검찰의 경우 범죄 현장 관할 경찰서에서 수사가 이뤄지는 경찰과 달리 수사하는 검찰청과 압수수색 장소가 멀리 떨어진 경우가 많기에, 지원 오는 포렌식 수사관 등의 교통비 등을 특활비로 보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기업 내부 비리나 금융증권 범죄 및 기술 유출 범죄 등에 대한 내부자 정보원 접촉, 제보자 보호, 2차 가해 사건 수사 등 수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면 절대 안 되는 사건을 수사할 경우에도 특활비가 사용된다고 한다.

이 때문에 당시 검찰 내부에선 당시 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의 수사 등에 대한 ‘보복성 삭감‘이라는 지적도 나왔었다.

정치권에선 이번 특활비 증액 요구가 민주당의 끊임없는 ‘내로남불’과 ‘이중잣대’ 논란을 넘어 국정 운영의 정당성과 신뢰를 뿌리부터 흔드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를 촉발시킨 복합적 요인 중 민주당의 관료 탄핵과 예산 삭감이 주요했다는 평가가 많은 만큼, 당시 책임을 지지 않고 이번에 증액을 요구한 것은 더욱 큰 문제라는 것이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지난 12월, 민주당이 무책임하게 특활비를 깎는 바람에 정부는 계엄을 거치면서 심각한 업무 지장을 겪었다”면서 “일부 정부 기관은 전기료와 청소비가 없어 인근 관공서와 공중화장실을 전전했고 집에서 직접 쓰레기봉투를 가져왔다고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특활비 복원을 말하기 전에, 무책임한 예산 삭감이 정치적·정략적 목적이었을 솔직히 시인하고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같은 당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가 예산은 정권의 입맛에 따라 재단할 수 있는 정략적 노리개가 아니다”라며 “특정 정당의 이해관계나 정치적 필요에 따라 자의적으로 악용돼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대통령실 특활비를 부활시키려면, 윤석열정부 시절 야당 대표로 특활비 삭감을 진두지휘했던 장본인으로서 특활비 예산 삭감이 국정 수행의 원칙을 위반한 채 국정 마비에 그 목적이 있었다는 불편한 진실을 먼저 고백해야 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jungwon93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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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